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최대 슬럼가' 가리봉 가보니…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1.11 10: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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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만 지면 주폭 조선족 ‘어슬렁어슬렁’

[일요시사=사회팀]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은 한국 안의 작은 중국이라 불린다. 그만큼 많은 중국인과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자치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중국어 간판이 즐비한 거리가 가리봉동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금은 낯설고 위험해 보이는 가리봉동의 곳곳을 둘러봤다.




가리봉동은 영등포구 대림동, 금천구 가산동과 독산동, 경기 안산 원곡동 등과 함께 조선족 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구로공단 자리 사이에 자리 잡은 가리봉동은 과거 1964년 수출무역단지에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청년들이 먼저 터를 잡은 곳이다. 이후 90년대 접어들어 구로공단 내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이전하면서 한국 노동자들이 자연스레 빠져나갔다. 그리고 92년에 맺은 한·중 수교로 인해 조선족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금도 빽빽이 붙어있는 쪽방에서 생활하며 실낱같은 꿈을 꾸고 있다.

옹기종기 조선족
집단 거주 지역

지난 5일, 서울의 대표적인 슬럼가로 유명한 가리봉동의 민낯을 확인하고자 서울 지하철 7호선에 올랐다. 가리봉동과 가까운 남구로역은 지하철역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얼핏 들으면 북한말 같은 조선족들의 대화소리와 이해 못할 중국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날이 선 목소리였다. 중국 본토로 착각할 정도였다.

기자는 남구로역 3번 출구를 기점으로 동남쪽으로 나와 가리봉종합시장으로 향했다. 시장 삼거리부터 공단 오거리까지 300m에 걸쳐서 이른바 ‘조선족거리’ 혹은 ‘연변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으로 내려가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다양한 일자리가 덕지덕지 게시돼 있는 직업소개소였다. 조선인을 모집하는 구인광고가 부착돼 있었다. 주로 업종과 지역, 구인자의 성별·나이·비자, 급여, 숙식 제공 여부 등이 요약돼 있었다. 용접, 가정부, 간병, 전자제품 조립, 벽돌 제조, 타이어 분쇄, 비닐 세척 등이었다. 월급은 대개 150만원 안팎이었다. 소개소에는 보통 하루에 30∼40명 정도가 찾아온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재외동포 체류자격(F-4)을 얻기 위해 제조업과 농축산업 분야를 선호한다. 사실상 무기한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개소 옆에는 쭈글쭈글하게 널린 빨간 수건들이 있었다. 미용실 수건이었다. 허름해 보이는 미용실 안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주변에 스치는 사람들은 인상이 강했다. 노동자로 보이는 남성들이었다. 그들의 옷차림에서 ‘멋’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유행과 먼 옷차림 때문이었다. 기자의 넥타이가 어색할 정도였다. 여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입체감 없이 하얗게 분칠한 여자의 얼굴, 남자의 짧은 머리칼과 단단하게 솟은 광대뼈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시장으로 내려가는 길 상가에는 작은 여관들이 밀집해 있었다. 허름한 간판과 계단을 보니 여관의 연식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내부가 궁금해서 안에 들어가 여관 계단에 올랐다. 그런데 허름한 옷차림의 남성 3명이 계단 위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순간 당황한 기자에게 한 남성이 말을 걸었다. “여기는 왜 올라왔어?” 말투를 보니 조선족임이 틀림없었다. 기자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가리봉동 구경하러 왔다”고 대답한 뒤 계단에서 내려왔다. 왠지 모를 오싹함이 온몸을 감쌌기 때문이다.

여관 건물을 나와 다시 시장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시장 진입로에는 낯선 건물이 있었다. 알고 보니 경찰청 마크가 붙어있는 서울구로경찰서 가리봉파출소의 방범 제1초소였다. 그리고 그 위에는 ‘주폭 척결 모두 함께 나섭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순간 최전방에서 경계 근무를 했던 군 시절이 떠올랐다. 시장에 초소가 있다니,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만큼 위험지역이라는 것.

과거와 미래 공존…신 차이나타운 형성
어두컴컴한 골목 끼고 벌집촌 덕지덕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낮에 찾아갔지만 거리에는 기동순찰 중인 경찰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제1초소 기준으로 좌측에는 ‘중국동포타운신문사’가 있었다. 이 신문사 앞에서 가방을 메고 있는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다. 주변 상인에게 물어보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함이라고.

무채색 상하의에 운동화나 등산화 차림은 여느 일용직 노동자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갖고 다니는 가방은 작업복과 세면도구로 부풀어 있었다.

이들을 지나 시장 진입로에 들어섰다. 80∼90% 정도가 중국어 간판이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색 간판이 마치 연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먼저 생소한 중국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길거리 음식을 보니 확실히 중국인이 많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꽈배기도 팔뚝만한 크기였다.


길 양쪽으로 ‘연길명태어옥’ ‘동북삼성반점’ ‘두만강식당’ ‘도문반점’ ‘압록강반점’ ‘아리랑분식’ ‘아리랑커피숍’ 등 조선족들의 고향인 중국 연변의 지명을 딴 음식점들의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주변 상가 건물에는 ‘중국 노래방’ ‘상해 노래방’ 등 대략 스무 곳의 노래방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노래방 주변에는 한낮에도 구수한 조선족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치 ‘이곳은 중국어 문화권’이라고 알리는 것 같았다.

중국 냄새나는 시장골목을 쭈욱 걷다 보면 골목 입구에 ‘가리봉종합시장, 동포타운, 어서 오십시오’라는 간판을 볼 수 있다. ‘동포’라는 표현에서 이곳의 성격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시장 내부에는 중국어로 표기된 식품들이 있었지만 여타 시장과 다를 바 없는 모양새였다.

이 지역에는 모두 137개의 중국관련 상업시설이 분포하고 있다. 현황을 보면 음식점이 50개로 가장 많았고 노래방 17개, 식료품점 16개, 주점 및 다방 12개, 여행사 10개, 직업소개소 8개, 의류잡화점 10개, 환전소 2개 등 다양한 업종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지원센터, 교회, 신문사 등 다수의 관련 시설이 입지해 있다. 이 시설들은 한국계 중국인들이 음식료품 구입, 유흥, 취업, 쇼핑 등 다양한 문화·생활서비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조선족 이동 따라
슬럼화된 가리봉

시장을 둘러본 뒤 시장과 연결된 골목길로 향했다. 이렇게 따라 올라가니 그 유명한 ‘가리봉 벌집촌’이 나오는 언덕길이 나왔다. 다가구 주택이 밀집된 이곳, 매우 좁아 보였지만 이들의 보금자리라고. 그런데 아직도 욕실이 없는 방이 있다. 여전히 공동화장실을 쓰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생활이 불편한 건 여전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 내외의 저렴한 방값에 조선족들이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한 것. 이들의 문화는 벌집촌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지역은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주로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벌집’이 자리 잡았던 곳이다. 80년대 후반 산업구조조정으로 구로공단 내 많은 업체들이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자 가리봉동은 남아 있던 벌집을 중심으로 극빈층이 유입됐다. 이후 90년대 말부터 조선족들이 이 지역에 정착하면서 조선족의 밀집거주지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낮은 임대료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기존에 가리봉동에 형성되었던 건설관련 일용직의 인력시장과 함께 이 지역의 교통도 한몫했다.

주택가는 비교적 한산했다. 낮이라 대부분이 일하러 나간 탓인지 인기척 없이 고요했다. 그저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여인들의 모습이 속속 보일 뿐이었다.

이렇게 ‘방 있음’ ‘개조심’ 문구를 지나쳐 다른 골목길로 발길을 옮겼다. 어떤 골목길에는 ‘구로구민이 뽑은 행복한 골목길’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행복한 골목길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부적합해 보였다. 버려진 쓰레기와 가구 등으로 가득했기 때문. 표지판 옆에는 ‘보증금 100, 월세 25만원 016-751-****’ 등 각종 찌라시도 부착돼 있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골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는 음산한 기운이 돌았다.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면 건장한 청년도 앞만 보고 걷기에는 무리가 있는 지역이다.

골목길 접어들면
등골 오싹

다소 위험해 보이는 골목길 곳곳을 촬영하던 도중 한 노인이 다가왔다. “뭐 정보 얻으러 왔어?”라고 말했다. 마치 취재 중이라는 걸 눈치챈 듯 보였다. 조선족이 많이 산다는 소문을 듣고 한 번 둘러보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내가 여기 살면서 자식들 대학까지 보냈다고. 동네는 이래도 사는 데 큰 문제가 없었어. 근데 자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하면서 이 동네에 살았던 게 부끄럽다고 하는 거야. 어렸을 땐 그런 말 안했는데 이제 머리가 큰 거지….”

‘가리봉’이라는 촌스러운 지명과 조선족의 동네라는 인식 때문에 자식들에게 불평불만을 들었지만 그는 자신의 고향인 가리봉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노인과 대화를 마치고 골목길을 빠져나와 대로변으로 나왔다. 남부순환로 105길을 경계로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면 가산디지털단지 패션아울렛이 보인다. 수백 미터 차이로 20세기와 21세기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가리봉동에서 가산디지털단지를 바라보니 마치 과거에서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만큼 가리봉동은 많이 낙후돼 있다. 때문에 우범지역이 생각보다 많다. 거리 하나하나가 범죄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영화촬영도 많이 한다고. 그리고 흔히 여성들에게 ‘밤 길 조심하라’고 하는데 가리봉동은 정말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과 동행 없이는 진입하기 어려운 길들이 있다.

구로공단과 함께 원주민 이전
빈자리에 조선족들 삼삼오오
수십년째 멈춰 있는 시계태엽

‘가리봉’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주위의 ‘작은 봉우리’가 이어져 마을이 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것과, 어원이 ‘고을’과 같은 의미인 ‘갈’ 또는 ‘가리’에서 유래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가리’는 갈라졌다는 뜻인데, 구로구의 전체적인 땅 모양이 바지가랑이처럼 갈라진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 조선 말기까지는 경기도 시흥군 동면 가리산리였다. 이후 가리봉리로 바뀌었다. 1963년 서울시 영등포구에 편입되면서 가리봉동의 ‘가’ 자와 독산동의 ‘산’을 따서 가산동이라고 하였다. 75년 다시 가리봉동과 독산동으로 나뉘었고, 80년 구로구 신설로 편입됐다. 가리봉동의 북쪽과 동쪽은 구로동과 접해 있고, 서쪽과 남쪽은 남부순환로를 경계로 금천구 가산동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이다.

과거 60만평 규모로 조성된 구로공단은 국내 공업단지 제1호였다. 7∼80년대 ‘한강의 기적’도 바로 이곳에서 태동했다. 하지만 값싼 노동력을 발판으로 섬유나 봉제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제품을 주로 생산하다 보니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매가리가 빠졌다. 결국 구로공단이 해체되면서 원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났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조선족들이 들어오면서 자신들의 ‘연변타운’을 형성했다. 이렇게 되다 보니 가리봉동은 자연스레 중국동포들의 모임 장소로 기능했다.


여전한 ‘벌집촌’
여기서 어떻게…

이들이 본격적으로 가리봉동에 유입되기 시작한 시기는 2002년부터다. 정부가 자진 신고하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6개월∼1년의 출국준비 기간을 부여한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미등록 외국인노동자에게 희망의 씨앗이었다.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을 준 것으로 이해돼 음지에 숨었던 조선적으로 양지로 나오게 됐다. 늘어난 조선족 때문에 한국인과의 마찰도 잦아졌다. 중국인을 무시하는 한국인의 태도와 쓰레기 무단 투기 등 기본 질서를 해치는 조선족들의 습관이 충돌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조선족 집결지의 대명사였던 가리봉동은 최근 들어 그 이름이 바래지고 있다.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돈을 벌어 주거환경이 더 나은 곳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조선족들은 이곳 가리봉동을 떠나 대림, 신대방, 신림, 낙성대, 건대입구 등 지하철 2호선 주변을 따라 뿔뿔이 흩어졌다.

이러한 조선족의 인구 유동에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재개발된다는 소식도 한몫했다.

가리봉동 앞 남부순환로 건너편으로 가산디지털 3단지, 동쪽으로는 구로디지털 1단지가 들어서 옛 구로공단 지역은 이미 IT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반면 가리봉동은 여전히 슬럼지역 딱지를 떼지 못하고 덩그러니 남아있다. 동시대지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가리봉동은 2003년 균형발전촉진지구, 2008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더 이상 개보수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물리적 쇠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임대용 방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탈법적인 수선도 진행 중이다. 특별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주류 사회와의 단절 양상은 뚜렷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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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매매 후기 사이트 ‘달리머넷’ 실체 추적

[단독] 성매매 후기 사이트 ‘달리머넷’ 실체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2020년부터 운영돼 온 ‘달리머넷’은 국내 성매매 후기 커뮤니티 중 가장 큰 규모다. 이곳에서는 성매매업소를 이용한 남성 회원을 ‘달붕이’, 업소에서 근무하는 여성을 ‘키티’로 부르며 후기를 공유한다. 달리머넷은 VIP 회원에게 불법 촬영물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운영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달리머넷은 성매매 경험담을 매우 구체적이고 노골적인 형태로 공유하는 후기 게시판을 핵심 콘텐츠로 삼아 급속도로 성장했다. 익명 게시판 등은 회원 등급과 후기 작성 여부에 따라 접근 권한이 달라지며, 후기 활동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시스템은 성매매 이용을 사실상 ‘인증 경쟁’으로 유도했다. 몰카 판매 VIP ‘길드’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길드’ 메뉴다. 길드는 성매매 업종별로 회원을 분류한 내부 커뮤니티다. ‘열쇠방(키스방)’ ‘오피(오피스텔 성매매)’ ‘건마(불법 마사지 업소)’ 등 불법 성매매 유형이 사실상 코드화돼 운영됐다. 2023년 8월까지는 외부에서도 일부 열람이 가능했으나, 이후 로그인한 회원만 접근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제보와 내부 정황에 따르면, 달리머넷 VIP 회원을 중심으로 한 길드에서 성관계 영상이 공유·판매된 정황도 포착됐다. 후기 게시를 넘어 실제 촬영물까지 유통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의혹이다. 이는 달리머넷이 단순한 후기 커뮤니티를 넘어 성매매 알선·광고 및 불법 촬영물 유통의 플랫폼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성관계 영상이 공유된 정황은 피해 여성의 신고로 인해 드러났다. 수개월 전 한 여성은 자신이 노출된 성관계 영상이 유포됐다며 서울 모 경찰서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길드 회원들은 여성들의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고 촬영했다. 일부 회원들이 얼굴을 보여주면 더 비싸게 구매하겠다고 하자 여성들의 얼굴을 노출시키고 촬영한 것이다. 운영진은 최소 2명에서 최대 5명 미만의 한국인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에 대한 제보가 수사기관에 접수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운영자의 실체를 둘러싼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가장 유력한 설은 ‘먹튀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연계설이다. 과거 먹튀 사이트의 최초 도메인 개설자와 달리머넷 도메인 개설자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달리머넷 도메인 등록 이메일은 ‘dbwo0312@***il.com’으로 확인되며, ‘유재’라는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최초 등록 이메일은 ‘sunriver79@**3.com’으로 알려졌다. 성관계 몰카 촬영물로 운영 영상 유포자·이용자도 책임 달리머넷의 전체 회원 수는 약 4만~10만명으로 추정된다. 성매매 후기를 보기 위해 가입한 남성 이용자와 업소 종사 여성들이 혼재돼있다. 이들은 회원 등급을 올리기 위해 ‘가입 인사’ 게시글 작성을 유도했다. 2023년 10월 기준 가입 인사를 남긴 회원만 약 1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들 가운데 후기 30개, 자유게시판 글 30개, 댓글 100개 등을 충족하면 VIP 회원으로 분류돼 길드에 가입할 권한을 부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 유출도 문제다. 2023년 8월 말 달리머넷을 상대로 한 대규모 디도스(DDoS) 공격으로 약 1만8000명의 회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 항목에는 성매매 후기 작성 이력, 게시판 활동 기록, 닉네임, 이메일, 내부 회원 ID, 로그인 및 글 작성 시 IP 주소, 전화번호 뒷자리 4자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11월 대한민국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달리머넷 접속 차단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운영자는 저작권법 위반(헬로키티 캐릭터 무단 사용), 불법 사이트 운영, 개인정보 유출, 성매매 알선·광고 등의 혐의로 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용자 역시 사이트에 남긴 후기, 게시물, 활동 기록 등을 근거로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같은 시기 달리머넷이 운영하던 SNS 계정도 정부 요청에 따라 약관 위반으로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11월 이후 달리머넷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커졌다. ‘뉴 달리머넷’ 혹은 ‘짭달리머넷’으로 불리는 유사 사이트들이 잇따라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기존 달리머넷을 디도스 공격하며 회원 이탈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회원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탈퇴를 압박하는 협박성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 사이트들은 매주 마스킹된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특정 시점 이후 탈퇴하지 않은 회원의 개인정보를 순차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달리머넷은 가입 당시 전화번호 인증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공개된 정보의 정확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일부 회원에게 해외 발신 스팸 문자 등이 실제로 발송되며 2차 피해 우려가 커졌다. 한국인으로 구성 추정 달리머넷의 구조는 과거 ‘검은 부엉이’ 사건과도 닮아있다. 성매매 업주로부터 돈을 받고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후기와 영상으로 광고를 대행하던 전문 후기 작가가 대거 적발된 사례다. 해당 사건에서 피의자는 수천개의 성관계 영상을 제작·보관하며 업소 홍보 대가로 수익을 챙겼다. 이들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단순한 성매매 이용을 넘어, 후기 작성과 영상 촬영 자체가 하나의 ‘직업화된 광고 행위’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수사 결과 검은 부엉이는 수년간 수백 차례 성매매를 하며 2000개에 달하는 성관계 영상을 제작·보관했고, 이 영상 일부는 여성의 예명과 업소 위치 정보가 노출된 채 유통됐다. 경찰은 후기 작가, 광고 대행업자, 업주, 성 구매자까지 성매매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보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달리머넷 역시 후기 경쟁과 회원 등급 시스템, VIP 길드 구조를 통해 후기 작성자와 핵심 회원을 ‘선별’하고, 더 많은 내부 정보와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일부 길드에서 성관계 영상이 공유·판매됐다는 의혹은 검은 부엉이 사건의 핵심 범죄 방식과 상당 부분 겹친다. 단순 후기 게시판을 넘어, 후기·영상·등급이 결합된 광고 및 유통 플랫폼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검은 부엉이 사건에서 법원은 “반복적·상업적 음란물 전시 행위는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 판단했다. 달리머넷 역시 후기와 영상이 반복적으로 축적·노출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수사 방향에 따라 유사한 법적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달리머넷 사태를 둘러싼 법적 쟁점은 크게 운영자 책임과 이용자 책임으로 나뉜다. 먼저 운영자의 경우, 성매매 후기 게시판과 업소 정보 공유, 길드 운영 방식 자체가 성매매 알선·광고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온라인 공간에서 성매매를 유인·조장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성매매 여성을 키티에 비유하면서 헬로키티 캐릭터를 무단 사용한 정황은 저작권법 위반 소지도 있다. 상업적 목적의 캐릭터 사용이 확인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 모르고 열어도··· 디도스 공격 방치, 회원 정보 관리 소홀 여부 역시 책임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이용자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단순 열람을 넘어 성매매 후기를 작성하거나, 성관계 영상·사진을 촬영·유포한 경우 성매매 처벌법뿐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카메라 등 이용 촬영·유포)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실제 검은 부엉이 사건에서도 성 구매자 일부가 함께 입건된 바 있다. 특히 달리머넷의 경우, 게시글·댓글·로그인 기록·IP 주소 등이 서버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자료를 확보할 경우, 익명 게시판이라는 점이 면책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성매매 관련 사이트는 단순 이용과 적극적 참여 사이의 경계가 중요하다”며 “후기 작성, 정보 공유, 영상 업로드 등은 모두 수사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달리머넷처럼 등급·길드 구조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플랫폼은 이용자의 행위가 더욱 명확히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수사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달리머넷 사태는 후기 문화라는 이름 아래 성매매 산업이 어떻게 온라인에서 조직화·고도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검은 부엉이 사건이 개인 단위의 후기 작가 문제였다면, 달리머넷은 플랫폼 차원에서 성매매 후기와 영상, 회원 데이터를 집적·관리한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달리머넷 사태가 단순한 음성 커뮤니티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후기 공유를 넘어 영상 유통, 개인정보 축적, 협박성 공개 위협까지 이어지며, 성매매 산업의 온라인 플랫폼화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수사기관은 관련 제보를 받고 있으며, 운영자 및 핵심 이용자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리머넷 사태는 온라인 공간에서 은밀하게 성장해 온 성매매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현실 범죄와 결합되는지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운영자 정체 둘러싼 의혹 먹튀 도박 사이트 연계설 달리머넷 사태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는 사이트 이용자 개개인이 어디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단순 열람과 적극적 참여 사이에는 명확한 법적 경계가 존재한다”고 본다. 수사 대상이 되는 이용자 유형은 행위의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분된다. 원칙적으로 단순 열람자는 처벌 가능성이 낮다. 달리머넷에 가입해 게시글을 열람만 한 경우, 즉 성매매 후기나 정보를 ‘봤을 뿐’인 이용자는 형사 처벌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실제로 현행법상 성매매 후기 열람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성매매 사실이 별도로 확인될 경우, 사이트 이용과는 무관하게 성매수 혐의로 처벌될 수는 있다. 다만 반복적 접속, 특정 업소 후기 집중 열람, 로그인 기록과 실제 성매매 장소 동선이 맞물릴 경우 수사 참고 자료로 활용될 여지는 남아 있다. 후기 작성자는 성매수·광고 혐의 적용 가능성이 크다. 성매매 후기를 직접 작성한 이용자는 처벌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후기가 단순 경험담을 넘어 업소 위치, 가격, 서비스 수위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경우, 성매매 알선·광고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특히 다수의 후기를 반복적으로 작성하거나, 업소 평가·추천 성격이 강한 글을 게시한 경우에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검은 부엉이 사건에서도 후기 작성 행위 자체가 광고 기능을 했다는 점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 중 하나였다. 따라서, 달리머넷의 VIP 회원이나 길드 활동자는 수사상 ‘적극 가담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길드 내에서 업소 정보를 공유하거나 특정 업소를 홍보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단순 이용자를 넘어 성매매 정보 유통·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길드 내에서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이 공유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단순 성매수 혐의를 넘어 음란물 유포 또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은 부엉이’ 사건 재조명 촬영·유포 이용자는 중형 가능 영역으로 분류된다. 성관계 장면을 직접 촬영하거나, 이를 다른 이용자에게 공유·판매한 경우는 처벌 수위가 가장 높다. 상대방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촬영물 유포가 확인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은 부엉이 사건에서도 영상 촬영·게시 행위가 핵심 범죄로 인정돼 실형이 선고됐다. 달리머넷 내 영상 유통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이용자 역시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