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시대' 현대차그룹 동반성장 프로그램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5.01 15: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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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가족처럼…"어려울수록 끌어안는다"

[일요시사=경제1팀] '동반성장.' 새 정부가 주도하는 창조경제의 중요한 과제다. 기업들이 동반성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장님'까지 두 팔을 걷어 올렸다. 그중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돋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해 '모범적인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며 그 일환으로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그 자리에서 정 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도 적극 앞장서 달라"고 피력했다.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 해소

실제로 현대차의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330여 개 1차 협력업체가 지난 한 해 동안 1만5000명의 인력을 신규채용했다. 이는 협력업체들의 지난해 연초 채용계획 1만 명을 50% 가량 웃도는 규모로 1차 협력업체들의 2012년 말 총 고용인원이 14만3000명임을 감안할 때, 지난 한 해 10%가 넘는 인력을 신규 채용한 것이다. 5000여개에 달하는 2·3차 협력업체의 채용 규모까지 포함할 경우 현대차 전체 협력업체들의 지난해 고용 인원은 훨씬 늘어난다.

현대차는 작년 현대차, 기아차 등 그룹 내 11개 계열사가 2560여 개 중소 협력사와 함께 2011년 보다 강화된 '2012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하고 전체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작년 협약에 참여한 협력사는 2011년 2200여 개 대비 16%가 증가한 2560여 개로 대폭 확대됐으며 특히 협력사의 운영자금 대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지원 등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2012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우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들의 인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시작 전부터 협력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대차는 협력사들이 인재 확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비용 부담은 물론 행사 기획, 운영, 홍보까지 전 부문을 총괄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대규모 고용창출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 실업 해소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올해에도 지난 3월14일부터 3월29일까지 '2013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행사에 참가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었는데 현대차의 핵심 협력사로 소개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제대로 알릴 수 있어 채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패러다임 제시
채용박람회·문화나눔 등 다양한 지원

올해 이들 협력사는 이번 채용박람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상반기에 대졸 및 고졸 사무직 3000명을 채용하는 등 올 한 해 생산직까지 포함해 총 1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의 동반성장을 위한 손길은 협력사뿐만아니라 협력사 임직원들의 가족에게까지 닿았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8월 '문화를 통한 동반성장'을 주제로 협력사 임직원과 가족 등 총 2만 명을 초청해 문화공연 관람기회를 제공하는 '협력사 H-Festival'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 '2012 현대차 협력사 임직원 자녀 여름 영어캠프'를 개최하는 등 동반성장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협력사 H-Festival'은 현대차가 주관해 경기, 인천/안산, 중부, 대구/경북, 부산/경남, 전주/호남, 울산/경주 등 전국 7개 지역 대표 공연장에서 개최됐으며 협력사 임직원 및 가족 외에도 다문화가정 지역아동센터 등 현대차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문화소외계층 주민들도 공연에 함께 초청해 즐거움을 나누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협력사 임직원 자녀 영어캠프'는 현대차가 동반성장을 위해 시도한 것으로 2008년부터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으며 1·2차 부품 협력사 임직원 자녀에게 영어권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회화실력 향상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노하우 전수하고
인력·교육 지원

특히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사의 호응이 매우 크고 참여율도 높아 올해부턴 지원 규모를 두 배로 확대에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여름 영어캠프에는 200여 명의 협력사 임직원 초등학생 자녀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영화를 활용해 영어를 공부하는 무비캠프, 다양한 가상 경제활동을 통해 영어도 배우고 경제생활도 체험하는 경제사고력 향상 캠프 등에 참여했다.


현대차는 협력사의 기술 향상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차가 남양연구소에서 협력사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신기술 전시와 세미나 개최, 세계 유수의 명차 비교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은 ▲협력사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홍보하는 'R&D 협력사 테크데이'와 ▲주요 경쟁차 비교 분석 전시회인 'R&D 모터쇼' 등 매년 진행해왔던 기존 프로그램을 통합해 보다 많은 협력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작년 7회째를 맞은 'R&D 협력사 테크데이'에서는 파워트레인, 차체, 전장 등의 분야에서 28개 협력사가 참여해 세계 최초 신기술 23건, 국내 최초 신기술 42건 등 총 73건의 신기술을 전시하고 신기술 개발 관련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우수 기술개발 협력사를 선정해 포상하는 등 보다 많은 1·2차 협력사들이 우수한 신기술을 알리고 기술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9회를 맞이한 'R&D 모터쇼'는 현대·기아차 23대, 국내외 경쟁차 65대 등 완성차 88대와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는 절개차 4대, 차체골격 5대를 비롯해 액티브 후드 시스템 등 분야별 신기술 25건이 전시됐다. 특히 기아차의 대형 신차 K9을 분해해 주요 부품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협력사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협력사를 직접 찾아가 기술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이하 기술지원단)은 2011년부터 협력사 기술 지원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기술지원단은 협력사로 직접 찾아가 설계·해석·시험 등 R&D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소규모 부품사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시험이나 평가를 도와줄 뿐 아니라 설계·재료·소재 기술 등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담 조직을 포함해 총 300여 명으로 구성된 기술지원단은 샤시, 의장, 차체, 전자, 파워트레인 등 모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최고의 전문 R&D 인력으로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전수하고 있다.

11개 계열사 2560개 업체와 협약 체결
지속성장 약속 "임직원 가족도 챙긴다"

또한 현대·기아차 연구소에서 협력사 R&D 인력들과 신차 개발 업무를 공동 수행하는 '게스트엔지니어 제도'는 설계단계부터 협력사들이 참여함으로써 차량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부품의 품질을 확보하는 한편, 협력사 R&D기술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설계에 공동 참여함으로써 현대·기아차로부터 설계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고 실차 조립을 통해 발생 가능한 문제를 조기에 개선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인력 및 교육훈련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분야에서 현대·기아차는 ▲노동부 및 협력사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교육과 사이버교육 등을 실시하는 '직업훈련 컨소시엄'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50여 개의 소그룹을 구성해 구매, 품질관리, 생산기술 등에 대한 합동 교육을 실시하는 '업종별 소그룹 교육' ▲품질 및 기술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을 통해 운영하는 '품질학교'와 '기술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결과물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2차 협력사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500여 개 2차 협력사를 직접 방문해 다양한 현장 지원활동을 펼치는 '2차 협력사 품질 및 기술 현장지도'를 비롯해 다양한 포상과 업체평가 인센티브를 통한 1차 협력사의 실질적인 지원을 유도하고, 1·2차 협력사 간 우수 동반성장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혜택을 제공하는 등 2차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펼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등 해외 현지공장 건설 시 글로벌소싱이 아닌 협력사와 동반진출하는 방식을 선택해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은 해외매출 확대는 물론 글로벌 인지도가 향상돼 여타 해외 완성차 메이커에도 납품하는 등 글로벌 부품메이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최근 기술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특허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 ▲협력사 특허 출원 지원 ▲당사 특허권을 협력사 무상 제공 ▲특허 공동 출원 등 협력사의 기술력 보호 및 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반성장지수
최고등급 평가

이러한 노력의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최고등급인 '우수' 등급을 획득해 국내를 대표하는 동반성장 모범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부품 협력사를 포함한 기업 생태계 간 경쟁이기 때문에 협력사와의 동반자 의식은 현대차그룹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다른 대기업들이 시행 중인 협력사 자금 및 경영지원활동 외에도 해외동반진출, 협력사 채용박람회 등 다양한 동반성장모델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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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