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군인공제회 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6.10 15: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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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뜯는 공룡 ‘아, 옛날이여’

[일요시사=사회팀] 17만 군인과 군무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군인공제회. 군조직의 특성상 그 운영실태가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던 공제회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전 이사장의 비리 사건 이후 툭하면 간부급의 부당거래가 들통 나고 있는데다 손대는 사업마다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군인공제회를 들여다봤다. 


김진훈 군인공제회 이사장이 지난해 해외 출장 시 부인과 동행하면서 직무관련성이 있는 업체로부터 금품을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공제회 자산운용 책임자는 보유 주식을 헐값에 넘기는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받는 등 공제회 자산을 마음대로 운용하다 적발됐다.

수익률 저하

감사원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영국 출장 당시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인과 동행했다. 호주계 투자은행(IB)인 맥쿼리그룹은 김 이사장 부인을 위해 비즈니스석 항공권(798만 원)과 최고급 호텔 3박 숙박비(267만 원)를 대신 내 줬으며 현지 관광도 지원했다. 공제회가 맥쿼리펀드를 통해 영국 상하수도 업체에 3000억 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해 맥쿼리 측이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군인공제회는 “출장비 정산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 관련 업체에서 경비를 계산한 것을 뒤늦게 발견해 다시 조치를 취했고, 실무선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지 이사장이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김 이사장에 대해 주의 등 적정한 인사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


증권운용본부장 직무대리로 공제회의 자산운용을 담당했던 김모씨는 부당거래로 공제회에 약 80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공제회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 25만주를 상장 직전 헐값에 매각한 뒤, 주식을 산 업체 측으로부터 자문계약 형식으로 2년 동안 매월 500만원씩 모두 1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2010년부터 6차례 해외 출장을 가면서 맥쿼리 그룹으로부터 항공기 좌석 등급 업그레이드 비용과 호텔 숙박비 등으로 4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지원받기도 했다. 감사원은 공제회에 김씨를 파면하라고 통보하고 검찰에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툭하면 간부 비리 “부실투자에 뇌물수수”
전현직 이사장도 구설…벌인 사업은 고전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는 “김씨가 이사장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하는 등 나름 내부 결재 과정을 거쳤다”면서도 “그러나 해당 회사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아 현재 대기 발령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굴리는 돈이 많은 군인공제회는 잊을만하면 각종 감사에서 비리와 전횡이 드러난다. 지난 2008년 9월에는 김승광 전 이사장이 군인공제회 전·현직 이사장 중 처음으로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지난 2004년 3월께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인 케너텍으로부터 군인공제회의 자금투자 및 군 시설 내 소형 열병합 발전설비 수주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두 3만주의 차명 주식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았다. 김 전 이사장은 주가가 급등하자 2006년 9월 2억4000만원에 이 주식을 매도, 총 4억원 정도의 부당한 차익을 올렸다고 검찰은 밝혔다.

실제로 군인공제회는 이사회를 거쳐 2004년 4월부터 케너텍의 주식매입에 모두 54억원을 투자했으며 2006년 11월까지 보유한 주식을 모두 매각했는데 수익률이 9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또 주식과 별개로 군인공제회가 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사업에 투자했던 지난 2005년 김 전 이사장의 지인이 시행사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구 여권의 유력인사 측근도 이 시행사 대표에게서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두 달 뒤 재판부는 “군인공제회와 케너텍이 추진한 열병합발전 공사는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어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임수죄로 구속 기소된 김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간부급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잇따르는 동안 군인공제회는 부실 투자로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건설, 대체투자 등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집중 투자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 2010년과 2011년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각각 2428억원과 353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군인공제회는 늘어나는 적자를 회원 이익잉여금(이자 지급 및 배당 후 남은 돈)으로 메워왔다. 회원기금 확보율(지급준비율)은 2007년 123%에서 2011년 103%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퇴직급여 적립 안정기금도 급감해 지난 2007년 8956억원에 이르던 기금이 2011년에는 171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관련법에 의거 향후 퇴직급여 원리금을 정부에서 보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군인공제회의 단기여유자금 운용부실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군인공제회는 여유자금을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하면서 수익률이 0.21∼0.60%p 더 높은 ‘머니마켓랩(MMW)’ 등 단기금융상품을 운용하는 증권사는 제외한 채 일부 은행에만 단기금융상품을 제안하도록 요청해 운용기관을 선정하고 자금을 배분했다.

수천억 손실

금리를 제안한 은행 중에도 낮은 금리를 제공한 탓에 단기자금을 배분받을 수 없는 은행에 단기자금을 맡겨 고금리를 제시한 은행에 순차적으로 배분했을 때보다 1300만원의 수익을 추가로 얻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의 투자 실패는 곧 회원들의 수익률 저하, 신인도 하락, 회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금운용 관리 등을 공개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큰손’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법에 따라 ‘직업군인의 전역 후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 1984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부사관 이상의 현역 군인과 군무원 등 회원 17만명이 1계좌당 5000원씩 10개, 20개 하는 식으로 계좌 수를 정해 매월 내는 장기저금격인 ‘회원급여저축’ 납입금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군인공제회는 재계에서 ‘숨은 실력자’로 통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운용 자산은 8조6000억원으로 건설, 할부금융, 식품업종, 골프장 등의 업체를 거느린 ‘중견 재벌’ 급이다. 공제회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부동산과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투자해 왔다. 

2004년에는 종로의 ‘경희궁의 아침’ 등 주상복합아파트로 대박을 터뜨렸고, 문학터널 건설 같은 사회간접자본 분야에도 진출했다. 1987년 덕평CC 인수를 시작으로 분야를 확대해 왔다. 2001년 한국캐피탈을 설립했고 2003년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바 있다. 최근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설립하는 을지로 비즈니스호텔 부동산펀드에 281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는 방만하게 기업을 운영한다는 지적을 국정감사 때마다 받았다. 국방부와 감사원 감사 역시 미흡하다는 비판도 간간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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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