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스폰서 & 매니지먼트 실태 해부

한·미 골프 주무르는 큰손 “누구냐 넌?”

프로골프투어에서 가장 활발하게 스포츠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업종은 어디일까. 올 시즌 한국과 미국의 남녀 프로골프대회 타이틀스폰서를 분석한 결과 금융 관련 기업들이 가장 많은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이 주최하는 남녀 대회 총 34개(여자 25개, 남자 9개) 중 13개가 금융기업 주최 대회였다. 전체의 38%에 이른다. 국내 여자프로골프(KLPGA) 대회의 경우 25개 중 3분의 1이 넘는 9개 대회나 된다.

금융기업 주최 대회…국내 13개, 미 3개 중 1개
금융계·자동차업계가 프로골프 먹여 살린다?

보험회사 메트라이프는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으며 KB금융그룹은 ‘KB금융STAR챔피언십’과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을 후원하고 있다.

일방적 계약해지

한화금융은 한화금융클래식을 개최한다. 우리투자증권, LIG손해보험, KDB금융그룹, 러시앤캐시 등도 회사 브랜드를 내건 골프대회로 활발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남자대회도 9개 중 절반에 가까운 4개가 금융 관련 기업들이다. 광주은행이 ‘해피니스·광주은행오픈’, 메리츠금융이 ‘메리츠·솔모로오픈’, 동부화재가 ‘동부화재프로미오픈’, 신한금융그룹이 ‘신한동해오픈’을 각각 개최한다.


이처럼 여자 대회를 후원하는 금융기업들의 상금 총액은 60억원으로 전체 투어 총상금 150억원의 40%에 해당한다. 남자는 전체 상금 80억원(유럽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제외) 가운데 24억원(30%)을 차지한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남녀 프로골프 대회를 개최하면서 총상금으로만 84억원을 들인다. 여기에 대회 개최 비용을 포함하면 최소한 200억~240억원이 프로골프투어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선수 후원 및 골프구단 운영비용까지 합치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 현재 선수를 후원 중인 신한금융그룹(김경태·김민휘·한창원), 하나금융그룹(유소연·김인경), KB금융그룹(양용은·양희영·안송이·정재은) 등은 선수들의 후원 계약금과 성적 인센티브 예산으로 각각 20억~30억원을 쓴다.

가장 많은 선수를 후원하는 우리투자증권(이미림·안신애·이승현·정혜진·김대섭·강경남)과 LIG손해보험(양제윤·최혜용·이민영·김현지·한정은·고민정)도 각각 15억~20억원 등을 예산으로 책정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PGA투어는 올해 47개 대회 중 금융 관련 회사가 개최하는 대회가 14개에 달한다. 3개 대회 중 1개 대회는 은행, 보험회사가 여는 꼴이다.

LPGA투어는 28개 대회 중 5개다. 금융 관련 기업들은 각각 4개 대회를 열고 있는 유통과 레저 분야를 제치고 가장 많은 대회를 연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프로골프 대회에 집중하는 것은 주요 타깃 고객들이 골프를 즐기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지난해 대회개최로 많은 브랜드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고객들이 대부분 골프를 치고 있어 매출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에 이어 프로골프 대회에 후원을 많이 하는 곳은 자동차 관련 분야다. KLPGA에서는 총 6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다. 기아자동차는 내셔널타이틀대회인 ‘기아차 한국여자오픈’을 후원하고 현대차는 중국에서 ‘현대차차이나레이디스오픈’을 개최한다.


2013년 한국 골프계도 선수를 통한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자 프로골퍼들의 몸값은 수억원을 호가하며 메인 스폰서 이외에도 여러 기업으로 이루어진 서브 스폰서의 지원을 받아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대부분 매니지먼트의 몫이다.

대놓고 담당자 무시

매니지먼트사는 선수에 대한 가치를 판단하고 선수와 스폰서의 의견을 절충해 합당한 몸값을 책정하고 결과를 이끌어 낸다. 결국 선수와 매니지먼트가 함께 이뤄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 잘 나가는 프로골퍼 A양은 2년간 자신과 함께 했던 매니지먼트 B사와 결별을 선언했다. 결별 이유는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 해당 매니지먼트 B사의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별 과정에서는 그간의 정이 무색할 정도의 민망함이 오갔다고 한다. 선수 측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요구했고 매니지먼트 B사는 전부는 아니지만 큰 부분을 수용하면서 재계약을 종용했다. 대다수의 요구를 맞춰줬지만 재계약의 여지는 보이지 않았다. 되레 더욱 어려운 사항을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손해를 감수할 수 없는 매니지먼트 B사는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A양은 매니지먼트 B사와 결별 후 곧바로 다른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매니지먼트 B사에게 그동안 일해 준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였다.

매니지먼트 B사는 그간 A양을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업계 관계자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간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매니지먼트 B사 관계자는 “차라리 속 시원하게 ‘더욱 좋은 조건이 있어 가고 싶으니 놔 달라’고 말하면 가슴은 아파도 놓아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일한 것에 대한 대가도 받지 못하고 이렇게 되어 버리니 오히려 배신감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에이전트, 즉 매니지먼트사는 선수가 더욱 좋은 조건을 받기 위해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에 따른 비용을 받는다. 하지만 일부 선수 측은 매니지먼트사를 파트너가 아닌 개인 비서쯤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프로골퍼 C양은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두 번째 우승이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래도 우승한 경험이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스폰서 제의를 받았고 계약하면서 매니지먼트 D사의 관리를 받게 됐다.

골프선수와 매니지먼트사 ‘미묘한 관계’
 에이전트를 개인비서로 여기는 경우도

매니지먼트 D사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까? C양의 어머니는 노골적으로 매니지먼트 D사의 담당자를 무시했고, 자신의 지인들에게 선물해 줄 모자나 우산 등을 해당 담당자에게 챙겨올 것을 강요했다. 또 C양의 플레이에 방해된다는 것을 내세워 담당자의 대회 갤러리 참관도 거부하는 등 몰지각한 행동들을 일삼았다고 한다. 파트너 관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선수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사는 관리능력이 떨어질 경우 과감히 선수를 놓아줄 수도 있어야 한다. 자칫 선수와 매니지먼트사, 스폰서에까지 금전적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골퍼 E군은 F대기업의 서브스폰서를 받고 있었다. 매니지먼트 G사의 노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매니지먼트사로부터 별다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 결국 제 풀에 지친 E군은 세계 최대 스포츠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브스폰서인 F대기업과 마찰을 빚었다. 새로운 메인스폰서 업체는 해당 선수의 서브스폰서 계약을 허락지 않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서브스폰서를 맡고 있던 F대기업은 E군과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E군은 F대기업에 서브스폰서 계약해지를 요구했고, 계약기간이 남아있던 F대기업 측은 난색을 표했다. 처음 계약 시 선수를 제외한 매니지먼트 G사와 F대기업, 양자 간 계약이 이루어졌고 E군은 자신이 참석하지 않은 해당 계약에 대해 자세히 몰랐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

성공을 위한 동반자


결국 F대기업은 무리하게 계약해지 요구를 거절해 마찰을 빚는 것보다 ‘쿨’하게 선수를 놓아주면서 대기업다운 면모를 보여줬지만 조기계약 해지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다.

국내 골프업계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국내골프 선수 중 매니지먼트와의 깊은 신뢰와 유대를 지속해 나가는 선수는 10%도 채 안 될 것”이라며 “선수들도 문제가 있지만 매니지먼트사도 문제가 있다. 서로를 비즈니스 상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함께 가는 동반자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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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