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고 우습게 봤다가는 ‘훅’ 간다

4월 골프와 이상기온, 그리고 심장질환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4월은 본격적 골프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언제 갑자기 이상기온이 찾아와 운동을 방해할지 모른다. 그러나 열성적으로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돌발변수에 아랑곳하지 않고 필드에 나선다. 특히 산악지형에 조성된 골프장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상기온 속의 필드 나들이는 갑작스런 운동량 증가로 몸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위험군은 40세 이상 남, 45세 이상 여
이른 봄 준비 없이 필드 나가면 ‘악’

지형의 경사가 심한 몇몇 골프장에선 라운드 하던 골퍼가 갑작스런 심장 이상으로 협심증의 고통을 호소하거나 심한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이상기온에는 심장 혈관에 이상이 생기기 쉬운 법이다.
심장 전문의들은 추운날씨에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실내외 온도가 30℃ 이상 차이 날 때는 심혈관 질환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중·장년층 골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신체 적응력이 떨어지는 추운날씨에 피부가 노출되면 협심증이나 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기온이 떨어져 체감온도가 낮아지면 심장은 큰 압박을 받는다. 차가운 날씨에 피부가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피의 공급도 줄어든다. 이에 따라 심장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한층 빨리 뛰며 혈압과 맥박수가 급상승한다.

심장의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혈관 벽이 굳으면 이때 심장에 필요한 산소량이 부족해 협심증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돌연사를 하게 된다.


허혈성 심질환은 대개 협심증과 심근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협심증은 심근허혈로 인한 가슴부위의 통증 또는 불편함을 말하며,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의 일부가 완전히 막혀 이하 부위의 심근이 괴사되는 경우를 말한다.

허혈성 심질환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부분 죽상경화로 인한 관상동맥협착이 그 원인이 된다. 흔히 동맥경화로 알려진 죽상경화는 혈관 내에 찌꺼기가 쌓여 동맥의 내경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죽상동맥경화는 관상동맥, 대동맥, 뇌동맥, 하지동맥 등에서 잘 나타나고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진행한 후에야 협심증, 뇌졸중, 신부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데, 대개 혈관면적의 70% 이상이 좁아진 후에야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일단 발병한 후 치료하는 것보다 조기에 발견해 그 발작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다행히 동맥경화는 적절한 치료와 위험인자 조절을 통해 그 진행을 막거나 되돌릴 수 있는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 이러한 심장질환의 위험군은 40세 이상 남자와 45세 이상 여자로, 고혈압, 당뇨, 고 콜레스테롤 혈증, 비만, 흡연, 운동 부족, 심한 스트레스,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이다.

인생의 황금기인 중년에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있는 돌연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관상동맥의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년의 나이에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체크하고 어려움을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와 더불어 반짝 추위 속에서 라운드 할 때는 추위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하며, 라운드 직후 갑자기 뜨거운 물로 몸을 녹이는 것도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S’ 숙지하라

봄 골프에서 ‘타수’보다 중요한 것이 ‘부상 방지’다. 라운딩을 앞두고 여유 있게 골프장에 도착해 굳은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난겨울에는 유독 강추위가 이어졌다. 주말 골퍼들이 모처럼 찾아온 따뜻한 날씨를 누구보다 반기는 이유다.
하지만 이른 봄 골프장은 여전히 여러 돌발변수를 품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첫 라운드를 시작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몸은 겨우내 움츠러들었고 코스 컨디션도 엉망이다. 오랜만에 라운드를 나와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갈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즐겁게 골프시즌을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봄 라운드 요령 중 ‘3S(스트레칭ㆍ스윙ㆍ스트레스)’는 반드시 알고 나가야 한다.

◆스트레칭=이른 봄 라운드에 스트레칭은 필수다. 겨우내 굳어 있던 근육과 관절 상태를 잊고 마음만 앞서 풀 스윙이라도 한다면 부상을 입고 최악의 경우에는 시즌을 접을 수도 있다.
고수들의 봄 골프 스트레칭 방법을 따라해 보자. 먼저 티오프 1시간 전쯤 여유 있게 골프장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준비는 라커룸부터 시작된다. 옷을 갈아입기 전 뜨거운 물로 짧게 샤워를 한다. 근육과 관절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미리 준비시키는 것이다.
코스에 나간다면 손목ㆍ발목, 무릎ㆍ팔꿈치, 허리, 어깨 등 심장에서 먼 곳부터 천천히 풀어나간다. 체온이 올라가고 약간 땀이 난 듯하면 스윙연습을 시작한다. 이때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짧은 클럽부터 단계적으로 스윙을 하는 것이 좋다.
스윙은 느려도 좋다. 천천히 몸의 리듬감을 찾아가는 것이 포인트다.
라운드 도중에도 몸이 굳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답은 ‘걷기’다. 카트를 자주 타면 체온이 떨어지고 근육, 관절, 혈관이 수축돼 부상 원인이 된다. 또 보온을 위해 땀 흡수가 잘되는 내피와 방한·방풍 효과가 있는 외투를 겹쳐 입고 수시로 벗고 입으며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스윙=이제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섰다. 시즌 첫 라운드의 시작을 알린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천천히’를 되뇌어야 한다. 그리고 스윙 크기와 힘을 모두 평소 3분의 2 수준으로 하면 된다.
‘멀리 날려야지’ ‘핀에 붙여야지’ 하는 욕심이 들어가는 순간 샷은 급해지고 스코어는 엉망이 된다. 특히 이른 봄 맨땅이 드러난 페어웨이 공략법을 잘 알아야 한다.
임팩트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스윙 크기를 평소 75% 수준으로 하기 때문에 한 클럽 긴 채를 선택하고 그립은 2인치 정도 내려 잡고 스윙하면 된다.
한 가지 더. 들뜬 기분에 ‘찍어 치는’ 샷을 했다가는 낭패다. 공 방향성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부상까지 당할 수 있다.
우드샷은 물론 아이언샷을 할 때도 ‘쓸어 치는’ 샷이 유리하다. 공이 잔디 위에 떠 있지 않고 착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퍼팅을 할 때는 평소보다 강하게 스트로크하고 모래가 많아 브레이크를 덜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레스=스트레칭과 샷 요령을 알았다면 즐거운 라운드만 남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감이 좋을 때만 생각한다면 엉뚱한 샷과 망가진 스코어에 실망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스코어에 욕심을 내 무리하기보다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스윙감을 되찾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버디나 파 욕심을 버리고, 보기 이상은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 필요하다. 보기와 싸우다 보면 파도 나올 수 있고, 운이 좋다면 행운의 버디를 잡을 수도 있다.
‘올드 맨 파’(Old Man Par)라는 말이 있다. 전설의 아마추어 골퍼인 보비 존스가 처음 쓴 말이다. 골프는 매 홀 ‘파’(par)와 싸워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은 프로골퍼나 아마 고수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주말골퍼라면 이를 응용해 ‘올드 맨 보기’(Old Man Bogey)를 생각하면 된다. 매 홀 보기와 싸우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상황이 나쁜 봄철 라운드에서는 존스의 명구가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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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