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풀어본' 살인진드기 진실&거짓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5.28 09: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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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면 죽는다? 공포에 떠는 대한민국

[일요시사=사회1팀] 무섭다. 대한민국이 공포에 휩싸였다. 영화 <연가시>를 보는 듯하다. 마트에 방충제는 들여 놓기가 무섭게 팔려 나간다. '사람 잡는 진드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망자가 확인됐고 의심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물리면 무조건 감염된다" "치사율이 높다" "치료제도 없다" 등의 유언비어는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른바 '살인진드기'. 정말 물리면 죽는 무서운 '놈'일까?



"강원도에 거주하는 63세 여성이 살인 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지난 21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이어 지난 23일 제주에서 사망한 73세 남성도 SFTS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뒤, SFTS 의심환자였던 69세 남성이 패혈증으로 사망한 소식이 전해졌다. 충남 홍성과 부여에서는 이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신고건수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진드기가 왕성하게 서식하는 봄, 여름철이라 걱정이 크다. 진드기 퇴치용 방충제 매출이 급증했고 살인 진드기 관련 테마주까지 등장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갖가지 유언비어다. SNS를 통해 퍼지는 유언비어를 정리하면 '살인 진드기에 물리면 무조건 발병하고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이에 <일요시사>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살인 진드기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알아봤다.

[Q.살인진드기는?]

A.진드기의 한 종으로 정식명칭은 작은소참진드기다.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주로 수풀이 우거진 곳이나 산의 풀숲에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집에 서식하는 집먼지진드기와는 종류가 다르다. 각종 감염질환의 매개체이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충의 몸길이는 약 3mm이지만 피를 빨면 약 10mm까지 커진다.

[Q.SFTS 증상은?]

A.주로 산과 들판의 풀숲에 살고 있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바이러스는 38~40도를 넘는 고열, 소화기증상(구토, 설사, 식욕부진 등)이 주증상이다. 그 외에 두통, 근육통, 림프절종창(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등지의 림프절이 크게 부어오르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더 진행 되면 신경계 증상(의식장애, 경련, 혼수)이나 체내 여러 장기의 손상이 발생하는 다발성 장기 부전에 이르기도 한다.


[Q.얼마나 강력한가?]

A.처음 중국에서 SFTS 바이러스가 발견된 후 살인 진드기의 치사율이 30%라는 보고가 나왔다. 올해 SFTS 환자가 확인된 일본은 현재까지 15명 중 8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50%를 넘는다. 살인 진드기라는 별명이 붙을 만하다. 하지만 이는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치사율은 사망자부터 따지기 때문에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중국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년간 총 2047건이 발생해 129명이 사망, 치사율은 6%로 낮아졌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6% 정도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의심환자 속출…나들이철 불안 가중
치사·감염률 생각보다 낮아 "면역력이 중요"

[Q.무조건 감염되나?]

A.먼저 병의 감염 원인인 작은소참진드기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이 실시한 전국 진드기 채집조사결과에서 SFTS 원인이 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이 중 극히 일부인 0.5%(100마리 중 1마리 미만) 정도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들쥐 배설물을 통해 퍼지는 유행성출혈열의 치사율(5%)와 비슷하고 일본 뇌염의 치사율(20~30%)에는 훨씬 못 미친다.

또한 바이러스보유량이나 개인의 면역상태에 따라 감염확률은 더 낮아지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Q.치료제 정말 없나?]

A.없다. 당분간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도 낮다.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 개발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치료는 가능하다. SFTS 바이러스만을 위한 치료제가 없다는 얘기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환자는 증상에 따른 의료진의 내과적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60대 이상 고령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에는 목숨을 앗아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Q.예방법은?]

A.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수풀이나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활동할 때에는 긴 바지와 긴 셔츠를 입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4월부터 9월까지는 진드기가 왕성하게 발생하는 시기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후에는 샤워하면서 몸에 진드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물린 자국이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야외 활동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야외 활동이 불가피할 때는 '기피제'를 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학부모는 아이가 수풀에 다녀온 경우 물린 곳이 없는지 관찰해 진드기에 물렸다면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

만약 진드기가 피부에 붙었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제거하면 안 된다. 진드기 머리가 피부에 박혀 있는 경우 머리만 남고 몸체만 떨어져 물린 부위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핀셋 등을 이용해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Q.동물도 감염되나?]

A.일반적으로 진드기는 인간을 포함한 많은 종류의 동물을 흡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물의 발병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SFTS 발생지역에서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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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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