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특집⑦> 대한민국 新권력지도-세력재편 폭력조직도

먹잇감’ 앞에선 동지도 없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다.” 최근 조직폭력(이하 조폭) 세계에 나도는 말이다. 먹잇감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속성을 빗댄 것이다. 요즈음 조폭들의 양상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치밀하게 사전계획에 따라 범행을 저지르는 것 또한 새로운 특징이다. 비호세력의 보호막을 범행에 이용하는가 하면 국경을 넘나들며 이익을 얻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것 역시 신풍속도라고 할 수 있다. <일요시사>에선 새로운 조폭들의 세계를 따라가 봤다.

최근 조폭들의 양상을 보면 지속적인 생명력이 핵심이다. 때문에 조직원 개인이 추종자들을 규합해 소규모 신흥조직을 구성한다. 때론 필요할 때 조직간 연계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전과는 다르다. 전국 단위의 대규모 조직이나 기존 조직의 확장 모습을 찾기 어렵다. 물론 경찰에 노출되지 않으려는 속셈이 숨어 있다.

폭력세계 재편성
마피아 일보 직전

취재결과 조폭들은 이권이 있는 곳이면 어느 분야라도 개입해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면서 조직의 자금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영역도 다양하다. 건설업, 유통업, 벤처사업 등은 기본이다. 재개발관련 이권개입, 카드할인업, 상가분양 개입 등 활동분야를 넓히고 있다.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폭력이나 갈취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대신 합법을 가장한 사업채 운영이나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 위협수단 사용 등이 눈에 띈다. 일부 조폭은 보험범죄나 도박 등에 관여하기도 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조폭전문가는 “기업형태를 갖추고 합법을 가장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면서 조직자금력을 중심으로 폭력세계가 재편성되는 소위 ‘마피아’ 일보 직전까지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 아직도 전국구 조폭들이 활개를 치고 있을까. 현재 서울의 경우 조폭들은 물밑으로 숨은 상태다. 이미 이권을 챙길 만큼 챙겼고 경찰의 집중적 단속과 수사로 활동영역이 좁아진 탓이다. 일각에선 ‘풍요 속의 빈곤이 서울’이란 말도 나온다.


대신 경기도가 조폭들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예전 이권을 둘러싼 암투와 유혈이 낭자했던 서울 조폭 풍속을 최근 이곳에서 재현하고 있는 것.

서울 주무대 조폭들은 물론 기존 경기도를 주무대로 삼던 조폭, 지방에서 먹잇감을 가로채기 위해 상경한 조폭들이 엉키면서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 이곳에선 최근 이권다툼을 통한 칼부림이 몇 차례 일어나기도 했다.

조폭들이 경기도로 몰리는 이유는 신개발 붐이 일고 있고 무엇보다 ‘돈’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과 평택 등이 노른자위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전국구 조폭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양은이파’ ‘범서방파’ ‘신OB파’ 등 전국구 3대 패밀리가 서울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했다. 비록 두목들은 감옥생활을 하거나 해외로 떠나는 등의 이유로 활동을 멈췄지만 추종세력들이 그 뒤를 잇고 있었다. 실제 밤세계에선 이름만으로도 행세가 통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의 활동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3대 패밀리가 경찰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으면서 조직의 움직임이 가라앉은 상태다. 물론 일부 패밀리에 속했던 조직원이들이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세력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서울 신림동을 주무대로 삼았던 ‘이글스파’와 ‘신이글스파’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글스파’에 뿌리는 둔 ‘범이글스파’ 역시 활동이 없다.

그런가 하면 서울 동선동을 무대로 삼고 있던 ‘상봉이파’와 동네 선후배들을 규합해 결성됐던 ‘만식이파’도 움직임이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일부 조직원이 사행성게임을 운영 중에 있어 경찰의 집중관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은 세포분열
유사시 연합화

서울 모래내시장을 주무대로 삼던 ‘모래내파’와 서울 갈현동이 주무대였던 ‘연신내파’, 서울 반포동에서 이권활동을 하던 ‘종진이파’ 역시 활동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 조폭전문가는 “서울을 주무대로 활동하던 조폭들은 와해되거나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들 중 일부 조직원은 개인적으로 활동하면서 경기도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조폭들은 최소 10명에서 많게는 50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중 40대는 두목, 30대는 행동대장, 20대와 10대는 행동대원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한 조직당 행동대장은 2~3명 정도로 전해진다. 조직은 세포분열하고 유사 시 연합하는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조폭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업은 용역·경비업이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현장에서의 이권개입은 물론 개인의 사주, 자치단체의 의뢰 등을 도맡아한다. 당연히 굵직한 돈거래가 오간다.

이들은 경비용역업체를 가장해서 이권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해결사 노릇을 한다. 처음에는 10명 이내로 투입되지만 마찰 상황에선 많게는 100명까지 동원되기도 한다. 경찰이 덮치면 용역업체 직원들만 남고 조폭들은 모습을 감춘다. ‘치고 빠지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단체나 국가유공자 단체를 만든 후 조폭사업에 개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합법적인 사회단체를 결성한 후 이권사업에 뛰어들어 해결사 역할을 하는 행태다. 실제 지난 5일 벌어진 리버사이드호텔 폭력사태에 한 사회단체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

이번 사태의 주역은 ‘설악산팀’이었다. 세간에는 세입자와 호텔간 마찰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270억원의 리모델링 공사금을 둘러싼 암투였던 것이다. 리모델링 공사를 담당했던 D사 사장 L씨가 최초 K사장과 계약을 했는데 중간에 명도자가 바뀌면서 공사대금을 떼일 상황에 처한 것.

L씨는 이에 ‘설악산팀’에게 용역을 맡겼고 설악산팀은 오전 2시쯤 급습한 200여명의 용역직원들을 상대로 활극을 펼쳤다. 하지만 급습한 용역직원들은 완강한 설악산팀에게 패퇴한 후 호텔 밖으로 밀려났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방어한 설악산팀과 급습한 용역직원들 중 설악산팀 조직원이 조우한 사실이다. 인터넷을 통해 급작스럽게 연합되면서 급습했던 설악산팀 조폭들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며 당황해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조폭들도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공유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의뢰자를 기다린다. 의뢰서가 들어오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는데 인원이 모자랄 경우에는 다른 조폭세력과 연합한다. 그러다 보니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이권에 개입한 조폭은 한 명당 적게는 8만원에서 많게는 28만원까지 받는다. 가령 8만원으로 치고 100명이 투입됐다면 800만원을 일당으로 챙기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이들간 물밑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실례가 지난달 일어났던 내곡동 가구단지 연쇄방화사건이다. 이 사건 배후에는 ‘서방파’를 추종하는 조폭들이 있었다. 철거업체 대표 방모(58)씨가 철거에 반대하는 건물주와 입주자들을 쫓아낼 목적으로 억대를 주고 이들 조폭을 부른 것이다.

조폭들의 신천지
경기도에 ‘와글와글’

익명을 요구한 한 조폭 전문가는 “내곡동 사건은 청부폭력의 대표적 실례로 꼽을 수 있다”면서 “외국에서 조폭들이 들어와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덤비고 청부까지 일삼고 있어 앞으로 청부살인이 만연할 것으로 관측돼 우려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폭 전문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이 되는 것이면 청부도 마다하지 않는 게 최근 조폭들의 풍속”이라면서 “정부당국은 청부살인 만연에 대한 대책마련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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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