'막가는' 욕설 방송 천태만상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2.02 14: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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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욕하는 대담무쌍 프로그램들

[일요시사=사회팀‘삐∼’ 부적절한 단어가 나올 때 ‘삐’처리하던 방송이 이제는 대놓고 욕을 한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저녁시간에 방영되는 드라마부터 아이돌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늘어가는 ‘욕설 방송’에 시청자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앞선 19일 여자 가수 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과 가상 부부로 출연하는 남자 가수 그룹 샤이니 태민은 가을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태민은 평소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손나은의 진심을 알아보기 위해 몰래 카메라를 준비했고, 석고로 손 모양을 뜨는 과정에서 일부러 “불편하다”며 짜증을 냈다. 태민의 차가운 행동에 서운함을 느낀 손나은은 개인 인터뷰에서 이내 속상했던 마음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우결> 제작진 출연자에 “개xx구만”
편집 없이 그대로 전파…실수? 의도?

방송 이후 <우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들의 미방분 영상이 올라왔다. 문제는 손나은의 속마음 인터뷰 도중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에서 들리는 “개xx구만?”이라는 욕설이 화근이었다. 욕설을 들은 누리꾼들이 온라인에 문제의 욕설 부분만 편집된 영상을 올리면서 실시간으로 해당 방송이 검색되자, 제작진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해명글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욕설을 한) 목소리 주인공에게 확인한 결과 악의를 가지고 태민씨를 욕한 게 아니었다”며 “손나은씨의 속마음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나은씨가 너무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자 스태프가 나은씨를 위로하다 무의식 중에 그런 말을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시청자들은 “위로로 욕을 하다니” “스태프 하차하고 프로그램 내려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욕설 자체에 대한 사과없이 ‘편집의 문제’로만 치부해 변명하기 급급한 제작진들의 공식사과문과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가상으로 결혼한 남녀 연예인들의 부부생활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2008년 명절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단독 편성됐다. 당시 20~30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며 많은 스타커플들을 양성한 <우결>은 세계판이 제작되는가 하면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위로차원 한 말이
“개xx” 라고?

On style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4>도 욕설과 비방이 편집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방송돼 비난을 받았다.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4>는 3차례의 심사에 거쳐 최종 도전자를 선발해 패션잡지의 표지모델, 화장품 모델의 기회를 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 10월 출연자 정하은은 같은 방을 쓰게 된 황현주에게 “너 착한 척 하는 것 같아. 그런 거 재수없어. 너 존x 싸가지 없다. 뒤지기 싫으면 닥치고 있어. 존x 짜증나니까. 너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네가 한다고 말했지? 내 말 흘려서 듣냐”며 욕을 했다.

정하은의 욕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사람을 붙여 욕설이 오갔음에도 이를 여과 없이 방송을 내보내는 제작진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했다. 이에 제작진은“서먹한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솔직한 마음을 터놓기 바랐다”고 해명했다.

며칠 뒤 푸켓을 방문해 다른 도전자들과 야자타임 시간을 가진 정하은은 “나를 싫어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황현주의 질문에 “평소 나를 의식하고 따라한다고 생각해 불편했다”고 답했다.


이후 Top5 선발에서 탈락한 정하은은 황현주를 찾아가 “내가 너를 오해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말을 해야지 했는데 이제는 말할 기회도 없다”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욕설논란으로 정하은과 함께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황현주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하은을 따로 만나 사과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시청률 노린
꼼수 아니냐

반면 SBS <런닝맨>은 실수로 출연진의 욕설을 편집하지 않은 채 방송해 곤혹을 겪었다. 지난 7월 14일 중국 상해에서 개최한 SBS <런닝맨> ‘아시안 드림컵 출전권 레이스’ 편에 축구 선수 박지성과 여자 가수 그룹 에프엑스의 설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런닝맨 멤버인 유재석, 김종국, 하하, 이광수는 드림컵 출전선수로, 나머지 멤버 지석진, 개리, 송지효, 설리는 실내에서 경기에 임한 멤버들을 응원했다. 이 때, 제작진이 출연자 김종국과 지동원 선수가 선발로 앞섰다는 소식을 전하는 장면에서 설리는 ‘차오xx’라고 말했다. ‘차오xx’는 중국 현지에서 상대방의 부모님을 조롱하는 의미의 수위높은 욕설로 알려져 있다.

욕설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이 되자, 설리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이먼트는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와 출연진이 중국어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의도없이 따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모르면 아예 말을 하지 말았어야지” “다른 나라 연예인이 씨x이라고 욕하고 잘 몰랐다고 하면 괜찮겠냐”며 비난하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욕설 부분을 편집하지 않은 채 내보낸 제작진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런닝맨> 조효진PD는 “방송에 포함된 설리의 중국어 욕설은 미리 알지 못했다”며 “중국어라고 하더라도 확인을 안한 건 우리 잘못이다. 편집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실수였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고 해당 방송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즉각 중단시켰다. <런닝맨> 측은 이후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 문제의 장면을 삭제했다.

앞선 3월에는 설리와 같은 소속사인 남자 가수 그룹 샤이니 온유가 ‘손가락 욕’으로 논란이 됐다.
지난 3월 18일 MBC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는 11개월 만에 정규 앨범 3집을 발표하고 타이틀 곡 ‘드림걸’로 활동 중이던 샤이니가 출연했다. 당시 ‘보이는 라디오’가 진행되고 있어 출연진들의 모습이 인터넷으로 중계되고 있었다.

방송 이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샤이니 온유 손가락 욕’이라는 제목의 글과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누군가 손가락 욕을 하고 있는 장면이 캡처된 사진들이 게재됐다.

<도전…> 출연자 대화 여과 없이 노출
가족과 보기 민망…불편한 시청자들

당사자의 얼굴이 방송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손가락 욕을 한 당사자의 소매부분이 노출되면서 누리꾼들은 같은 의상을 입은 온유를 의심했다.

문제의 장면은 DJ인 가수 윤하가 샤이니를 소개하기 전 온유가 멤버들과 장난치는 과정에서 한 행동으로 밝혀졌다. 다음날 온유의 소속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유야 어찌됐건 잘못된 행동이었다. 온유가 손가락 욕을 한 것에 대해 반성 중이다. 주의하겠다”며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고의성의 유무를 알 수 없는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일부 드라마는 극중 인물들의 ‘감칠 맛 나는 욕 연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평균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또한 지나친 욕설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으로부터 제재받았다.


<응답하라 1994>는 복고 감성을 자극해 지난해 인기몰이를 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스무살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욕설 논란의 문제는 극중 인물 중 경상남도 삼천포 출신의 삼천포(김성균 분)가 룸메이트인 전라남도 순천 출신의 해태(손호준 분)와 사투리를 쏟아내며 싸우는 장면에서 “눈깔 확 뽑아다가 깍두기랑 오독오독 씹어볼랑까”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방송 전부터 특별판으로 제작된 이들의 욕배틀은 23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욕설’이 있어야
드라마가 재밌다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이 하숙집 오빠 쓰레기(정우 분)가 여자친구의 가슴을 만졌다는 말에 “변태xx, 저질, 색마”라는 등의 욕설을 퍼붓는 장면 또한 문제가 됐다.

방송 이후 <응답하라 1994>의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해당 욕설은 방송에서 부적절하다”는 민원을 받은 방통심의위는 지난달 20일 드라마의 사투리 욕설 등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 제51조인 ‘품위유지’와 ‘방송언어’ 위반으로 권고조치를 내렸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욕을 해야 재밌는데”라며 아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개연성없는 스토리 전개, 연장 방송 등 ‘막장 드라마’로 뭇매를 맞고 있는 MBC 드라마 <오로라 공주>도 욕설 자막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월 <오로라 공주>에는 극중에서 제작된 드라마 ‘알타이르’의 마지막 촬영 후 뒤풀이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날 오로라(전소민 분)에게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을 빼앗기고 기분이 상한 박지영(정주영 분)이 노래방에서 드라마 제작진인 윤해기(김세민 분)가 막춤을 추자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장면에서 속마음이 말풍선으로 표현됐다. 말풍선에는 ‘하이구, ㅈㄹ이 풍년이에요’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해당 장면이 본 시청자들은 방송이후 게시판에 “공중파 일일드라마가 맞냐” “황당하다”며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욕설 자막이 삽입된 것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오로라 공주>는 앞선 6월에도 오로라가 남자 주인공 오창석을 향해 비아냥거리는 속마음이 말풍선으로 표현됐다. 오창석이 다른 여자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ㅈㄹ을 떨어요” “놀고들 ㅈㅃㅈㄴ”라는 오로라의 생각이 자막으로 등장해 지난 8월 방통심의위의 제재를 받고 “저속한 표현 등에 법규를 지키겠다”며 사과문을 내보내기도 했다.

극중 학생 입서
‘새x∼’‘지x∼’

스타배우들의 출연과 흥미로운 소재로 올해 인기를 끈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속물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 분), 바른 생활 사나이 차관우(윤상현 분)가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드라마다.

지난 6월 12일에 방영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국선변호사 장혜성이 살인미수로 기소된 고등학생 고성빈(김가은 분)의 변호를 맡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고등학생 신분의 피의자 고성빈이 피해 여학생과 대면하는 장면에서 “저 xx 끝까지, 야 이xx야, 뭐라고 xx리는지 면상을 보고 말겠다”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강도가 심한 욕설은 무음으로 방영됐으나 일부 욕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지난 7월 18일에 방송에는 주인공 장혜성이 회의 중에 자신을 위협한 살인마 민준국(정웅인 분)이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민준국 소가 새끼를 낳으면 송아지고 개가 새끼를 낳으면 너다. 민준국 이 나쁜 xx야. 나 이제 너 하나도 안 무서워. 너 따위한테 겁 안 먹어. 꺼져버려”라고 욕설을 퍼부어 드라마 관련 검색어로 ‘욕’이 오르기도 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배째라 방송’ 1등은?

경고 받고도 ‘나몰라라’

지난 7월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종편사업자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제재조치 이행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출연자의 막말·저질 발언이나 선정적인 발언에 대한 제재가 이뤄졌음에도 해당 종편들이 출연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출연자로 인해 가장 많은 제재조치를 받은 종편은 ‘채널A’로 모두 10건의 ‘제재’를 받았으나 6건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채널A는 지난해 11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더티(dirty)한 작당”  “애송이 같은 아마추어” 등의 표현으로 ‘주의’조치를 받았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이에 최민희 측은 “오히려 윤 전 대변인은 2주 뒤인 채널A <이언경의 세상만사>에 출연해 ‘후보단일화는 막장드라마’ ‘후보단일화 TV토론은 사기꾼 같은 이야기’라고 말해 선거방송심의에서 ‘경고’ 제재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에는 시사평론가 이봉규가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와 비난을 표해 ‘주의’조치를 받았다. 이에 채널A는 이봉규에게 ‘구두경고와 1개월 출연정지’ 조치를 내렸으나 지난 2월 이후 3차례에 걸쳐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봉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에 대한 막말 발언으로 또다시 ‘경고’조치 받았다. 채널A는 출범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방송언어 순화 계획’의 일환으로 ‘막말 방송 3진 아웃제 실시’를 내세웠으나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았다. ‘3진 아웃제’는 방통위나 자체 심의규정 등을 연간 3회 이상 위반한 출연자를 해당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키는 제재방법이다.

 

저속한 용어 <SNL 코리아> ‘경고’
욕먹고 억울한 김구라

방송인 김구라는 욕 때문에 억울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구라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스타>에서 후배 개그맨인 맹승지가 동료 개그맨인 정명옥을 언급하자 “내가 <SNL 코리아>에서 정명옥에게 욕을 먹는 연기를 했다”며 “억울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 <SNL 코리아>는 ‘김구라의 말싸움 대행서비스, 일오xx에 x팔x팔’코너에서 “이 펠리컨같이 생긴 xx야, 니가 왜 xx이야, 이 xx야. 니 하관이 풍년이다. 이 개xx야. 이 풍년 xx야”, “이 또라이 같은 x아. 이런 거지같은 x을 봤나” “이런 싸가지 없는 개xx, x놈의 개 호로xx를 봤나, x팔 x끼, 턱주가리를 주먹으로 날려버리기 전에 똑바로 해. 개x끼, 이 마징가 x끼야”라고 언급하는 장면 등을 삐음으로 처리해 방송했다.

방통심의위는 회의를 열어 지나친 욕설과 저속한 용어 사용 등의 이유로 <SNL 코리아>를 ‘경고’ 조치했고, 이 사실이 일부 매체에 ‘SNL 김구라편 지나친 욕설’ ‘욕설, 비속어 SNL 김구라편 경고’ 등의 제목으로 보도됐다. 이에 김구라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프로그램이 징계를 받은 걸로 안다”며 “사실 정명옥이 내게 한 욕 연기 때문에 징계를 먹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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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