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X파일] 휴대폰 명의도용 실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1.09 09: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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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분실하고…일어나니 신불자

[일요시사=경제1팀] 휴대전화 명의도용 피해가 도를 넘었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를 무단 개통해 제3자에게 되팔거나 070인터넷 전화, 1688 대표전화 등을 대량 개통해 보이스피싱 조직 및 대부업체 등에 판매하는 등 사기 수법도 다양하다. 개통된 휴대전화를 소액대출에 이용, 사용하지도 않은 과도한 요금을 내야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이모씨는 얼마 전 신분증을 잃어버린 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 위성방송사로부터 "○○상품 미납요금을 납부해주세요"라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품에 가입한 사실이 없던 이씨는 곧바로 위성방송업체에 확인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명의로 개통된 또 다른 휴대전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이 되어 부천에 있는 한 술집에 위성방송이 설치된 것도 뒤늦게 발견했다.

무심코 준 정보가…

이씨는 해당 위성방송사와 통신사에 명의도용접수를 했지만 해결은 쉽지 않았다. 휴대전화가 개통된 통신사는 '본인인증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위성방송사로 책임을 넘겼고 위성방송사는 '정상적인 인증절차를 거쳤다'며 다시 책임을 떠 넘겼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개통 후 파기하는 게 당연한 신분증 사본을 이용, 통신사 공식 대리점이 유령 회선을 만들어 쓰지도 않은 요금을 청구하는 일도 발생했다. 몇 달 전 중학생 딸에게 최신 스마트전화 한 대를 개통해준 주부 박모씨는 통장에서 딸의 휴대전화 요금 말고도 다른 전화요금이 빠져나간 것을 발견했다. 해당 통신사에 문의한 결과 자신과 남편의 명의로 휴대전화가 3대가 더 개통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통신사 직원이 미성년자 가입에 필요하다며 부모의 개인정보까지 받아낸 뒤 몰래 개통시킨 것.

대출광고 스팸메시지에 속아 자신의 신분증 등을 보내준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유령법인을 만들어 개통한 070인터넷전화와 1688대표번호를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명의도용으로 개통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각종 범죄행위에 이용돼 피해를 본 누적 손해액은 69억에 달한다. 조혜진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3사의 지난 3년간 실제 명의도용 건수 및 피해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명의도용 접수건수가 전년대비 9.7%(1287건) 증가한 1만4545건으로 조사됐다.

피해액은 2009년 29억3000만원, 2010년 23억7000만원 2011년 16억6000만원으로 최근 3년간 43.3%(12억7000만원)감소했으나 2012년 상반기 피해액이 11억3000만원으로 집계되면서 피해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명의도용 신고로 구제받은 건수는 93건(구제율 21.3%)에서 103건(12%)에 불과했다. 건수는 늘었으나 구제비율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면 명의도용 신고는 460건, 구제 건수는 39건(8.4%)으로 각각 집계됐다.

구제율이 낮은 이유는 뭘까. 바로 이용자가 스스로 개인정보를 제공한 데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대출업자에게 무심코 개인정보를 제공했다가 휴대전화 명의가 도용되는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범행 수법은 다음과 같다. '신용불량자 신용대출 가능' 등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휴대전화 가입자들을 현혹하고 상담신청이 들어오면 "신용정보조회를 위해 필요하다"는 말로 신용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번호 비밀번호 등을 요구한다. 이후 가입자들이 관련 정보를 알려주면 이를 이용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용카드 인증을 거쳐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방법이다.

누적 손해액 69억…피해액 늘고 구제율 줄어
통신사 책임 떠넘기기 "피해자 갈 곳 없다"

민간자율기구인 통신민원조정센터 집계에 따르면 2011년 명의 도용과 관련해 분쟁조정 신청된 290건 중 63.1%인 183건은 이용자에게 책임이 있음이 인정돼 기각 처리됐다. 방통위는 명의 도용을 통해 온라인으로 통신서비스가 개통되면 가입자 확인 절차를 소홀히 했다며 통신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휴대전화 명의도용으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주의가 중요하다. 이용자들은 방통위의 명의도용방지 사이트(www.msafer.or.kr)에서 본인 명의로 개통된 통신 서비스를 확인하고 이동전화 가입제한 서비스에 등록해 휴대전화 불법 개통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신분증을 분실했을 경우에는 바로 관할기관에 분실신고를 하고 재발급을 받아야 한다. 신분증을 분실신고 후 재발급 신청을 하게 되면 신분증 발급일자가 달라져 이전의 신분증은 행정전산망을 통해 영원히 무효처리 되기 때문이다.

본인의 신용카드 및 공인인증서 정보(카드번호, CVC번호, 비밀번호, 계좌정보, 보안카드 정보 등), 휴대전화 SMS 인증번호는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에게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대출업체에 신분증 및 신용카드 등 개인정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신분증 재발급 및 해당 신용카드 해지 등을 통해 추가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또한 휴대전화를 개통해 타인에게 넘겨주거나 개통에 필요한 서류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경우 통신료가 대출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절대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동전화 온라인 개통 시 이통사가 지정한 '온라인 공식인증 대리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는 별도로 휴대전화 명의도용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용자들은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의 경우 본인확인 절차가 충분히 규정돼 있지 않아 명의도용 사기사건을 막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전기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역무 이용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용계약을 체결하는 자가 본인인지 대리인인지 여부를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이용계약의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넣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는 것이 힘

한편 휴대전화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 발생 후 사업자들과의 분쟁에서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경우 방통위 '통신민원조정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통신민원조정센터는 민원인의 신청을 접수한 후 사업자들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 검토하고 1차 조정을 권고한다. 민원인이나 사업자 중 한 곳이라도 이의를 제기할 경우,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강제 조정을 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휴대폰 개통사기 피해 사례>

[사례1]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휴대전화를 개통해 상대방에게 보내주면 100만원 대출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이씨는 약속한 대출도 받지 못했고, 단말기 대금과 이용요금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사례2] 인천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몇 개월 전에 대출을 받기로 해 대출업자에게 본인의 개인정보, 신분증 사본 등을 보냈다. 이후 대출이 성사되지 않아 서류는 반송 받았지만 최근 본인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 개통 후 휴대전화 단말기 대금 및 요금이 연체됐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사례3] 광주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올 7월말 휴대전화 가입권유 전화를 받았다.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 가입만 해주면 현금 30만원을 지급하고 단말기 대금 등 이용요금은 대신 납부해주고 3개월 정도 지난 후 아무런 부담 없이 계약해지를 해준다고 해 주민등록등본 및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현금 30만원을 지급 받은 후 본인에게 100만원이 넘는 이용요금이 청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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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