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여주인 살인사건 전말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9.10 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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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막가파 뺨치는 동갑내기 2인조?

[일요시사=사회팀] 강원도 속초의 한 펜션을 운영하던 50대 여주인이 살해됐다. 그는 두 명의 남자에게 차례로 성폭행 당한 뒤 목숨을 잃었다. 이른바 '펜션 여주인 살해사건'은 그 피해의 심각성뿐만 아니라 범인들이 범행 후 저지른 돌출행동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7월 제주도에서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대형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제주 올레1코스를 걷던 한 40대 여성은 갑자기 나타난 괴한에게 목숨을 잃었다. 사체 발견 당시 피해 여성의 웃옷은 벗겨져 있었다. 누군가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통칭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의 범인 강모(46)씨는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대법원은 강씨에게 징역 23년과 정보공개 10년, 전자발찌 착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감형 없는 중형이었다. 

여성만 노린
사이코 범죄

그러나 이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난 8월 강원도에서는 또 다른 대형 강력 성범죄가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이른바 '펜션 여주인 살해사건'은 ▲처음부터 여성을 노린 계획범죄라는 점 ▲성범죄와 살인, 시신유기가 한꺼번에 이뤄졌다는 점 ▲범인(들)이 전과를 갖고 있으며,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는 점 등이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과 동일했다.

지난 2일 강원 춘천경찰서는 부녀자를 납치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김모(42·제주)씨와 또 다른 김모(42·전북 군산)씨를 붙잡아 조사했다.


이들은 50대 펜션 여주인을 살해한 후 오대산 국도변에 시신을 유기하고, 또 다른 여성을 납치해 윤간하는 등 범행 수법에서 잔인함을 보였다.

특히 이들 중 한 명은 아동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수배 중에 있던 인물로 알려져 그 충격은 더했다.

두 김씨는 3년 전 서울갱생보호소에서 처음 만났다. 각자 강도상해와 특수강도 등 다수의 전과가 있었던 이들은 출소 후 다시 만나기로 하고 친분을 쌓았다. 약속대로 재회한 이들은 곧바로 돈을 구할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변변한 직장도 없던 이들에게 뾰족한 방도가 있을 리 만무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남에게서 돈을 빼앗을 궁리를 하는 것뿐이었다. 특히 욕정에 목마른 김씨 등에게 유흥비는 절실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7일 오전 3시께 서울에서 40대 여성 A(44)씨를 납치했다. A씨는 두 김씨가 안면이 있는 사업가로부터 소개받은 인물로 전해졌다. A씨는 한 상조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영업 직군의 사원이었다.

서울서 40대녀 납치해 번갈아 성폭행
경찰 추적 피해 도주 중 펜션에 숨어

김씨 등은 범행으로부터 하루 전 26일 "상조에 가입할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며 A씨를 불러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적어도 15명은 가입시켜 주겠다"는 이들의 꾐에 A씨는 김씨 등을 만나러 갔다.


하지만 A씨를 만난 두 김씨는 돌변했다. 이들은 A씨가 타고 온 차를 탈취한 뒤 강원 춘천시 남산면의 야산으로 A씨를 끌고 갔다. 김씨 등은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A씨를 잔인하게 윤간했다. 번갈아가며 성폭행하고 수중에 있던 돈과 체크카드를 빼앗았다.

하지만 A씨의 체크카드에는 잔액이 없었다. 김씨 등이 A씨에게서 빼앗은 돈은 3만원에 불과했다.

27일 오전 7시 현금 인출 시도 과정에서 김씨 등의 경계가 느슨해졌다. 이 틈을 타 A씨는 자신의 차를 타고 서울로 도망쳤다. 오전 7시50분께 A씨는 탈출 과정에서 도로를 이탈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신고했지만
잡지못했다

A씨가 차를 타고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된 범인들은 택시를 타고 속초로 도주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숨을 곳을 찾던 김씨 등은 B씨(54·여)가 운영하는 한 펜션에 묵게 됐다.

그 시각 탈출에 성공한 A씨는 경찰에 자신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이들의 신원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강원에서 김서방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음날 B씨의 펜션에 은신하고 있던 김씨 등은 B씨가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돈이 필요했던 김씨 등은 B씨를 새로운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29일 오후 4시50분께 김씨 등은 여주인 B씨에게 "경포대로 놀러가자"며 유혹했다. 이들의 꼬드김에 넘어간 B씨는 김씨 등과 함께 펜션을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B씨는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알지 못했다.

한참을 노닥이던 김씨 등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이들은 30일 새벽 4시20분께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인근 야산으로 B씨를 끌고 갔다. 그곳에서 김씨 등은 B씨를 차례로 성폭행했다.

김씨 등은 B씨에게서 현금 20여만원을 빼앗았다. 범인들의 입장에서는 기대보다 적은 액수였다. 그러자 B씨는 "집에 돈이 더 있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제주에 사는 김씨는 B씨의 얼굴에 비닐을 씌웠다. 김씨는 살의를 갖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또 다른 김씨가 친구의 행동을 말렸다. 그러나 제주에 사는 김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B씨의 손이 부르르 떨렸고, B씨는 질식사했다.

살인 후 김씨 등은 B씨의 시신을 앞에 두고 제사 지내듯 절했다. 이 절의 의미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불안한 심리상태를 표출한 돌출행동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단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B씨의 죽은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절을 마친 김씨 등은 B씨의 시신을 오대산 인근 풀숲에 유기했다. 그리고 펜션을 떠날 때 타고 온 차를 몰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의문의 뭉칫돈
범죄와 연관성

경찰의 추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1일이다. 범행 후 제주에 사는 김씨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이날 오전 5시35분쯤 경찰 민원상담 전화인 182 민원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에서 김씨는 “내가 사람을 죽이고 시신을 오대산에 유기했다"며 "곧 자살하겠다"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통화 내용 등을 토대로 용의자의 위치를 추적했다.

1일 오후 김씨 등은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 펜션 앞 노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자살하겠다"던 김씨는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두 김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1시30분께 경찰은 오대산 8부 능선 비포장도로 옆 풀숲에서 B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 조사에서 두 김씨의 또 다른 범죄 행각이 윤곽을 드러냈다. 제주에 사는 김씨는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경기 경찰청으로부터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전북에 사는 김씨 역시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는 중이었다. 이들은 모두 과거 성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들은 A씨를 성폭행하기 전인 26일 후배의 집에서 시가 680만원 상당의 금(3냥)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춘천경찰서 김병희 형사과장은 "(범인들의) 전과가 30범 가까이 되기 때문에 수사하는 방법을 다 알고 있어 체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수사진조차 애를 먹은 이들의 도피 행각은 김씨의 돌발 신고로 비교적 쉽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남아있다.

첫째, 김씨 등이 수중에 갖고 있던 돈이 수백만원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김씨 등이 후배에게서 훔친 금 3냥을 팔고 남은 돈으로 볼 수 있지만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김씨 등이 보유한 돈은 모두 부정한 범죄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 등이 수백만원의 돈을 입수한 경로와 출처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둘째, 이번 사건의 주범인 제주에 사는 김씨의 사이코패스 판정 여부다. 앞서 김씨는 182 신고 전화에서 "자살하겠다"고 말했고, 경찰 조사에서도 "죄책감에 자살할 생각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의 말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며 "김씨 등은 도피 생활 중 안마시술소에 가는 등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여주인 야산 끌고가 차례로 몹쓸짓
반항하자 얼굴에 비닐 씌워 질식사

실제로 경찰은 "김씨에게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감지됐다"며 "프로파일러에게 전문 상담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3일 춘전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직후 "돌아가신 분과 유족들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흐느낀 뒤 갑자기 태도를 바꿔 "돈 때문에 그 여자를 죽였다"고 진술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다.

셋째, 이들이 갖고 있던 명함 60여장과 추가 범행의 상관성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지난 4일 <동아일보>는 "제주 출신 김씨가 체포될 당시 보험사, 상조회사 등 영업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명함 60여장을 가지고 있었다"며 "(김씨에게) 명함의 용도를 묻자 김씨가 ‘다 죽이려고 했다. 살려주면 금방 잡히니까"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씨 등은 확보한 명함을 토대로 여성들에게 접근, 돈을 빼앗으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 부분도 보강 수사 중이다.

형량 높여도
강간은 계속

일각에서는 이번 '펜션 여주인 살해사건'이 경찰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B씨가 살해되기 전 김씨 등은 이미 경찰의 수배를 받는 상황이었지만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제2의 피해자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또 경찰은 박근혜정부 출범 후 4대악 근절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늘어나는 성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경찰청이 최근 발간한 '2012 범죄통계'를 봐도 지난해 발생한 성범죄는 1만9670건으로 2011년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국민적 불안은 매년 가중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를 단기간에 해소할 뚜렷한 해결책은 현재로서 전무하다. 한쪽에선 '형벌의 수위를 높이면 강력범죄가 줄어들 것'이라 단언하지만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진 올해에도 '용인 살인사건' '펜션 여주인 살해사건' 등과 같은 강력 성범죄는 작년과 다름없이 반복되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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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