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시대' 현대차그룹 동반성장 프로그램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5.01 15:50:37
  • 댓글 0개

협력사 가족처럼…"어려울수록 끌어안는다"

[일요시사=경제1팀] '동반성장.' 새 정부가 주도하는 창조경제의 중요한 과제다. 기업들이 동반성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장님'까지 두 팔을 걷어 올렸다. 그중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돋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해 '모범적인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며 그 일환으로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그 자리에서 정 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도 적극 앞장서 달라"고 피력했다.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 해소

실제로 현대차의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330여 개 1차 협력업체가 지난 한 해 동안 1만5000명의 인력을 신규채용했다. 이는 협력업체들의 지난해 연초 채용계획 1만 명을 50% 가량 웃도는 규모로 1차 협력업체들의 2012년 말 총 고용인원이 14만3000명임을 감안할 때, 지난 한 해 10%가 넘는 인력을 신규 채용한 것이다. 5000여개에 달하는 2·3차 협력업체의 채용 규모까지 포함할 경우 현대차 전체 협력업체들의 지난해 고용 인원은 훨씬 늘어난다.

현대차는 작년 현대차, 기아차 등 그룹 내 11개 계열사가 2560여 개 중소 협력사와 함께 2011년 보다 강화된 '2012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하고 전체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작년 협약에 참여한 협력사는 2011년 2200여 개 대비 16%가 증가한 2560여 개로 대폭 확대됐으며 특히 협력사의 운영자금 대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지원 등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2012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우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들의 인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시작 전부터 협력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대차는 협력사들이 인재 확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비용 부담은 물론 행사 기획, 운영, 홍보까지 전 부문을 총괄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대규모 고용창출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 실업 해소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올해에도 지난 3월14일부터 3월29일까지 '2013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행사에 참가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었는데 현대차의 핵심 협력사로 소개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제대로 알릴 수 있어 채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패러다임 제시
채용박람회·문화나눔 등 다양한 지원

올해 이들 협력사는 이번 채용박람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상반기에 대졸 및 고졸 사무직 3000명을 채용하는 등 올 한 해 생산직까지 포함해 총 1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의 동반성장을 위한 손길은 협력사뿐만아니라 협력사 임직원들의 가족에게까지 닿았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8월 '문화를 통한 동반성장'을 주제로 협력사 임직원과 가족 등 총 2만 명을 초청해 문화공연 관람기회를 제공하는 '협력사 H-Festival'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 '2012 현대차 협력사 임직원 자녀 여름 영어캠프'를 개최하는 등 동반성장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협력사 H-Festival'은 현대차가 주관해 경기, 인천/안산, 중부, 대구/경북, 부산/경남, 전주/호남, 울산/경주 등 전국 7개 지역 대표 공연장에서 개최됐으며 협력사 임직원 및 가족 외에도 다문화가정 지역아동센터 등 현대차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문화소외계층 주민들도 공연에 함께 초청해 즐거움을 나누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협력사 임직원 자녀 영어캠프'는 현대차가 동반성장을 위해 시도한 것으로 2008년부터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으며 1·2차 부품 협력사 임직원 자녀에게 영어권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회화실력 향상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노하우 전수하고
인력·교육 지원

특히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사의 호응이 매우 크고 참여율도 높아 올해부턴 지원 규모를 두 배로 확대에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여름 영어캠프에는 200여 명의 협력사 임직원 초등학생 자녀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영화를 활용해 영어를 공부하는 무비캠프, 다양한 가상 경제활동을 통해 영어도 배우고 경제생활도 체험하는 경제사고력 향상 캠프 등에 참여했다.


현대차는 협력사의 기술 향상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차가 남양연구소에서 협력사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신기술 전시와 세미나 개최, 세계 유수의 명차 비교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은 ▲협력사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홍보하는 'R&D 협력사 테크데이'와 ▲주요 경쟁차 비교 분석 전시회인 'R&D 모터쇼' 등 매년 진행해왔던 기존 프로그램을 통합해 보다 많은 협력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작년 7회째를 맞은 'R&D 협력사 테크데이'에서는 파워트레인, 차체, 전장 등의 분야에서 28개 협력사가 참여해 세계 최초 신기술 23건, 국내 최초 신기술 42건 등 총 73건의 신기술을 전시하고 신기술 개발 관련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우수 기술개발 협력사를 선정해 포상하는 등 보다 많은 1·2차 협력사들이 우수한 신기술을 알리고 기술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9회를 맞이한 'R&D 모터쇼'는 현대·기아차 23대, 국내외 경쟁차 65대 등 완성차 88대와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는 절개차 4대, 차체골격 5대를 비롯해 액티브 후드 시스템 등 분야별 신기술 25건이 전시됐다. 특히 기아차의 대형 신차 K9을 분해해 주요 부품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협력사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협력사를 직접 찾아가 기술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이하 기술지원단)은 2011년부터 협력사 기술 지원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기술지원단은 협력사로 직접 찾아가 설계·해석·시험 등 R&D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소규모 부품사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시험이나 평가를 도와줄 뿐 아니라 설계·재료·소재 기술 등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담 조직을 포함해 총 300여 명으로 구성된 기술지원단은 샤시, 의장, 차체, 전자, 파워트레인 등 모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최고의 전문 R&D 인력으로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전수하고 있다.

11개 계열사 2560개 업체와 협약 체결
지속성장 약속 "임직원 가족도 챙긴다"

또한 현대·기아차 연구소에서 협력사 R&D 인력들과 신차 개발 업무를 공동 수행하는 '게스트엔지니어 제도'는 설계단계부터 협력사들이 참여함으로써 차량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부품의 품질을 확보하는 한편, 협력사 R&D기술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설계에 공동 참여함으로써 현대·기아차로부터 설계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고 실차 조립을 통해 발생 가능한 문제를 조기에 개선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인력 및 교육훈련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분야에서 현대·기아차는 ▲노동부 및 협력사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교육과 사이버교육 등을 실시하는 '직업훈련 컨소시엄'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50여 개의 소그룹을 구성해 구매, 품질관리, 생산기술 등에 대한 합동 교육을 실시하는 '업종별 소그룹 교육' ▲품질 및 기술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을 통해 운영하는 '품질학교'와 '기술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결과물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2차 협력사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500여 개 2차 협력사를 직접 방문해 다양한 현장 지원활동을 펼치는 '2차 협력사 품질 및 기술 현장지도'를 비롯해 다양한 포상과 업체평가 인센티브를 통한 1차 협력사의 실질적인 지원을 유도하고, 1·2차 협력사 간 우수 동반성장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혜택을 제공하는 등 2차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펼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등 해외 현지공장 건설 시 글로벌소싱이 아닌 협력사와 동반진출하는 방식을 선택해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은 해외매출 확대는 물론 글로벌 인지도가 향상돼 여타 해외 완성차 메이커에도 납품하는 등 글로벌 부품메이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최근 기술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특허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 ▲협력사 특허 출원 지원 ▲당사 특허권을 협력사 무상 제공 ▲특허 공동 출원 등 협력사의 기술력 보호 및 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반성장지수
최고등급 평가

이러한 노력의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최고등급인 '우수' 등급을 획득해 국내를 대표하는 동반성장 모범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부품 협력사를 포함한 기업 생태계 간 경쟁이기 때문에 협력사와의 동반자 의식은 현대차그룹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다른 대기업들이 시행 중인 협력사 자금 및 경영지원활동 외에도 해외동반진출, 협력사 채용박람회 등 다양한 동반성장모델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