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한국축구 구세주' 홍명보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7.02 13: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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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축구 접고 칼패스… '코리아 플레이'로 브라질 접수한다

[일요시사=사회1팀] 고사 끝에 감독직을 수락한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 홍명보. 한국 축구에 ‘홍명보 시대’가 열렸다. 축구계와 팬들은 새롭게 출항한 ‘홍명보호’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다. 신임 감독 취임 과정에서 오해와 논란이 있었지만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런던올림픽 이후 러시아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면서 축구와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대표팀 감독으로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행복할 거라고 느꼈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이끈 이후 끊임없이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돼왔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이 전격 경질된 뒤 축구협회로부터 정식으로 감독직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그때마다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대표팀 감독직을 계속 고사해왔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스타일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축구계 선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그 뒤를 이어받는 게 부담스러운 건 당연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최강희 감독이 부임 당시부터 최종예선 때까지만 팀을 맡겠다며 시한부 감독을 선언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계속 차기 감독 후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축구협회는 최 감독과의 계약이 만료된 뒤에도 홍 감독을 계속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홍 감독이 끝까지 고사하는 상황에 대비해 외국인 감독까지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올려놔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고 끝에 홍 감독은 마음을 바꿔 대표팀을 맡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 본선은 홍명보호 체제로 새롭게 치르게 됐다.

홍 감독이 이처럼 대표팀 사령탑을 받아들이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축구협회의 끈질긴 설득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일찌감치 홍 감독을 ‘감독 후보 1순위’로 허정무 협회 부회장을 중심으로 영입 작업을 펼쳤다.

일부에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실망스런 경기력이 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 축구에 대한 사명감이 누구보다 남다른 홍 감독 입장에선 대표팀이 잇따라 몰락하는 모습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가짐의 변화가 대표팀으로 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감독은 선수로서 네 차례나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고, 코치로서도 2006 독일월드컵을 경험했다. 감독으로서도 U-20 청소년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를 겪는 등 40대의 젊은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경험과 지도력, 선수 시절부터 보여준 강력한 카리스마는 어려움에 빠진 대표팀의 성공적인 개혁을 이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실적으로 올림픽 대표 출신들이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축구협회로서도 다른 대안은 생각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순위가 결정됐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6월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조별 리그 최종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하지만 우리 축구 대표팀은 4승 2무 2패, 승점 14점을 기록해 3위 우즈베키스탄에 골득실 1골 차로 A조 2위를 차지해 본선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서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 이란, 호주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해 세계 6번째로 월드컵 진출을 많이 한 나라로 이름을 올렸지만 누리꾼들은 "월드컵 최종예선 순위, 2위로 겨우 올라갔다" "본선에 올라갔지만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한국 팀이 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이면 월드컵 본선은 무의미하다" "축구 볼 때 시켜먹은 치킨이 아깝다" "아시아 티켓 수를 줄여야 정신을 차린다" 등의 쓴 소리를 냈다.

특히 대표팀은 지난해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에서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호주 평가전(1-2패)과 지난 2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0-4패)까지 3연패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3연패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독일과의 준결승전(0-1 패)과 터키와의 3-4위전(2-3 패), 같은 해 11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2-3 패)까지 세 경기에서 내리 패한 이후 11년 만이다. 하락세를 거듭한 최강희 호는 11년 만의 치욕적인 3연패와 더불어 20년 만에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때까지 본선 진출을 확정하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또 남겼다.

아시아의 맹주?
해볼 만한 상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무대를 처음 경험한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발점으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7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 가운데 가장 극적인 월드컵 본선 진출의 순간은 단연 1993년 10월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펼쳐진 ‘도하의 기적’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상대인 북한을 3-0으로 꺾은 뒤 일본이 이라크와 2-2로 비기면서 극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신의 축복일까, 한국은 일본과 승점이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며 힘겹게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이후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탄탄대로였다.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했다.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도 최종예선 5차전에서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해 6차전 최종 전을 여유롭게 치를 수 있었다. 또 허정무 감독이 이끈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최종예선을 2경기 남겨 놓은 6차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아시아의 맹주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한 경기, 한 경기, 전전긍긍하며 최종전 결과를 따져봐야 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축구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말았다. 막판까지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은 ‘도하의 기적’ 이후 20년 만이었다.

한국 대표팀 새 사령탑 홍 감독이 새겨야 할 사자성어는 전거지감(前車之鑑)이다. 전임자의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한다는 뜻이다. 조광래, 최강희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합작하는 과정에서 비난 받은 사안을 꿰고 있으면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 감독은 한국 축구 실정에 맞지 않는 패스 전술 위주의 ‘만화축구’, 최 감독은 일부 선수들의 편향적 기용과 팀 장악 실패 등 때문에 비난 여론과 마주했었다.

홍 감독이 지난 6월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한국형 전술과 팀 정신을 대표팀에 녹여낸다면 월드컵 예선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전임 감독들의 장점을 흡수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조 감독은 전술에 관한 자신의 축구 철학을 고집했다. 레바논에 충격패하는 날까지 패스 축구를 선보였다. 홍 감독이 언급한 ‘한국형 전술’의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브라질 월드컵 전까지 주변의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전술적 고집을 갖고 갈 필요가 있다.

최 감독의 경우 국내파와 해외파를 두루 살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어느 한 쪽에 쏠릴 경우 열등감이 느껴져 조직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부 팬들이 우려하는 고대 라인, 해외에서 뛰는 ‘홍명보 아이들’을 애지중지하면 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신중해야한다.

홍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홍명보 아이들의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며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들이기 보다는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그는 "한국형 축구로 승부하겠다" "팀 플레이를 모르면 뽑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박지성 선수의 대표팀 복귀론에 대해서는 본인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박지성의 국가대표 복귀론에 대한 생각은 은퇴를 발표했을 때도 본인의사가 존중돼야한다"고 말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박지성의 국가대표팀 복귀를 두고 누군가는 한국축구의 퇴보라고 말 할지도 모른다. 사실 박지성 선수 본인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싶다"라고 하지만 지금의 한국 축구를 보고 있노라면 캡틴 박이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누리꾼들도 대체적으로 박지성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눈치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필요하다" "대선배가 뛰는 모습을 보는 게 후배들에게는 더 큰 기회다"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전거지감'
 실패 거울삼아야

박지성의 복귀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축구의 영웅 지단도 은퇴를 했지만 이내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사례도 있다. 특정한 계약서를 쓰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차기 사령탑 홍 감독은 과거에 박지성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그와 뛰어봤기에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잘 안다는 것이다.

한국 축구에서 월드컵을 두 차례 연속 경험한 감독은 단 한번도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월드컵 준비기간인 4년을 통째로 보장받은 감독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제 홍명보 시대를 맞이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질 시간이 찾아왔다. 눈앞에 성적만을 ?던 근시안적인 대표팀 운영에서 벗어나 더 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홍명보호'는 브라질월드컵뿐만 아니라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의 대표팀 운영이 필요하다. 대표팀은 결과만을 우선시하는 운영에서 탈피하고, 축구협회는 대표팀에 꾸준한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은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서 한국형 플레이로 이번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우리는 스페인도, 독일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전술을 준비해서 다가오는 월드컵을 준비할 것"이라며 희망찬 다짐을 전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홍명보 신임 감독은?

▲1969년 서울 출생
▲광장초-광희중-동북고-고려대
▲대표선수 경력

이탈리아월드컵(90년)
                 미국월드컵(94년)
                 프랑스월드컵(98년)
                 한일월드컵(2002년)
                 A매치 출전 128게임
▲프로선수 경력

 92∼96년 포항체철
                 97∼98년 일본 쇼난 벨마레
                 99∼01년 일본 가시와 엔틀러스
                 02∼03년 포항제철
                 03∼04년 미국 LA 갤럭시
▲지도자 경력

05∼07년 대표팀 코치
                07∼08년 U-23 대표팀 코치
                09∼12년 올림픽 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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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