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탱탱한 봄의 유혹

봄 맞이 ‘환상 여행’ 가볼까

바람을 불어넣은 공처럼, 눈돌리는 곳마다 그야말로 ‘탱탱한’ 봄이다. 활짝 피어났던 벚꽃이 하나 둘 지면서 떠들썩한 봄꽃 놀이도 끝나간다. 봄꽃이 다 지고나면 유유자적 충만한 자연을 완상(玩賞)하는 여행이 제격이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놀거리도 있어야 하고, 먹을거리에 입도 즐거워야 한다. 치솟는 기름값에다 부담스러운 숙박비. 한번 길을 떠나면 적어도 후회는 없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모처럼의 가족여행에도, 목적지를 결정하고 일정을 짜야하는 가장들은 의무감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지자체들이 정성껏 마련한 봄 축제를 찾아가보면 어떨까. 몰려든 인파들로 북적이긴 하지만, 제철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다양한 체험거리들도 즐비하다. 관광지의 야박한 인심도 이때만큼은 후해지는 법이다.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봄축제를 열어 살랑살랑 봄 바람에 들썩거리는 도회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볼 만한 각 지자체의 봄 축제를 찾아봤다.



마산 진동 불꽃낙화&미더덕 축제
봄철 마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진동 불꽃낙화 축제와 미더덕축제가 오는 4월18일과 19일 양일간 진동 광암항에서 열린다. 웰빙존(항암효과를 가진 건강식품), 낙화존(환상적인 불꽃낙화), 자연존(아름다운 봄바다) 등 3가지 테마로 마련, 미더덕 주산지인 마산진동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게 된다.
행사 첫째 날인 18일은 진동 풍물 한마당 길놀이를 시작으로 미더덕 가요제, 사랑나눔 깜짝경매, 해변음악회, 만선풍어제, 개막식, 불꽃낙화 점화, 축하콘서트가 각각 개최된다. 둘째 날인 19일은 미더덕요리 경연대회, 진동난장 2009, 미더덕 아지매 선발대회, 내고장 가수열전, 국제민속공연, 불꽃낙하 점화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밖에 전시행사로 어등작품, 모래조각 등이 열리고 판매행사장에는 미더덕 음식관, 수산물 판매장이 운영된다. 또 특별행사로는 미더덕 회무침 나눔행사, 깜짝 경매 등이, 체험행사로 미더덕 아지매 체험, 낙화숯 만들기 등이 열리게 된다.
배승수 시정홍보과장은 “행사기간 동안 매일 저녁에 불꽃 낙화가 열리며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하고 맛있는 미더덕과 오만둥이가 함께 조화를 이루어 볼거리와 먹거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될 것이다”라며 “또 다양한 볼거리와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되어 있어 시민, 가족 등이 함께하여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영 벚꽃축제
경남 통영의 미륵도 봉수골 벚꽃축제가 4월4일과 5일 용화사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봉숫골 벚꽃축제는 해평열녀 사당에서 고유제를 시작으로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이틀 동안 펼쳐진다.
개막 첫날 식전행사로 통영하모니의 7080 통기타와 청소년수련관 동아리의 비보이 댄스 공연에 이어 식후공연으로 ‘퍼니밴드’의 웃음꽃 피는 소리와 뮤지컬 <넌센스>가 특설무대에 올려진다. 마지막 날에는 통영지역 전통 공연으로 사물놀이와 줄타기, 통영오광대 탈춤, 모듬북 공연이 열리며, 충렬여중의 아이리스 청소년그룹사운드 공연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참여행사로는 통제영공방 체험활동과 타투, 캐릭터인형 기념촬영, 삐에로마술, 노랑나비 소원쓰기, 어린이 합기도시범, 문화가 탐방 등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또 읍면동주민자치위 대항 윷놀이대회와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통영의 큰 얼굴 도서전시, 사랑의 엽서쓰기, 공예체험활동 등도 열려 지역축제의 의미를 더하게 된다.
이부우 봉숫골벚꽃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이 지역특성을 문화상품화하기 위해 매년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며 “올해는 상춘객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산 진동 불꽃낙화&미더덕 축제…웰빙존?낙화존?자연존 ‘3가지 테마’
통영 벚꽃축제…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 풍성
고창 청보리밭 축제…청보리밭 배경으로 추억과 애틋한 향수 느낄 수 있어
포항 문학축제…시민의 문화적 소양 넓히기 위해 포항지역에서 매년 열려

양산 유채꽃축제

경남 양산시는 지역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양산천에서 오는 4월10일부터 19일까지 유채꽃축제를 연다.
시는 고려제강부터 호포대교까지의 양산천 양쪽에 29만7000여㎡에 조성한 유채꽃단지를 생태환경 조성산업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채꽃축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제1회 평생학습축제와 기업사랑 시민문화축전과 연계해 열리는 이 축제는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무료 시식회와 쌀, 버섯, 매실가공품 등 우수 농축산물 전시, 토우 제작, 곤충생태학습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시 관계자는 “이 축제에서는 다양한 평생학습프로그램 및 기업제품 전시판매행사도 체험할 수 있다”며 “유채꽃동산과 빛의 거리 조성, 인기 연예인 초청공연 등의 행사가 이어지는 이 축제에 15만명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
전북 고창군은 제6회 청보리밭축제를 오는 4월18일부터 한 달간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100만㎡의 청보리밭에서 ‘새생명의 꿈, 초록의 함성’을 주제로 연다.
축제는 짙푸른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추억과 애틋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보리밭 샛길 걷기와 보리피리불기, 시골길 자전거타기, 전통도예 및 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창농악 및 판소리와 국악공연도 마련되며, 작은 콘서트도 열린다. 시골장터와 농특산품 판매장에서는 봄나물에 고추장을 넣어 비빈 보리밥과 보리개떡, 보리뻥튀기, 복분자와인 등을 맛볼 수 있으며 농특산물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축제장 인근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유적지와 선운산 도립공원 동백숲, 고창읍성 등 볼거리와 지역 특산품인 복분자술과 풍천장어 등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유달산 꽃축제
유달산과 북항 회 센터 일원에서는 4월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희망나눔, 봄꽃으로 초대’라는 테마로 유달산 꽃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관광객들이 유달산 봄경치를 느낄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비중 있게 편성했으며 축제 콘셉트에 어울리는 꽃 장식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 행사 13종, 체험/부대행사 24종, 특별기획행사 3종 등 모두 40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참여형 축제로 새롭고 풍성하게 구성했다. 축제 전야제 행사로는 목포의 대표적 젊음의 거리로 자리 잡은 로데오 광장에서 관현악단의 봄노래 및 대중가요 연주회로 브라스 앙상블 ‘SPRING TO COME’이 선보일 계획이며 비보이의 멋진 댄스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둘째 날인 4일에는 유달산 꽃그림 사생대회, 꽃길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20여 화원에서 참여하여 디스플레이 하게 꽃장식 대회가 화려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펼쳐지는 ‘로데오 거리 브랜드 런칭쇼’에서는 화려한 패션쇼를 즐길 수가 있으며, 북항 회 축제와 연계하여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남도의 싱싱한 횟감들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유달산 백일장, 열린 음악회, 대동놀이 화합한마당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포항 문학축제
철의 도시 포항에서는 대표적 문학축제인 ‘쇳물백일장’이 4월4일 포항시 남구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포스코가 후원하고 포항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쇳물백일장은 시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넓히기 위해 포항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문학행사로 지역의 학생, 시민 등 2000명 이상이 참가한다. 대회는 초·중·고·대학과 일반별로 시·산문 부문으로 나눠 실시되며 시상은 4월18일 포스코 본사에서 가질 예정이다. 포항문인협회는 쇳물백일장이 다양한 계층이 참가해 철강도시 포항의 지역 정서를 대변하고 시민 화합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면서 지역의 대표적인 문학행사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22회째를 맞는 쇳물백일장이 시민의 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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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