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성접대 파문 '키맨5'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4.05 14: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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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흐지부지? 5명은 알고 있다!

[일요시사=사회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고위층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삐거덕거리는 모습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실명과 동영상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부터 수사는 혼선을 빚고 있다. 동영상만 믿고 들어간 첫 기획 단계부터 무리한 수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계속된 언론 플레이에 의혹만 여기저기 춤추고 있다.



검찰이 고위층 성접대 의혹과 관련, 경찰의 출국금지 신청을 대부분 불허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성접대 의혹에 연루된 12∼13명에 대한 출국 금지를 요청했는데 검찰이 이중 6∼7명을 불허하면서 수사가 난관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사건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출국금지 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성접대 수사가 이대로 흐지부지 종결될 것인지. 수수께끼 열쇠를 쥐고 있는 '키맨' 5명을 조명했다.

[키맨1]
[김학의 전 차관]

결과적으로 경찰은 지금까지 김 전 차관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인지 확실하지 않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는 최초 경찰로부터 동영상을 넘겨받았을 때 분석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동영상 속의 잡음과 음악소리로 인해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과 동일인물인지 음성대조가 불가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영상도 마찬가지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동영상 속 인물과 김 전 차관은 얼굴 형태 윤곽선이 유사한 것으로 관찰됐다. 그러나 이게 전부였다.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지만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란 단서를 붙여 애매모호한 해석을 낳았다. '김 전 차관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는 <일요시사>에 동영상을 봤다고 진술한 한 관계자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그는 "자신이 직접 동영상을 봤다"고 말하면서 "해당 동영상만으로는 김 전 차관인 걸 특정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남녀가 성관계를 맺는 행위 자체를 묘사할 수는 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얼굴은 구별할 수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이 관계자가 지난 2월에 묘사한 내용과 최근 경찰이 국과수에 보낸 동영상 내용은 정확히 일치했다.

즉 경찰은 동영상 입수 단계부터 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이 때문에 J변호사 등을 불러 김 전 차관임을 입증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는 것이다.

국과수 분석결과가 지난 25일 언론에 공개되자 이날 김 전 차관은 경찰 기자단에 입장자료를 보냈다. 성접대 의혹을 적극 부인하는 내용이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Y씨 소유의 강원도 별장에서 향응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별장 주인인 Y씨를 조사하면 참석자가 누구인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영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포함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전 차관은 몇몇 언론사에 내용 증명 자료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김 전 차관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법조계에서 흘러나왔다. 며칠전에는 '김 전 차관이 모 언론사에 수백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의 변호사 등으로 지목된 인물에게 문의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보한 거의 유일한 증거인 동영상이 증거로서의 효력을 잃자 경찰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 김 전 차관이 Y씨에게 대가성 특혜를 준 여부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한 관계자는 전했다.

상황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현 수사팀이 김 전 차관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경찰은 문책성 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혐의 입증 작업이 쉽지 않을 거란 것. 이래저래 사건은 김 전 차관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고위층 별장파티 의혹 경찰 수사 혼선 빚어
동영상만 믿었는데…첫 단추부터 무리 지적

[키맨2]
[Y씨 내연녀 K씨]

Y씨의 내연녀로 알려진 K씨, K씨는 이번 스캔들의 최대 피해자 중 1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Y씨로부터 고위 공직자에 대한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그러나 K씨는 현재 간통 혐의로 피소된 피의자 신분이기도 하다.

세간에 이번 성접대 사건은 K씨가 Y씨를 고소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조금 다르다.  K씨가 Y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하기 전 별건이 경찰에 접수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막은 이렇다. Y씨는 자신의 별장에서 K씨와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정지된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그러나 Y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동영상을 발견한 Y씨의 아내는 Y씨를 K씨와 함께 간통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K씨는 혐의를 벗기 위해 Y씨를 성폭행으로 역고소한 것이다.

하지만 서초경찰서는 K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폭행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 났다. 반대로 Y씨의 아내가 K씨에게 제기한 간통 혐의는 인정됐다. 지난 2월 K씨는 Y씨와 함께 모두 70여 차례에 걸쳐 간통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됐다.

이처럼 K씨에겐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를 적극 부인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더불어 사진 동호회를 함께하고, 경매로 넘어간 별장까지 대리 인수해 줄 정도로 친분이 있던 Y씨의 배신은 K씨에게 또 다른 자극이 됐을 것이다.

최근 경찰은 K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확보했다. 먼저 K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성폭행 건으로 조사받을 당시 "Y씨가 건네 준 알약을 먹고 환각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K씨가 최음제를 먹은 상태에서 성관계에 응했을 확률은 낮은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K씨의 주장에 따르면 K씨는 2011년 말께 Y씨로부터 '환각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K씨의 머리카락을 국과수에서 분석한 결과 K씨의 머리카락 중간 부분(약 6cm)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K씨의 진술대로라면 머리카락 끝 부분(12cm)에서 마약이 검출돼야했다.

즉 K씨는 2011년 말께 마약을 복용한 것이 아니라 2012년 중반께 마약을 복용한 것이다. 이에 국과수는 서초경찰서에 "신중한 조사를 요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증거로 제출된 Y씨의 성관계 동영상에서도 강제성은 없던 것으로 판명 났다.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던 Y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동영상과 녹취록을 반박자료로 제출해 K씨와의 내연 관계를 입증했다. 결국 경찰은 Y씨의 손을 들어줬고, 경찰은 Y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K씨의 부탁으로 Y씨에게서 벤츠를 찾아온 대부업자 P씨의 의견도 비슷하다. 그는 한 유력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씨가 성접대에 동원된 또 다른 여성에게 보낸 문자를 봤는데 그 문자에는 'Y씨의 성폭행을 증언 해주면 200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K씨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로 인해 K씨의 복수설 또한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현재 성접대 수사는 K씨의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만약 K씨의 진술이 신빙성을 잃는다면 경찰은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키맨3]
[대부업자 P씨]

대부업자 P씨는 K씨의 벤츠에서 동영상 CD 원본을 입수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건이 지금처럼 커진 건 P씨의 공도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은 이렇다. P씨는 K씨로부터 Y씨에게 뺏긴 벤츠를 찾아줄 것을 부탁받았다. 그리고 P씨는 자신의 운전기사를 동원해 Y씨가 타고 다니던 벤츠를 빼앗았다. 그리고 우연히 벤츠 뒷 트렁크에서 CD 7장을 입수했다. 바로 성접대 동영상 원본으로 불리는 풀버전 영상이었다.

P씨는 이 영상을 돌려보는 과정에서 김 전 차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발견했다. 그리고 문제의 성접대 동영상에 K씨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마음이 바뀐 P씨는 벤츠를 판 뒤 도리어 K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동영상이 있다는 걸 확인시키기 위해 P씨는 K씨의 휴대폰으로 성관계 동영상을 전송했다. K씨는 나중에 이 동영상을 경찰에 증거 자료로 제출했는데 경찰은 이 동영상을 믿고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2월 내사 단계에서 P씨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한 관계자는 전했다. 충북 제천에 머물고 있는 P씨를 경찰이 수소문했다는 것. 경찰이 직접 P씨와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남 이후 P씨가 경찰의 정보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소문대로라면 원본을 갖고 있는 P씨는 이 사건의 핵심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비교적 장막에 가려져 있다. 한 유력 언론은 P씨와의 인터뷰를 전하며 "P씨가 동영상을 입수한 뒤 김 전 차관을 협박해 20억원을 받아내려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K씨도 조사 과정에서 비슷한 진술을 했다. K씨는 "P씨가 이 동영상을 빌미로 김 전 차관을 협박하자고 했다"며 "이 동영상은 20억원이라는 말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P씨는 K씨에게 "내가 이 영상으로 누굴 협박하면 몇 년 사는지도 알아봤다"면서 범행에 가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K씨는 P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별장에 함께 갔던 지인들을 만나 이 같은 협박 사실을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K씨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K씨는 성접대 사실을 경찰에 폭로했다. 숨겨졌던 성접대 파문이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등장했다. Y씨에게서 벤츠를 빼앗은 P씨의 운전기사가 "차 안에는 동영상이 없었다"며 지금까지의 사실 관계를 모두 뒤집은 것이다. K씨와 P씨의 측근 중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는 상황.

한 경찰 관계자는 "P씨가 지금까지 동영상을 갖고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며 "한때는 P씨가 김 전 차관을 만나 딜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지금으로선 그 부분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 비협조로 난관
미궁 속으로 빠지나

[키맨4]
[허준영 전 청장]

최초 P씨가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원본 성접대 동영상,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회 저명인사들이 찍혔다던 이 동영상은 현재 자취를 감췄다. '판도라의 상자'라 불렸던 7장의 CD도 이젠 그 존재조차 불투명한 상황.

그런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언젠가부터 성접대 동영상 리스트라 불리는 명단이 떠돌기 시작했다. 전·현직 사정기관 간부, 정부 고위관료, 유명 병원장 등이 포함된 이 리스트에 언론은 칼춤을 췄고, 수사 과정은 매일 실시간 생중계됐다.

이 사건을 오래 전부터 취재했던 한 기자는 이 리스트에 의문을 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경찰 고위 관계자가 너무 많이 포함돼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을 토대로 복수 관계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해당 리스트는 중간에 조작됐거나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해당 리스트에 검찰 고위간부가 포함돼 있는 건 이해 가능하지만 경찰 고위간부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건 다소 석연찮다는 반응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누워서 침 뱉는 격으로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낼 이유가 없기 때문.

또 리스트에 따르는 구체적인 증언이나 주변 제보가 필수적인데 관련 인물들은 물론 성접대 피해자들까지 일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최초 경찰 조사에서 고위층과의 성관계를 시인했던 한 여성은 수사가 진행되자 진술을 번복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으며, 자신이 직접 성접대한 인물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는 후문이다.

기억에 의존한 수사다보니 물증 확보도 손에 꼽을 정도. 경찰 입장에선 별장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CCTV 외 리스트를 입증할 증거도 요원하다. 설사 지목된 인사가 CCTV에 찍혔다 하더라도 성접대를 부인하면 경찰 입장에서는 아무 것도 밝혀낼 수 없다. 혐의를 확신했던 경찰에게 암운이 드리우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접대 리스트를 검찰 측에서 고의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 추이를 미리 파악하고 있던 검찰이 경찰의 강제수사 전환에 발맞춰 일부러 리스트를 흘렸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성접대 리스트가 경찰 수사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푸념이 경찰 내부에서 들렸다. 여론 부담이 커지다보니 언론 플레이에 의존하게 되고, 관련 인물들은 시간을 벌면서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

이 대목에서 리스트에 포함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사실이라면 할복자살 하겠다"고 말한 건 꽤나 의미심장하다. 괜한 객기가 아니라 그만큼 결백함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과는 별도로 사건을 수사 중인 청와대에서도 허 전 청장에 대한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전 청장은 서울 노원병을 지역구로 이번 4월 재보선에 출마한다. 공천 과정에서 검증을 거쳤을 것이란 점을 상기하면 Y씨가 허 전 청장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처럼 리스트에 언급된 인물들은 하나 같이 Y씨와의 커넥션을 부인하고 있고 또 경찰 조사에서 그들의 혐의가 입증될 가능성 또한 낮아 보인다.

[키맨5]
[건설업자 Y씨]

최근 경찰은 건설업자 Y씨의 통화내역에서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경찰청을 발견했다. 그러나 Y씨가 실제로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Y씨와 자주 통화한 각 사정기관 담당자도 수사 선상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2011년 말부터 Y씨의 통화내역에서 검찰이나 경찰 인사의 전화번호가 나왔다"면서 Y씨가 20차례 이상 입건됐음에도 무혐의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사정기관의 비호가 있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은 이번 수사의 초점을 김 전 차관에서 Y씨로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목적은 성접대 규명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Y씨가 각종 공사 수주나 인허가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가 핵심이란 설명. 또 Y씨가 고위 공직자들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는지와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얼마 전 경찰은 Y씨가 공동대표로 재직하던 D건설의 병원 인테리어 공사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광범위하게 퍼진 수사망을 실체적 혐의가 있는 사람들로 압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수사 전문가는 "그날 별장에서 실제로 성접대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지 못하면 관련자들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Y씨의 통화내역에서 누구를 발견하든 결국에는 Y씨가 청탁 사실을 털어놓지 않으면 진상 규명 또한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Y씨를 둘러싼 의혹은 불거진 것만 수십 가지. 그가 모 대기업 출신 사업가로 국내 대규모 건설사에게 수백억원대의 특혜를 받아왔다는 설, 법조 브로커로 각종 소송에 개입해 이득을 챙겼다는 설, 대선자금과 관련된 한 그룹이 추진하는 사업에 연루됐다는 설 등 온통 '설'뿐이다. 그리고 확인된 건 없다. 그가 사회 고위층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해 온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게 꼭 불법성이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다.

다만 Y씨가 자신이 분양한 한 빌딩의 입주예정자들로부터 71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했는데 이 건이 지난 2012년 1월 불기소 처분된 점은 법조계 로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Y씨의 광범위한 성접대가 결국은 이 분양 소송과 관련해 시작됐기 때문.

한 사건 관계자는 "Y씨가 건설 소송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인맥을 넓혔던 것이 별장파티로 이어졌고, 이것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성접대로) 커졌다"면서 "아마 이번 스캔들로 가장 피해를 보는 데가 있다면 그건 아마 (뒤를 봐준) 경찰일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경 힘겨루기와 Y씨의 인맥, K씨의 사적인 감정 등이 맞물려 사건이 실제보다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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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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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