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전성시대’ 제2막 풀스토리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6.17 12: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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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끈적 ‘인의 장막’…죽지않고 ‘살아있네’

[일요시사=경제1팀] ‘모피아’라 불리는 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만에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금융권 알짜자리를 이들이 속속 접수하면서 모피아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것. 금융 공기업과 금융단체는 물론 주요 민간 금융회사까지 거의 싹쓸이 수준이어서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재무 관료들은 다른 정부 부처 관료들과 격을 달리한다. 굳이 이들에게 ‘모피아’라 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이유다. ‘모피아’(MOFIA)는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정경제부(MOFE·Ministry of Finance & Economy)와 범죄조직인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끼리끼리 정부 고위직과 금융회사 주요 자리를 독식한다고 붙은 별칭이다.

한 번 모피아는
‘영원한 모피아’

이질적인 용어의 절묘한 화음 속에서도 유독 모피아 출신들은 기수 중심의 독특하고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해병대를 능가한다고 해서 ‘한 번 모피아는 영원한 모피아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모피아의 대부로는 여전히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꼽힌다. 이 전 부총리는 1998년 김대중 정권 출범과 함께 촉발된 IMF 관리체제에서 금융권 및 재벌 구조조정을 수행하는 등 신자유주의의 화신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그는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정부에서도 경제부총리를 거치며 시장을 중시하는 모피아의 대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경제의 정책과 감독을 좌지우지하던 그에게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 이 전 부총리는 인간적 매력과 카리스마, 내 사람 챙기기로 주변 인사들을 매료시키며 인재풀을 확대시켰다. 이른바 ‘이헌재 사단’은 200여명의 모피아 출신이 정·재계와 금융계에 포진해 끈적끈적한 인적 고리를 만들었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현직 중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계보를 잇고 있다. 기획재정부 내에서는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국제통화기금(IMF)에 파견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전 부총리와 신 위원장 등 현직을 연결해주는 매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다.

역대 정권은 대부분 초기 인사에서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모피아 출신’을 배제했다. 대신 대학 교수나 민간인을 발탁했지만, 정권 중반 이후에 재무 관료들을 중용하는 방향으로 기울곤 했다.

임영록·임종룡 귀환…금융권 수장 잇단 입성
거래소·신보 이사장에 최경수·홍영만 거론

정치권 출신의 전직 고위 인사는 “정권 초기 때마다 모피아는 일종의 ‘부패 권력’ ‘기득권 세력’ 등으로 치부되면서 통치권자들이 멀리하곤 하지만 집권 1년만 지나면 다시 찾게 된다”며 “서로 간에 밀고 당겨주는 묘한 화음 앞에서는 통치권자도 당할 수가 없다”고 털어 놨다. 

부활하는
‘패거리 금융’

박근혜 정부에서도 반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권 초기 전면에서 밀리는 듯하던 모피아들이 출범 100일이 지나고, 금융권 기관장이 물갈이 되는 틈을 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모양새다.

KB금융 회장에 임영록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내정된 지 하루 만에 기재부 1차관 출신의 임종룡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행정고시 20회,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는 행시 24회로 금융정책을 주로 맡았던 경제관료 출신이다.


이에 대한 금융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민간 금융회사인 KB금융 회장 자리는 늘 민간의 몫으로, 모피아가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신 금융위원장은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지주 회장을 할 수 있다”면서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농협금융 회장 자리도 마찬가지다. 직전까지 행시 14회인 신동규씨가 맡았지만, 이번에는 농협 내부 출신에서 나오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막판에 이를 뒤집어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임 전 실장을 내정한 것은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정부 산하 기관과 각종 금융 공기업을 독식하던 모피아가 급기야 민간 금융회사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금융계 안팎에선 모피아들이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장점을 토대로 알짜 보직을 싹쓸이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금융지주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선임된 금융 관련 협회 7곳 중에서도 순수 금융인 출신인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제외하면 모피아 일색이다.

국제금융센터 원장에는 행시 26회인 김익주씨가, 여신금융협회장에는 행시 23회 김근수씨가 선임됐다. 김 신임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장 등을 거쳤고, 김 신임 여신금융협회 회장도 기재부 국고국장 출신이다.

이 자리에는 당초 모피아가 아닌 다른 공공기관 임원이 거론됐으나 “(낙하산으로) 나가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른 기관에 자리를 줄 수 없다”는 모피아의 논리에 밀렸다.

모피아들의 득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에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사장은 행시 14회로 재정경제부 국제심판원장, 세제실장을 거쳐 조달청장을 지냈다. 7월 중 결정될 신용보증기금 차기 이사장에는 홍영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거론된다.

상명하복 익숙
‘그들만의 리그’

모피아가 금융권에 낙하산으로 계속 자리를 틀 수 있는 건 선후배간 밀고 끌어주기식의 끼리끼리 행태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전ㆍ현직 모피아들은 다양한 사적 모임을 통해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이 속에서 절묘하게 권력을 유지해나간다.

모피아는 검찰에 버금갈 정도로 철저한 선후배 상명하복을 자랑한다. 더욱이 이른바 인맥을 형성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전통의 명문학교, 즉 경기고와 서울ㆍ경복고와 서울상대ㆍ법대 등으로 국한돼 있고 지역별로 다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기에 수직적 인맥 구조는 더욱 심해진다.

현직 한 관료는 “전직에 있음에도 현재 돌아가는 관계와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 구도까지 훤히 꿰뚫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그들의 인적 호흡은 한마디로 ‘장막’에 비유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대부’이헌재 이어 김석동·신제윤 계보
200여명 인적고리…곳곳서 막강한 영향력


또 다른 관료 역시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헌재 사단’ 역시 모피아의 네트워크 속에서 힘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때로는 정치적 연줄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선배가 잘 나가야 나도 산다’는 말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때로 민간 출신 인사에 대한 구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민간 출신의 한 고위인사가 들어오자 관료들 간에 일종의 따돌림 현상이 벌어지기는 사례도 있었다.

‘관치금융’
반발정서 확대

물론 모피아의 금융계 진출을 비판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대부분 업무능력이 탁월하고 일의 추진력과 돌파력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모피아 특유의 ‘끌어주고 밀어주는’ 단결력을 통해 어떤 일이든 매끄럽게 잘 처리하는 데 선수들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한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이번에 발탁된 관료 출신들의 면면을 보면 스펙(학력·경력)과 경험 면에서 민간 출신보다 나은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피아가 금융계로 세력을 확장할수록 ‘관치’에 대한 우려도 커지기 마련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금융당국 수장이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해 전직 고위관료 출신 인사를 민간 금융회사 회장으로 선임하라고 사외이사들을 압박하는 행위는 명백한 관치금융”이라고 비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모피아들이 퇴임 후 낙하산을 당연히 여기는 데는 자신들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선민의식도 자리잡고 있다”고 꼬집으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의사 결정에 익숙하고 시장이나 민간의 논리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에게 ‘장기 집권’의 문제를 거론하며 특정한 사유 없이 자진사퇴를 종용한 것도 ‘관치금융의 부활’에 대한 금융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BS금융지주는 정부가 단 한 주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은 민간 금융회사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이 회장 측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경남은행 인수를 마무리 지은 뒤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단 한주의 주식도 보유하지 않은 KB금융 인사에 종횡무진 개입했다”며 “정부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BS 금융 회장까지 바꾸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흘러가는 흐름을 보면 정치색이 강하게 드러난다”며 “회장 교체에 따른 금융계열사의 연쇄 인사이동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명확한 인사검증시스템을 거쳐야 이와 관련한 잡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모피아 대부’이헌재는…
위기관리 대가? 관치금융 화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초대 금융감독위원장과 두 차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와 “관치금융의 화신”이라는 평가가 양립하는 인물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이 전 부총리는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다니는 동안 ‘천재’ 소리를 들었고, 1968년 행정고시(6회)에 수석 합격했다. 재무부 금융정책과장 시절인 1972년 8·3사채 동결조치를 입안했고, 1974년 1차 석유파동 당시 외환문제 해결에도 참여했다. 1979년 율산그룹 파동에 휘말려 공직에서 물러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설된 금융감독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임명돼 20년 만에 공직에 복귀했다. 2000년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3년여간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지휘해 ‘금융계의 황제’ ‘구조조정 전도사’ 등으로 불렸다. 시중은행이 망할 수 있으며, 대기업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부총리로 복귀한 이 전 부총리는 정보기술(IT)과 사회간접자본(SOC)에 10조원을 집중 투자하는 ‘한국형 뉴딜’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주택과 토목공사를 늘려 반짝 효과만 내게 하고 근본 처방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전 부총리는 부인의 토지거래 관련 위장전입 의혹을 받자 2005년 부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을 거쳐 사촌동생인 이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운영하는 코레이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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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