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경제민주화 기조 후퇴 논란 전말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9.02 15: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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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옥죄기' 일단 멈춤 "6개월 만에 '백기'?"

[일요시사=경제1팀] 박근혜 대통령이 10대그룹 총수들과 청와대 오찬을 가졌다. 대통령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당부했고 참석자들은 향후 투자계획을 설명하면서 정부 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일단은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은 모양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재벌 달래기'를 두고 경제민주화가 대폭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경제민주화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로 국내 민간 10대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김창근 SK 의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 회장, 홍기준 한화 부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이 참석했다.

모두발언 요점
재계 기 살리기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줘 감사하다"며 "지난 4월초 30대그룹이 14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12만8000명의 신규채용 계획을 발표한 것이 경기부양 노력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과 정부의 추경을 비롯한 경기활력 회복을 위한 정책을 통해 최근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어났고 2.4분기 성장률도 9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창조경제 구현과 일감 나누기·동반성장 노력을 통해 경제민주화에 협조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은 어려운 점이 많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투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때마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새롭게 일으키는 동력이 되어왔다"며 "규제 전반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꾸는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불합리한 규제가 새로 도입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제민주화 입법과정에 대해서는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정부가 신중히 검토하고 더 많은 의견을 청취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상법개정안은 감사위원을 맡을 이사는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임하도록 하고 대주주 의결권을 최대 3%까지만 허용하며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여 대주주의 전횡을 감시·견제할 수 있도록 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게 취지다. 집중투표제는 1개의 주식에 선임될 이사의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해 소액주주가 지금보다 쉽게 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0대그룹 총수와 오찬 엇갈린 평가
경제 살리기에 밀려난 경제민주화

재계는 현재 상법개정안이 현실화되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에서도 재계의 반발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기업투자 요구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지난 대선과 현정부 경제분야의 핵심화두였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설득 정도의 수준만 언급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 성과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정재계는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반드시 기업들의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보는 것.

박 대통령은 지난 7월10일 언론사 논설·해설실장들을 만나 "(경제민주화 관련) 중점 법안들이 7개 정도였는데 6개가 통과됐다"며 "거의 끝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는 투자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은 그동안 지속돼온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상법개정안' 완화
"사실상 항복 선언"

실제로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후퇴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야당은 박 대통령의 청와대 오찬간담회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자리였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 중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겠다" "상법개정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 등은 사실상 대기업에 항복 선언을 한 것이라는 것.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포기할 테니 대기업 투자를 늘려달라고,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업의 의지를 당부한 발언을 두고 "화룡점정이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며 "박 대통령 논리대로라면, 정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의 무능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야당 "대통령 핵심공약 사실상 포기"
새누리당 "좀 더 논의하겠다는 취지"

그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에 대해 "재벌들은 투자보다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것에몰두했다"며 "재벌들이 곳간을 채워가는 동안, 청년들은 88만원에 인생을 저당 잡혔다. 중장년층은 실업과 노후불안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오답노트'부터 만들기 바란다. 전임 대통령의 실패에서 정말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인가"라며 "재벌 투자를 유도한다는 명분 아래 재벌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주거나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는 것은 경제 살리기와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제남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이 재벌들의 요구사항을 일방적으로 청취하다시피 한 이번 청와대 오찬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의 포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친기업적 태도를 표명하는 터닝포인트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투자활성화가 규제정책 때문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정부는 일관되게 규제완화조치를 추구해왔고, 그 혜택은 대부분 재벌대기업들에게 돌아간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대기업은 지금까지 국내투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과 10대그룹 총수들의 오찬이 경제민주화 후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야당의 경제민주화 포기 관련 비판에 대해 "오찬간담회를 함께하면서 재계의 현안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듣고, 올 하반기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업들의 협력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상법개정안·집중투표제 '백지화' 가닥?


유 대변인은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리가 경제민주화를 이뤄내는 동시에 현재의 어려운 경제환경의 개선을 위해 기업들이 솔선수범하여 투자해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정부 또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하도급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핵심법안들은 국회를 통과했다"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나머지 경제민주화 완성을 위한 법안들도 국회에 제출되어 논의 중에 있다는 사실을 야당도 잘 알고 있다"며 경제민주화 후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오찬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대기업의 협조를 위해 정책적 과제를 지연시켰다는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 자체가 여권의 공식석상에서 사라졌고 핵심법안들은 아직 국회 상임위 문턱도 밟지 못했다.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안과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확대하는 법안은 6월국회 처리가 목표였지만 정무위에 계류 중이다. 횡령·배임 등 재벌 총수의 중대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금지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 형 확정 이후 대통령 사면을 차단하는 사면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에 머물러 있다. 이런 법안들은 국회에 장기 계류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정기국회 초점을 맞추는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처리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심법안 대부분
국회 계류 중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기업은 '모든 계열사'에서 '총수 일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로 축소됐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강화, 지주회사 전환촉진을 위한 금융 자회사 규제개편, 집단소송제, 사인의 금지청구제 등도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박근혜정부의 제1국정기조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장이다. 그런데 취임 첫해, 그것도 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경제민주화는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것도 없이 흐지부지될 위기에 처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10대그룹 총수들 무슨 말 했나

말씀들은 그럴싸한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세계 경제가 어렵다. 규제를 풀어준 것은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창조경제는 한국경제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이며 기업들이 앞장서서 실행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 (삼성의) 투자 고용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으며 SW 인재육성에 노력하고 기초과학을 육성하고 융복합 기술개발에 노력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연 740만대 생산 중이며 해외 생산도 늘고 있다. 국내 임금과 물류비용의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연 1000만대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자동차, 철강 등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친환경과 첨단소재 개발도 노력 중이며 해외 협력업체 동반진출 지원에 힘쓰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융복합 IT 기술,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자동차 등에 있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필요가 있으며 이중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확대가 필요하다. (LG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휴대폰 사업, 저성장아동을 위한 성장호르몬 보급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는) 여성이나 지방대 출신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며 지역 전통시장과 중소상인과의 상생에도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비닐 장바구니를 5만개 제작·배포하기로 했다. 잠실 제2롯데월드 등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다.

▲조양호 한진 회장=사회적 보상시스템 부재 등으로 고용시장 수급이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무인항공기 등 방위산업의 경우 사업연속성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다. 인천공항 허브화와 중국인 비자확대, 특급관광호텔 건립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한진은) 60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1대당 250명의 고용창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김창근 SK 의장=대중소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줄 세우기 평가보다는 기업별로 자발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중국의 석유국유기업인 시노펙과 합작투자가 상업생산에 돌입하는데 국가 지도자간 신뢰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스마트 그리드, 빌딩관리시스템, 에너지저장장치 등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신 시장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합작투자가 조속한 처리가 되면 이를 통해 울산에 1만개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다.

▲허창수 GS 회장=외국인투자촉진법 처리가 시급하다. (GS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S홈쇼핑이 중소기업 제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동반성장의 주요 사례다.

▲박용만 두산 회장=72개 지방상공회의소 회장들을 모두 만나본 결과 투자와 일자리 창출 의지는 있지만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눈이 너무 좁고 턱이 너무 높다.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다. 입법이 개별 기업의 경우 어디에 해당되는지 모를 만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과 실패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솔선수범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를 만드는 등 상공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원자력발전소 수출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정부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

▲홍기준 한화 부회장=(한화는) 80억달러 프로젝트인 이라크 주택 10만호 건설을 진행 중이다. 중소업체와 동반진출을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보증과 보험지원이 필요하다. 태양광산업에 대한 기회도 찾고 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심해저 자원개발과 해양플랜트에 대한 자원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물꼬를 터주기 바란다. 이제 골드러쉬에서 블루러쉬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호주, 브라질 등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세일즈 외교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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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