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친환경 자동차 열전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10.01 1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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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세' 힘 세고 오래가는 애마는?

[일요시사=경제1팀] 환경 보호가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 개막한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친환경 자동차 시대를 예고했다. 더 이상 상상속의 '콘셉트카'가 아니다. 양산시대가 도래했다. 일본·미국 등 선도업체에 비해 출발이 늦은 한국 자동차업체도 성능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 친환경차의 현주소, 어디쯤일까?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가장 규모가 큰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지난 9월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친환경차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함께 콘셉트카를 통해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과 기술력을 내다볼 수 있었다.

올해로 65회를 맞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이번 주제는 '전기 이동성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자동차'였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능성 보여준
현기차 기술력

모터쇼가 자동차 산업의 선진국인 독일에서 열린 탓에 BMW, 아우디, 폭스바겐, 벤츠 등 독일 메이커들의 강세가 돋보인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진일보된 기술력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현대차는 모터쇼에서 친환경차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니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투싼ix35를 현지로 공수해 행사장 내 셔틀카로 전격 투입시켰다. 투싼ix35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10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2탱크 수소저장시스템을 탑재, 1회 수소 충전으로 최대 594km까지 주행이 가능한 수소차다.

지난 2월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최초 양산 기념식'을 열고 양산에 들어간 투싼ix35는 가솔린 기준으로 환산하면 27.8km/ℓ(NEDC 유럽 연비 시험 기준)의 고연비를 실현했고 영하 20도 이하의 탁월한 저온 시동성 확보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갖췄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포그 램프, 슈퍼비전 클러스터, 7인치 네비게이션 등을 새롭게 개발·적용해 상품성을 높였고,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인 연료전지 스택, 운전 장치, 인버터 등 '연료전지 시스템의 모듈화'로 기존 가솔린 차량 엔진 크기와 유사한 수준의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성 및 정비 편의성도 향상시켰다.

이번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계 구축은 2015년 이후 양산 예정인 벤츠, GM, 도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보다 최소 2년 빠르게 이룬 것으로 확보한 독자 기술력 및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대량 생산 할 수 있게 돼 글로벌 친환경차 시대를 한발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성공적인 양산을 위해 울산공장 내에 신개념 운반 설비 등 새로운 생산 공법을 적용한 수소연료전지차 전용 생산 공장을 별도로 구축했다. 또한 생산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수소 충전 및 기밀 검사 시설 운영 등을 통해 고품질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을 가능케 했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최고 수준 차세대 경쟁력·기술력 확보

투싼ix 양산에 들어간 현대차는 4월 덴마크 코펜하겐시에 15대, 스웨덴 스코네에 2대 판매를 시작으로 수소연료전지차에 관심이 높은 유럽의 정부기관, 관공서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2015년까지 국내·외에서 총 1000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 차량이기 때문에 석유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넘어서는 궁극적인 미래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다.

글로벌 메이커들도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연료전지 스택 개발 등 차량 독자 기술력, 양산을 위한 생산 기술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지금까지 양산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본의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로 프리우스를 양산하여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수소연료전지차도 양산을 통한 기술 선도가 미래 시장 선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최초 양산은 그 동안 축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친환경차 기술력을 계속 선도할 수 있고, 미래 친환경차 핵심인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1998년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처음 착수한 현대차는 2000년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처음 선보인 후 14년 간 전세계 지역별 다양한 도로환경에서의 테스트와 시범운행을 통해 성능, 품질, 내구성을 검증해 왔다. 그 동안 개발된 차량들의 총 누적 주행거리만 430km를 돌파하는 등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독자적 기술 경쟁력을 쌓아 왔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차 경주대회인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에서 차량개발 1년 만인 2001년 두 개 부문 금메달, 2003에는 5개 부문 금메달, 3개 부문 은메달을 획득했고, 2004년 개발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가 2007년 대회에서는 환경평가 전 부분에서 최고등급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08년 8월에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수소연료전지차 1대 등 자체 개발한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으로 미국 에너지부(DOE)와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 주관으로 열린 '수소연료전지차 로드 투어' 행사에서 미국 동부 메인주인 포틀랜스시에서 출발하여 캘리포니아 LA에 이르는 총 7300km 구간 중 수소충전을 할 수 없는 3300km를 제외한 4000km를 모두 완주해 미국 대륙 동서 횡단에도 성공했다.

2008년 LA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기아차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는 3탱크 수소저장시스템(700기압)을 적용하여 수소연료 1회 충전만으로 7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양산차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했고, 시범주행 행사에서 한 번 충전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간 633km 거리를 완주해 실용성을 증명했다.

수소연료전지차
미래 친환경 핵심

현대차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수소연료전지차 30대와 수소연료전지버스 4대를 시범 운행한 바 있으며,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100대(모하비 52대, 투싼ix 48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사회복지, 환경관리, 시설관리 등의 사회적 실증을 목적으로 서울시와 울산시에서 운행하고 있다.

또한 2011년부터 올해 말까지 수소연료전지버스 2대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무료 셔틀로 운행하며 일반인에게 수소연료전지차의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 외에도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에도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아차가 모터쇼에서 공개한 니로(Niro, 개발명 KED-10)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에서 10번째로 제작된 콘셉트카로 1.6 터보 GDi 감마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고용량 리튬이온
반영구 배터리

유럽 소형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인 니로는 콤팩트한 차체에 기아차만의 타이거 노즈 그릴, 넓은 헤드램프 등으로 세련된 외관을 갖췄으며 수퍼카에 주로 탑재되어 있는 '버터플라이 도어'를 장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또 운전자에게 완벽하게 맞춘 스티어링휠과, 페달이 정확히 둘로 나눠져 탑승과 적재 모두에 유용한 2열 시트 등을 통해 편의성을 높였다. 대쉬보드와 변속레버에 블랙컬러의 가죽과 알루미늄 재질을 조화시키고, 운전석과 조수석을 연결한 1역 시트에 실버 스티치로 누빔 처리하는 등 신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기아차는 지난 2011년 12월 국내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 '레이 EV'를 출시해 국산 전기차 시대를 열기도 했다. 레이 EV는 1회 충전을 통해 91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시 25분, 완속 충전 시 6시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최고 13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제로백은 15.9초로 1000cc 가솔린 모델보다 빠르다.




또한 전기 모터로만 구동되기 때문에 변속기가 필요없어 변속 충격이 전혀 없으며, 시동을 걸어도 엔진 소음이 없는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한다. 16.4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는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춰 차량 운행기간 동안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앞 라디에이터 그릴 모양의 커버에는 220V 전원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완속 충전구가 적용되어 있고, 전용 급속 충전 포트는 운전석 뒤쪽 주유구 자리에 장착됐다.


레이 EV는 현재 '카 셰어링(자동차 나눠 타기)' 서비스를 통해 실제 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며 10월 중에 일반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얼마 전까지 관공서에 보급됐던 전기차 '블루온'은 현대차의 작품이다. 블루온의 기반이 된 소형 해치백 모델 i10이 인도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이 불가능해 양산은 결정되지 않고 생산이 중단됐지만 국내 전기차 시장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기아차는 2014년 상반기에, 현대차는 2015년 하반기에 각각 성능을 높인 '아반떼'급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 레이 EV로 전기차 시장 출사표
르노삼성·한국GM·기아차 전기차 3파전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1년 5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나란히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차 시대를 열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확보한 신개념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요타와 GM 등이 사용하는 복합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구조는 간단하면서 성능은 크게 개선된 현대·기아차만의 독자적인 시스템이다.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력은 북미 시장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두 모델이 지난 5월 각각 2129대, 1206대 등 총 3335대가 팔려 2011년 출시 이후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모든 친환경차에 공통으로 탑재되는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배터리 등의 요소 부품 단위까지의 설계 및 개발의 100% 국산화 및 기술의 자체 개발을 통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양상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활용, 기존 중형세단에 그쳤던 하이브리드를 SUV와 대형 차종으로 확대 전개해 나갈 예정이며 전기차는 정부 과제를 활용해 준중형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에도 핵심부품 국산화, 해외 시범사업 참여 확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개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시스템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지속 보강해 다양한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떠한 차량 및 지역에도 적시에 투입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레이 EV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야심찬 출사표를 내 놓은 가운데 9월 예약 판매에 들어간 르노삼성의 SM3 Z.E.와 10월 중 일반 판매를 앞두고 있는 한국GM의 스파크 EV가 국내 전기차 시장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쉐보레 스파크 EV는 급속 충전 시스템과 효율적 통합 충전 방식을 채택해 완속충전에는 6∼8시간, 급속충전에는 20분 내외가 소요된다. 비상 충전 코드셋을 활용하면 가정용 전원으로도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135km를 가며 최고 속도는 145km다.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전기차라도
크기에 민감

특히 스파크 EV는 배터리와 드라이브 유닛 등 핵심 부품을 8년 또는 16만km까지 보증하며 일반 부품에 대해 쉐비 케어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GM이 파격적 보증 수리기간 등을 제시한 데는 경쟁사를 의식한 경향이 크다.

특히 르노삼성은 SM3 Z.E.를 앞세워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의 첫 라운드 무대였던 제주도에서 압승했다. 제주도는 정부 보조금 1500만원에 800만원을 추가로 보조하는 조건으로 160대의 구매 신청을 받았고 최종 결과 160대 중 107대를 SM3 Z.E.가 차지했다. 전기차라도 크기에 민감한 고객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SM3 Z.E.는 완속 충전 방식의 경우 가정이나 회사 등의 일반 220V를 이용해 최대 6∼9시간 이내 완충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해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135km를 가며 최고 속도는 135km다.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전기자동차로서 여유로운 공간으로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모두에게 안락함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30km/h 이내로 주행 시 차량 소음이 적어 보행자가 차량접근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통해 사고를 예방함으로써 탑승객은 물론 보행자까지 배려하는 안전시스템을 제공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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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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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