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별기획] MB정부 출범, 그 이후…⑤벌벌 떠는 MB 낙하산들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2.07 18: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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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MB동아줄, 놓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일요시사=경제1팀] '낙하산?' 공수부대보다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MB정부'다. MB정부의 하늘은 여기저기서 내려오는 낙하산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 다가왔다. 낙하산 인사를 없앤단다. MB '빽'만 믿고 호의호식을 누리던 낙하산인사들 발등에 뜨거운 불이 떨어졌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은 뒤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했다. 2008년 4월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를 신호탄으로 금융공기업 기관장부터 감사, 비상임이사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옷을 벗었다. 그 후 5년 동안 MB정부는 정치권, 시민단체 등의 질타 속에서도 꾸준히 낙하산을 투하 2011년에는 공기업 수장의 절반이 교체됐고, 최근에는 70% 이상이 낙하산으로 채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게 없는 강만수
시름깊은 금융황제

대표적 낙하산 인사는 강만수 KDB산업은행 회장이다. 1997년 3월부터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근무했던 강 회장은 외환위기의 책임을 지고 1998년 3월 관가를 떠났다. 10년 후 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 이후 대통령 경제특보를 거쳐 현 산은지주 회장까지 꿰찼다.

그런데 마땅히 한 게 없다. 서민경제 파탄의 주범 'MB노믹스'는 강 회장의 작품이고 산은지주 회장에 취임하며 받은 '산업은행 민영화' 특명도 번번이 실패했다. '메가뱅크'를 기치로 뛰어들었던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실패했고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서울지점 인수도 추진했으나 HSBC가 과도한 요구를 해 산은이 협상을 포기했다.

남은 임기는 1년2개월여. 거취는 불분명하다. 강 회장의 계사년 신년사만 봐도 그가 얼마나 고민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민영화 추진과 함께 글로벌 성장기반을 확대하고 강한 KDB그룹문화 형성에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서는 산업은행 민영화나 기업공개(IPO)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 당선인 "한 방울의 오물까지 씻어 낼 것"
낙하산 척결 천명에 공기업 기관장 '전전긍긍'

지금은 공기업이 아니지만 전에 잘나가던 '철밥통' 공기업이었던 KT는 여전히 정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낙하산 소굴'이다. 몸통은 이석채 회장이, 오른팔은 김은혜 커뮤니케이션 실장이, 왼팔은 오세현 신사업본부장이 맡고 있다.


MB정부 출범과 함께 회장 자리에 오른 이 회장은 이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 전문위원 출신으로 친이계로 분류된다. KT의 경쟁업체인 SK그룹의 SKC&C 현직 사외이사를 지낸 이 회장은 사장 공모과정에서부터 정관상의 결격사유 논란이 일었지만 KT는 정관을 바꾸면서까지 이 회장을 낙점해 청와대 개입설까지 불거진 바 있다.

지난 2012년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오는 2015년까지 수장직을 유지하는 연임을 승인받은 이 회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2일 김은혜 당시 GMC전략실장 전무와 오세현 신사업전략담당 전무를 각각 커뮤니케이션실장, 신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이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김 실장은 MBC앵커를 거쳐 현 정권하에서 청와대 제2대변인을 지내 대표적인 청와대 인사에 속한다. KT는 김 실장을 영입하면서 그룹 콘텐츠 전략담당이라는 자리도 신설했다. 당시 김 전무의 인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KT직원이 보복인사 조치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 본부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여동생으로 MB정권의 친세력으로 평가받으며 KT 입사 당시 MB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물로 꼽혔다. 오 본부장은 IBM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소 상무로 일하다 지난해 1월 KT 상무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에 전격 승진했다.

김은혜 비판 직원
보복인사 조치 의혹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되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지난 2008년 7월 취임 후 3년 임기를 마치고 두 차례 연임했다. 안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정치인에 가깝다. 15·16·17대 총선에서 자민련과 한나라당 소속으로 배지를 달았던 중진의원 출신이다.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그는 2008년 7월 신보 이사장으로 선임된 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대표적 MB맨이다. 그는 최근 연임 과정에서 퇴임식까지 치렀다가 다시 이사장 자리로 돌아오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새 정부에서 '전문성' 잣대를 들이밀면 입장이 상당히 곤란해진다.

새 정부 출범 직전에 투입된 이진규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도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공제회는 지난 17일 늦은 밤 기습적인 표결로 3년 임기 새 이사장으로 이진규 전 청와대 비서관을 선출했다.


이사장 선출 과정은 파행을 거듭했다. 공제회는 당초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 선출 절차를 밝으려 했으나 건설노조 조합원 50여 명이 회의장을 점거, 이사회를 연기했다. 같은날 오후 5시께 이사회를 다시 개최하려 했지만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열지 못했고 어수봉 이사회 의장직무대행이 밤 10시께 갑자기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사회에서 "이 전 비서관은 공제회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데다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며 이사장 선출을 반대하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는 백석근 이사와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으로 있는 이정식 이사가 이사직을 사퇴한 상태에서 이 전 비서관이 이사장에 선출됐다.

책임 작고 권한 막강
감사 자리 입지 불안

지난 7월 출범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에 임명된 이재호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도 출판 분야 비전문가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이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인 점 때문에 출판계가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10월 1년 연임이 확정된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김 이사장의 연임은 '임기 보장'보다는 '잡음 피하기' 성격이 짙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인사 잡음만 피하고 보자는 식이었다는 분석이다.

공공기관 중 최초로 각종 정책을 대통령직인수위에 직접 보고하겠다고 나서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정창영 코레일 사장도 감사원에서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한 만큼 낙하산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4대강 사업을 도맡아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박 당선인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탓에 입지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2011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MB정부의 '낙하산 인사 및 보은인사'로 꼽힌 변정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과 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도 물갈이 가능성이 높다.

책임은 작지만 권한은 막강한 '감사' 자리도 낙하산 투성이다.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한국감정원은 유정권 전 대통령실 경호처 군사관리관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대통령실 서민정책비서관을 지낸 박병옥씨를 각각 감사로 선임했다. 또 코트라 감사에는 유현국 전 대통령실 정보분석비서관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감사에는 이성환 전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이 임명됐다.

새정부 출범 직전까지 꽂히는 MB맨들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날까?

지난해 11월 에너지관리공단 감사로 온 이규태 전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 상근부회장은 정보통신부 고위공무원 출신이고 8월에는 이성호 전 국방대 총장이 한국가스공사 상임감사로 부임했다.

재벌 및 CEO, 기업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8일까지 28개 공기업의 상임, 비상임 임원 320명 중 해당회사 출신으로 임원이 된 경우는 84명으로 전체의 2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공기업 임원의 70% 이상이 관료 및 정치권 인사 등 낙하산으로 채워졌다는 얘기다.


정부 출신 임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공기업은 대한석탄공사로 임원 9명 중 7명(77.8%)이 관료 출신이고 한국중부발전은 8명 중 6명(75%), 한국도로공사는 15명 중 8명(53.3%)이 관료 출신이었다.

이어 한국전력공사(46.7%), 한국철도공사(46.2%), 한국조폐공사·한국감정원(45.5%),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한국남부발전(44.4%), 인천국제공항공사·부산항만공사(4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8개 공기업 임원 320명 가운데 청와대 관련 임원은 22명이나 됐으며 이 대통령의 후광이 의심되는 현대건설 관련 인사 3명도 기관장급에 자리를 잡았다.

사외이사로 불리는 비상임이사의 경우 자사출신은 전체 171명 중 4명. 반면 관료는 73명이나 됐고 학계출신이 28명, 타 기업출신이 33명이었으며 정계출신은 17명, 언론계출신이 15명으로 나타났다.

MB정부 5년 동안 '잘 먹고 잘 살았던' 낙하산 인사들이 최근에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다. '밥그릇'을 뺏길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박 당선인이 낙하산 인사에 대해 강력한 척결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열린 정무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도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합병설 '솔솔'
CEO들 좌불안석

박 당선인은 특히 "1리터의 깨끗한 물에 한 방울이라도 오물이 섞이면 마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99%의 공무원이 깨끗해도 1%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국민들은 공직사회 전반을 불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당선인의 발언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을 받아온 공기업 CEO와 감사, 이사의 교체 예고와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무가 겹치는 몇몇 공기업과 평판이 좋지 않은 공기업의 경우는 합병도 유력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험한 꼴' 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협박(?)으로 들리기도 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융권 MB맨들

박근혜발 인사태풍 부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 구도에 지각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는 올해 7월까지다.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데다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점이 더해서 임기를 다 채우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무리하게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까지 임기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이 대통령과 대학 동문에 대선 특보를 지낼 정도로 남다른 인연을 가져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나 진행된 민영화가 모두 좌절됐고 우리금융에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인사철마다 외풍에 시달렸던 만큼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인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지난해 6월 취임한 이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게다가 농협 역시 정부의 입김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임기 보장은 미지수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두 금융지주는 그동안 정치권이나 정부 입김을 비교적 덜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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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