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2012 PGA투어 결산-2

310야드 넘나드는 진화된 장타 “코스가 좁다”

아마는 물론 프로골퍼에게도 드라이버 ‘300야드 샷’은 꿈의 단어다. 그러나 이제는 300야드로는 명함내밀기가 어렵다. 올 시즌 들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보면 초장타의 기준이 300야드에서 이제 ‘310야드’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 310야드 이상 5명, 300야드 이상 총 21명
이제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길지 않으면 우승은 NO

올 시즌 미국 PGA 투어에서 평균 310야드 이상을 날린 선수는 버바 왓슨(315.5야드)을 비롯해 5위 로리 매킬로이(310.1야드)까지 모두 5명이다. 여기에서 309.7야드를 기록한 JB 홈스나 308.6야드의 제이슨 데이도 310야드나 다름없다.

‘310야드 클럽’ 멤버가 지난 2010년 1명에서 2011년 5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더 늘어나면서 301야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올해 평균 300야드를 넘긴 선수는 21명이나 나왔다. 300야드 안팎으로는 장타자 명함을 내밀기 어렵게 됐다.

‘왼손 폭격기’ 왓슨은 올해 PGA 투어 공식대회에서 458회나 300야드 이상을 날렸다.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는 175cm의 키로 드라이버 샷 5위에 올라 장타 본능을 과시했다. 모두 560차례 티샷을 날렸고 그중 300야드 이상은 51.8%(290회)에 달했다.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 연장전에서는 3번 우드로 무려 336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딛고 우승한 신인 찰리 벨전은 장타 2위(311.6야드)에 올라 새 거포의 등장을 알렸다.

코스가 점점 길어지면서 장타자들의 득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티샷을 최대한 멀리 보낸 뒤 짧은 클럽으로 홀 가까이 붙이는 코스 공략으로 우승 사냥에 임하는 것이다. 장타 1위 왓슨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매킬로이는 혼다클래식과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이외에 3위 로버트 개리거스와 4위 더스틴 존슨, 6위 홈스, 8위 카일 스탠리, 공동 10위 애덤 스콧과 호나탄 베가스, 16위 키건 브래들리, 18위 개리 우들랜드를 포함해 장타 상위 20명 중 70%가 넘는 14명이 최근 3년 이내에 1승 이상씩을 거뒀다. 2012년 우승자만도 7명이다. ‘드라이버는 쇼’라는 격언은 옛말이 된 셈이다.

샷 거리 증대는 클럽·볼 등 장비기술의 진보와 함께 스윙 이론 발달과 근력 강화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매킬로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은 상체의 빠른 회전 외에 임팩트 구간에서 복근을 활용해 골반을 타깃 방향으로 밀어주는 동작으로 스피드를 더 높인다. 강한 스윙을 이끌어내고 스윙을 뒷받침하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필수가 됐다.

PGA프로들도 그린 올렸을 때 홀까지 평균 11m
티샷 정확도는 성적에 큰 영향 미치지 못해

한편 올해 데뷔한 한국의 기대주 노승열은 평균 300.4야드를 기록해 19위에 올랐다. 노승열은 한국(계)로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에 이어 두 번째로 300야드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PGA투어 사무국은 최근 2012시즌 투어에 참가한 선수들의 각종 기록을 최종 집계해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부문별로 최고의 기량을 뽐낸 선수들은 누구일까. ‘골프 달인’들의 기록을 들여다보자.

▲홀과의 거리는 평균 11m  TV중계를 보면 프로들이 매번 핀에 착착 붙이는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그린에 올라온 볼과 홀의 평균 거리는 10.97m였다. 잘 붙일 때도 있지만 10m이상 벌어지는 게 다반사다.
가장 잘 치는 선수는 스티브 스트리커로 평균 9.78m였다. 투어 선수 가운데 꼴찌는 데렉 래임리로 11.92m였다. 100야드라도 홀에 붙이는 능력이 천차만별이었다. 1위 스트리커는 3.68m였지만 191위 브랜트 조브는 7.25m였다.

175~200야드 거리에서 가장 잘 붙이는 선수는 로버트 개리거스로 9.14m였다. 타이거 우즈가 9.17m로 2위, 로리 매킬로이가 9.20m로 3위에 올랐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거리에서 ‘신·구 황제’가 최고의 실력을 과시했다.


150~175야드에서는 그래임 맥도웰이 6.94m로 1위였다. 우즈는 7.55m로 6위에 올라 이 거리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반면 매킬로이는 8.26m로 공동 65위였다. 최경주는 132위로 8.56m, 양용은은 180위로 9.32m였다.
125~150야드 거리에서는 카일 톰슨이 5.3m로 가장 잘 붙였고 매킬로이가 6.06m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이 거리에서 6.88m 공동 67위에 그쳤다. 존 허는 8.07m로 186위에 그쳐 이 거리가 약점으로 드러났다. 노승열도 7.89m로 하위권이다.

▲어프로치샷의 귀재는 누구인가  ‘레굴러온’에 실패한 뒤 파세이브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을 ‘스크램블링’이라고 한다. 어프로치샷을 얼마나 잘하느냐를 알게 해주는 항목이다. 그린 주변 10~20야드 지점에서 탁월한 스크램블링 능력을 보인 선수는 제프 오길비로 75.46%의 성공확률을 보였다. 우즈는 69.3%(25위), 매킬로이는 68.81%(28위)로 둘은 엇비슷했다. 리 웨스트우드는 51.65%로 190위에 그쳤다.

10야드만 더 멀어져도 스크램블링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30야드 거리에서 가장 뛰어난 어프로치샷을 구사한 선수는 루크 도널드로 성공확률은 41.86%였다. 우즈는 37.21%(10위), 매킬로이는 34.29%(31위)였다. 웨스트우드는 이 거리에서도 꼴찌인 10%의 성공률을 기록해 10~30야드 어프로치샷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났다.

20~30야드 그린사이드 벙커샷 1위는 스티븐 에임스로 75% 파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10~20야드 벙커샷은 빌 하스가 72.92%로 1위, 10야드 이내에서는 브라인언 게이가 96.7%로 1위였다.

▲장타하면 버바 왓슨 장타에서는 버바 왓슨을 당해낼 자가 없었다. 그의 티샷 평균 거리는 315.5야드로 1위였다. 2위는 찰리 벨잔(311.6야드)이다.

왓슨은 티샷을 쳤다하면 300야드 이상 날아갈 확률이 63.79%다. 이는 우드 티샷도 포함한 것이라서 드라이버를 잡으면 거의 대부분 300야드를 넘겼다고 볼 수 있다. 왓슨은 볼 스피드(184.98마일), 클럽헤드 스피드(124.69마일) 등에서도 최고였고 볼이 떠서 날아가는 거리(캐리)에서도 307야드로 1위였다. 하지만 티샷 정확도는 58.84%로 135위였다.

티샷 정확도는 제리 켈리가 73%로 1위였으나 그의 평균 티샷 거리는 276.1야드로 182위에 머물렀다. 매킬로이는 장타 랭킹 5위(310.1야드)지만 정확도는 56.61%로 156위에 그쳤다. 우즈는 거리에서 297.4야드로 32위였고 정확도는 63.93%로 55위에 머물렀다. 티샷의 정확도는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통설을 뒷받침했다.

▲스니데커는 1퍼트 달인 라운드를 하면서 홀당 1퍼트를 가장 많이 하는 선수는 브랜트 스니데커였다. 그는 라운드당 7.97개의 1퍼트를 했다.

라운드당 퍼트수는 요나스 블릭스트가 27.89개로 1위였다. 위창수가 28.24개로 6위, 케빈나가 28.39개로 7위였다. 매킬로이는 28.72개(32위), 우즈는 28.91개(58위)였다. 최경주는 29.3개로 103위에 그쳐 올 시즌 부진의 원인을 짐작케 했다. 웨스트우드는 30.06개로 187위, 부 위클 리가 30.5개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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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