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온가족이 함께하는 힐링여행지 ①순천

사람과 자연의 교감 만드는 세계 정원여행

5월 신록의 계절, 힐링을 코드로 가족과 나들이하면 어떨까. 걸으면 뇌에 좋고 힐링이 된다 했던가. 한국관광공사는 5월에 가볼 만한 힐링여행지 5곳을 추천했다. 지난달 20일 개막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대전 계족산 황톳길, 경기도 포천 광릉, 충주 탄금호, 강원도 정선이 그것이다.


23개국 83가지 정원이야기가 펼쳐지는 정원박람회
습지와 갈대, 갯벌이 보여주는 천연한 ‘순천만’ 체험

바야흐로 5월 가정의 달에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소통과 나눔의 공간이며, 거친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하는 치유의 공간인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떠나보자. 눈부시게 피어난 꽃들과 초록빛 나무 사이를 거닐며 자연의 소중함과 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지구의 정원
가족 웃음꽃 활짝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로, 드넓은 갯벌에 갈대군락과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거대한 정원이다. 소중한 순천만의 생태를 보호하는 에코벨트(eco-belt)의 출발이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다. 미래의 순천만, 나아가 지구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함께 걷는 아이의 손을 꼭 잡아본다.

박람회장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한국정원과 철쭉정원, 나무도감원을 중심으로 한 ‘수목원 구역’,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중심으로 한 ‘습지센터 구역’, 세계 각국의 정원과 다양한 테마 정원, 참여 정원이 어우러진 ‘세계 정원 구역’, 나눔 숲과 비오톱 습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구성된 ‘습지 구역’이다. 

주제관인 ‘순천만국제습지센터’는 순천만의 생태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주제영상관과 생태도시관, 생태체험관을 돌며 다양한 영상과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박람회장의 정원들을 만나보기 전이나 박람회 여행을 마무리하며 돌아보면 좋겠다. 특히 야외에는 ‘야생동물원’과 ‘물새놀이터’가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옥상에 만들어진 ‘하늘정원’은 박람회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공간이다. 습지와 야생 조류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세계적인 시민 단체 WWT(Wildfowl and Wetland Trust)의 조언을 받아 조성한 ‘순천만 WWT 습지’도 여유 있게 돌아보자.

물결 잔잔한 습지 너머로는 수목원 구역이다. 창덕궁 후원과 담양 소쇄원 등을 재현해놓은 ‘한국정원’과 사계절 푸른 남도의 숲을 만날 수 있는 ‘늘푸른정원’ ‘철쭉정원’ ‘나무도감원’이 이어진다. 미뤄둔 대화를 나누기 좋은 산책로도 만난다. 

정상에 자리한 ‘수목원전망지’에 서면 순천시와 박람회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번 치르고 끝나는 박람회가 아니라 팽창하는 도심에서 순천만을 지켜내는 에코벨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제 정원의 세계를 만나보자. 수목원 구역과 세계 정원 구역은 동천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다.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은 이사천과 만나 순천만으로 흘러든다. 조용히 흘러가는 동천 위로 독특한 다리가 놓여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설치미술가 강익중씨가 디자인한 ‘꿈의 다리’로, 컨테이너를 연결해 만든 것이다. 한글이 새겨진 알록달록한 유리타일로 외벽을 꾸미고, 내부에는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 14만여 점을 전시했다. 

세계 정원 구역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디자인한 ‘호수정원’이다. 순천만과 순천시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정원으로, 넓은 호수 위에 우뚝우뚝 솟은 인공 언덕이 독특한 풍광을 보여준다. 나선형 비탈을 따라 언덕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자.

순천만 이모저모
볼거리 풍성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수상한 황지혜 작가가 디자인한 ‘갯지렁이 다니는 길’은 정원과 관련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과 갤러리, 쥐구멍 카페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쉬어 가기에 좋다. 


‘한방체험관’은 다양한 약재를 살펴보고 사상 체질 감별, 진맥 등 한방 진료를 받아볼 수 있는 곳이다. 한방 가공품을 비롯해 각종 기념품을 구입하고, 전통 줄타기와 한방 약초 썰기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전통 정원과 테마 정원 외에도 61개 참여 정원이 눈길을 끈다. 국내외 도시와 기업, 작가들이 참여한 아기자기한 정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다. 온실 안에 꾸며진 실내 정원과 기획 정원, 최첨단 식물 재배 설비를 볼 수 있는 식물 공장도 빠뜨리지 말자. 

세계 정원 구역을 순환하는 버스도 이용해보자. 약 4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친환경 박람회답게 전기로 충전하는 버스다. 아픈 다리도 쉬고 편안하게 앉아 유람하듯 박람회장을 돌아볼 수 있다.



동천갯벌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천년의 정원>과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 길거리 공연 등 문화행사도 풍성하다. 화분 만들기, 우산 만들기 등 체험거리도 많아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

5월에 순천만 갈대밭은 묵은 갈대와 새로 자란 갈대가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순천만 갈대밭이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박람회장부터 순천만에 이르는 정원여행을 마치면 또 다른 여행이 기다린다.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와온해변과 화포해변 드라이브 코스도 좋고, 낙안읍성을 지나 선암사와 송광사에 이르는 코스도 박람회와 함께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 화포해변·와온해변 드라이브 → 순천드라마촬영장 

1박2일 코스
첫째 날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 화포해변·와온해변 드라이브 → 순천드라마촬영장 → 낙안읍성(숙박) 
둘째 날 : 낙안읍성 → 선암사 →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1577-2013, www.2013expo.co.kr
순천만자연생태공원 061)749-4007, www.suncheonbay.go.kr  
낙안읍성 061)749-8831, http://nagan.suncheon.go.kr/nagan 
선암사 061)754-5247, www.seonamsa.net 
관광순천 http://tour.suncheon.go.kr/tour  

문의 전화
순천역 관광안내소 061)749-3107 
순천드라마촬영장 061)749-4003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061)749-4202 

대중교통
기차_ 용산-순천, KTX 하루 9회(05:20~21:05)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순천역에서 200번 시내버스 이용.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_ 서울-순천, 하루 25회(06:10~24:00) 운행, 약 3시간45분 소요. 
인천-순천, 하루 5회(06:40~18:10)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대구-순천, 하루 4회(07:30~19:3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부산-순천, 하루 8회(07:00~22: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광주-순천, 20분 간격(05:40~23:00) 운행, 약 1시간10분 소요. 
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200번 시내버스 이용.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www.hticket.co.kr 인천종합버스터미널 032)430-7114, www.intis.or.kr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 1666-2600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www.usquare.co.kr 순천종합버스터미널 1666-6563 

비행기_ 김포-여수, 하루 8~9회(07:05~17:20) 운항, 약 1시간 소요. 여수공항에서 96번 공항버스 이용 후 팔마경기장에서 100번 버스로 환승. 
※문의 : 한국공항공사 1661-2626, http://www.airport.co.kr 

자가운전
서순천 IC → 순천시청·순천만·낙안읍성 방향 → 가곡삼거리, 강변로 벌교(여수) 방향 → 강변로 고가도로 진입 후 1.3km 이동 → 강변로 지하차도 진입 후 약 1.4km 이동 → 남승룡로, 정원박람회장 안내판 따라 이동 → 약 2.8km 진행 후 유턴 → 순천만정원박람회장 

숙박정보
브라운호텔 : 순천시 상풍길, 061)745-2737, http://cafe.naver.com/hotelbrown
밀라노모텔 : 순천시 장선배기2길, 061)723-4207 
에코그라드호텔 : 순천시 백강로, 061)811-0000, www.hotelecograd.com 
순천로얄관광호텔 : 순천시 장천4길, 061)746-0001, www.schotel.co.kr 
순천만해룡성고택 : 순천시 홍두길, 061)744-1760,  www.순천만해룡성고택.kr 

식당정보
대대선창집 : 짱뚱어탕,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3157 
순천만갈대밭식당 : 꼬막정식·짱뚱어탕,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0727 
대원식당 : 한정식, 순천시 장천2길, 061)744-3582 
흥덕식당 : 백반, 역전광장3길, 061)744-9208 

주변 볼거리
송광사,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 주암호, 상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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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1300억원 소송’ 마지막 남은 반전 기회

‘엘리엇 1300억원 소송’ 마지막 남은 반전 기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정부는 당시 합병으로 인해 외국계 투자회사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및 메이슨 캐피탈과 국제투자 분쟁에 휩싸였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정으로 정부는 이들에게 약 2100여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 중 아주 작은 소생의 실마리가 나왔다. 엘리엇 분쟁 사건의 판정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것이다. 정부가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의 8년간 진행 중인 국제투자 분쟁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1300여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 분쟁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다. 이로 인해 배상 판결이 취소될 가능성도 되살아났다. 사건 발단 짚어보니… 법무부에 따르면 영국 항소법원은 지난 17일 한국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법원인 고등법원에 사건을 환송했다. 이에 따라 사건을 되돌려받은 영국 고등법원은 엘리엇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배상을 결정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재판 관할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한국 정부로서는 중재판정 자체를 무효화할 가능성을 다시 확보하게 된 셈이다. 엘리엇 배상 사건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엘리엇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엘리엇은 해당 의혹이 발발한 지 3년이 지나서야 7억70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ISDS를 제기했다. 엘리엇의 ISDS 제기는 대한민국 정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만약 엘리엇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막대한 국민 세금이 배상금으로 지급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 국제 중재 절차는 매우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국제 법률 전문가들과 협력해 엘리엇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양측은 수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국정 농단 사건의 재판 결과와 국민연금 관계자들의 증언 등이 중요한 증거로 활용됐다. 기나긴 법적 공방 끝에 지난 2023년 6월20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PCA는 엘리엇의 ISDS 사건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렸다. 판정 결과는 대한민국 정부에게 상당한 충격이었다. PCA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5358만6931달러(당시 환율로 약 690억원) 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엘리엇이 청구한 금액인 약 7억7000만달러의 약 7%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 중재에서 패소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PCA는 판정문에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행위가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행위며, 이로 인해 엘리엇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공적기금으로서 정부의 통제 하에 있으며, 그 의사결정이 정부의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또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엘리엇의 정당한 주주 권리를 침해하고 투자가치를 훼손했다고 봤다. 배상 취소 소송 항소심 승소 한미FTA상 성립 불가능 판단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이 판정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판정 직후 즉각적으로 불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7월18일, 정부는 중재판정부에 판정의 해석·정정을 신청하는 동시에,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판정에 법리적 오류가 있거나 중재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하며 판정을 뒤집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정부는 엘리엇 사건이 한미 FTA상 ‘성립 불가능’한 사건이라는 점을 취소소송에서 가장 크게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제투자 분쟁은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협정 위반 행위에 대해 제기하는 국제중재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상업적 행위’일 뿐 국가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논리였으나 1심 법원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해당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를 진행했고 지난 17일 영국 항소법원은 우리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사건은 다시 1심 법원인 영국 고등법원으로 환송됐으며, 영국 고등법원은 배상 판결을 한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애초 재판 관할권이 있었는지부터 다시 심리하게 된다. 이 판결은 한국 정부가 거액의 배상을 면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엘리엇 배상 사건의 발단은 삼성물산 제일모집 합병에서 촉발됐다. 지난 2015년 5월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1대 0.35의 비율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불리한 합병 비율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8년 소송 결말은? 당시 제일모직의 주가는 삼성물산의 약 3배였지만, 자산총액 기준으로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3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음을 공시하며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합병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쳤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으며 합병 조건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엘리엇의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며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합병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합병 반대 의견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내부 투자위원회를 거쳐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결국 2015년 7월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됐고, 그해 9월1일 통합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했다. 이후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불법성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관련 인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025년 7월17일,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과 관련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약 10년간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리스크 해소 다양한 반응 엘리엇 배상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항소심에서 ‘한국 승소’로 뒤집히자, 취소 청구를 주도한 법무부 장관으로서 환영했다. 한 전 대표는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낸 많은 ‘좋은 공직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휘했던 엘리엇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의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대한민국이 이겼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저 소송(취소소송 제기) 관련해 저를 많이 비난했었다”고 정쟁적 비판을 상기시켰다. 그는 “‘국익’이 걸렸지만 결과가 나쁠 수도 있는 위험 부담이 큰 문제를 결정할 때, 몸 사리면 공직자들은 편하다. ‘지면 네 돈 낼 거냐’는 폭력적인 질문 앞에서 ‘안 하고 말지’ 생각이 들게 마련”이라며 “그래도 몸 사리지 않고 국익을 생각한 좋은 공직자들이 있다. 이 경우가 그랬다”고 설명했다. 특히 “엘리엇 항소에 대해 ‘질 가능성이 크니 항소하지 마라, 그래서 지면 한동훈 사비로 돈 대신 내라’는 감정적 비난이 많았고, 그런 제목의 언론 사설까지 있었다”면서 공직사회에 “피 같은 국민 세금 아끼기 위해 많은 분들이 혼신의 노력을 해온 것을 제가 잘 안다”고 격려를 보냈다. 한 전 대표는 “의미있는 승리지만 이 사안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쉽지 않은 싸움”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국익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엘리엇 배상 사건처럼 메이슨 캐피탈이 같은 이유로 제기했던 ISDS의 중재판정 취소소송 항소 포기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엘리엇과 메이슨은 같은 이유로 ISDS를 제기했다”며 “엘리엇은 취소소송의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메이슨은 지연이자 등으로 항소심을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엇 사건이 항소심에서 승리하면서 메이슨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월 정부 대리 로펌 및 외부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정부의 메이슨 ISDS 중재판정 취소 청구를 기각한 싱가포르 국제상사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발단 “이재명정부가 구상권 제기해야” 메이슨은 지난 2018년 9월 우리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금 1억9139만달러(약 2609억원)와 판정일까지 연 5% 월 복리이자를 지급하라는 ISDS를 제기했다. 정부는 한미 FTA상 ‘정부가 채택하거나 유지한 조치’는 공식적인 국가 행위를 전제로 하는데, 개별 공무원의 불법적이고 승인되지 않은 비위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4월 우리 정부를 향해 메이슨 측에 3203만876달러(약 438억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싱가포르 법원은 메이슨 측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 정부 측에 손해배상을 명한 중재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법리뿐 아니라 항소 제기 시 발생하는 추가 비용 및 지연이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결정했다"고 항소 포기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항소심에서 정부가 승리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국민 세금으로 내야 할 배상액이다. 정부가 메이슨에 지급해야 할 돈은 지연이자까지 포함해 약 887억원이 됐다. 엘리엇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당초 1300억원에서 지연이자까지 더하면 약 1500억원가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에서는 엘리엇과 메이슨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만큼 당시 합병을 주도한 이 회장과 두 기업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구상권을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리이자가 계속 쌓이면서 배상액도 천문학적으로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 이재명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참여연대는 대선후보들에게 엘리엇·메이슨 ISDS 배상금 구상권 행사 여부를 듣기 위해 질의문을 보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세금 수천 억원의 손실을 되돌리기 위한 의지와 책임을 보여야 할 자리에서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점이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에는 이재용 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다시 한번 “재벌 봐주기 판결로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고 총수 일가의 전횡을 용인하는 해로운 판례를 남긴 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부를 향해 구상권 청구를 요청했다. 구상권 문제는? 다만 국제통상 전문가로 활동한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에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 실장은 변호사 시절 “법무부는 당시 중과실로 불법 행위한 대한민국 공무원들, 이들과 공모 관계라고 인정된 이재용 회장을 상대로 신속하게 구상권 청구를 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 등 공무원에겐 국가배상법에 따라 당사자에게 청구하고, 이 회장에 대해선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