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일요시사> 선정 2013년 기대만발 8인

  • 박민우 pmw@ilyosisa.co.kr
  • 등록 2013.01.03 16: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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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일요시사=경제1팀] 새해다. 집집마다 희망 가득한 새 대통령 얘기가 화두일 터. 그래도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경제 상황이 너무 어두워서다. 작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는데, 올해 더 경기가 안 좋다는 소식은 절망적이다. 이래저래 울적한 국민들은 무슨 낙으로 살까. 그나마 우울한 마음을 달래줄 이들이 있어 다행이다.

 

 

①칼 차고 돌아올 안철수

이번 대선에서 강력한 차기 대통령 감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지난해 대한민국 정치판을 뒤흔든 최대 이슈는 바로 '안철수 현상'이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안철수 신드롬'이 확산됐고, 그는 결국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명찰을 바꿔 달았다. 안 전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이렇게 끝난 게 아니다.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안 전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올해 중 귀국하는 대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권교체에 실패한 민주당 정계개편에 안 전 후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전 후보가 직접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 대선 과정에서 정치 세력의 중요성을 절감한 만큼 신당 창당은 정해진 수순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4월 재보선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②예능계 최대 변수 신정환

올 방송 예능계의 최대 변수는 신정환의 복귀 여부다.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보였던 신정환은 김구라·강호동 복귀에 이어 컴백이 기다려지는 스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그의 근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신정환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아직 다리에 쇠가 박혀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 수시로 등산도 하고, 산책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특히 방송 복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조용히 지내는 이유가 있다"며 "복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 내년이든 방송을 하게 되면 하는 것이고,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정환은 2005년 도박사건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불법 카지노 VIP룸에서 판돈 500만원을 걸고 속칭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것. 당시 재판부는 벌금 70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했고, 신정환은 방송복귀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0년 해외도박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났다. 도박 및 외환관리법, 여권법 위반 혐의를 받은 신정환은 홍콩, 네팔 등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다 5개월 만에 귀국, 곧바로 경찰에 연행됐다. 재판 결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고, 수감 6개월 만에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③차세대 국민MC 김기리

개그맨 김기리는 지난해 말 'KBS 2012 연예대상'에서 남자신인상 코미디 부문의 영예를 누렸다. 김기리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한다"며 "아무것도 아닌 나를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감독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KBS 25기 공채 개그맨인 김기리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생활의 발견' '불편한 진실' '전국구'등의 코너에서 재치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김기리는 코너 속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주로 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를 알아본 대형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김기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와 한솥밥 식구가 된 김기리는 '큐브 1호 개그맨'이 됐다. 홍승성 대표는 "김기리를 예능계의 숨겨진 원석이라고 판단했다"며 "개그맨을 넘어 차세대 MC 및 예능 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고, 그를 영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④충무로 블루칩 송중기

최근 한 발표가 눈길을 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조사한 '2013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전국 소비자평가단 700여명이 투표한 결과 2013년 대한민국을 빛낼 5대 브랜드로 삼성전자·유니클로 히트텍·카카오톡·YG엔터테인먼트 등이 선정됐다. 여기엔 유일하게 '사람'도 포함됐다. 바로 송중기다. 다른 제품과 회사 선정에 대해 "지난해 경쟁력 면에서 올해도 기대된다"는 평. 그렇다면 송중기는 왜 선정됐을까. 위원회는 "송중기는 드라마 <착한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의 연이은 흥행으로 국민배우로 거듭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여심'을 흔들었다. 충무로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송중기는 영화 <늑대소년>을 통해 한국 멜로 사상 최다인 700만 관객을 불러 모아 흥행 배우로 우뚝 섰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를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중기는 이 영화로 한국갤럽이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2012년을 빛낸 영화배우'설문 결과 이병헌(37.6%)에 이어 15%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2년을 빛낸 탤런트'에서도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다. 송중기는 각종 설문에서 2013년 기대주로 선정되고 있다.

 

⑤국민에 희망 던질 류현진


IMF 때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시련에 잠긴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졌다. 1997년 14승(8패), 1998년 15승(9패), 1999년 13승(11패), 2000년 18승(10패), 2001년 15승(11패)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박찬호의 빛나는 활약이 국민에겐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이제 그 자리에 '괴물' 류현진이 선다. 공교롭게도 국내 경제 상황이 IMF 때와 오버랩 될 만큼 어렵다.

류현진은 박찬호가 처음 뛰었던 LA다저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6년으로 연봉 총액은 3600만 달러(약 390억원)다. 이닝 보너스 등을 충족시키면 6년 간 최대 4200만 달러(약 45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LA다저스에서 3선발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류현진은 그해 한화에서 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프로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MVP와 신인상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유독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지난 시즌에선 9승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2.66의 평균 자책점으로 여전한 위력을 뽐냈다. 국내 프로야구 7시즌 통산 성적은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⑥박지성과 바통터치 손흥민

박찬호의 바통을 류현진이 이어받았다면 박지성의 바통은 손흥민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함부르크)은 국가대표 출신의 부친(손웅정)에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배웠다. 동북고를 다니던 중 2008년 함부르크에 스카우트돼 자퇴하고 유스 아카데미를 거쳐 2010년 1군에 입단했다. 그해 11월 쾰른전에서 터뜨린 유럽 데뷔골이 123년 함부르크 구단 역사상 최연소 골로 기록됐다.

2011년까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내내 함부르크의 최전방을 이끌었다. 전반기 17라운드까지 16경기에 나서 6골을 넣었다. 전 시즌 자신의 최다골인 5골(27경기)을 이미 넘어섰다. 팀내 득점 공동 1위, 전체 9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유럽이 주목하고 있다. 빅클럽들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아스날 등 명문 구단들이 손흥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⑦눈부신 체조요정 손연재

'피겨 여왕' 김연아가 숨을 고르는 사이 요정이 등장했다. 바로 손연재다. 올해 '체조요정' 손연재의 활약도 기대된다. 6세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한 손연재는 일찌감치 국내 대회를 싹쓸이 하고 2010년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세계무대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요정의 존재감이 드러난 것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손연재는 5위에 입성,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의 인기는 A급 연예인 못지않다. 눈부신 미모 때문이다. 각종 제품의 광고모델로 나선 손연재는 이미 CF계에서 '제2의 김연아'로 불린다. 손연재는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2년을 한국을 빛낸 스포츠 선수' 설문조사에서 37.1%의 지지율로 박태환(29.1%), 박지성(23.7%), 김연아(23.0%)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손연재는 아직 정점에 오르지 못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우선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5위 내에 들어야 한다.

 

⑧박세리 키즈 김효주

"박세리 언니처럼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

다부진 꿈을 꾸고 있는 '수퍼 루키' 김효주는 올해 '김효주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펄펄 난 김효주는 지난해 10월 롯데와 5억원의 스폰서 계약을 하고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곧바로 열린 프로 데뷔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에서 공동 15위(71타)에 그친 뒤 12월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40만 달러·우승상금 8만 달러)에서 정상(205타)에 올랐다.

김효주는 프로 전향 후 최단 기간인 2개월11일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1996년 미도파 여자 오픈에서 2개월18일 만에 우승한 김미현(은퇴)이다. 박세리와 신지애로 이어진 한국여자골프의 계보는 김효주가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프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신력이 강한 김효주는 드라이버와 퍼팅만 가다듬으면 박세리, 신지애처럼 세계무대를 호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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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