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넘치는 식욕 해소! 음식테마 거리 탐방 ③ 전북 남원

추어탕, 싱싱한 미꾸라지가 전하는 가을 진미

남원 추어탕은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20여 개 식당이 모여 추어탕거리를 형성할 정도로 유명한 토속음식이다. 남원 추어탕은 ‘새집’을 필두로 조금씩 다른 조리법과 맛을 보여주는 식당들이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물과 시래기를 모자람 없이 주는 인심도 닮았다. 남원 미꾸라지와 지리산 고랭지에서 재배한 추어탕 전용 무청으로 끓여 다른 지역 추어탕과 차원이 다른 맛을 보여준다. 


남원 추어탕의 걸쭉하고 얼큰한 맛
<춘향전> <혼불> 등 작품 속 무대 생생

‘가을 보양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추어탕이다. 미꾸라지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한다. 그래서 가을 미꾸라지를 최고로 치고, 이름에도 ‘가을 추(秋)’자를 넣어 추어(鰍魚)라 부른다. 

서민 보양식 추어탕

찬바람이 부는 계절, 보글보글 끓는 추어탕 뚝배기에 밥 한 그릇 말아 훌훌 떠먹으면 지난여름 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하고 추운 겨울을 든든하게 버틸 힘을 얻는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 온가족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A·B·D가 풍부해 자양강장, 피부미용에 좋고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며, 추어탕에 들어가는 시래기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여 다이어트 하는 여성들이 먹기에도 좋다.
지역마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사골국물에 두부를 넣는 서울식이나 고추장으로 칼칼하게 끓이는 원주식과 달리,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만 사용하고 된장과 들깨 불린 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다른 채소 없이 시래기로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남원에서 추어탕이 발달한 것은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소백산맥과 지리산 사이에 있고 섬진강 지류인 요천과 축천이 드넓은 평야를 만들어주니 다양한 농산물이 나고 미꾸라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특히 남원 추어탕에는 미꾸라지와 조금 다른 미꾸리가 주로 들어간다. 미꾸라지보다 길이가 짧고 몸통이 동글동글해서 ‘동글이’라고도 불리는데, 맛이 좋고 비린내가 적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가 토종 미꾸리 치어 생산에 성공해서 인근 미꾸리 양식장에 공급하며, 남원 추어탕거리의 식당들은 이곳에서 미꾸리를 받아 추어탕을 끓인다. 
지리산 인근의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추어탕 전용 무청도 남원 추어탕 맛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다. 전국 어디서나 파는 추어탕이지만, 남원에서 먹는 추어탕이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입맛에 따라 잰피가루를 살짝 뿌려 먹는 것도 남원 추어탕의 특징이다.


 춘향이와 이몽룡이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광한루원 주변으로 형성된 남원 추어탕거리에는 20여 개 식당이 모여 있다. 그중 ‘새집’은 1959년 하동에서 시집온 고 서삼례씨가 광한루원 뒤편에서 추어탕을 끓여 팔기 시작한 곳으로 역사가 50년이 넘는다. 이후 광한루원 주변에 추어탕집이 하나둘 생겼는데,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한다. 부산에서 시집와 식당을 연 ‘부산집’, 아들 삼형제의 돌림자를 쓰는 ‘현식당’ 등 이름에 담긴 사연도 정겹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식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미꾸리를 삶아 주걱으로 눌러가며 체에 걸러내는 집이 있는가 하면, 손으로 뼈와 내장을 일일이 발라내는 집도 있고, 믹서에 갈아서 체에 거르는 집도 있다. 미꾸리 삶을 때 된장을 풀기도 하고, 생수를 쓰는 집도 있다. 시래기 역시 소금에 절인 것을 쓰는 집이 있고, 바로 삶아서 냉동한 것을 쓰는 집도 있다. 저마다 비법이 있는 셈이다. 
어떤 식당도 자기네 추어탕이 제일 맛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집집마다 어머니 손맛이 있듯, 남원 추어탕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특색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어탕 국물도, 시래기도 손님이 원하면 한 그릇 더 주는 인심은 모든 식당이 지키는 원칙이다. 


추어탕과 함께 추어튀김, 추어숙회도 맛보자. 미꾸리를 통째로 튀기는 추어튀김은 추어탕을 잘 못 먹는 어린이도 그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요리다. 미꾸리에 갖은양념을 넣어 찐 다음 채소에 싸 먹는 추어숙회 또한 별미다.
남원 추어탕거리의 중심에는 광한루원이 있다.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깃든 광한루원은 광한루를 중심으로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사당 등이 어우러진 전통 정원이다. 

맛 따라 길 따라 비경이 가득

광한루는 황희 정승이 남원에 유배되었을 때 지은 ‘광통루’를 시초로 1434년(세종 16)에 하동부원군 정인지가 고쳐 세운 것이다. 정유재란으로 불에 탄 뒤 1638년(인조 16)에 다시 지은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보물 281호로 지정되었을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누각이다. 
광한루 앞 수변무대에서는 오는 10월19일까지 매주 토요일 국악 뮤지컬 〈가인 춘향〉을 공연한다. 어둠 속에 환히 불을 밝힌 광한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악 공연이라 더욱 특별하다.


남원 추어탕거리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요천을 건너면 춘향테마파크다. 만남의 장, 맹약의 장, 사랑과 이별의 장 등 〈춘향전〉의 내용을 테마로 꾸며진 산책로를 걸으며 영화 〈춘향뎐〉 촬영 세트장, 동헌, 전망대 등을 둘러보자. 특히 동원에서는 판소리 배우기, 장구 배우기 등 신명 나는 국악 체험으로 남원의 풍류를 맛볼 수 있다. 남원전통문화체험관에서 진행하는 전통 놀이,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는 어린이들에게도 인기다. 춘향테마파크 입구에는 남원향토박물관과 심수관도예전시관도 있다.


춘향테마파크 위쪽에 위치한 남원항공우주천문대는 놓치지 말아야 할 탐방지다. 돔형 천체관측실과 천체망원경을 갖추어 낮에는 태양흑점을, 밤에는 달과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다. 오후 10시까지 개관하기 때문에 예약하는 번거로움 없이 천체관측이 가능하다.
천문대에서 나오면 덕음산 솔바람길이 이어진다.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완만한 나무 데크 산책로를 따라 국립민속국악원 뒤편까지 갔다 오는 코스로 왕복 약 2km다. 숲해설가가 들려주는 숲의 생태 설명도 재미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남원 추어탕거리→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남원 추어탕거리→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 
·둘째 날 : 만복사지→만인의총→국악의 성지→실상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남원시 문화관광 : http://tour.namwon.go.kr
· 광한루원 : www.gwanghallu.or.kr 
· 춘향테마파크 : www.namwontheme.or.kr 
· 남원항공우주천문대 : http://spica.namwon.go.kr 

문의 전화
· 남원시종합관광안내센터  063)632-1330
· 광한루원  063)625-4681
· 춘향테마파크  063)620-6180
· 남원항공우주천문대  063)620-69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남원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5회(06:00~22:2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남원고속버스터미널에서 광한루원까지 택시 이용, 약 3500원 예상.
일반버스 220번 승차, 광한루원 하차.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www.hticket.co.kr 
                남원고속버스터미널 063)632-2000
<기차> 용산-남원 : KTX 하루 8회(05:20~21:15)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 남원역에서 광한루원까지 택시 이용, 약 3300원 예상.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남원역 063)631-3229


자가운전 정보 
88올림픽고속도로 남원 IC 남원·순천 방향 우측 출구→남원·광한루원 방면 우회전→충정로 따라 약 3km 
이동→시장사거리에서 좌회전→광한루원 이정표 보고 우회전→약 400m 진행, 광한루원

숙박 정보
· 그린피아모텔 : 주천면 제바위길,  063)636-7200 
· 지리산칸호텔 : 산내면 지리산로, 063)626-2114, www.jirisankhanhotel.com
· 호텔마음 : 남원시 소리길,  063)631-9999            
· 켄싱턴리조트 남원점 : 남원시 소리길 02)583-7164, www.kensingtonresort.co.kr
· 스위트호텔 남원 : 주천면 원천로,  063)630-7100,  http://namwon.suites.co.kr

식당 정보
· 새집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1397, 063)625-2443
· 부산집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1411, 063)632-7823
· 현식당 : 추어탕, 남원시 의총로 8, 063)626-5163
· 가나안식당 : 한정식, 남원시 관서당길, 063)632-0909
· 심원첫집 : 산채정식, 남원시 모정길, 063)632-5475 
· 자연밥상 : 한식 뷔페, 주천면 장안용궁길, 063)634-8849
· 깜돈 : 흑돼지구이, 남원시 하정2길, 063)630-5092

축제와 행사 정보
· 뱀사골단풍제 : 2013년 10월18일(금) 예정, 지리산국립공원 
  달궁주차장 일원, 063)620-6183

주변 볼거리
만인의총, 만복사지, 혼불문학관, 국악의 성지, 실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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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