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도 신체가 노쇠할 뿐, 결코 마음이 늙는 것은 아니라 남성들의 경우에도 성욕은 줄지 않는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노인들의 성이라고 하면 입에 담기를 꺼리고 담론화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인지 노인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성욕은 왕성하다고 주장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일종의 ‘금기화’까지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지에선 나이 들어서도 넘치는 욕망을 가진 일부 노인들의 성적 추구가 집요하다. 심지어 지팡이를 들고 안마업소나 대딸방을 찾아오는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탑골공원 근처의 성인 PC방에는 노인들의 모습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노인들의 성(性) 세계로 들어가 보자.
일부 노인들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관계로 한두 번의 클릭만으로 손쉽게 포르노를 구할 수 있는 성인 PC방이 야동의 조달지로서 유력한 활약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박카스 아줌마’ 정도로 허기진 성욕을 달래던 노인들이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노인들의 성문제는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오기도 했다. 시골의 경우 성추행 피의자의 노인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이는 사회적인 이슈화가 되기도 한다.
가끔씩 대딸방을 찾는다는 직장인 김모(35)씨. 그는 얼마 전 대딸방을 찾아갔다가 깜짝 놀랄 경험을 했다. 익숙한 대기실에 들어서자 그곳에는 한 60대의 노인이 앉아있었던 것이다. 그는 애초에 그 노인이 건물주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게 나이든 사람이 대딸방에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팡이 들고 안마업소나 대딸방 문전 ‘기웃기웃’
탑골공원 근처 성인 PC방들 야동 조달자 역할
전철·버스 안에서 미니스커트 입은 여성 보면 침만 ‘꿀꺽’
안마업소 위험 요소 산재…그래도 노인들 발걸음은 ‘계속’
혹시 업주하고 건물을 둘러싸고 어떤 문제가 있는가 싶어 조심스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물론 노인은 김씨에게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아 완고한 건물주라고 생각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그는 평소 안면이 있던 대딸방 A 실장의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다고 한다.
대기실에서 만난 노인
알고 보니 ‘단골고객’
A 실장은 “그 노인은 한 달에 2번 정도는 꼭 대딸방을 찾는 분이라고 했다. 사실 노인들이 그곳에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노인이 됐을 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내와 사별하거나 혹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섹스를 원하지 않을 때 남성 혼자서 과연 그 성욕을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했더니 난감한 것이 사실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대딸방에 오는 노인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나도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대딸방과 노인은 외형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업주들에 따르면 대딸방을 찾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물론 이곳을 찾을 정도의 노인들이라면 어느 정도 돈도 있고 성욕도 왕성하고 또한 부끄러움도 별로 타지 않는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최소한 1회에 6만원에서 8만원 정도의 가격대이기 때문에 하루에 몇천원씩의 용돈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경우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부끄러움을 무시할 수 있는 배짱도 있어야 한다. ‘나이든 노인이 대딸방 같은 곳에 간다’는 사회적인 편견 정도는 스스로 충분히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노인들이 대딸방에 오는 것에 대해 업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 홍대 B대딸방 업주 C씨는 “사실 업주의 입장에선 그리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손님을 나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아가씨들의 반응이 좋지 않고 혹시라도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나서 ‘노인정 대딸방’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같은 남자 입장에서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공짜로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내고 하겠다는데 굳이 몰아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아가씨들도 마찬가지다. 대딸방에 근무하는 J양은 “노인분들이 진상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떤 자격지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말도 함부로 한다는 생각도 들고 오히려 자신이 무시받지 않기 위해서 더욱더 그렇게 진상을 하지 않는가 싶기도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J양은 이어 “페티시적 경향도 마찬가지다. 일반인들과는 약간 다른 성적 취향이라고 할까. 행위를 할 때 자신을 ‘아버님’이라고 부르라는 노인들도 있고 ‘네 요년, 빨리 XXX 해’라면서 나름대로의 성적 판타지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나 같으면 도저히 그것을 견디지 못할 것 같은데 어쨌든 그렇게 대딸방을 찾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반기는 업소 없어도
“노인들은 간다”
상황은 대딸방만이 아니다. 일반 안마업소에도 간간이 노인들이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완전히 발길을 끊는다. 이때는 피크대이기 때문에 대부분 젊은 남성들이 주요 손님을 온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노인들이 스스로 민망해서라도 잘 오지 않는다고. 따라서 노인들은 월요일, 화요일 정도의 낮 시간대에 가장 많이 찾는다고.
그러나 안마는 대딸방보다 좀 더 ‘위험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건장한 젊은 남성들도 급격하게 흥분시키는 하드코어한 서비스들이 많다 보니 나이든 노인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것이다.
특히 대딸의 경우 그저 손으로만 유사성행위를 하면 되지만 안마의 경우 바디타기 등 여성의 적극적인 서비스 정신이 요구되고 남녀 공히 몸 전체를 이용하는 성행위를 하다 보니 위험 요소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욕실 바닥의 비눗물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실족이라도 하게 되면 아가씨나 업소의 입장에서는 보통 난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란 이유로 아가씨들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검버섯이 핀 몸을 보면서 이를 흔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성이 그리 많지 않다. 때로는 몸에서 나는 냄새도 여성들의 입장에선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노인들의 성적 욕구 추구는 이 정도로 멈추지 않는다. 비교적 돈이 적게 드는 성인 PC방에서 상시적인 ‘생활의 자극’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일반적인 PC방은 노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뻘쭘’하게 앉아있기도 그렇기 때문이다.
설사 그렇게 그곳에 간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야동을 마음껏 보는 것도 힘들다. 탁 트인 공간에서 그것을 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성인 PC방은 틀리다.
이곳에선 특히 이용자 스스로가 야동을 다운받지 않아도 직원들이 알아서 각 폴더에 종류별로 야동을 넣어놓기 때문에 간단히 몇 번의 클릭으로 야동에 접근할 수 있다. 물론 밀실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전혀 없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편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들끼리도
야동 “돌려봐”
특히 노인들은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의 소일거리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일부 등산이나 낚시, 바둑 등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때로는 이 야동에 ‘푹’ 빠져서 생활하는 노인들마저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야동은 중독성이 강하고 노인들이 해보기 쉽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서 성적 판타지 자체가 강하게 다가온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야동 접근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노인사이트의 야동 광고나 이들 노인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하는 음란 스팸메일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노인들이 컴퓨터를 배우는 경우도 많아 일부 노인들은 자유자재로 음란 야동을 다운받아 주변인들에게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경우도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끼리 모여 야동을 돌려보는 행위가 나이가 든 노인들의 모습에서도 여전히 발견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탑골공원에서 만난 한 노인은 스스로들의 성적 욕망에 대해 “노인들이라고 성적 욕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보면 고개가 돌아가고 머릿속으로 혼자만의 상상을 하면서 입맛을 다시는 경우가 흔하다. 보통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노인들에게서 성욕이라는 것 자체가 완전히 제거가 된다면 모르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이상 성욕의 강도에서만큼은 일반 젊은 남성과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젊은 층과 이 사회는 이런 우리 노인들의 성문제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사회가 특정 계층 남성들의 성문제를 위한 대안을 만들어주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사회 구성원 전체가 그들의 문제 자체를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것만 해도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