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경영권 버린 재벌가 사람들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3.18 11: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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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장손도, 금지옥엽 막내도 ‘마이웨이’

[일요시사=경제1팀] 재벌 후계자. 소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인생’이라며 부러움을 살만하다. 최근엔 ‘은수저’가 아닌 ‘다이아몬드 수저’라고 불릴 정도로 서민들의 삶과는 차이가 크다. 돈 걱정 없이 화려하게 보장된 삶은 물론, 어려서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가업 승계를 받기까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하지만 국내 재벌가 자손 중에서도 이러한 천편일률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빽’이 아닌 ‘꿈’이다. 



‘출생의 비밀’ 만큼이나 TV드라마 속 단골 소재인 ‘재벌자제’의 모습이 진화하고 있다. 드라마작가들이 갇혀 있는 상상력의 한계를 확 깰 만한 실존 캐릭터가 국내 재벌가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회장님
내 꿈은 변호사

우선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효성 전 사장의 행보가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효성그룹의 유력 후계자 중 1명으로 거론돼 온 그는 이달 초 중공업 PG장을 갑작스럽게 사임, 여느 재벌가 자제들과는 다른 ‘이반’의 길을 택했다. 그는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고 ‘법무법인 현’의 고문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을 완전히 떠나 외부에서 변호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입학, 수석 졸업한 조 전 사장은 1996년 미국 하버드 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효성그룹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뉴욕 주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시 조 전 사장은 국제 변호사로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 온 것이 그것이다.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조 전 사장에게 수 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 ‘효성닷컴’을 찾아왔다.


이후 그는 1999년 효성 전략본부팀장으로 입사해 전략 부문에서 활동하다 2006년부터 그룹의 주력사업인 중공업 부문을 맡아오며 매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넉넉한 후계자 삶 포기 “꿈 찾아 옆길로”  
처음부터 입사 거부…임원 지내다 결단도

중공업PG 매출액은 2조원을 넘어서 회사 전체의 20%를 차지했고, 국내 최초로 북미 풍력발전 시장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남통 우방 변압기 기업 인수나 750KW 및 2MW 급 풍력발전시스템 국내 최초 인증 등은 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조 전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사임사’라는 글을 통해 “법률가로서의 전문성과 효성에서 10여 년간 축적한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법조 분야에 매진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조 전 사장이 근무할 ‘법무법인 현’은 40대 초반의 젊은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 2007년에 설립한 신흥 로펌으로, 매출액 기준 국내 10대 로펌에 들어간다. 특히 조 전 사장의 부인으로 법무법인 김&장 등에서 근무한 이여진씨도 조 전 사장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함께 일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의 퇴진을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 3남인 조현상 부사장과의 경영권 승계 경쟁에서 밀려난 결과가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조 전 사장의 퇴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재벌가 대물림 경영’이라는 방정식에 변화를 주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기업 경영보다
자선 활동 관심


조 전 사장과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정경선 사단법인 루트임팩트 대표이자, ㈜허브서울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 그는 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손자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장남으로, 회사 지분 15만1530주, 지분 0.17%를 보유하고 있는 유력 주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부모 후광에 기대지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2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대표의 관심사는 ‘후계 수업’ 보단 ‘자선 활동’에 있었다. 대학시절 정 대표는 대학생 문화 기획 동아리 ‘쿠스파(KUSPA)’를 결성, 자선 파티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아마추어 음악인을 돕기 위한 콩쿠르를 여는 등의 활동을 했다.

2010년에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모인 재능 기부 단체 ‘크리에이티브 셰어(Creative Share)’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2011년 11월부터 아산나눔재단 인턴 생활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진로를 수정했다. 완강히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사회적 기업 후원단체인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 임팩트’를 만든 것이다. 목적은 자선 사업가들과 사회 혁신가들의 육성 및 역량 강화에 있다.

정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수행하는 임팩트스퀘어(Impact Square) 의 박동천 공동 대표를 포함한 몇몇 지인들과 함께 사회 혁신가들의 협업 공간인 ㈜허브서울을 열었다. 허브서울은 최근 이용자 수가 늘며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정 대표는 2호점 확장은 물론이고 소셜 벤처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극 가동할 예정이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 역시 자신의 의지를 펼친 현대가 자제 중 하나다. 정 팀장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의 장녀로 지난해 12월 재단에 합류했다.

아산나눔재단은 청년 창업 활성화와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해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에서 5000억원을 출연해 2011년 출범한 민간 공익재단으로 최근 신설된 재단 기획팀은 창업 관련 신사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팀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해 MIT 경영학 석사(MBA)를 받은 후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해 왔다. 평소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현장에서 창업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의미를 찾고, 스스로 재단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벌가 문제아서
광고계 기린아로

꿈을 찾은 재계 자제 중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씨도 빼놓을 수 없다. 박씨는 지난 2006년 대학생 5명이 창업해 국제 광고제를 휩쓸고 광고계의 룰을 바꾼 ‘빅앤트 인터내셔널’의 대표다.

빅앤트는 설립 3년 만에 한국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인 칸 국제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 D&AD, 뉴욕 원쇼 석권과 3년 연속 수상을 기록하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주목받았다.

박 대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이름을 알릴 당시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기도 했다. ‘돈 있으면 누가 못 해’, ‘아버지 후광 효과’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예상과 달리 학창시절부터 번듯한 재벌 3세의 장남들과 맥을 달리했다. 남들보다 10배 이상 놀던 중ㆍ고교 시절을 보내고 1998년 정원 미달로 단국대 경영대에 입학했다 3회 학사 경고 후 자퇴, 도피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이 후에도 2회 학사경고에 5차례나 전공을 바꿔야 했던 긴 방황 끝에 박 대표는 산업디자인에서 물을 만났고, 한국인 최초로 세계 5대 광고제를 휩쓴 광고계의 기린아로 돌아온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방송된 KBS2 TV <이야기쇼 두드림>에 출연해 ‘재벌2세가 아닌 광고쟁이’로 살아가는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털어놓기도 했다.

경영과 담 쌓고 생활…쉽게 독립했다 낭패도
‘변호사, 자선가, 광고인, 공직자, 영화감독…’

이날 방송에서 박 대표는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까지 왔지만 대기업 회장 아들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털어 놓으며 “대학교에서 늘 F였는데 산업 디자인과로 전과한 첫 학기에 올 A를 받았다. 이게 내 길이구나 생각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광고 분야에서 더 잘해 다음 세대에 이어 주는 것이다”라고 광고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일찌감치 비경영자의 길을 걸었던 자제들이 있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대표적. 박 이사장은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다섯째 아들이다.

박 이사장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학 교수와 공직자의 길을 걸어왔다. 물론 그룹 계열사의 지분은 갖고 있지만 다른 형제들과 달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박 창업주의 장남 고 박성용 회장의 아들 박재영씨도 작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2009년 금호그룹 관련 지분을 모두 팔고, 영화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경영권 승계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

‘도련님 수발’에 
그룹 휘청하기도

다만 모든 기업인들의 경우가 그렇듯 이들의 독립도 늘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의 막내아들인 이성한 감독이 운영하는 부영엔터테인먼트(이하 부영엔터)가 자금난에 빠지자 자금 메꿔주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영엔터는 현재까지 3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이 제작비 중 상당 금액이 부영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동광주택으로부터 출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영엔터의 업무용 사무실까지 모 기업의 지원을 통해 운영하면서 이 회장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족벌 경영’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막내 아들을 위한 이 회장의 사랑만큼 이 감독의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제작된 이 감독의 첫 작품인 <스페어>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관객 수가 4만5290명에 그쳤으며 이어 2009년 작품인 <바람>도 1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10만여 관객만을 동원했다. 이어 2011년 개봉한 <히트>도 11만명 만을 동원하는데 그쳐 모기업으로부터의 원조 없이는 사업을 지속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부영그룹은 지난해 8월 부영엔터에 자금을 대거 쏟아 붓다 못해 부영엔터를 통째로 인수했다. 그룹 계열사인 대화기건이 부영엔터의 대주주가 됨으로써 69억 원의 빚을 지고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부영엔터의 빚까지 모두 떠안았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내 젊은 주식부자 순위
GS 9세 꼬마가 100억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부장(35)이 ‘40세 이하 젊은 주식 부호’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지분가치를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40세 이하 대상자 중 구 LG전자 부장의 주식 평가액은 5685억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구 부장에 이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38)이 4951억원으로 2위,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39)이 4416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장남 장세준(39)씨는 3561억원으로 4위, 김영찬 골프존 회장 장남인 김원일 사장(38)은 3421억원으로 5위였다.
그 뒤를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장남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보(3269억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차남인 장세환씨(2434억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장남인 박준경 상무보(2347억원)가 이었다.
재벌닷컴은 이번 조사에서 1000억원 이상 상장사 주식을 가진 40대 이하 부호는 23명,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부호는 19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95명 중 여성은 54명(27.7%)이었다. 100억원 이상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젊은 주식부자 중에서도 가장 나이 어린 부자는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인 정홍(9)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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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