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금의환향 류현진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1.12 10: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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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내년도 올해처럼만 ‘고고씽’

[일요시사=사회팀] ‘괴물투수’ 류현진 선수(26·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금의환향’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포스트시즌 선발승. 192이닝 동안 154개의 삼진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등 눈부신 활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류현진의 내일이 기대된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달 29일 귀국한 류현진은 시즌을 마치고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저스에서 보낸 한 시즌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다”면서도 “내년 시즌에도 10승과 평균자책점 2점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겨우내 잘 쉬고 열심히 운동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귀환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팀내 3선발 입지를 굳힌 류현진은 내년 목표를 올해와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 승리와 아쉽게 달성하지 못한 2점대 자책점으로 잡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다른 새로운 목표는 없다. 프로 들어와서 9년째 처음부터 똑같이 처음 목표는 10승에 2점대 내년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리그 첫 해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동부지역 원정경기였다며 시차 적응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한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를 잠재운 포스트시즌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말했다.

“승리투수 되고 나서는 어느 때보다 좋았었고 0승 2패로 끌려가는 3차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입국 당시 본인의 첫 시즌을 놓고 99점을 준 이유에 대해서는 “100점을 다 주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동부에서 시차 적응에 대한 부분 때문에 1점을 뺐다. 등번호가 99번이라서 그렇게 준 것도 있다”고 답변하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류현진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차이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야구가 힘이 좋은 점은 있지만 야구는 결국 똑같은 야구다”며 빅리그 도전에 앞서 가졌던 본인의 생각에 변화가 없음을 알렸다.
또 그는 앞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동료들과의 친화력, 그리고 한국에서 하던 방식의 운동방법을 조언했다.

팬과 미디어, 야구 관계자 등의 투표로 뽑는 메이저리그 올해의 신인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류현진은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개인 훈련을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언론은 류현진이 정상적인 신인은 아니라고 높이 평가했다. 류현진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가 발표한 2013 메이저리그 ‘올해의 신인’ 최종 후보 3명에 들지 못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SB내이션>은 류현진이 보통 신인과는 다르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의 탈락 소식을 전하며 “류현진은 한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7년이나 했다. 정상적인 신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 첫 해에 훌륭한 활약을 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눈부신 활약
뜨거운 환영 받으며 위풍당당 귀국

류현진은 26살로, 30경기에 선발로 나와 192이닝을 던지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54개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는 22회로 팀 내 2위였고 퀄리티스타트 비율 역시 73%로 내셔널리그 8위였다며 높이 평가했다. 특히 30경기 중 19경기에서 2점 이하로 실점했음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는 ‘신인’이란, 이전 시즌까지 130타석 이하로 들어선 타자, 50이닝 이하로 투구한 투수, 그리고 메이저리그 등록 일수가 45일 이하인 선수로 규정하고 있다. 즉, 규정상 다른 리그에서 얼마나 선수생활을 했는지는 메이저리그 신인 자격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국에서의 경력이 결국 걸림돌로 작용하며 신인왕 최종 후보에서 제외됐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사사키 가즈히로와 스즈키 이치로가 연속으로 신인왕을 석권하며 미국 기자들 사이에서 ‘신인왕 자격’에 관해 논란이 일었다. 2001년 이치로 이후 중고 신인왕의 명맥은 끊겼다. 2003년 마쓰이 히데키, 2012년 다르빗슈 유도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신인왕 투표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지난 9월에도 미국의 <CBS스포츠>는 “류현진은 26살의 나이, 그리고 10년 가까이 되는 한국에서의 경력 때문에 투표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인 같지 않다”
 미 ‘류뚱’극찬

류현진은 귀국 후 친구들과 즉흥적으로 기획한 게릴라 경기를 펼쳤다. 라인업까지 직접 손본 감독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 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HJ99와 팀조마의 게릴라 자선 경기에서 HJ99 감독 겸 선수로 출전했다. 경기 전 류현진이 바쁜 일정으로 늦는 바람에 해프닝이 있었다. 4번 타자로 나선다는 보도와 다르게 그의 이름은 전광판에 1번 타자로 올랐다. 류현진이 경기장에 도착한 뒤에야 다시 라인업이 꾸려졌다. 감독으로서 직접 타순을 정한 것이다. 류현진은 자신의 이름을 4번에 새겨넣었다.

선발 1루수로 경기에 나선 류현진은 번뜩이는 수비 변경을 보였다. 친형 류현수가 6실점하며 난타당하자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기가 죽은 형을 다독이며 마운드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1회초 1사 만루에 공을 넘겨받아 두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와인드업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가볍게 공을 뿌렸지만 조마조마팀에겐 너무 빨랐다.

‘구원 투수’ 류현진은 4회초 3루수로 자리를 바꿨다. 연달아 실책이 발생해 실점하자 류현진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류현진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5회초 3루쪽으로 타구가 오자 공을 잡아 ‘빙글’ 돌며 2루로 송구했다. 보기 드문 왼손 3루수의 수비 장면이었다. 결국 이 수비는 병살로 연결됐다. 자신의 작전이 적중하자 류현진은 환하게 웃었다.

마지막 7회초는 ‘화룡점정’이었다. 비록 자선 경기였지만 그의 승부욕은 뜨거웠다. 팀이 15-13으로 역전에 성공한 7회초 다시 마운드에 섰다. 6회말 조마조마팀 공격이 끝나자 가장 먼저 경기장으로 나와 어깨를 풀었다.
‘마무리 투수’ 류현진은 2루타를 허용했지만, ‘여유만만’이었다. 미소는 유지하고 구속은 조금 올렸다. 류현진은 남은 타자들을 손쉽게 범타 처리하고 감독 데뷔전에서 자신이 경기를 끝냈다.

이날 류현진은 ‘승리’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추운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직접 치킨을 선물하는가 하면 시간이 날 때마다 사진 촬영과 사인을 해 줬다. 류현진 특유의 장난기 많은 모습에 관중석에서 연신 웃음이 터졌다.

선발 자원이 풍부한 LA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시즌 전 가장 많이 듣던 이야기가 있다. “안정적인 4~5선발의 자리만 꿰차도 성공적인 시즌일 것이다.”

사이영 듀오인 커쇼와 그레인키를 시작으로 하랑과 카푸아노, 릴리까지 이미 5명의 검증된 선발 투수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류현진은 LA다저스의 3선발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기록
‘괴물급 신인’으로 우뚝
10승-2점대 방어율 유지

류현진은 시즌 초반 그레인키의 부상으로 커쇼와 함께 원투펀치의 역할로 높게 평가 받기 시작했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며 급부상한 것.


물론 출발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무려 10피안타를 맞으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괴물이었다. 두번째 경기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6 1/3이닝 3피안타 2실점의 성적을 올리고 메이저리그 첫 승을 달성했다.

1회에 맥커친에게 투런홈런을 먼저 맞으면서 잠시 흔들리나 싶던 류현진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 안정적인 경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얻은 자신감을 통해 이후 치러진 4경기에서 패배없이 2승을 추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산고 4번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4월14일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은 류현진 선수를 전설의 타자 ‘베이브 루스’와 비슷한 별명을 만들어준 경기였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지명타자 제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 투수 선수는 타격의 기회가 거의 없다. 류현진 역시 한화이글스에서 뛰는 6년 동안 단 한번도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숨겨왔던 타자로서의 본능을 여지없이 폭발시켰다.

한국인 출신
역대급 메이저리거

작년 시즌까지 애리조나의 부동의 에이스로 군림해온 이안 케네디를 상대로 3타수 3안타(2루타 1개 포함), 1득점까지 기록한 것은 생각지도 못한 류현진의 재발견이었다. 이를 통해 시즌 2승을 달성한 것은 물론 ‘베이브류스’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최고의 경기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재밌는 사실 하나는, 시즌 이 끝난 후 각 팀의 1~3선발의 타율을 합산한 결과, 커쇼와 그레인키, 류현진의 LA다저스가 압도적인 선두를 보여줬다고 한다.(그레인키 0.347의 타율로 투수 중 타율 1위, 커쇼 10타점으로 타점 1위, 류현진 2루타 3개, 3루타 한 개의 장타기록은 투수 중 유일)

한국에서는 완투를 밥먹듯이 하며 최고의 투수로서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던 류현진. 메이저리그에서는 단 한번도 완투를 하지 않았다. 5월 29일에 열린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는 류현진이 올 시즌 가장 완벽했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경기였다.

9이닝 2피안타 무실점. 1995년 당시 토네이도 열풍을 불러 일으킨 LA다저스의 노모 선수가 데뷔 해에 기록한 완봉승을 제외하고 아시아 출신의 루키가 데뷔 시즌 완봉승을 하는 것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던진 113구를 통해 류현진은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메이저리그에 각인 시켰다. 그리고 이후 경기에서 공 개수에 상관 없이 감독 이하 코치진에게 믿음을 주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국인 투수로서 메이저리그 최대의 성과를 낸 선수들로 박찬호, 김병현 선수를 빼 놓을 수 없다. 그런데 대투수들조차 해내지 못한 기록이 바로 플레이오프 선발 승리다.

류현진이 데뷔 첫 해 이루어낸 것 중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리그 챔피언십 결정전 3차전에서의 결정적인 승리의 견인차 역할로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하는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108개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보여주며 앞서 이야기한 완봉승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나 최강 원투펀치인 커쇼와 그레인키가 출격한 앞선 두 경기에서 뼈아픈 2패를 당하며 상당히 침체된 분위기를 가져가던 LA다저스에게 반전의 기회를 마련해준 경기라는 점에서 더욱 대단한 경기였다.

위대한 업적…
플레이오프 선발

그동안 류현진이 큰 경기에서 약한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을 받아왔다. 하지만 150km 가 넘는 강속구를 통해 최근 경기에서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1회 실점 부분을 봉쇄하는 모습을 보이며, 투수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 류현진의 잠재력이야말로 그가 괴물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류현진은 인천 출신으로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아 한화이글스에 입단했다. 당시 등번호는 15번이었으나 한화 이글스에서 15번을 달고 오랜 기간 활동했던 투수 구대성이 미국 메이저 리그 뉴욕 메츠에서 한화 이글스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99번으로 변경됐다. 그 때 그는 별 생각 없이 99번으로 변경했으나 이후에는 소속 팀의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재현을 위해 99번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재현하지 못했다고 한다.

“야구는 똑같다. 한미 차이 없다”

프로 야구 데뷔 첫 해인 2006년 다승, 평균 자책, 탈삼진 1위로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신인상과 최우수 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신인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든 뛰어난 활약으로 '괴물'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에도 등판했다.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006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팀에 선출되어 활동하기도 했지만 아시안 게임에서는 부진했다. 2006년 4월12일 잠실 LG전에서 선발(첫 등판)로 나와 10개 탈삼진을 잡으며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 국가 대표로 참가해 예선전인 캐나다 전과 결승전(대 쿠바)에 선발 등판했고, 캐나다전 완봉승을 포함, 17 1/3 이닝 동안 10피안타 13탈삼진 2실점(평균 자책 1.04)의 뛰어난 성적으로 야구 국가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으로 참가했고, 2009년 3월6일 벌어진 아시아 라운드 첫 경기 대만전에 선발로 등판하여, 3이닝 피안타 1개 탈삼진 3개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SK와이번스의 김광현과 LG트윈스의 봉중근과 함께 한국 프로 야구 3대 좌완 에이스로 꼽힌다. 그러나 사실 그는 공을 던질 때 외에는 오른손잡이다. 야구선수 중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좌투우타이다.

2010년 아시안 게임 야구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며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철벽 마운드를 구축,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CJ 마구마구 일구상 최고투수상,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투수부문 골든글러브, 스포츠토토 올해의 투수상,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 투수상, 제16회 2010년 아시안 게임 야구 금메달,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최다탈삼진상,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방어율1위투수상,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상을 수상하고 방어율 1.82 전적 16승 4패 탈삼진 187개 등을 기록했다.

2012년 11월9일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 기간이 종료된 결과 2573만7737달러33센트(한화 약 279억8978만원)의 포스팅 응찰액을 받았으며 최고 금액 입찰팀은 LA 다저스로 밝혀졌다.

마침내 같은 해 12월 10일, LA다저스와의 협상 끝에 계약 기간 6년 동안 총액 3600만달러(한화 약 39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2013 시즌 성적은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면서 한국인 데뷔 최초 10승 투수가 됐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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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