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직장인 핸디캡 분야별 랭킹

“영어가 사람 잡네!” 평생 발목

[일요시사=사회팀] 누구나 핸디캡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 가운데서 핸디캡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데, 최근 청년실업이 즐비하고 승진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핸디캡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증가하게 됐다. 직장인들이 꼽은 스스로가 느끼고 있는 자신의 최대 ‘핸디캡’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정년이 앞당겨지면서 직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장인들이 갖는 핸디캡도 하나둘씩 증가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뒤처지지 않으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우호적 인간관계에 힘쓰고 있지만 두 가지를 유지하는 게 그리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발목을 잡는 ‘부족함’이라는 것에서 오는 고충 핸디캡. 직장인들은 핸디캡 1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을까.

“영어 평생 숙제”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국내 및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남녀 직장인 3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인 핸디캡’ 테마의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 ‘외국어’가 최대 핸디캡 부문으로 올랐다. 그중 영어는 직장인들이 평생 동안 안고가야 할 핸디캡으로 꼽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직장인의 42.0%가 부족한 영어 등 외국어 능력을 자신 핸디캡으로 지적해 1위에 올랐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모(34)씨는 “영어는 모든 직장인의 고충이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3개 국어 정도는 거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추세라 영어는 기본적으로 구사해야할 언어로 인식되고 있다.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어느 직장에서도 영어면접은 빠지지 않고 거쳐야할 단계니 안 할 수가 없다”며 “직장 내 승진시험을 치를 때에도 영어는 필수이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영어능력에 골머리를 앓는 게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직장인이 느끼는 다음 핸디캡으로는 ‘부족한 인맥’이 16.9%로 2위를, ‘최종 학력’이 14.6%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부족한 인맥에서 오는 핸디캡은 보통 술을 잘 못하거나 내성적인 성격 등을 소유한 직장인들이 갖고 있었다.

20대 여성 직장인 고모(28)씨는 “평소 주변머리가 없어 상사들로부터 예쁨을 받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남 비위 맞춰주는 성격도 아니고,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지인들 외에 대학 선후배들,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전무한 편이라 약육강식과 같은 사회생활에서 버티는 게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다음으로는 '전 직장 경력(6.7%)' '출신학교(6.1%)' '해외어학연수 경험 없음'(5.7%) '부족한 자격증(4.4%)' 순으로 답변에 올랐다. 특히 이러한 자신의 핸디캡은 학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먼저 고졸 이하 학력의 직장인들의 경우는 자신의 핸디캡으로 최종 학력을 꼽은 비율이 33.3%로 가장 많았으며, 전문대학 졸업자의 경우도 최종학력이 24.0%, 외국어 실력은 38.7%의 비율을 차지하며 최종학력에 대한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 능력 최대 스트레스 매년 상위 차지
인맥 부족·최종 학력·직장 경력 고민거리

반면 4년제 대학교 졸업자의 경우는 자신의 핸디캡으로 최종학력을 꼽은 비율은 7.1%로 고졸 이하 직장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학교 소재지에 따라 다소 다르게 보여졌다.

서울 지역 4년제 대학교 졸업자의 경우 자신의 핸디캡으로 영어 등 외국어 실력을 꼽은 비율이 53.1%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지방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경우는 외국어 실력(41.7%) 이외에도 자신의 부족한 인맥(17.5%)이나 출신학교(9.7%)를 핸디캡으로 꼽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이번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100명 중 절반이 넘는 58명, 약 57.6%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학벌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종학력별로는 고졸 이하 직장인 68.9%, 전문대학 졸업 직장인 62.7%, 4년제 대학교 졸업 직장인 54.9% 등의 순이었으며, 특히 현재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들(59.4%)이 대기업 직장인(56.4%)에 비해 다소 많았다. 이

같은 학벌 소외감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59.4%)이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56.4%) 보다 더 크게 느낀다는 통계다.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학벌 소외감을 느끼는 이유도 근무 기업형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중소기업 근무 직장인들의 경우는 ‘경력보다는 학벌에 의한 연봉 차별을 느낀다’는 응답이 33.1%로 가장 많았던 것에 비해, 대기업 근무 직장인들의 경우는 ‘같은 학교 출신끼리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란 응답이 31.8%로 가장 많아 차이가 있었다.

또 ‘승진 등의 인사고과에 학벌을 반영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답변도 27.3%로 비교적 많았다.

대기업 모 회사에 근무하는 윤모(35)씨는 “부서 내에서도 학연지연으로 형성된 집단이 은근히 많다. 특히 서울 소재 명문 모 대학교 출신들은 선후배끼리 똘똘 뭉쳐 서로 끌어주곤 한다. 나도 그렇게 못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학연끼리 뭉칠 때마다 느껴지는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 중소기업의 경리로 근무하고 있는 초대졸 출신의 임모(29)씨는 “대학 다닐 때도 콤플렉스로 다가왔던 최종학력이 사회에 나와서 보니 더 끔찍하고 암울한 족쇄로 느껴졌다. 학력이 한 사람을 대변해주는 것은 분명 아닌데, 우리나라는 아직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학력으로 인재가 평가되다 보니 연봉협상 때도 ‘울며 겨자 먹기’로 체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연봉이 동결됐을 시엔 차별에 대한 상실감이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스스로 돌파구 찾아야

핸디캡은 누구나 보유하고 있다. 현재 수많은 직장인들이 업무를 통해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핸디캡 극복에 대한 실질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그렇다고 족쇄를 평생 안고가야 할 콤플렉스로 남겨두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소외감과 불안감, 콤플렉스와 핸디캡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고 새로운 시도를 통한 핸디캡 극복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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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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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