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난 네티즌들' 마구잡이 신상털기 백태

생사람 잡는 마녀사냥 ‘아니면 말고’

[일요시사=사회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수행 중 인턴 여대생을 성추행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에서 성추행 피해자의 거짓신원과 사진 등이 무차별 유포되면서 엉뚱한 제3자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성추문 혹은 살인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돼 억울하게 신원이 노출된 사례들을 취재했다.



지난 7일 윤창중 전 대변인이 인턴 여대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들 성공적이라고 입을 모았던 박근혜정부의 첫 방미일정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윤 전 대변인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된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면서 애꿎은 피해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의 그녀’
99% 허위 사진

윤 전 대변인의 성추문 피해여성이라고 지목된 제3자의 신원정보와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 온라인과 SNS에서는 ‘성추행 인턴녀’라고 불리는 모 여성의 사진과 연락처, 페이스북 주소까지 불특정다수의 손을 거쳐 나돌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페이스북 계정이 알려지면 경력사항과 거주지 등 상세한 개인정보가 기재돼 있어 신상이 여과 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속칭 ‘증권가 찌라시’에서 뿌려린 증명사진 1장을 포함한 셀카사진 4장 정도가 온라인상에서 돌고 있는데,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사진 속 여성은 깔끔하게 올린 올백머리에 빼어난 미모가 돋보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트위터 등 각종 SNS에도 윤 전 대변인의 인턴학생이라는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링크된 사이트 중에는 피해자 측이 고발한 ‘미시USA’ 사이트를 두고 보수단체는 좌파성향이 짙은 사이트라며 일률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현재 일간베스트와 같은 보수우파 성향의 포털사이트 및 카페 내에는 ‘인턴 여성이 윤 전 대변인을 몰아내기 위해 고용된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허위 게시글도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사진 속 인물이 실제 피해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윤창중의 인턴 여성이라고 알려진 이 여성은 국내 직장을 다니는 일반 여성으로 이번 성추행 사건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속 여성은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미 여성의 페이스북 계정이 노출되면서 연락처와 직장, 가족관계, 지인들까지 노출된 상태다. 애꿎은 제3자만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윤창중 성추행녀’신원정보 무차별 유포
사진·연락처·주소 등 온라인상에 노출


네티즌의 마구잡이식 신상털기는 지난 2월에도 있었다. 연예인 박시후 성추문 사건에 휘말린 ‘박시후의 그녀’였다.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박시후 성폭행 사건에서도 실제 고소인과 무관한 전혀 다른 여성이 성폭행 피해 고소인으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됐다.

당시 인터넷과 SNS에서는 “○○언론사 사회부 기자에게 직접 들었다”며 이 여성의 본명과 사진, 출신학교가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또 다른 여성들도 ‘박시후의 그녀’라는 이름으로 신상정보 등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고소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 등장하는 ‘박시후 A양 동영상’도 함께 유포됐다. 유포된 영상 속 여성의 외모가 연예인급 수준으로 특출 났던 점, 부가설명에서 그가 연예인 지망생이었다는 점이 드러나며 네티즌 사이에서는 피해자 A양에 대해 ‘꽃뱀’이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결국 동영상과 사진 속 여성은 실제 피해자와의 나이가 전혀 맞지 않아 다른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여성은 피해자와 무관하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피해자 A양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 인권침해 등으로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SNS 해킹으로
개인정보 확산

지난해 11월 전국을 발칵 뒤집었던 ‘성추문 검사’ 사건에 연루된 여자 피해자 B씨의 신상 역시 사진과 함께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졌다. 실제 피해자의 신원이 만천하에 유포된 것도 당사자에게는 상당한 고통으로 느껴지겠지만, 전혀 다른 인물이 성추문 검사에게 성상납을 했다는 구설에 시달리는 것은 상상도 못할 고통일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어김없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28일 30대 차모씨가 서울 신림동 자택에서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B씨의 사진과 함께 ‘성추문 검사의 여자사진. 믿기 어려울 정도의 미모. 미모가 완전히 꽃뱀이었군요’ 등의 글을 올려 경찰에 구속됐다. 차씨는 ‘성추문 검사 피해녀’라며 젊은 미모가 돋보이는 여성사진을 블로그에 올렸지만 이는 실제 여자 피해자가 아닌 사건과 무관한 엉뚱한 여성의 사진이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이미 SNS와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최초에 성추문 검사 여성이라고 낙인찍혀버린 이 여성은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사진이 아니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여자 피해자 B씨의 신상정보와 사진유출이 사이버 공간에서 단시간에 은밀히 이뤄졌다. 특히 이 여성의 사진유포를 계획한 사람은 현직 검사들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적잖은 충격을 줬다. 

B씨의 변호사에 따르면 ‘성추문 검사’ 사건 여자 피해자 B씨 측은 사진 최초 유포자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2차로 사진을 유포하는 네티즌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었다. 변호사 측은 당시 B씨의 상태에 대해 “현재 인적사항이 노출돼 B씨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과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며 “B씨는 현재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자녀와 이곳저곳 옮겨다니고 있다. 무고한 사람에게 2차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력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박시후 성관계녀’엉뚱한 여성 꽃뱀으로

그런가하면 지난 3월에는 국내 고위층들의 부정부패의 끝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 터졌는데 일명 ‘윤중천 별장 성접대 사건’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올 초 새 정부 인사로 선임됐기 때문에 국민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별장 내에서 마약을 복용하며 광란의 섹스파티를 즐긴 ‘성접대 리스트’에 거론되는 사람은 소위 내로라하는 기업 고위층과 여대생, 그리고 여자 연예인까지 거론돼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건설업자의 전·현직 고위 관료 성접대 사건과 관련, 확인되지 않은 ‘성접대 리스트’가 유포됐고 사건과 무관한 인물들이 리스트에 거명돼 고통을 받았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글이나 사진을 퍼 나르고 유포했던 네티즌들은 고소당했지만 거짓으로 유포된 리스트 속 인물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허위 ‘성접대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를 유포한 트위터 사용자 55명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설업자 윤모씨와 아무런 친분이 없고 문제의 별장에 간 적도 없는데 헛소문이 돌아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크다. 인터넷 성접대 리스트에 내 이름이 뜨니 내 자식들부터 그걸 보고 난리가 났다. 자살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낙담했다. 이 전 청장은 “내 딸이 시댁에 가서 얼굴을 들 수가 없고 딸의 직장 동료들까지 내 안부를 묻는다고 하니 아버지로서 심정이 어떻겠느냐. 30년간 몸담았던 경찰과 내 고향에서 나를 믿었던 동료와 후배들이 느낄 실망감과 배신감이 어떨지 생각하면 잠을 못 이룬다”고 토로했다.

사실 이 전 청장은 고소하면 이름이 더 알려질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쳤다. “혼자만 억울해하고 넘어가면 유언비어로 사람을 죽이는 악습이 계속된다”는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접대 리스트
무차별 난사

지난 3월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만일 성접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할복자살 하겠다”는 글을 올린 허준영 전 경찰청장도 “SNS에 별별 음해성 이야기들이 방치되고 있어 내가 단호하게 이야기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내 이름만 더 많이 공개돼 나만 피해보는 결과가 되지 않았냐”고 한탄했다.

아무런 근거 없이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검찰 고위간부도 부인과 두 딸 등 가족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간부를 온라인에서 성접대 대상으로 낙인찍은 이들은 ‘윤씨가 조폭으로 활동했던 지역과 고향이 같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허위사실을 마구잡이로 유포했다. 그러나 윤씨가 조폭으로 활동한 정황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인터넷에서 지목한 지역도 윤씨와는 무관하다. 이 간부의 지인은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가정을 파괴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며 한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국민을 분노케 만들었던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 고종석의 얼굴사진이 한 언론지면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공개됐다. 독자들은 짐승보다 못한 파렴치한의 얼굴을 확인한 뒤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성폭행범의 신원을 낱낱이 공개한 해당 언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명백히 잘못된 사진이었다. 해당 언론은 9월1일자 신문 1면에 ‘병든 사회가 아이를 범했다’는 제목의 톱기사를 보도하면서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종석의 컬러사진 2장을 적나라하게 게재했다.

‘성추문 검사’피해자…현직 검사가 뿌려
개그맨 지망생이 성폭행범 얼굴로 오보도

‘고종석이 지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의 이 사진은 인터넷에 올라 있던 것이다’라는 사진설명과 함께였다. '하지만 같은 날 모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제 친구 사진이 나주 성폭행범 사진으로 도용됐습니다. OO신문 1면으로 퍼졌어요.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호소글이 게재되면서 해당 언론의 오보 사태는 일파만파 확대됐다.

해당 언론은 사건 당일 고종석 얼굴사진 오보 사태와 관련 ‘바로잡습니다’ 글을 통해 “서울 일부 지역에 배달된 OO일보 9월1일자 신문 1면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병든사회가 아이를 범했다’ 제하의 사진 중 ‘범인 고종석의 얼굴’은 범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밝혀져 바로 잡습니다. 잘못된 사진을 게재해 피해를 입은 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오보를 시인하고 공식 사과했다.


재빠른 공식사과와 정정보도에도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지면 1면과 온라인에 실린 사진 속 제3의 남성은 이미 사람들에게서 성폭행범으로 낙인 찍혀버린 후였다. 오보 사태와 관련 피해자의 지인은 “신문사에 연락했더니 일단 사진은 내려준다고 했는데 이미 포털사이트에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퍼진 상태다. 친구입장으로 안타깝다. 게다가 사진의 주인공은 개그맨 지망생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될지, 살아가야 될지 모르겠다면서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고종석 사진 오보 사태와 관련 인터넷에선 “메이저 언론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죄 없는 피해자가 성폭행범으로 몰려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 사태를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 “단지 오보 사과 하나로 넘어갈 일은 아닌 듯하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등의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허위사실 유포
불감증도 원인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남의 글을 퍼 나르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일일이 감시할 수 없어 처벌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신고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소나 고발이 없어도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다 보니 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 수 있는 사안이나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해 처벌할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검찰과 경찰이 수사가 어렵다는 현실론에 안주하지 말고 강력한 의지를 갖고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이, 유언비어나 남의 사적인 정보를 인터넷에 퍼뜨리는 행위는 당한 사람의 인격과 삶, 가정마저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할 때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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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