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박시후 성폭행 진실공방

아랫도리 잘못 놀려…잘 나가다 치명타

[일요시사=연예팀] 드라마 <역전의 여왕> <검사 프린세스>로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으로 등극, 최근 종영한 <청담동 앨리스>에서 럭셔리 허당 재벌 2세를 연기해 모든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떠오른 박시후가 난데없는 성추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박시후는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였다고 해명했지만, 고소인은 강간이라며 엇갈린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 훈남’ 박시후(35)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멀끔한 외모와 완벽한 근육몸매로 뭇 여성들의 애간장을 녹였고, 근 2∼3년 동안 선보인 탄탄한 연기력까지 인정받아 포스트 한류스타로 승승장구해나가던 차 성추문이라는 끔찍한 구설수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구나 술 한 잔도 못하는 ‘바른생활 사나이’로 추앙받는 그가 술을 마신 뒤 낯선 여성과 잠자리를 했다는 사건은 지금까지 공들여 쌓아왔던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류스타대열에 오르며 주가상승 중인 박시후가 이번 사건에 연루됨에 따라 불어 닥칠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훈남이
원나잇 종결자로

사건은 지난 14일 밤 10시에서 다음 날 새벽 2시 사이에 발생했다. 박시후는 후배 김모(24)씨와 강남의 모 술집에서 홍초 소주를 나눠 마시며 담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연기자 지망생 이모(22)씨는 박시후 일행과 동석했고 세 사람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홍초 소주 2병을 비웠다. 술자리가 끝나고 박시후는 13만원 가량의 술값을 계산한 뒤 두 사람을 청담동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에 데려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씨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신이 말짱했다. 이를 목격한 해당 주점 관계자는 “15개가 넘는 계단을 혼자 걸어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정상적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박시후는 행여나 그녀가 넘어질까 가벼운 에스코트만 해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오전 1시40분 유유히 술집을 빠져나온 3인은 박시후의 자가용을 이용해 장소를 옮겼다. 당시 김씨는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을 한 점을 미뤄 아예 술을 마시지 않거나 가볍게 1잔 정도의 술을 마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10여 분이 지났을까. 세 사람은 박시후의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 후배 김씨와 박시후, 이씨 세 사람은 동시에 아파트로 자택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씨는 먼저 내려왔고, 자택엔 두 사람만 남아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연기자 지망생과 취중 동침…합의? 강간?
양쪽 주장 엇갈려 진흙탕 싸움 전개 가능성도


박시후와 헤어진 뒤 오후 8시경 이씨는 은평구 서부경찰서를 찾았다. 이어 그녀는 원스톱지원센터(성폭력전담팀)에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다음 날 새벽 2시에 눈을 떴는데, 이미 박시후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였다”고 진술한 뒤 고소절차를 밟고 오후 11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원스톱지원센터의 의뢰로 은평구 응암동의 한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은 뒤 성관계와 관련된 증거를 채취, 경찰에 넘겼고 현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증거 및 약물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이씨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하루아침에 융단폭격을 맞은 박시후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자택에서 칩거 중이다. 하지만 여론이 들끓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그는 “술자리와 잠자리를 가진 것은 인정하지만 결코 강제성은 없었다. 서로 호감을 갖고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였다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어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팬 여러분이 우려하는 위력 행사는 없었으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커진 사건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에 언론매체와 자신의 팬 사이트, 소속사 보도자료를 통해 줄곧 억울함을 호소하며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CCTV 자료를 제공할 용의도 있다”며 당당한 모습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온갖 억측 난무
진실은 수렁 속에

쌍방 간 엇갈린 주장이 계속되자 합의점을 찾을 도리가 없던 경찰도 결국 주점 및 박시후의 자택 주차장에 설치된 CCTV자료를 확보하며 적극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경찰이 입수한 CCTV에는 두 사람과 박시후의 지인인 김씨가 술자리를 가진 청담동 주점 입구부터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세 사람이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 들어서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주점에서의 이씨는 주점 관계자가 언급한대로 멀쩡한 상태였다. 경사진 계단도 줄곧 내려갈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약 10여 분이 흐른 뒤 박시후의 집 주차장에서의 그녀는 몸을 제대로 못 가눌 정도로 만취해 있었다. 그런 이씨를 후배 김씨가 자신의 등에 업고 박시후의 자택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곧 박시후도 뒤따라 들어갔다. 주점 관계자의 정황 설명과 주차장 CCTV에 찍힌 영상대로라면, 이씨는 술집에서 나온 이후 청담동의 아파트로 이동하는 10분새 몸을 가누지 못했다는 의미와 같다.

사건 실마리가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자 네티즌들은 박시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을 품기 시작했다. ‘연기자 지망생인 이씨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박시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성관계를 유도했다’ ‘전 소속사 측이 박시후와의 불협화음으로 재계약이 불발되자 괘씸한 마음에 계획적으로 후배 연기자 김씨와 꽃뱀을 고용한 뒤 수렁 속에 빠뜨렸다’는 등 다양한 억측이 제기됐다.


CCTV 속 여성 모습 수수께끼
주점서 멀쩡…아파트선 만취

꽃뱀의혹이 증폭되자 경찰 측은 “셋이서 홍초소주 2병을 마셨는데 내가 그렇게 순식간에 취한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는 당시 이씨의 진술을 언론에 밝혀 지나친 억측을 자제토록 유도했다. 전 소속사의 계획된 사건이라는 의혹 또한 무리수로 판명됐다. 박시후가 전작 <청담동 앨리스> 촬영 중 전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돼 1인 기획사 ‘후 팩토리’를 설립했지만 홀로서기를 하는데 적잖은 불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한 연예계 측근이 “이야기 엔터테인먼트가 박시후에게 전속계약 소송을 준비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라고 증언한 점, 사건 터지기 2주 전에 소속사와 결별한 점도 ‘박시후 죽이기’ 의혹에 힘을 싣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연예계 관계자 및 네티즌의 예상과는 달리 해당 소속사는 박시후가 성추문에 휩싸인 뒤 모르쇠로 일관하지 않고 오히려 “추후 이루어질 수사과정에 성실히 임해 혐의를 벗겠다는 배우 본인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 박시후 본인의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을 믿고 함께 기다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전 소속배우 감싸기’에 심혈을 기울이며 관련 의혹을 단숨에 가라앉혔다. 

화려한 모습 뒤
인간적 욕망도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술 한 잔도 못해 선배 연기자에게 찍혔다더니 음주는 물론 뒤에서 할 짓 다했다” “나이트클럽과 주점에서 종종 박시후를 목격했다. 박시후가 이미지 관리를 위해 거짓말로 포장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의심을 품었다. 특히 사건이 터지면서 그가 77년생인 나이를 78년생이라고 속여 왔던 점이 자연스럽게 밝혀지면서 그에 대한 신뢰감도 대폭 감소한 상태다.

박시후에게 이씨를 소개시켜준 장본인인 후배 김씨는 만남의 주최자, 즉 제 3의 인물로 지목돼 상당히 곤욕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측근은 모 인터넷매체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그 자리는 김씨의 소개로 이뤄졌다. 강남 포장마차에서 함께 마신 후 셋이 박시후의 집으로 이동했고, 두 사람은 좋은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며 “술집과 박시후의 집에서 모두 즐거워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다음날 오전 각자 집으로 헤어진 후 이씨는 김씨와 문자 메시지로 안부를 주고받기도 했다”며 “강제성이 있었다면 나중에 그런 인사를 전할 수 없었다. 고소 징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갑자기 이씨가 돌변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성추문 관련 루머가 많이 퍼져있어서 김씨가 굉장히 억울해 한다. 무엇보다 박시후 선배에게 가장 미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톱스타와 지망생
미묘한 관계

하지만 사건 현장에 동석했던 김시 역시 이씨에게 고소당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사건은 점혀 뜻밖의 국면으오 치닫고 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 14일 밤 11시쯤 강남구의 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 한 혐의로 박시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데 이어 동석했던 김씨의 고소장도 함께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한편 모 연예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연예인 지망생의 삶은 일반인보다 못한 게 사실이다. 생활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톱스타와 친분을 쌓으며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번 일은 연예계의 부적절한 관례가 고소사건으로 확대됨에 따라 세상에 알려지게 된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장까지 접수한 것을 보아 당사자 이씨도 보통 성격은 아닐 것으로 생각하지만 마지막에는 합의금으로 무마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한번 성추문에 휩싸인 연예인들은 그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닌다. 설사 박시후씨가 무혐의로 풀려난다고 할지라도 향후 1년 동안은 자숙하며 지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들인 ‘훈남’이미지 와르르∼
사건 배후 음모론도 ‘모락모락’

박시후는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 무혐의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고소인의 입장도 고려, 사건 당시 박시후가 항거불능이나 심신상실의 상태를 이용해 강제성 관계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 동안남’ ‘로맨틱코미디계의 황태자’로 급부상해오던 박시후는 단 한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하루아침에 만신창이가 됐다. 어긋난 욕망이 결국 자신에게 독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국내외 수많은 팬들의 염원대로 박시후가 이번 성추문 사건에서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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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