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들의 필수 여가 운동

심신달래는 유일한 비타민 ‘골프’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골프를 좋아한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골프를 즐기는 운동선수들이 꽤 많다. 특히 야구선수들이 골프 삼매경에 빠진다. 정규시즌 때는 골프를 즐길 여유가 없지만 나흘 운동하고 하루 쉬는 스프링캠프 때는 골프가 필수다. 쉬는 날은 예외 없이 골프로 하루를 보낸다. 쇼핑도 한계가 있고 재충전하면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골프처럼 좋은 종목이 없다. 게다가 골프는 가벼운 내기를 하기 때문에 긴장감과 집중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여가다. 전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미국에서처럼 정규시즌 때도 골프를 즐겼다.
국내에서는 골프가 항상 여론의 도마에 오르지만 미국은 대공황 시대 때부터 대중화가 됐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의 여가 가운데 하나다. 스포츠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골프 때문에 신세망친 공직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국내에서 골프가 대중들로부터 혐오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한 여가로 보질 않고 사치 종목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방송의 잘못이 크다. 드라마에서 졸부 또는 소기업 사장들이 거드름을 피울 때 사무실이나 응접실에서 골프채를 닦는 모습을 종종 비췄기 때문이다.
국내에 골프가 순수 스포츠가 아닌 사치 종목으로 왜곡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응접실에서 골프채를 닦는 경우는 미국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 차고에 놓는다. 야구방망이와 테니스채를 응접실에서 닦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미국은 골프의 천국이다. 올해 LA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도 짬이 나면 아버지, 형과 함께 골프를 즐긴다. 시즌 중일 때도 아침에 라운드를 한다. 류현진이 가는 코스는 세미 프라이비트 수준의 골프장이다. 퍼블릭보다 좋은 골프장이다. 그러나 주중 요금은 라운드당 100달러를 넘지 않는다. 10만원 미만이다. 아직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붙질 않아 원정에 골프채를 갖고 다니는 정도는 아니다.


 

지난 8월8일(한국시간) LA TPC 발렌시아에서 연습 중이었던 PGA투어 배상문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해 류현진을 만났다. 8월13일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개최된 제113회 US오픈에 대비한 배상문은 류현진에게 캘러웨이 드라이버를 선물했다. 지난 2월 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은 기아 타이거즈의 서프라이즈 숙소를 찾아가 친한 후배인 이범호에게 퍼터를 선물로 준 적이 있다. 이 퍼터는 곧바로 골프마니아인 선동열 감독에게 넘어갔다.
야구와 골프는 통하는 데가 있다. 스윙 메커니즘이 흡사해서다. 그래서인지 야구인과 골퍼들도 친하다. 선발투수들은 자신의 등판이 없을 때 골프를 치는 게 아주 자연스럽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운드의 3총사였던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는 원정 때 골프채가 필수품이었다. 모두 스크래치 골퍼들이다.
이 가운데 스몰츠가 가장 잘 친다. 타이거 우즈와도 동반플레이를 했을 정도다. 주변에서는 50세가 되면 시니어에 도전하라는 권유를 하기도 한다. 스몰츠는 현재 47세다. 1974년부터 1989년까지 메이저리그 투수로 뛰었던 투수 릭 로든은 은퇴 후 PGA 시니어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물러났지만 총 상금 25만달러를 확보하며 프로 실력을 자랑했다. 요즘도 유명인사 골프대회에 야구대표로 꼬박꼬박 출전한다.
보스턴 레드삭스, LA다저스에서 활동했던 싱커볼러 데릭 로(40·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도 언더파를 작성하는 골프마니아다. 다저스 시절 2006년 PGA 챔피언십이 벌어졌던 시카고 인근 메다이나 컨트리클럽에서 2오버파를 쳤을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다. PGA챔피언십은 긴 정장으로 유명하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인기높은 NFL 덴버 브롱코스의 쿼터백 페이튼 매닝은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77타를 쳐 화제를 모았다. 매닝은 또 콜로라도의 캐슬파인스 컨트리클럽에서 홀인원을 작성하기도 했다. 풋볼을 하지 않았으면 골프에 전념해도 PGA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매닝과 자주 동반 라운드를 하는 인사들은 덴버 브롱코스의 전설 쿼터백 출신 수석 부사장 존 얼웨이와 존 폭스 감독이다.

야구선수들과 스윙 흡사해 인기
배상문 류현진에게 드라이버 선물

LA 클리퍼스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도 며칠 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골프를 쳐 뉴스에 보도됐다. 폴은 몇 년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타이거 우즈와도 동반 라운드를 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골프가 일찍 대중화가 돼 일상생활이다. ‘갈색폭격기’로 통했던 헤비급 챔피언 조 루이스도 골프는 만사를 제치고 즐겼다.
PGA투어에는 엔터테이너 이름을 딴 골프대회가 두 개나 있었다. 대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스폰서십 확보가 어려워 대회 이름이 개칭된 휴매나 챌린지,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대회는 종전에 봅 호프 클래식, 빙 크로스비 내셔널 프로암이었다.
봅 호프는 코메디언과 사회자로, 크로스비는 가수로 이름을 떨친 미국인들이 존경하고 좋아했던 엔터테이너들이었다. 국내에도 연예인 이름을 딴 대회를 개최할 때도 됐다.
국내에서 골프를 즐기고 가장 잘 치는 야구인으로 현재 MBC 해설자인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이 꼽힌다. 성격답게 골프를 아주 신중하게 치는 스크래치 골퍼다. 예전에는 해태에서 활동했던 투수 이상윤씨가 야구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골퍼로 유명했다.
류현진을 방문한 대구 출신 배상문은 원래 야구선수를 꿈꿨던 터라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과 친분이 있다. 이승엽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고 골프도 함께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배상문은 류현진에게 시즌 마치고 한국에서 만나자며 골프약속을 했다. 류현진은 거리가 긴 장타자이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보기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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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