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대형참사 막은 아시아나 영웅들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7.15 11: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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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속 눈물 흐르지만 ‘불길 속으로’

[일요시사=사회1팀]아시아나항공 214편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추락했다. 동체가 불탈 정도로 큰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2명의 사망자 이외에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비규환 속 투철한 직업정신을 발휘한 승무원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 여객기(보잉 777)가 새벽 3시 27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 충돌했다. 바다 쪽에서 육지로 접근하다 기체 뒷부분이 제방에 부딪혔고, 동체가 활주로에 그대로 미끄러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체 후미 부분이 아예 떨어져 나갔다. 승객들은 사고 직후 비상 탈출구로 급히 빠져나왔지만,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로 중국인 여학생 2명이 숨지고, 183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183명 중 49명이 중상이고 어린이 1명을 포함해 5명은 위독한 상태다.

아찔했던 마의 8분
블랙박스 열어봐야

아시아나항공 214편 추락 사고는 지난 6일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항공기가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도중 28L 활주로(RWY 28L) 앞의 방파제 부분에 언더캐리지(랜딩 기어)가 부딪혀서 발생한 사고다. 아시아나항공이 창립한 이래 사망자가 생긴 3번째 항공 사고이자 2번째 여객기 추락 사고이며, 국제선에서는 처음 발생한 추락 사고다. 해당 보잉 777 기종은 2006년에 들여온 기종으로, 이 사고는 보잉 777 기종으로 사망자가 생긴 첫 번째 사고다.

당시 기내에는 291명의 승객과 16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승객은 국적별로 한국인 77명, 중국인 141명, 미국인 64명, 인도인 3명, 캐나다인 3명, 프랑스인 1명, 일본인 1명, 베트남인 1명이었다. 미국 소방 당국은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신원은 예 멍 위엔(16), 왕 린 지아(17) 등 중국인 여고생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 옮겨진 8명의 성인과 2명의 어린이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승객이 많았던 이유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직항 항공편이 적고, 여객 운임도 인천국제공항 이용시보다 상대적으로 비싸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환승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중국인들 중 일부는 미국으로 탐방을 가기 위해 상하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로 환승한 승객들이었다. 

동체 불탄 대형사고 불구 사망자 적어 
승무원들 훈련대로 행동해 피해 최소화


이 사고로 인해 해당 여객기는 기체 후미 부분이 파손되었으며, 사고 발생 15분 뒤 동체 천장부 전기 전자계통 회선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기체가 전소되었다. 하지만 날개 쪽 연료탱크로 불이 옮겨 붙지는 않아 추가적인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종사…보잉사…
섣부른 예단 자제

샌프란시스코 만에 튀어나온 방파제를 치면서 28L 활주로의 경계점에 못미쳐 착륙한 이후로 후미 압력 벌크헤드 뒤에 있는 엔진 하나와 꼬리 부분은 비행기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수직, 수평 안정장치는 경계점 이전에 활주로에 닿았으며, 반면에 동체와 날개 나머지는 방파제로부터 2000피트(600m) 정도의 활주로의 왼쪽 부분에 멈춰 있었다. 목격자는 비행기가 착륙하기 이전에 거대한 불덩이가 있었고, 충격이 일어난지 1분 후 동체로부터 나온 엄청나고 어두운 연기와 함께 두번째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상탈출 슬라이드는 비행기의 한쪽 면 앞쪽 2개문에 펼쳐졌으며 이는 승객들을 피난시키는 데에 사용됐다. 또 다른 비행기 탑승자는 비행기가 급격하게 하강했으며 해수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28L 활주로의 ILS와 항법 글라이드패스는 사고 당시에 작동하지 않았다. 착륙은 일반적인 시계 착륙이었으며 당시 날씨는 맑았다.

추락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 관계자는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 등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5분 전에 관제탑과 교신하여 응급 차량 대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여객기가 비행 중 특이사항이나 고장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 기종인 보잉 777에 적용되어 있는 플라이 바이 와이어시스템의 착륙직전 오작동으로 조종 불능 상태가 되어 추락한 이후, 플라이 바이 와이어시스템 계통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며, 또한 다른 전문가들은, 지난번 발생했던 영국항공 38편 착륙 사고와 같은 이유로 항공기가 실속되지 않았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조사를 시작했고 조사원을 현장에 파견하였다. 윤영두 아시아나 항공 사장은 “현재 엔진이나 기계적 문제가 없었음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랜딩 기어가 올바르게 작동했는지 말할 수 없었다. 주된 요인은 착륙하려 시도할 때, 비행기가 너무 짧게 왔고 방파제를 쳤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사고 수습과,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와 협동으로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7월 7일 오후 1시 30분경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전용기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로 파견했다.


기자회견이 SFO에서 열렸을 때,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 조안 헤이즈-화이트는 2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하였다. 두 승객 모두 중국 여권을 가지고 있었고 10대 여성이었으며, 사체는 기체 외부에서 발견되었다. 병원 대변인에 따르면, 5명이 중태에 빠져있다. 아홉 구역의 병원들이 총 182명의 부상자들을 받아들였다. 이후 SFO 기자회견동안, SFO 대변인 도우그 야케이는 오직 한 사람만이 행방불명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이전의 60명에서 줄어든 것이다. 또 다른 기자회견 동안 헤이즈-화이트는 모든 사람들은 공항에 있는 두 개의 수용소의 중재 이후에 설명되었다고 밝혔다.

공항은 사고 이후 약 다섯 시간동안 폐쇄됐으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오게 되어 있던 항공편들은 샌프란시스코 만 구역에 있는 다른 주요 공항이나 새크라멘토 국제공항,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으로 우회되었다. 나중에, 활주로 두 곳이 다시 개방됐다. 사고가 발생한 활주로와 인근에 있는 활주로는 페쇄됐다.

용감했던 승무원들
믿음직한 아시아나

이러한 대형사고 뒤에는 후일담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번 아시아나기 착륙사고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아비규환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승객들의 탈출을 도운 객실승무원들의 ‘영웅’적인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사고 직후 총 12명의 승무원 중 7명의 승무원은 충돌 당시 충격으로 실신했다. 정신을 차린 5명의 승무원은 평상시 훈련한 매뉴얼 대로 자리를 지켰다. 이들의 침착한 대응은 사망자 2명을 제외한 전원탈출로 이어졌다. 5명의 승무원은 주로 왼편에서 근무한, 이윤혜, 유태식, 김지연, 이진희, 한우리 승무원이었다. 이들은 사고발생 직후 일부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부상자(다리 부상자 다수)들을 먼저 탈출시킨 후, 일반 승객들을 탈출시켰다. 승객과 승무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대참사를 가녀린 몸으로 막았던 것이다.

특히 이윤혜 최선임승무원(35기)은 1995년에 입사해 올해로 19년차 승무원으로, 평소에도 모범을 보여 14회나 ‘우수승무원’에 뽑힌 바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이윤혜 승무원은 기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을 구하기 위해 앞장서, 탑승객과 목격자들로부터 ‘영웅’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이윤혜 승무원은 끝까지 현장에 머물다가,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마지못해 병원에 갔다. 가녀린 몸매의 김지연 선임승무원(89기)의 초인적인 힘도 화재다. 사고 당시 다리를 심하게 다친 초등학교 5학년생 어린이를, 다급한 마음에 직접 들처업고 무려 500M 이상을 뛰어 대피시켰다. 

‘일촉즉발’위기상황서 의연하게 대처
회사도 사고수습 총력 ‘발빠른 대응’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일 탑승객의 증언을 통해 “사고 직후 비행기 안에서 영웅적인 행동들을 볼 수 있었다. 한 여승무원은 정신없고 긴박한 순간에도 바닥에 쓰러진 부상 승객들을 헌신적으로 도왔다”고 전했다.
승객 라유진(앤소니 라)씨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영웅이었다. 작은 체구의 소녀같은 승무원이었지만 기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부상당한 사람들을 부축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면서도 침착했고 사람들을 도왔다”고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라씨는 “그녀를 비롯한 모든 승무원들이 화재로 연기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비행기 구석구석을 다니며 모든 승객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힙합콘서트 프로듀서인 라유진씨는 아시아나기를 타고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간 것만 173회째라고 밝혔다. 그는 “착륙 직전 창문을 통해 보니 고도가 너무 낮다고 느꼈다. 엔진에서 회전 속도가 올라가는 듯한 비정상적인 소리도 들렸다”고 술회했다.

그는 “충돌할 때는 꼭 죽는줄만 알았다. 솔직히 지금도 살아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에드윈 리 시장은 이날 뉴스브리핑에서 사고 상황에 비해 사상자 수가 적은 것에 대해 “운도 좋았지만 이렇게 생존자가 많은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이 추가적인 불행을 막을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


캘리포니아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아내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아시아나 214편에 탑승한 승객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아울러 신속한 구조 활동으로 더 큰 비극을 막은 분들의 용기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평상시 훈련도
실전처럼 준비

유태식 사무장과 이진희 부사무장, 한우리, 김지연 승무원 역시 화염과 연기 속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다.
사고 직후 현지 언론들을 통해 전해진 “몸집도 작은 여승무원이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채로 승객들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는 탑승객의 증언과 “캐빈 매니저는 비행기에 불이 붙기 직전까지 승객들을 대피시키는데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까지 비행기를 지키면서 혹시 남은 승객이 있는지 살폈다”는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의 이야기는 이번 사고로 인한 충격 이상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해줬다.

이번 사고로 SNS의 반응도 매우 뜨겁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광고 문구가, 정말 잘 어울리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 그들의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었다. 그들은 최고로 친절하다. 가장 좋아하는 항공사인 이유도 그들이다. 사고기 승무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긴 하루를 보냈을, 아시아나 승무원들의 노고에도, 무한한 애정과 고마움을 전한다” 등 칭찬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매일 아침 가슴을 쓸어내린다. 여객기 사고 발생 이후, 하루도 빠짐 없이 오전 회의를 열고 사고 관련 구체적 내용을 보고 받기 때문이다.

사고 당일 아시아나항공 본사 상황실에서 밤 늦게까지 사고 경위를 파악하며 긴급 비상 체제에 돌입한 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이곳을 수시로 드나든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내용 만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가 위치한 종로구와 이곳 상황실은 너무 멀어서 그룹 본사 직원까지 파견했다.

박 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챙기며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공식일정도 확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고 수습이 최우선 과제로 탑승객과 피해자 가족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항상 대기 상태인 것이다.


이처럼 박 회장이 이번 사고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체크하며 전체적인 총괄 역할을 하고 있다면, 윤 사장은 전면에 나서 사고를 직접 챙기며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윤 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공항에 도착해 “이번 사건으로 심심한 사의와 애도를 표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사고를 수습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지에서 이뤄지는 모든 수습 과정을 면밀히 파악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중국에서 급히 귀국한 박 회장과 윤 사장은 오는 11∼12일 일본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리는 한일국제관광심포지엄 일정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호 기자<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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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