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불붙은 2013년 여자프로골퍼 영입 전쟁

미모에 실력까지 갖춘 “빅3 잡아라!”

2012년을 뜨겁게 달군 한국여자골프(KLPGA) 시즌은 끝났지만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바로 2012 시즌 메인 스폰서 회사와 계약이 끝나는 여자 프로골퍼들을 잡기 위한 전쟁이다.

신인 1억원 톱 프로 3억원 기준 깨졌다
뜨거운 스토브리그 ‘스타 모시기’경쟁

올해 여자골프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해보다도 치열하다. ‘괴물 아마’ 김효주(17·롯데)가 신인 몸값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인 5억원 고지를 돌파하면서 톱 골퍼들 몸값이 더 뛰었다.

김효주는 지원금까지 합하면 6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금까지 신인 최고 1억원선, 톱프로 3억원이었던 암묵적인 기준이 깨진 것. 이제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선수라면 연간 1억5000만원, 스타급이라면 3억원을 훌쩍 넘어갈 전망이다.

2012년으로 메인 스폰서와 계약이 만료된 여자골퍼는 대략 50명 정도다. 이들 중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상을 차지한 유소연(22·한화)과 KLPGA 대상을 차지한 양제윤(20·LIG손해보험)을 비롯해 김자영(21·넵스), 양수진(21·넵스), 장하나(20·KT), 이정민(20·KT) 등 대어급 선수들이 줄줄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영입시장 올라온
여자골퍼 50명


2011년 한화그룹과 연간 3억원+α에 계약한 유소연은 지난해 말로 계약이 종료됐다. 2012시즌 1승과 함께 꾸준한 성적을 기록한 유소연이기에 몸값이 어느 정도 올라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2년 KLPGA 투어를 호령했던 김자영과 양제윤, 양수진 등 이른바 ‘빅3’도 소속 구단과 계약이 끝났다. 이들 3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자유의 몸이 되면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번에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미모와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골프를 통해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기업들에겐 굉장히 매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김자영은 2012시즌 KLPGA 투어 상반기를 지배한 ‘신데렐라’다. 지난해 5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김자영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SBS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시즌 3승을 올리면서 다승 1위, 상금 3위(4억1790만원), 평균타수 6위(71.84타)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김자영은 빼어난 외모 덕분에 수많은 ‘삼촌 팬’들을 몰고 다닌다.

정규 투어 2년 차인 양제윤은 KLPGA 투어 후반기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양제윤은 지난해 8월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김자영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양제윤은 대상 포인트 1위, 시즌 2승, 상금 4위(4억639만원), 평균타수 공동 3위(71.74타)에 오르면서 국내여자골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호쾌한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많은 팬을 보유한 양수진도 계약 마지막 해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 승을 사냥한 양수진은 상금 5위(3억4426만원), 평균타수 공동 3위(71.74타)를 차지하면서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KLPGA 투어도 야구처럼 스토브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다. 빅3와 계약하기 위한 치열한 ‘머니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빅3의 원 소속구단들은 에이스를 팀에 잔류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KLPGA 간판스타를 데려와 내년 시즌 힘찬 도약을 준비 중인 다른 구단들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골퍼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김자영의 소속팀인 넵스와 양제윤을 후원한 LIG손해보험은 두 선수의 잔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1승 이상을 올린 선수들이 원하는 액수는 계약금 3억원 이상이다. 구단으로선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소속 선수와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협상 중이다.

고급주방가구 업체인 넵스는 골프마케팅을 통해 성공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넵스는 김자영과 양수진 중 1명은 반드시 잔류시킨다는 계획이지만 그 뜻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빅3를 뺏어오려는 기업도 만만치 않다. 골프단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한화, 확실한 우승 청부사가 필요한 우리투자증권, 이보미를 보유한 정관장 등이 빅3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이래저래 여자골퍼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홍보효과 만점’ 거품 부작용 만만찮아
 “계약 빨리 끝내고 체력훈련 전념” 충고

반면 빼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2012시즌 LPGA투어에서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등 2관왕에 오른 박인비(24)와 일본에서 맹활약한 안선주(25)가 대표적이다.

일본 골프용품업체 스릭슨의 장비 후원을 받고 있는 박인비는 올해 스릭슨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뛰었지만 아직 메인스폰서는 찾지 못했다. 2010∼2011년 2년 연속 일본여자 투어 상금왕에 오른 안선주도 무적(無籍) 신세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여자골퍼들 몸값

한 골프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폰서들이 실력으로 선수를 평가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실력보다는 외모로 선수 후원을 결정하는 풍토가 생겼다”고 했다.

최근 일본골프계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파나소닉이 일본골프계 최고스타 이시카와 료(21)와의 후원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 2008년부터 이시카와의 스폰서로 나섰던 파나소닉은 최근 몇 년 사이 기업상황이 어려워지자 보증된 흥행카드를 포기했다.

골프계 관계자들은 한국에서도 언제든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여자골퍼들의 몸값이 너무 올랐다. 일부 선수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시장이 풍성해 보이지만 경기침체 속에 많은 기업이 선수후원 여부 자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여자프로골프의 인기는 나날이 많아지는 선수들의 팬클럽과 대회장 구름 갤러리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이쯤 되자 계약을 위한 협상테이블에서는 예년보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훨씬 높아진 분위기다. 더욱이 롯데가 지난 10월 ‘여고생’ 김효주(17ㆍ대원외고)에게 연간 5억원(2년 계약)을 안겨주면서 선수들의 눈높이가 부쩍 올라간 상황이다.

A기업은 2011시즌 선수후원으로 최대 60억원의 홍보효과를 누린 것으로 자체파악하고 있다. 이 기업이 후원한 한 선수는 지난 시즌을 계기로 KLPGA투어 대표스타로 떠올랐다. 이 기업 관계자는 13일 “방송노출 등을 광고비로 환산하면 그 선수 한 명으로 50억~60억원의 효과를 봤다”며 “기업 이미지 제고와 직원들의 사기진작까지 따지면 실로 어마어마한 효과”라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소속 선수를 후원하려면 그만큼 통 큰 투자가 필요하지만 국내 투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액수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기업들의 구미를 당긴다.

지난해 유소연의 US여자오픈 우승 당시 한화가 자사 경제연구원을 통해 조사한 개인ㆍ브랜드ㆍ국가 홍보효과는 최소 2000억원. 초청선수로 나갔던 유소연은 덜컥 우승하면서 일약 ‘메이저 퀸’ 반열에 올랐다. 당시 유소연에게 연간 3억원 정도를 투자했던 한화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일부 선수들은 용품사와 서브스폰서 계약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김하늘(24·BC카드)은 혼마와 클럽사용계약을 한 데 이어 골프공과 골프화 등 별도 계약을 추진 중이다. 메인 스폰서만은 못하지만 용품을 합치면 연 1억원 이상의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

여고생과 5억원 계약
롯데, 과감한 투자

기업들이 이처럼 선수들에게 거액을 베팅하는 것은 투자한 만큼 ‘마케팅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대회기간에 카메라가 실시간 따라 붙으며 선수들에게 부착한 로고가 자연스럽게 시청자에게 노출된다. 우승이라도 한다면 효과는 배가되고 프로암대회나 기업행사에 선수들이 참여하면 고객관리효과까지 덤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 몸값이 매년 치솟는 가운데 재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새롭게 여자골프구단을 만들고 싶어 하는 회사 관계자들은 너무 높아진 몸값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12시즌에는 이슈 메이커였던 김효주가 프로 전향을 선언하며 롯데그룹에서 무려 5억원을 받아 톱 골퍼들 간 자존심 경쟁도 펼쳐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이긴 하지만 “아직 증명이 안 된 신인인 김효주도 그 정도 받는데 이미 인정받은 우리도 그에 합당하는 대우를 받아야겠다”며 스폰서들을 압박할 정도다.


한 기업 임원은 “재계약을 하거나 새롭게 선수 영입을 타진하고 있지만 선수들 몸값이 터무니없게 치솟아 깜짝 놀랐다”며 “회사 측 안을 선수 쪽에서 너무 낮다며 거절하는 사례가 많아 자칫하면 새해엔 골프 마케팅을 포기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선수들은 지금쯤이면 스폰서를 정하고 달콤한 휴식을 만끽할 것 같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따뜻한 곳을 찾아 1월 동계훈련을 나가려면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선수들이 하고 있는 건 어떤 것일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강화훈련이다. 선수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체력을 소진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매주 대회가 개최되는 경우가 많아 선수들은 겨우 시합을 뛰기에 급급하다. 시즌 중 시간을 내서 체력훈련을 한다고 해도 체력강화가 아니라 체력유지가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비시즌이 시작되면 자신이 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몸의 균형과 근력강화를 위한 체력훈련이 필수적이다. 동계훈련을 떠나서도 계속해서 훈련을 하지만, 막상 필드에 서게 되면 스윙과 스코어를 내는 데 주력하게 되기 때문에, 체력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예전에는 단순히 웨이트트레이닝이 전부였는데, 요즘은 체력강화훈련이 매우 다각화됐다. 기존 근력훈련 외에도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는 필라테스와 균형감각을 키우는 전문프로그램, 그리고 유연성을 위한 스트레칭클래스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택해서 집중해야 한다.

또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선수들은 스폰서 계약에 분주하다. 의류, 용품, 그리고 메인스폰서까지 다시 셋업하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을 때까지 선수들에게는 이 과정이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스폰서는 선수가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계약을 하면서 조건을 따지는 것은 선수들의 성적과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에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사실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다 보니 최상의 조건만을 찾게 되고, 조건을 협상하다가 지체되면 서로 애가 타고 힘든 입장에 처하게 된다.

체력강화 훈련으로
자신과의 싸움 시작

마지막으로 모든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떠날 때 가장 향상시키고 싶어 하는 부분이다. 바로 쇼트게임이다. 그린을 미스했을 때 프로로서 가능한 한 파 세이브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열정이 선수들로 하여금 쇼트게임 훈련에 매진하게 만든다. 그러나 완벽해질 수는 없다. 계속해서 연습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의 감각을 더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가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이라면 비시즌훈련은 진정한 자신과의 싸움의 시간이다. 안팎으로 자신을 단련해야만 다가오는 시즌에 더 자신있게 무대에 서게 될 것이다.

자료출처 : <월간골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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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