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해도 너무한 현대차 '황제노조' 실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8.27 09: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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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

[일요시사=경제1팀] 현대차 노조가 또 다시 위험한 도박에 나섰다. 이틀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4185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856억원의 매출 손실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퇴직금 누진제 신설 등 노조 측의 세부적 요구사항은 180개가 넘는다.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요구안이 '너무 지나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귀족노조'를 넘어 '황제노조'로 진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일 노조의 협상결렬 선언으로 중단된 올해 임단협 교섭을 지난 22일 재개했다. 그러나 양측의 요구안에 대한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노사분규가 장기화할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앞서 20∼21일 현대차는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4185대의 자동차 생산 차질을 빚었으며 기아차 역시 총 4시간의 부분파업으로 전 차종 1262대 생산 차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현대차 856억원, 기아차 224억원으로 이틀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분규 장기화 우려
이틀간 1000억 손실

현대차 노조는 1994년과 2009∼2011년 등 4년을 제외하고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올해까지 매년 파업을 이어왔다. 기아차 노조 역시 2009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는 1991년부터 20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여왔다. 현재까지 파업으로 현대차가 입은 생산손실은 13조3700억원, 기아차는 4조47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간 현대차 노사는 노조가 일정한 요구를 하고 사측과 절충점을 찾아 협상을 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올해 노조 측의 요구안은 국민정서에 반하는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협상 난항의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제시한 요구안은 75개 조항 180개 항목. 주요 내용은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800%(현 750%) 지급, 퇴직금 누진제 보상, 정년 61세 연장, 완전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취득 지원금 지원, 노조 간부 면책특권 강화 등이다.


이 중 기본급 인상은 노사 간의 '밀당'을 통해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요구 사항들은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은 9조560억원. 이 점을 감안하고 노조의 요구안을 적용시켜보면 3조원을 성과급으로 지불해야 한다. 다시 말해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게 되면 현대차는 노조원 1인당 3200만원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본급 인상과 상여급 50% 인상 등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기존 급여 외에 노조원 1인당 1억원가량을 더 줘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9400만원(평균 근속연수 17.7년 기준). 연봉보다 더 많은 액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여 년 동안 상여금 700%를 지급했다. 그리고 2007년 노조는 임단협에서 800%로의 인상을 요구, 750% 인상을 이끌어 냈다. 6년이 지난 지금 반드시 50%를 더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

여기에 퇴직금 누진제와 정년 연장, 완전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모두 받아들이면 현대차는 연간 4조원이 넘는 인건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8조4369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현재 생산성을 50%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현대차의 올해 생산 목표는 466만대(국내공장 185만대, 해외공장 281만대). 이 생산규모를 600만대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26년간 파업으로 총 13조원 손실
87년 노조 설립후 거의 매년 파업

그러나 현대차 국내공장의 생산성은 암울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국내외공장 HPV(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총 시간)를 보면 지난해 현대차 국내 공장은 30.5, 북경 공장은 18.8, 앨라배마 공장은 15.4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동안 현대차 국내 공장이 해외 공장에 앞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편성효율(조립라인을 기준으로 적정 표준인원 대비 실제 투입된 인원수 비율)도 마찬가지다. 2011년 국내 공장의 편성효율은 53.5%. 미국 공장(92.7%), 중국 공장(90.0%), 인도 공장(89.6%), 체코 공장(91.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 국내공장이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은 HPV와 편성효율을 제쳐둔다고 하더라도 경쟁력 차이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예가 또 있다. 바로 근무형태 변경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해 9월 기존 주야 2교대(10+10) 근무에서 24시간 생산체제인 3교대(8+8+8)로 전환했다. 근무조가 1개조 늘어남에 따라 870여명의 신규인력을 치용하고 기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하루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20% 가량 줄였다.

이 과정에서 근로시간 감소에 따라 임금이 축소됐고 기존 근로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에 반해 현대차 국내 공장은 지난 3월 근무형태를 기존 주야 2교대에서 주간연속 2교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근로시간이 줄어듦에도 임금을 기존대로 보전해달라는 노조 요구에 부딪쳐야 했다. 결국 현대차 노사는 시간당 생산대수(UPH) 등 생산성을 일부 높여 기존 주야 2교대(10+10) 수준의 생산능력을 만회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보전에 합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휴일특근 시 기존 밤샘특근 때 적용되던 심야수당, 연장수당 등 최대 350%에 달하던 가산수당 일부 보전과 평일보다 낮은 노동 강도로 운영하는 비효율 근무관행 유지를 주장하며 13주간 특근 거부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 8만3000대(1조7000억원) 가량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노조가 한가롭게 파업에 나설 형편이 아니라는 얘기다.

생산성은 낮은데
돈은 더 달라고?

수입차의 시장 잠식이 내수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상황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국내 완성차회사들의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는 지난 7월까지 261만5392대. 전년 동기 275만9060대 대비 5.2% 감소했으며 전년도의 감소폭(-1.0%)을 크게 넘어섰다.

연봉 9400만원인데 1억을 더?
"한가롭게 파업이나 할 때인가?"

내수 판매만 보면 국내 완성차사들은 올해 80만259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81만7254대보다 1.8%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해 4.3% 감소에 이어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반면 7월까지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8만9440대로 전년 동기 7만3007대보다 22.5% 증가했으며 7월 한 달에만 1만4953대를 판매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 기준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2.3%다. 여기에 지난 7월 한-EU FTA의 3차 관세 인하(3.2%→1.6%)에 따라 BMW,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가 가격을 1%씩 낮추고 일본, 미국 브랜드들도 경쟁적으로 할인 판매를 하면서 수입차들이 하반기에도 판매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살인적 노동강도?
알고 보니…널널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수입차 연간 판매량인 13만858대를 훌쩍 뛰어넘은 15만대 이상을 판매하고 그만큼 국내 완성차들의 판매와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차 노조는 '장시간 저임금 구조'를 요구안의 근거로 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미국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보다 시급이 41.6% 수준에 그치고 노동시간은 4.2개월 더 길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GM·크라이슬러·포드 등 미국 빅3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45달러에 연평균 노동시간은 1900시간이다. 특별한 경우 연장, 특근 없이 일 8시간, 주 40시간을 일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자동차산업 시간당 평균임금은 미국 38달러, 일본 37달러, 현대차 34.8달러(2012년 기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은 노조와 합의 아래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했지만 현대차는 2010년 4.9%, 2011년과 지난해 각각 5.4%씩 기본급을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 완성차 업체와 비교했을 때 현대차의 임금수준이 더 적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 노조는 "잔업과 특근으로 실질 생활임금을 확보하는 시급제 방식의 임금구조 탓으로 1년에 10명 이상 과로사해도 잔업과 특근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노조는 단체교섭에서 이런 모순을 바로 잡고자 전 조합원 완전 월급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국내 공장 노동강도는 생각보다 낮다"며 "그런데도 노조는 '살인적 노동강도'라 주장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공장에서는 컨베이어가 움직이는 근무시간 중에도 자리에 앉아 신문을 보거나 휴대폰, 노트북을 사용해 뉴스 및 영화 시청, 게임을 하는 등 상식 밖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식사시간이나 퇴근시간 전에는 작업 종료 10여분 전에 작업공간을 벗어나 식당 앞줄에 서거나 공장 정문 앞에서 퇴근 대기하는 모습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라고.

반면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에는 근무시간 중 신문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경우, 징계를 받으며, 징계가 서너 번 이어지면 해고사유가 된다. 앨라배마 공장은 '하버리코프 생산성 조사'에서 북미 35개 공장 가운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입차 전방위 공세에 
국내 자동차산업 휘청

이런 가운데 울산 경제계 수장인 김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파산한 디트로이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면서 현대차 노조를 강하게 공격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현대차 노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에도 한결같이 인상만 요구한다"며 "올해도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요구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하니 자동차 시장 여건과 경제현실을 감안하면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미국 번영의 상징이었던 디트로이트가 극심한 노사분규와 부채로 파산했듯이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떠나면 모두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인총협회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통해 "국가경제를 볼모로 집단이기주의를 충족시키는 파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현대차 노조가 지난 26년간 22차례의 파업에 이어 또 다시 해당업체와 국가경제를 볼모로 요구안 관철에 나섰다"며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6개월째 감소하고 세계경제의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가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지역 시민단체 또한 노조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있다. 시민단체인 활빈단은 "사내 하도급·협력업체 근로자의 희생 덕분에 국내 최고 대우와 복지를 누리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 반복의 악습을 끊지 못하고 있다"며 "(파업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회사원들의 공분을 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활빈단은 또 "(노조가) 경제를 걱정하는 국민과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현대차 불매운동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재계도 시민도
곱지 않은 시선

일반 시민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소식이 알려진 지난 20일부터 현대차 노조 관련 기사에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러니 해외로 공장을 옮긴다는 얘기가 나오지" "연봉 1억에 회사에서 시키는 것은 뭐든 할 수 있다는 노동자가 널렸다" "현대차 노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왠지 모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등 비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에 따라 여론이 노조에 등을 돌리니 사측에는 '강경 대응'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윤여철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은 지난 2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파업에 밀려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죽는다는 각오로 대처할 각오가 돼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 경영진이 이제는 파업으로 손실까지 보면서 임금은 임금대로 오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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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