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검증대 오른 정홍원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2.22 20: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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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고른 GH 회심의 카드 '먹힐까'

[일요시사=사회팀] 든든한 선발투수라고 믿었던 '김용준'이 몸도 풀기 전에 마운드서 내려오자 박근혜 당선자는 깊은 고심에 빠졌다.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누가 지명될 것인지 모두의 촉각이 곤두섰던 상황. 결국 박 당선자는 또 다시 '법조인' 카드를 꺼냈다. 바로 정홍원 후보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장고 끝에 고른 '회심의 카드'가 먹힐까.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이 지난 12일 국회에 제출됐다.

박 당선자는 인사청문 요청 사유서에서 "정홍원 후보자는 확고한 국가관을 갖고 법과 원칙을 수호해 온 인물이며 법률구조활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 온 점에서 새 정부가 지향하는 '국민행복시대'를 구현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험난한 가시밭길
인사청문회 예정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20∼21일께로 예정된 가운데 검증의 예리한 칼날은 벌써부터 정 후보자의 주변을 찌르고 있다.

정 후보자와 육군본부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지인은 언론에 밝힌 기고문에서 "정 후보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사범학교를 거쳐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는 등 과거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주경야독으로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소위 명문대 인사들 틈에서 성실한 노력으로 성공을 일궈냈다"고 정 후보자를 소개했다. 박 당선자가 밝힌 새 정부를 이끌어갈 기준인 '보통 사람'에 부합하는 인물이란 것이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보통 후보자'에 가깝다. 청문회를 앞두고 위장전입과 아들 병역면제 의혹 등이 줄줄이 터지면서 순탄치 않은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김용준 전 후보자가 검증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후보직을 자진사퇴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흡사마'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스스로 멍에를 벗었다. 고르고 고른 카드들이 검증만 하면 온갖 특혜, 위법, 부정 의혹 등이 불거지니 이번 총리 후보자 지명에는 인수위가 더욱 더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조건 청문회는 일단 통과해야 한다는 막중한 '미션'이 정 후보자에게 주어진 것.

'주경야독' 야간대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장영자 등 대형사건 해결한 ‘특별수사통’

정 후보자는 지난해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으로 활약하며 정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공천 당시 당 내부에서는 온갖 잡음들이 터져 나지만 결국 새누리당은 의회 과반을 차지했다. '역사는 결과가 말한다'는 말처럼 정 후보자는 새누리당 총선 승리의 공신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정 후보자는 사범학교 출신 검사라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63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인왕국민학교(현 인왕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이듬해에는 성균관대 법정대학에 야간대학 과정으로 입학했다. 그 뒤 정 후보자는 낮에는 교사, 밤에는 대학생으로 생활했다. 1965년 군 입대 전까지 인왕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정 후보자는 1967년 만기전역 뒤에도 2년 넘게 교직생활을 계속했다. 

대학을 다니며 법조인의 꿈을 키운 정 후보자는 교사를 그만두고 사법시험 준비에 매진한다. 그리고 1972년 늦깎이로 사법시험 14회에 합격한다. 검사생활 30년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서울지검 영등포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정 후보자는 대전지검 차장검사, 부산지검 울산지청 지청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등을 거쳤다. 그리고 1999년 대검찰청에서 감찰부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광주지검 검사장, 부산지검 검사장, 법무연수원 원장 등을 역임하며 요직들은 두루 거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사 시절 맡았던 유명 사건으로는 '큰손' 장영자 사기사건, '대도' 조세형 탈주사건, 워커힐 카지노 외화 밀반출 사건 등이 있다. 주로 굵직한 사건들을 손봤기 때문에 '특별수사통'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지난 1991년 대검찰청 중수부 3과장 시절에는 국내 최초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장 시절에는 이른바 '민원인 후견인' 제도를 도입했다. 대검 감찰부장 재직 시 내린 '검찰 낮술 금지령'은 유명하다.

그는 대체적으로 깐깐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참여정부 때 정 후보자와 함께 일한 검찰 관계자는 정 후보자에 대해 "강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실제 삼성 비자금사건이 터졌을 당시 정 후보자는 특검 후보로 거론되는 등 주위의 신망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는데 이때 도입한 매니페스토 선거운동은 현재까지 그 의의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2004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용퇴한 정 후보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아 법률 취약계층 보호에도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편접고 사시
검사생활 30년

정 후보자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 건 2012년이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개혁을 부르짖은 새누리당은 정 후보자를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공천 심사를 통해 문제가 됐던 현역 의원들을 줄줄이 낙마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반발해 탈당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며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 당선자 입장에서는 정 후보자에게 큰 빚을 진 셈이다.

총선 직후 대선을 준비했던 당 내부에서는 정 후보자가 언젠가 다시 정계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이 나돌았다. 대선 캠프 합류설도 있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공천위원장 임기가 끝난 후 곧바로 정치권을 떠났다. 또한 정치적 언행도 자제하는 등 처신을 깔끔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박 당선자의 신뢰가 깊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록 정 후보자가 대선 캠프에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무언가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들은 끊이지 않았다. 함께 일했던 사람을 선호하는 박 당선자의 인선 스타일과도 부합했다. 결국 '믿을맨'이었던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자 박 당선자는 고심 끝에 정 후보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정 후보자는 총리직 제안을 받자 동시에 인사 청문회를 준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신상털기 식의 검증이 없지는 않다"며 우회적으로 인사청문위원들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다. 박 당선자도 정 후보자는 '보통 사람'이라며 '정 총리' 인선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인수위는 김 후보자의 중도하차 이후 정 후보자에 대한 사전검증작업에 충실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재산증식 의혹, 위장전입, 아들 병역문제 등이 검증 과제로 급부상했다.

먼저 재산증식 부분. 정 후보자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있던 지난 2011년, 정부에 신고한 재산은 19억8180여만원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0년 17억1499만원이던 재산신고액은 다음해 1억7200여만원 증가했다.


문제는 예금이었다. 항목별로 본 재산신고액에서 정 후보자 부부는 예금 자산이 가장 많았는데 2010년 6억9477만원을 예치했던 정 후보자 부부는 2011년 8억8619만원을 맡겨둔 것으로 조사됐다. 예금 2억여원이 1년새 증가한 것.



뿐만 아니다. 1995년 정 후보자가 공개한 재산 내역을 보면 저축 예금은 5725만원이다. 이 금액은 2004년 5월, 그가 검찰을 떠날 때까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정 후보자가 변호사를 시작한 뒤 공직으로 돌아오면서 공개한 예금은 3억100여만원. 넉 달 새 2억여 가량 증가한 것이다.

총 재산으로 보면 정 후보자가 첫 번째 재산을 공개한 1995년, 4억9352만원이었던 재산신고액은 2011년까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변호사 보수로 월 평균 3000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과하지 않다"고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전관예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청문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 후보자의 부인인 최옥자씨가 상속받은 김해 진영읍 설창리 일대의 임야는 2010년 기준 증여됐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채권자와 낙찰자 모두 최씨의 친인척이었기 때문. 이 땅은 지난 2003년 채무로 인해 강제 경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사실상 상속을 포기했던 땅"이라며 "처가 가족들에게 모든 처분을 맡겨놓았던 상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해의 땅 문제가 쟁점화 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정 후보자가 김해시 삼정동 일대 대지(466.3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산액 1억9071만원으로 신고 됐던 이 땅은 정부가 지정한 투기우려지역으로 분류됐다가 1992년 조치가 해제된 땅이다. 이 땅을 1995년 매입한 정 후보자는 "퇴임 후 살게 될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서 땅을 구입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일대는 '활천2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 계획'에 따라 구획 정리가 끝난 땅, 다시 말해 개발이 추진되고 있던 땅이었다. '전원주택'의 용도와는 맞지 않는다는 설명. 즉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이 땅을 구입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다. 실제 이 땅의 시세는 4억원에 이른다는 지역 부동산 업자의 설명도 있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개발정보를 사전에 알고 취득한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어 향후 공방이 예상된다.

재산증식 의문
화끈 검증 예고

정 후보자 본인이 재빨리 인정한 부분도 있다. 바로 '위장전입'이다. 정 후보자는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1988년 주택청약을 위해 주소지를 서울에 남겨뒀다. 고위공직자 필수 검증 코스인 '위장전입'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정 후보자가 수도권 주택 청약을 유지하기 위해 위장전입한 곳은 바로 서울 구로구 독산동의 한 연립주택. 정 후보자 누나가 살고 있는 곳이다. 정 후보자는 당시 서울지역 청약저축으로 국민주택 청약 1순위였으나 근무지인 부산으로 거주지를 옮길 경우 1순위 자격을 상실할 수 있었다. 이에 위장전입을 선택해 본인만 서울로 거주지를 유지한 뒤 부인과 아들을 부산으로 내려 보낸 것.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위장전입은) 정 후보자가 무주택자로서 주택청약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위장전입의 목적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고의로 주민등록지를 옮긴 행위는 그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늘 심각한 도덕성 결함과 결부됐던 만큼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위장전입 부분이 조금 더 쟁점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외아들 정우준 검사의 병역문제도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정 검사는 서울대 출신의 사법시험 48회 합격자로 현재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근무 중이다. 정 검사는 통영 초등생 살해사건의 담당 검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군대는 다녀오지 않았다.

정 검사는 1997년 4월15일 신체등위 1급으로 현역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대학원 재학을 이유로 2001년까지 입영을 연기했다. 그리고 2001년 11월 8일 수핵탈출증(디스크)으로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위장전입·병역·불법투기 의혹
'전관예우' 재산증식 과정도 의문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정 검사가 석사 과정을 밟을 때 각종 장비를 다루는 실험에 참여했다가 허리에 디스크가 발생했다"면서 "당시 여름 휴가철을 기점으로 통증이 본격화돼 강남의 한 척추전문병원에서 MRI 촬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후유증을 고려해 1년 넘게 물리치료 등을 받았고, 2001년 10월30일 강남성모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정 검사가 국방부에 제출한 강남성모병원 진단서에는 "요통 및 우하지(오른쪽 다리) 통증에 따른 운동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적혀있다.

그러나 정 검사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후 2006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기까지 장시간에 걸쳐 책상에 앉아 고시 공부를 했다는 정황은 추가 해명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정 검사의 고시 준비생 시절 디스크 치료를 병행한 것에 대한 의료기록 또한 공개해야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에는 사법고시 합격 전후인 2005년 이후의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검사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후 2006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기까지 장시간에 걸쳐 책상에 앉아 고시준비를 했다는 설명은 추가 해명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정 검사의 고시 준비생 시절 디스크 치료를 병행한 것에 대한 의료기록 또한 공개해야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에는 사법고시 합격 전후인 2005년 이후의 자료는 없기 때문이다.

꿈많은 위장전입
아들 군면제 도마

'털면 결국 다 나오게 돼있다'는 말처럼 정 후보자와 관련된 검증 의혹은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00년 초 자신의 가족 명의로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468주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자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사외이사를 지냈는데 그 전신인 현대전자 주식을 매수한 시점이 마침 '현대전자 주가조작'이 불거졌을 때라는 설명이다. 즉 내부 정보를 알고 미리 주식투자를 해 시세 차익을 노리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인 것. 정 후보자 일가가 활발하게 주식을 파고 산 시점은 정 검사의 디스크 발병 시점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정홍원 후보자는?

▲1972년 제14회 사법시험 합격
▲1995년 대전지방검찰청 차장검사
▲1996년 부산지방검찰청 울산지청 지청장
▲1999년 광주고등검찰청 차장검사
▲2000년 대검찰청 감찰부장
▲2002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2003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2004년 법무연수원 원장
▲2004년 법무법인로고스 대표변호사
▲2004∼2006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2008∼2011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2012년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
▲전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
▲현 법무법인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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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