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막말 종결자'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1.07 16:25:54
  • 댓글 0개

입만 열면 망언 내뱉는 '여의도 뻐꾸기'

[일요시사=경제1팀] 막말이 도를 넘었다. 협박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일 '편 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얘기다. '국민대통합'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다. 언론, 전 대통령 후보, 전 대통령 등 타깃도 다양하다. 김 부위원장의 '막말 퍼레이드'를 짚어봤다.

"노무현 싸가지"…"좌파언론"…"오금이 저려온다"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대선기간 막말의 시발점은 지난해 11월12일 박근혜 당선인이 호남 방문에 나섰을 때 광주역 광장에서 진행된 찬조연설이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광주의 사람들이 문재인이나 안아무개나 표를 찍는다는 건, 이건 민주에 대한 역적이요, 정의에 대한 배반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제 말씀에 동의하십니까?"라고 말했다. 이틀 뒤 김 부위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문·안 뽑으면
민주 역적"

12월5일 전남 여수 유세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날 전남 여수시 서교동 서시장에서 열린 당시 박근혜 후보 지원 유세에서 "노아무개라는 사람이 국정을 농단하고 호남을 차별해 자기를 90% 찍어준 우리에게 '그 사람들이 뭐 나 좋아서 찍었겠습니까? 이회창 미워서 찍었지'라고 싸가지 없는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 "그런 식으로 호남 사람들에게 한을 맺히게 하고 우리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발언했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는 "김대중 선생에게 90%를 찍은 것은 이해하지만 민주 무슨 당의 문아무개를 80∼90% 지지하는 것은 호남의 수치요, 불명예"라며 "노무현 비서실장이 유일한 경력인 문아무개한테 나라의 5년을 맡기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도 했다. 이어 "세상을 불행하게 저버린 사람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자식들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부위원장은 같은 날 순천 지원유세에서 "'싸가지'란 표현은 지나쳤다"고 사과하면서도 "이제와서 문아무개라는 X이 호남에 와서 또 표를 달라고 한다"고 문 전 후보를 비판했다.

박 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 후에도 김 부위원장의 '막말'은 멈출 줄 몰랐다. 12월21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 입니다>에 출연한 김 부위원장은 "만약 (박근혜 당선인이) 당선하지 않았으면 한광옥 의원과 이민을 떠날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천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12월27일 MBN과의 전화인터뷰에서는 "대선 기간 동안 상대방에게 날선 비판을 하신 적이 있고 (김 부위원장이) 48% 지지자를 통합해야 하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MBN의 접근방법이다, MBN을 포함한 야권 언론매체들이, 좌파매체들이 막말이라고 보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대통합 거슬러 연일 편 가르기 발언 도마
해수부 이전 주장 영호남 지역감정 조장 지적

이에 사회자가 "저희 방송은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부위원장께서 오해하신 것"이라고 말하자 김 부위원장은 "MBN이 야권지지 방송이라는 걸 천하가 다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

'옥의 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박 당선인의 윤창중 대변인 기용에 대해서는 "(문재인 전 후보를 찍은) 48%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박 당선인을 찍은) 51%를 대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다음 날 새누리당 당사에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48%도 중요하지만 51.6%, 우리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우리 정권을 탄생하게 한 보람과 긍지를 가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거기(51.6%)를 기반으로 해서 나머지 48%에 대한 배려를 해야지, 그건 다 무시하고 48%에 대해서만 열심히 한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보람을 안겨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일의 선후가 있는데, 우선 51.6% 유권자를 전제한 후에 48%를 (배려)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해양수산부 전남 유치와 전남도청 이전 방안 등을 공론화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나름대로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 인수위원회에 제출해 공론에 부치려고 한다"며 "해양수산부 부활이 부산으로 가는 것으로 돼 있는데 목포로 가져갔으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했는데 안 했다고?
아니 땐 굴뚝엔…

사회자의 "박 당선인이 부산에서 그 공약을 발표했는데 전남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호남 총리를 뽑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피부에 닿는 정책으로 호남 민심을 어루만지는 게 낫지 않나"고 답변했다. 박 당선인의 공약인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 부산 대신 전남으로 옮기고 그 장소로 전남도청 등을 활용하고 도청은 다시 광주 인근으로 이전한다는 말이다. 김 부위원장은 전남도청 이전 새 후보지로 나주와 화순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 부위원장은 그간 불거졌던 막말 논란에 대한 개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싸가지' 발언에 대해 "돌아가신 국가원수에 대해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해선 양해를 구했지만, 그 자체 사고방식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 사람들이 문재인, 안철수 전 후보를 뽑는 것은 민주 역적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역적이라는 발언은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반역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의 역적 발언에 대한 주장은 <일요시사> 자체 확인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다. 광주 유세 현장 녹음파일을 확인한 결과 김 부위원장은 분명 '역적'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김 부위원장의 이 같은 막말에 민주당은 엄중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 12월29일 김영근 민주당 부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좌파 언론' 발언에 대해 "김경재 인수위 부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대선 기간에 협조하지 않은 언론에 대한 경고이자 협박에 가까운 수준이다"고 밝혔다.

해수부 호남 이전
"편 가르기" 망언

김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민의 의사와 극단적으로 반하는 일이 아니면 언급을 자제해왔다"며 "그렇더라도 김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워낙 몰상식한 발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김 부위원장의 말은 들은 언론인들은 '오금이 절여온다'고 말한다.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이 이런 형태로 나타날까 두렵다고 얘기한다"며 "김 부위원장의 발언이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 기조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을 지낸 이상돈 교수도 김 부위원장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12월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교수는 "김 전 의원(김 부위원장)은 오랫동안 야당 생활을 하신 분이 아닌가"라며 "그 야당이라는 것이 언론의 도움 없이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과연 언론의 자유를 보는 시각이 과거 야당을 오래하셨던 분이 그것밖에 안 되는가 좀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전원책 변호사도 김 부위원장의 해양수산부 호남 이전 주장에 대해 "공연한 분란만 일으킨 게 아니냐"고 힐난했다. 전 변호사는 12월31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아이디어 차원이라는 것을 이해하겠는데, 그런 분란을 일으켜서 또 다른 지역감정이 자꾸 생길 것이거든요? 만약에 호남으로 가게 되면 부산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언론·전 대선후보·전 대통령 등 타깃
한다고 한 해명도 뻔히 보이는 거짓말

그는 "그것은 부산사람들이 아주 옛날부터 숙원 같은, 그런 사업이랄까 그런 희망사항"이라며 "왜 그런 분란이 일어날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그게 참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호남 출신의 유력 정치인으로 이번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기 전까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꼽혀왔다.

전남 여수 출신의 김 부위원장은 순천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지난 1971년 당시 김대중 신민당 대선 후보의 선전기획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72년 박 당선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 시작으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후 여권 취소로 15년 간 미국에 머물렀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현지에서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 나섰고 '박사월'이라는 필명으로 <김형욱 회고록>을 집필하기도 했다.

1987년 6·29선언 직후 귀국한 후엔 'DJ맨'으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전념했고 전남 순천에서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0년 6월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7개월여 앞둔 1999년 11월에는 김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주도세력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홍보본부장으로 선거를 도왔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2003년 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전 장관이 주도한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민주당에 남아 '노무현 대통령 비난 노선'으로 갈아탔고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탄핵을 주도했다. 이후 옛 열린우리당 및 현 민주당 주류 인사들과는 거리를 둬왔다.

다변으로 화려한 말솜씨가 강점이지만 말실수도 잦은 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감정 조장' '해수부 전남 이전' '대선 후보 비방' '전 대통령 비방' 외에도 2004년 "동원산업이 당시 노무현 후보 쪽에 불법 대선 자금 50억원을 전달했다"는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 현역 의원 최초로 구속·수감된 일이 대표적이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김경재 부위원장은?>

▲1942 전남 순천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졸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후보 선전기획위원
▲평화민주당 총재 보좌역
▲15·16대 국회의원
▲새정치국민회의 원내부총무·총재 비서실장
▲민주당 중앙위원·최고위원
▲새누리당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위 기획조정 특보

 

<민주 '밀실 4인방'교체 촉구>

"수첩·밀봉 스타일 버려라"

김경재 부위원장은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 윤상규·하지원 청년특별위원과 함께 '밀봉 4인방'이라고 불린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보복과 분열의 나팔수인 윤 수석대변인, 돈봉투를 받은 하 청년특별위원, 하청업자에게 하도급 대금도 제때 안주면서 이자를 떼어먹은 사람, 대선 때 호남민을 역적으로 매도하고 대선 후 언론을 협박했던 김 부위원장에 대한 인사가 온당한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통은 사라지고 봉투만 남았다는 말도 있다. 수첩스타일, 밀봉스타일을 버리라는 것"이라며 "박 당선인은 진정한 국민통합과 법치, 경제민주화를 바란다면 밀봉 4인방을 즉시 교체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새누리당도 이들에 대한 철회를 요청해야 한다"며 "향후 당정청 관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