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연예인 변호 기피, 왜?

톱스타에 뒤통수 맞은 변호사들

[일요시사=연예팀] 한류열풍과 더불어 미국 빌보드 진출까지…. 국내 연예인들이 해외에서 종횡무진 활약함에 따라 연예인 소송전문 로펌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엔터테인먼트사업이 점차 확장되고 연예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전 소속사와의 불화나 계약문제, 개인사 등 연예인 소송도 다양해졌다. 반면 연예인 소송을 맡은 뒤 노예처럼 일하다 본전도 못 찾는 변호사례도 늘고 있어 연예인 변호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연예인 변호 기피이유를 들어봤다. 



‘딴따라 변호사’라고 불리던 시대는 갔다. K-POP이 유럽 및 아시아권을 장악하고 식을 줄 모르는 한류열기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다각도로 무한 확장되면서 연예인 소송 변호사의 위상과 활동범위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에 연예인들의 몸값이 천문학적 숫자에 다다를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오른 것도 사실이다.

대박 혹은 쪽박

이 같은 추세로 연예인과 관련된 소송도 점차 다양해졌다. 연예인 소송의 경우 일반인보다 민감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거액의 수임료가 오가는 게 사실이다. 이미지가 곧 상품인 연예인들에게 법적 분쟁은 치명타이기 때문. 최근 이슈화된 박시후 성폭행 진실공방에 이어 이미숙 공갈미수 피소건, 임창정 이혼소송까지 연예인의 법적분쟁에 뛰어든 변호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날이 갈수록 연예인 소송을 전담하는 로펌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예인 소송전문 변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및 연예인 전문 변호사직을 희망하는 사법연수원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위상을 대변해준다.

대표적인 변호사로는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변호사가 있다. 이 변호사는 과거 성추문에 휩싸였던 주병진을 시작으로 송일국, 주지훈, 강성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명 연예인들을 대변해왔음은 물론 누명을 벗겨주거나 처벌을 최소화하는 등 사실상 연예인의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이 그의 도움을 받아 상당히 불리할 수 있는 법적분쟁에서도 승소한 바 있어 이 변호사는 ‘무죄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반면 무심코 연예인 소송을 맡았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종종 있다. 강용석 변호사는 모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 연예인 사건 변호 맡으면 망한다”라는 강도 높은 주장으로 최근 변호사들이 연예인 소송전담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호소하듯 설명했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경험이 많지 않은 변호사가 유명세를 치르기 위해 톱스타의 소송건을 무심코 맡았다가 되레 쪽박 차는 경우도 있다.

강 변호사는 자신의 사례를 직접 들어가며 “유명 연예인의 사건을 맡아본 적이 있다. 그분이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었던 것 같은데 수임료는 너무 낮게 책정하려 들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명 연예인들은 변호사 사무실을 직접 찾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정해 변호사가 직접 연예인을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문제는 타인의 사생활은 존중하지 않은 채 밤낮 가리지 않고 비서처럼 부린다는 것이다.


낮밤 가리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비서처럼 부려
거액 수임료 조건으로 변호해준 뒤 돈 떼이기도

그들은 ‘내가 변호사 만나주는 것도 영광이지’ ‘굳이 돈까지 줘야 돼?’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변호사에게 돈 주는 것을 너무 아까워한다고 한다. 간혹 돈을 떼어먹는 비양심적인 연예인들도 있으니 연예인 사건을 전담할 때엔 성공보수는 아예 꿈도 꾸지 말라는 게 강 변호사의 입장이다. 그래서 지금은 과거 잘 나갔던 엔터테인먼트 전담 로펌들이 조금씩 망해가는 추세라고 전해진다.

모 방송인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경우 소송 내내 의뢰인의 비위를 맞추느라 진땀을 뺐다고 한다. 당사자는 물론 가족 모두가 기가 센 편이라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소송 당시 의뢰인은 언론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던 상황에 놓여 거처를 옮겨 다녔는데, 그때마다 사건담당 변호사는 밤낮 가리지 않고 불려 다녀야 했다. 무조건 승소해야 하는 사건이었기에 수임료와 관련된 갈등은 다행히도 없었지만, 종 부리듯 막 대하는 의뢰인 가족들의 행동 때문에 수임료 갈등보다 더 빈정 상했던 수모 아닌 수모를 겪었다고 한다. 해당 방송인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의뢰인이 갑이고 변호사가 을이라지만 생전 이렇게 힘든 변호는 처음이다. 다음부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연예인 변호는 가급적 맡지 않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인 사건을 맡게 되면 로펌과 엔터테인먼트 간 수임료 조정과정에서 가장 많은 트러블이 발생한다. 트러블의 원인에는 연예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으로부터 나온다. 톱스타급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소송사건과 관련된 변호 업무도 협찬으로 생각한다는 것. 그들에겐 무료변호가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모 법부법인의 김모 변호사에 따르면 연예인 개개인은 부유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소속사들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소속사가 수임료를 못 주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연예인 개인이 변호사에게 지불할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의 사건이 곧 변호사의 이름을 알릴 홍보수단’이라고 생각해 수임료를 지불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만약 지불을 한다 해도 아주 적은 수임료를 지불한다고 전해졌다.  

반면 로펌 측에서 이슈화될 사건을 찾아 무료변론을 해주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고 최진실의 30억 피소사건이다. 지난 2004년 톱스타 최진실이 모 건설사로부터 30억원대의 피소를 당하자 무려 24개의 로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무료변론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당시 최진실은 조성민과의 이혼으로 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을 때였다. 이에 많은 로펌들이 최진실의 상황을 가여워하며 무료변론을 해주겠다고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정작 무료변론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는 뒤로한 채 톱스타이자 이슈 메이커인 최진실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을 보아 유명인 사건을 등에 업고 유명세 좀 떨쳐보자는 심산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모 중소로펌 변호사인 A씨도 자신의 회사를 알리기 위해 중상위급 스타의 소송건의 수임료를 일체 받지 않고 무료 변론을 해준 케이스다. 결국 소송에서 이겼고, 해당 로펌과 변호사도 덩달아 유명해져 쏠쏠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사건 변호도 협찬?

연예인 법적분쟁에서 발생한 갈등은 이보다 더 많다고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착수금을 받은 뒤, 성공보수와 관련된 부분을 의뢰인에게 충분히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의뢰인과 미리 신뢰관계를 갖고, 동등한 관계와 품위를 유지하는 게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사전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 사건변호가 홍보수단이 된다고 무조건 숙이고 들어가거나 무작위로 협찬을 해준다면, 연예인 소송 변호의 패러다임이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해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소송에 승소했음에도 수임료 혹은 성공보수를 받지 못한다면 반드시 의뢰인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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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