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종합상조 '상납 커넥션' 폭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11.04 12:00:29
  • 댓글 0개

회계장부에 없는 행방 묘연한 검은돈

[일요시사=경제1팀]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현대종합상조 일부 직원들이 알선료 등을 상납 받아 왔다는 주장인데 구체적인 증거까지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전 현대종합상조 팀장에 따르면 상납금액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측은 해당 돈이 행사팀장들의 근로 환경 향상을 위해 사용됐다고 해명했지만 출처와 용처가 불분명해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현대종합상조 일부 직원들이 각 지역 행사팀장들에게 버스, 제단, 납골 알선료 등을 상납 받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조에서 근무했던 행사팀장 A씨가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할 것으로 알려져 사실여부 및 상납금액의 사용처가 밝혀질 경우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주장은 현대종합상조에서 5년4개월 간 행사팀장으로 일했던 A씨가 최근 <일요시사>에 관련 내용을 제보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관행처럼…
어디에 어떻게

A씨는 지난 2009년 4월 현대종합상조에 입사, 영주·안동지역으로 발령을 받고 1년여 동안 행사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0년 7월에 대구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근무를 하던 중 수석팀장으로 임명됐다가 지난 8월, 해고 통보를 받고 회사를 나왔다.

A씨의 말에 따르면 2009년 입사와 동시에 서울고객감동센터 신모 본부장이 장례 행사 비용 외 버스, 제단, 납골 알선료 등 부수적인 수입을 문모 과장의 계좌로 입금할 것을 지시했다.

A씨는 "서울고객감동센터장이자 박헌준 회장의 사위인 신○○ 본부장과 회사 창설멤버인 문○○ 과장, 박헌준 회장의 친척으로 알려진 박○○ 과장이 버스, 제단, 납골 알선료를 그때 당시 120명 정도 되는 행사팀장들로부터 받아왔다"며 "그 금액은 수십억원이 될 것"이라고 폭로했다. 신 본부장은 박 회장의 장녀 은혜씨의 남편이다.


현대종합상조 각 지역 행사팀장들은 상주들에게 버스, 제단, 납골당 등을 소개해주고 해당 비용의 30∼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는다. <일요시사> 확인 결과 행사팀장들은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의 알선료를 받았다. 알선료는 수도권 지역으로 올라올수록 금액이 커진다.

전 행사팀장 "상납"주장…통장 내역 공개 
본사서 버스·제단·납골 알선료 송금 지시

A씨에 의하면 행사팀장들은 이 알선료를 지난 2006년부터 2011년 말까지 신 본부장의 지시로 문 과장의 개인계좌로 입금했다.

또 다른 행사팀장 B씨도 "전체적인 장례 행사 진행 비용은 현대종합상조 회사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지시한 뒤 건당 평균 20만∼30만원 정도의 알선료는 문 과장의 계좌로 입금을 지시받았다"며 "금액이 그리 크지 않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모 지역에서 행사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C씨도 "대부분의 행사팀장들이 알선료 입금은 관행처럼 여겼다. 어떠한 불이익이 올지 몰라 잘못된 일임을 알았어도 별다른 얘기를 하지는 못했다"고 전해왔다.




문 과장이 행사팀장들로부터 알선료를 받아온 사실은 A씨의 통장거래 내역을 보면 알 수 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A씨의 2010년 5월28일부터 2011년 10월13일까지 통장거래 내역을 보면 A씨는 문 과장에게 13번에 거쳐 적게는 7만5000원에서 많게는 23만7000원까지의 알선료를 계좌 입금했다. 같은 기간 현대종합상조 회사 계좌로 입금된 장례 행사 비용은 4500여만원. 1년6개월여 동안 문 과장에게 보낸 금액은 150여만원 선, 전체 행사 비용의 3%로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A씨는 "수도권 지역으로 올라갈수록 행사팀장들이 문 과장에게 입금한 알선료는 더 커진다"며 "(내가) 근무했던 영주·안동·대구 지역의 알선료는 최하 수준이다. 버스의 수와 크기, 제단의 장식 여부, 납골당의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많게는 50만원에서 6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상주에 장례물품 등 소개하고 수수료
5만∼50만원 받아 20만∼30만원 입금
상납금 전국서 수년간 수십억원 추정

현대종합상조 측이 밝힌 전국 행사팀장은 200여명. A씨의 주장처럼 서울고객감동센터 일부 직원들이 6년간 알선료를 받아 챙겼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총 금액이 수십억원에 이른다.

A씨는 "더 이상한 점은 장례 행사 비용은 회사 계좌로 입금을 받으면서 금액이 얼마 되지 않는 알선료는 개인 계좌로 입금을 지시했다는 점"이라며 "회사의 회계기록에도 남지 않는 이 돈들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말도 안된다"
A씨 해명 재반박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문 과장의 개인 계좌로 입금된 수십억원에 이른다는 알선료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 길게는 6년 가까이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알선료를 서울고객감동센터로 올려 보냈지만 조금도 되돌아오지 않았다는 게 A씨를 비롯한 현직 행사팀장들의 전언이다. A씨는 신 본부장, 문 과장, 박 과장 등 4명에 대한 고발장 작성을 마치고 검찰에 접수를 앞두고 있다.

현대종합상조 측은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었다. 현대종합상조 홍보팀 관계자는 문 과장의 계좌로 알선료를 지급받은 사실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해당 알선료는 각 지역 행사팀장들의 근로 환경 향상을 위해 노트북을 지급하거나 해외 연수 등의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알선료를 회사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받은 점에 대해서도 "별 다른 뜻은 없다"며 "어차피 행사팀장들을 위해 사용될 돈인데 굳이 회사 계좌로 입금을 받아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다"고 답변했다.

회사 아닌 간부 개인계좌로 
검찰 고발 예정…파문 예고

그러나 A씨는 "회사에서 행사팀장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한 적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당 500회 이상의 장례행사를 유치한 팀장들에 한해서만 지급된 것"이라며 "해외 연수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현대종합상조 관계자의 해명에 대해 반박했다.

현대종합상조는 엄격한 사내 윤리규범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 깨끗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기본에 충실한 조직이 되자"며 '클린 이미지'와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를 요구해왔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도 항상 "정직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고 자랑했다.

특히 현대종합상조는 부정한 수단이나 의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의 비윤리적 행위를 제보 받는 윤리신고센터까지 운영 중이다. 10만원을 초과하는 향응과 3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거나 요구할 수 없다.

"불이익 우려해 
알고도 쉬쉬"


현장에서 뛰는 행사원들은 일체 팁을 받지 못하게 할 정도로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조치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그 자리에서 사직서를 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무려 100억원대 비리를 저질러 처벌을 받은 바 있다.

현대종합상조는 앞선 2010년 상조업계에 '검풍'이 몰아칠 당시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박 회장과 고석봉 현대종합상조 대표이사는 2006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장례행사를 통한 수익을 장례행사 대행 법인 '하이프리드서비스'에 귀속시킨 다음 이 법인으로부터 배당금과 급여·수당 명목으로 모두 37억원을 챙겼다.

이들은 또 2007년 1월께 경기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에 서울고객감동센터를 건축하면서 공사대금을 부풀려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모두 8억3000여만원을 횡령했다.

이 밖에도 박 회장은 회계상 미지급된 설계사 수당을 자신과 친분이 있는 설계사 9명에게 지급한 것처럼 꾸며 마련한 82억여원을 캄보디아 부동산 투자, 아파트 구입, 개인채무 변제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 "직원들 복지향상에 썼다"
"개인계좌는 불편함 없애기 위한 것"

박 회장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가법상 배임 등)로 2010년 11월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고 이어진 2심에선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결나 형량이 1년6월로 감형됐다. 박 회장은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다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6월 환송 전 판결과 같은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고 대표에 대해서는 3년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법원 판시 대로 피고인들의 횡령금액 일부에 대해 추가로 유죄가 인정되지만 전체 액수에 비해 비중이 많지 않고 앞서 원심에서 판시한 여러 가지 정상이 있기 때문에 파기 환송 전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2심 판결에 따라 지난해 5월 출소한 박 회장은 고법 판결 일주일 뒤인 6월29일 영업전략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용히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당시 회사 내부는 '회장님'의 경영의지를 칭찬하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상조업계는 박 회장의 수장 자격에 의구심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직원들에게는 윤리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비리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박 회장이 수장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박 회장이 창피해서라도 앞으로 어떻게 직원들에게 윤리를 운운하겠느냐" "비리 회장 낙인은 당분간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등의 평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부재중인 사이 현대종합상조가 양호한 실적을 낸 점을 들어 무용론까지 거론됐다. 박 회장이 실형을 살던 2011년 현대종합상조는 전년(338억원)대비 11% 증가한 3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9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2억원으로 나아졌다. 순이익도 48억 적자에서 65억 흑자로 전환했으며 총자산과 총자본도 각각 1329억, -435억원에서 2025억원, -370억원으로 불어났다.

회장님도 어긴
강력한 윤리규범

지난해 6월 공정위의 상조업체 주요정보 공개에서 상조업계 전체 기업 중 자산총액 1위, 선수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조서비스 고객피해보상기관인 한국상조공제조합 예치금 1위(210억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상조서비스 소비자 만족도 비교정보'에서도 종합평가 1위를 차지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