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축구선수 박은선 성별 논란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1.11 10: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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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보고…축구 잘 하니 ‘남자?’

[일요시사=사회팀] 서울시청 소속 여자 축구선수 박은선이 성별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의 여자 실업 축구구단이 박은선의 성별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리그 출전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이 일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자 의혹을 제기한 구단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한 농담이었다”며 무마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들이 연맹에 공식적으로 출전중지 요청을 접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지난 5일 비공식으로 열린 감독 간담회에서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이 박은선의 성별 의혹을 제기했다. 박은선이 올해 계속 경기에 뛸 경우, 2014년 WK리그를 보이콧(부당한 행위에 대한 집단적 거부 운동) 하겠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2004년 여성 판명

2005년부터 WK리그 22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박은선은 올스타전에서도 해트 트릭(1명의 선수가 1경기에서 3골 이상 넣는 것)을 기록하는 등의 기량을 펼쳐 소속팀인 서울시청을 올 시즌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에 오르게 한 일등공신이다. 또 2003년부터 국제축구연맹 아시아대회, 미국월드컵 등을 비롯한 많은 국제대회에서 활동했다. 줄곧 여자 축구무대에서 뛰어온 박은선은 대한축구협회에도 여자 선수로 등록되어 있다. 협회도 인정한 그의 성별이 또 다시 논란이 되는 이유는 박은선의 신체적 조건 때문이다. 박은선은 180cm에 76kg로 다른 여자선수들보다 체격이 월등하다. 박은선의 출전 중지를 요청한 6개의 구단은 몸싸움이 불가피한 축구 경기에서 박은선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의 부상이 잦다는 것을 이유로 삼았다.

박은선의 성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5월 아시안컵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중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박은선의 성별 검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시 그가 대표팀에 뽑히지 않아 무산됐다. 앞선 2004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아테네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성별 판정 검사를 받으며 ‘여자’로 판명난 바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박은선은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수차례 국제대회 출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네티즌들은 박은선이 여성임을 입증하는 사진들을 올리는가 하면, ‘박은선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청원 운동을 전개하면서 그를 옹호하는 분위기다.


아이디 mnmn****는 “구단주나 감독이나 웃긴 논리네. 다른 선수가 다치니깐 빠져라?‘효도르와 시합하면 다치니깐 효도르 빠져’ ‘최홍만이 너무 커서 다른 선수 다치니깐 최홍만 빠져’랑 같은 말이네. 뭔 말도 안 되는 논리냐”며 “체격이 안돼서 다치는 정도면 작은 선수를 빼야지. 실력있고 체격 좋은 선수를 빼다니 검증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여자로 판명난 거고”라고 말했다.

아이디 jy66**** 또한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의 남자 선수들은 여자 축구경기를 뛰어야 되나? 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여자 선수는 다른 종목에도 있다. 근데 다른 종목에서는 조용한데 왜 축구만 난린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wnsr**** 역시 “올림픽 때도 검사받고 출전했다면서. 그 정도면 이미 확실하게 검증된 거 아닌가? 왜 이렇게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 우리나라는 정말 재능있고 천부적인 사람이 자라기 힘든 곳이 아닌가 싶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박은선이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그의 사진을 확인한 일부 네티즌들은 의혹을 제기할 만 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아이디 youn****는 “신체조건이 남자 축구선수들과 비슷하니 오해할 만한 듯하다. (일반) 여성이 박은선 선수처럼 근육을 만들기 어려워서 더 그래보이는 것 같다”는 입장이다.

아이디 pg_k****도 “다른 팀 입장에서는 확실히 의혹을 가질 만하다. 경기를 보면 남자선수들처럼 거친 몸싸움과 태클을 한다”며 “지금 프로구단들이 박은선을 보면 남자선수와 경기한다고 생각할 정도니 확실히 검증이 필요하긴 하다. 자기팀 선수가 달라붙으면 다 나가떨어지니 구단 입장에서도 속이 타고 열나는 노릇이지. 아마 이런 문제를 구단에 제기한 것도  같이 겨뤄봤던 선수들일 것이다. 선수들이 박은선을 남자선수같다고 했겠지. 구단이 그 건의 발언을 무시할 수도 없고 자기팀 선수도 위해야지”라고 말했다.

아이디 inte**** 역시 “의혹이 있으면 본인이 의학검증을 제대로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요구조차 못 들어주겠다는 건 오히려 서울시청구단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뭐 좀 확실히 하자고 하면 '인권'드립으로 밀어부치는 놈들이 제일 수상하다”고 주장했다.


박은선의 ‘성 정체성’ 문제발언으로 시끌해지자 의혹을 제기했던 6개의 구단에서는 “사적으로 주고받은 얘기들이 와전됐다”는 입장이다. 한 감독은 “감독들이 무슨 자격으로 리그를 보이콧하겠다고 요구할 수 있나. 박은선이 뛰어난 선수인데 왜 대표팀에 뽑히지 않을까 하는 얘기들을 주고받았을 뿐, 성별 문제 같은 개인의 신상 관련 얘기들은 하지도 않았고 연맹에 요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박은선의 소속구단인 서울시청은 “분명히 6개 구단 감독들의 의견을 문서로 정리해 연맹에 공식적으로 접수했다. 언론 보도 이후 진실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시도는 유감이다”며 이를 반박했다. 공개된 문서에 의하면 ‘2013년 12월 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여 주지 않을 시 서울시청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2014년도 시즌을 모두 출전거부한다는 의견’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6개 구단 감독들의 변명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아이디 this****는 “x만도 못한 xx들 일이 커지니까 발 빼려다가 문서 나왔네. 농담도 모두 문서로 정리할 정도로 빡빡하게 회의하셨나본데, 이번엔 또 뭐라고 발뺌할건지”라며 비아냥거렸다.

이제 와서 농담?

아이디 arth**** 역시 “난 왜 사적으로 한 농담이라는 대목이 더 화가 나지. 진중하게 논의한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얼마나 실실 쪼개가면서 이야기를 했을까 소름 돋는다. 이건 사적으로 나눈 이야기이건 진중하게 거론할 이야기이건 욕먹을 논란거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이디 dosl**** “박은선 선수∼ 흔들리지 마시고 힘내세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아들도 중학생인데 축구를 하고 있거든요. 얼마나 힘든 운동을 하는지 곁에서 지켜봐서 잘 압니다. 혹독한 시간들을 이기고 그 자리에 섰을 텐데. 마음이 아픕니다”며 박은선을 격려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해외서도 이런 일이…
남자야? 여자야?

여자 스포츠 선수들의 성별 논란은 박은선만의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성별 논란을 겪었던 선수들이 있다.

남아공의 육상선수 캐스터 세메냐는 2008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 참가했다. 세메냐가 여자 800m의 경기에서 독보적인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자 남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성별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세메냐의 대회 참가를 불허했다. 

세메냐는 10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0년 7월초 IAAF가 “의료 전문 조사단의 결과를 수용해 세메냐는 앞으로 육상대회 여성 종목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고, 이후 세메냐는 핀란드에서 열린 유럽 지역 2개 대회에서 출전할 수 있었다. 이후 성별 검사 결과, 세메냐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특성을 모두 지닌 양성자로 자궁과 난소 대신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는 고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 여자육상 800m에서 은메달을 딴 인도의 산티 순다라얀도 경기 후 받은 성별 검사에서 남성 염색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메달을 박탈당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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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