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퍼터’로 세계 1위 재등극

“타의 추종 불허하는 인상적 플레이였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타이거 우즈(38·미국)를 향해 스윙코치 숀 폴리가 힘을 보탰다. 폴리는 최근 <PGA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즈의 퍼팅이 확실히 개선됐다”면서 “2주 전 캐딜락챔피언십에서 보여준 퍼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상적인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스윙코치 숀 폴리 이례적 호평
우즈, “롱퍼터 사용 금지시켜야”

2010년까지 우즈의 코치였던 행크 헤이니도 달라진 우즈의 스윙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등 세계적인 교습가들이 우즈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헤이니는 최근 “(우즈가) 1년 전과 비교해 웨지샷, 드라이버샷, 퍼트 등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면서 “퍼트만 따라준다면 전성기의 실력을 완전히 되찾을 것”이라고 우즈의 변신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폴리가 전한 우즈의 달라진 퍼팅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어드레스 때 공의 위치 변화다.
어드레스 때 그립을 잡은 손의 위치가 공 뒤가 아닌 공 위쪽 수직선상에 놓이는 것. 만일 손이 공 뒤에 놓여 있으면 정확하고 일관된 스트로크가 어렵고 공이 제대로 구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우즈는 예전에는 공의 위치를 중심에서 약간 왼쪽에 놓았지만 지금은 공을 좀 더 왼쪽으로 놓고 있다. 몸이 약간 열린 상태에서 스트로크 하는 습관으로 인해 퍼터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히는 문제점을 해결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 교습가
우즈 높이 평가

그리고 일관된 거리감 향상을 위해 그립을 좀 더 부드럽게 쥐고 스트로크 때 컨트롤을 오른손으로 하는 기본적인 내용을 체크한 것도 퍼팅감각을 되살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우즈는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이 퍼팅을 앞두고 가장 먼저 몸보다 퍼터 페이스를 먼저 정렬하는 버릇이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연습그린에서 티 2개를 퍼터 헤드 길이와 똑같은 폭으로 꽂아 작은 문(門)을 만들어 일정한 궤도로 퍼팅하는데 이는 백스윙에 이어 임팩트까지 퍼터 페이스 각도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연습법 중 하나다.

또 스트로크 시 일정한 공의 스피드를 얻기 위해 오른손으로 공을 친다는 느낌을 갖는다. 얼마 전 우즈에게 조언해 준 스티브 스트리커는 자신은 왼손 퍼팅을 하지만 우즈에겐 오른손 퍼팅을 할 것을 주문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지난 201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퍼팅부문 109위에 그쳤던 우즈는 올해 이 부문 10위를 달릴 만큼 크게 호전돼 잠자던 퍼팅감각이 되살아났음을 보여주었다.

타이거 우즈는 최근 PGA투어의 롱퍼터 금지 규정 반대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우즈가 “퍼터는 휘둘러야지 몸에 붙여놓는 것이 아니다”며 롱퍼터 사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그립을 몸에 붙여 스트로크 하는 롱퍼터로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를 실력이 아닌 장비의 게임으로 만든다는 비난이 일어나면서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2016년 1월1일부터 퍼터가 몸에 닿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해 롱퍼터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PGA투어는 선수들과 상의한 결과 롱퍼터 사용을 금지시켜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이 규칙을 따르지 않고 선수들에게 롱퍼터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지속적으로 롱퍼터 사용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반대해온 우즈는 “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정해진 것이 없고 USGA와 R&A가 골프규칙을 만드는 곳이니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역시 “PGA 투어가 R&A와 USGA의 결정을 따라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잠자던 퍼팅감각
되살아난 모습

최근 미국 스키 국가대표 린지 본(29)과 열애 중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우즈가 전처 엘린 노르데그렌(33·스웨덴)의 애인으로부터 굴욕 아닌 굴욕을 당했다.

연예 전문 타블로이드지 <TMZ>가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우즈는 플로리다 지역의 정박소에 자신의 요트 ‘프라이버시’(사생활)를 정박했다.

문제는 우즈의 요트를 둔 자리다. 우즈의 요트 옆에는 노르데그렌의 연인으로 알려진 크리스 클라인(53·미국)의 요트가 정박돼 있었던 것. 하필이면 우즈가 본과의 연애 사실을 공개한 날이라 우연치고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우즈와 클라인의 직접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사람들은 둘을 비교하고 나섰다. 그 결과 클라인의 요트가 우즈의 요트보다 약 3m 긴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우즈의 요트 이름은 ‘프라이버시’로 사생활을 보호받기 원하는 주인의 욕망을 드러내는 반면 클라인의 요트는 ‘마인 게임즈’(Mine Games)라는 이름을 지녀 억만장자인 주인을 잘 나타내는 이름이다.

노르데그렌의 연인인 클라인은 석탄 채굴, 가공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로 현재 노르데그린이 거주하고 있는 저택의 이웃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라이버시와 마인 게임즈는 그 크기로 이목을 끌었다. 요트에는 최소 5개의 침실과 수영장, 바 등 호화시설이 설치돼 있다. 클라인의 보트에는 개인 잠수함이 딸려 있어 우즈의 것보다 더 값어치가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즈 요트, 전처 남친과 비교해 보니 조금 작네?
‘바람도 부창부수?’ 우즈 전 부인 억만장자와 데이트

그리고 이번엔 노르데그렌의 염문설도 제기됐다. <뉴욕포스트>는 지난달 21일(한국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우즈의 전 부인인 노르데그렌이 클라인과 교제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노르데그렌은 플로리다 노스팜비치의 바로 옆집에 사는 클라인과 지난 휴일에 데이트를 했다고 전했다.

클라인은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한 뒤 두 번째 결혼했지만 2000년 이혼했고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우즈와 린지 본의 ‘요트 밀애’ 소식을 처음 보도했던 영국의 <데일리메일>도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우즈와 본이 밀애를 즐긴 요트 프라이버시호가 클라인이 소유한 요트와 나란히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데일리메일>은 또 우즈의 요트(선체 길이47m·시가 2000만달러)보다 클라인의 요트(50m·3000만달러)가 더 크고 더 비싼 것이라고 전했다.


클라인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서 열린 ‘롬니기금모금’ 리셉션에 이웃 노르데그렌을 초대해 공개석상에서 처음 만났고, 최근 우즈가 캐딜락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30대의 젊은 금발의 이혼녀인 노르데그렌과 비밀데이트를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클라인은 열애설에 대해 공식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골프황제’ 우즈
‘스키여제’ 본과 교제

그러나 노르데그렌은 “의심할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 반박한 뒤 “남편과 이혼한 이후 지난 3년 반 동안 둘째 아이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두 아이 샘과 찰리를 키우는 데만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고 보도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우즈와 이혼한 이후 1억달러의 위자료를 받았고, 최근 새로 산 집을 리모델링하고 있으며 인근 롤린스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는 등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르데그렌은 클라인과의 열애설에 앞서 스웨덴 하키선수인 더글러스 머레이와 사업가 제이미 딩만 등과의 교제설이 나돌기도 했다.

한편 우즈는 최근 ‘스키여제’ 본과의 교제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파파라치의 사진 가치를 아예 떨어뜨리려는 의도였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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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구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됐던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의 공개 갈등엔 ‘옹립의 정치학’이 숨어 있다. 특정 세력이 정변을 일으키거나 지도자 교체를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도자 옹립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정당성·생존 본능이 적절하게 조화해야 한다. 그래서 복잡한 조건이 가미된다. 지도자 옹립을 위한 조건으로는 대체로 ▲적절한 상징성 ▲새 기득권이 될 주도 세력과의 조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나 못 갖는 지도자 조건 이 중 가장 어려운 숙제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새 지도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새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새 지도자는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생존 본능은 강한 권력 의지로 연결된다. 자신만의 새로운 비전을 실천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강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을 옹립한 주도 세력과 마찰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빈번하다. 왕은 왕권을 강화하려고 했고, 귀족은 이를 막으려고 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과 귀족은 끊임없이 정치적 다툼을 벌였다. 이 때문에 많은 왕이 교체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옹립된 지도자는 대체로 권위가 약하다. 옹립된 지도자는 지배 질서가 규정한 정통성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옹립되는 과정 자체가 지도자로선 주도 세력에게 빚을 진 격이 되는 사례도 많다. 조선 태종은 정변을 일으켜 아버지를 몰아낸 후 즉위했다. 태종은 태조의 다섯 번째 아들이었다. 적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유교 질서에선 도저히 후계자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태조는 막내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악수를 뒀고, 사병을 혁파하려고 했다. 새 질서를 왕이 직접 부정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기득권 세력의 기반을 침범하려고 한 것이다. 태종은 적장자 대접을 받던 형 정종을 세자·왕으로 옹립한 후 형의 양자로서 왕위를 승계해 질서를 지키는 모양새를 갖췄다. 제1차 왕자의 난에서 주축은 주도 세력이 동원한 사병이었는데, 태종은 이들에게 빚을 진 셈이다. 하지만 그는 주도 세력 중 상당수를 정계에서 일시 퇴출시킨 후 사병을 혁파했다. 자신과 왕조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판을 확실하게 확보한 것이다. 경제적 이권까지 거둬들이려고 해선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태종은 공신들이 저지르는 각종 비행을 적당한 선에서 눈감아줬다. 태종의 킹메이커 하륜은 도성 안에 조성된 신덕왕후의 능이 이장되자, 주변의 좋은 땅을 선점하기 위해 사위들을 동원했다. 하륜에겐 지금도 유능한 신하·부정부패의 상징이란 평가가 함께 따라다닌다. 조선 중종도 형 연산군 폐위 이후 옹립된 임금이었다. 엉겁결에 왕위에 올라 큰 빚을 졌기 때문에 중종은 공신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핵심 공신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했다. 이후 중종은 조광조·김안로 등 대리인을 내세웠다가 토사구팽하는 정치술을 반복했다. 너무 유능해도, 너무 무능해도 안 된다 출마설 도는 주호영·윤한홍의 장 직격 조광조 일파는 중종이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숙청됐다. 김안로는 아들의 초례가 예정된 날 체포됐다. 주도 세력으로선 왕이 너무 유능하거나 정치에 밝으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너무 무능하거나 막 나가도 안 된다. 지나치게 막 나가서 폐위된 대표적인 왕은 고려 충혜왕이었다. 충혜왕은 아버지 충숙왕이 양위해서 즉위했다. 당시 고려 왕은 원나라 사신이 하루아침에 폐위해 귀양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권위가 없었다. 고려 친원파의 권력은 왕보다 더 강했다. 그리고 고려엔 원나라 제2황후 기황후의 오빠 기철이 있었다. 고려 왕은 정상적으로 즉위하더라도 원나라·친원파가 사실상 인준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즉위하는 임금마다 옹립된 지도자나 다름없었다. 충혜왕은 즉위 후 아무나 성폭행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성폭행 대상 중엔 서모 경화공주도 있었다. 이 사실은 원나라 사신에게도 알려졌다. 결국 충혜왕은 폐위돼 귀양 가던 중 사망했다. 한편으로 충혜왕은 폭력배들을 자신의 측근 세력으로 양성한 후 권문세족이 독점하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고 했다. 아울러 권문세족의 사유지를 혁파하려 하는 등 이들의 경제기반을 뒤흔들려고 했다. 충혜왕이 폐위된 결정적인 계기는 기철의 건의였다. 원나라는 기철의 건의를 받아들여 충혜왕을 폐위했다. 충혜왕은 폐위되던 순간 사신으로부터 발길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대부분은 소장파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당에 비상계엄 관련 사과와 당의 혁신을 요구했기 때문에 딱히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원조 친윤’ 중 1명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3선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진행된 국민의힘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 도중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이 잘못됐단 인식을 아직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계엄을 벗어던지고, 국민께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앞에서 사과 요구 이는 장 대표가 지난 3일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려던 계엄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의원의 비판을 들은 후 고개만 살짝 숙인 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 8일 대구 지역 언론인과의 정책토론회 중 장 대표를 일컬어 “자기 편을 단결시키는 과정을 밟다가 중도가 도망간다면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12월3일까진 지켜봐 달라’고 말했고, 그 이후엔 민심에 따르는 조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말을 하지 않아서 당내 반발이 많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윤 전 대통령은 폭정을 거듭하다가 탄핵당했다”며 “비상계엄도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으려던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라는 등 윤 전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과 윤 의원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준비는 많이 해왔고,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경남도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가 입장을 선회했던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2월 공개한 명태균씨의 전화 통화 녹취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윤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를 막았다”는 취지의 대화가 공개됐다. 지방선거를 약 6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주 부의장처럼 출마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두는 방법엔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 ▲중앙정치에 지역 이해관계 반영 등이 있다. 지방선거에선 국회의원이 공천·조직 동원 등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도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3월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힘 못 쓰는 2가지 이유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 외엔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엔 참패를 거듭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로는 크게 2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선거 후보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선거가 임박해 외부 명망가를 데려와 주요 선거 후보로 옹립하는 특성이다. 다른 하나는 영남·강원 등 핵심 텃밭에 자리 잡아 중앙정치보다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정치인 집단이다. 세간에선 이들을 일명 ‘언더 찐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선거 참패가 이어지면, 중앙정치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줄어든다. 영향력이 줄면, 지역의 이익을 중앙정치에 반영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둘 방법·영향력을 모두 잃는다는 것은 언더 찐윤 의원들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아무리 중앙정치·전국 단위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당이 정권 획득 가능성이 아예 없는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그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과 이해관계를 교환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1세기 이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선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다. 이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전국적 인지도 ▲정치적 상징성 ▲낮은 당 장악력 등이다. 대선 출마 당시 “당 장악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던 대선후보는 이 전 총재·박 전 대통령밖에 없었다. “당 장악력이 낮다”는 명제는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당 장악력이 높은 대통령·대권주자는 의원들과 굳이 이익을 주고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대표 등 수도권에 기반해 중도 공략 의지가 강한 정치인과의 불화가 잦다. 이들과 이해관계·성향·기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많아서 당권을 다투거나 알력이 있을 가능성도 큰데, 결국 화합하기 어렵다. 살기 위해 충돌하는 장 VS 친윤 “우리끼리 총구 안 돼” 의견 고수 언더 찐윤 의원들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성향도 ‘당 장악력이 낮은 적절한 대권주자’를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린다. 언더 찐윤의 관점으로 보자면, 윤 전 대통령은 자멸해서 사라졌다. 한 전 대표·안 의원은 수도권 엘리트 성향이 강하다. 지난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드러진 사람이 바로 장 대표였다. 장 대표는 정치 경력이 짧으면서도 한 전 대표와 결별한 이력이 있다. 지난 2월엔 백봉신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신사적 이미지도 강했다. 국민의힘 내 강성 보수 성향 당원들은 장 대표를 선택했다. 이후 장 대표는 범보수 대권주자로 주목받았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21.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겐 정치적 기반이 없다. 대권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다.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 없으면 정치 생명을 길게 유지할 수 없다. 장 대표는 장외집회 개최 위주로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장외집회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는 강성 발언을 주로 내놨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 장외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불법이었고, 국민의힘은 그 불법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가 강경 보수 성향 당원의 비난을 받았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강경 보수의 길로 이끄는 ‘투톱’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 지방선거는 이들의 정치적 삶과 죽음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충돌하는 결정적인 지점은 살고자 하는 의지다. 윤 의원이 장 대표를 비판했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구 친윤계가 장 대표를 통제불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으로 연결된다. 강경 보수 성향이 짙어지면,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인식되는 중도층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친윤계 의원들에겐 당과 개인의 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일요시사>와 만나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어차피 국민의힘밖에 없다”면서 중도 공략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이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이유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의 실질적 임기는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 따라서 장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정도다. 장 대표는 이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자신의 독자적인 기반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옹립하는 세력과 옹립되는 수장은 각자의 삶과 죽음이 걸려 있어 긴장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장 대표에 대해선 “국민의힘, 나아가 보수 진영의 진정한 1인자가 될 만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다수의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와 친윤계의 이해관계는 여기서 엇갈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남은 6개월 빠듯한 시간 새누리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신중한 사람이지만 현실감각이 굉장히 빠르다”며 “장 대표는 화장을 지운 여자의 얼굴처럼 다 보여줘서 장 대표 체제 종언은 이제 뚜껑만 열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게 남은 시간은 불과 6개월이다. 부족한 것은 결국 시간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 의원·주 부의장의 비판에 “우리끼리 총구를 겨눠선 안 된다”며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독재정권”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흔들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장 대표와 구 친윤계는 과연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