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무차별 학대 '아동 잔혹사'

자녀가 심심풀이 땅콩? 손가락 자르고 가죽벨트로 때리고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인천에서 한 계모가 의붓딸에게 엄청난 양의 소금을 밥에 섞어 강제로 먹이고 상습적으로 폭행해 10살인 아이가 결국 쇼크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소금 학대사건 발생 2주 전에는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3살 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젊은 부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흔히 영혼살인이라고 불리는 아동학대. 그 충격적인 실태를 파헤쳤다.

이른바 '영혼살인'이라 불리는 아동학대. 이 말 속에 숨은 의미는 성인이 돼서도 어릴 때 받은 학대의 상처가 지워지지 않음을 뜻한다. 이처럼 한 번 곪은 상처는 시간이 흘러도 원상복구 되기엔 쉽지 않다. 힘없는 아이들을 학대라는 굴레 속에 무참히 가둬버린 인면수심 어른들. 이들은 왜 아동학대를 자행하고 있는 것일까.

무차별 아동학대
스트레스 해소용?

최근 아동학대 발생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고 건수만 해도 1만 건에 달하고 아동학대의 가해자 중 친부모가 무려 86%나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다. 대표적인 아동학대사건으로는 최근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주남저수지 아동 유기사건’이 있는데 이 역시 친모의 소행이었다. 이처럼 잔혹한 아동학대 범죄는 친족 간에서 무수히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남저수지 영아 유기사건의 피의자인 최모씨의 아동학대는 남편과의 이혼과 육아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씨는 슬하에 3남을 두고 있었으며 셋째 아들 박모군이 “아빠가 보고 싶다”며 보채자 아이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발로 몸을 차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해 아이를 살해했다. 이어 자신의 범행이 숨기려 미리 구입한 가방 속에 아이 시신과 돌을 넣어 저수지에 빠뜨렸다.

며칠 후 한 20대 청년이 낚시를 하다 박군이 담긴 가방을 우연히 발견해 피의자 최씨는 경찰에 구속됐다. 저수지 속 가방에서 발견된 박군의 부검결과 위장에 음식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고, 경찰은 이 점을 미뤄 최씨가 박군에게 사건 당시 밥 한 끼도 주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과의 이혼 소송 중 아이가 아빠를 찾으며 울고 보채기에 홧김에 때렸다”고 터무니없는 진술만을 남긴 채 입을 닫았다.


생활고에 시달려 영아 살해·유기 부모 급증
주폭 부모에 상습적 구타당하는 아이들 늘어

약 2년여 전 모 방송에서 갑자기 사라진 자매의 행방에 관련해 보도를 했었다. 이 방송에서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두 딸을 낭떠러지에 떨어뜨리고 사람들 눈을 피해 유유자적하고 있는 부부와 자매의 행방을 낱낱이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부부는 어느 날 두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난 뒤 10달이 되도록 행방이 묘연해진다.

시간이 지나 부부의 두 딸은 경기도 포천 여우고개 낭떠러지 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부모의 시신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은박 돗자리에서 부부의 유서로 보이는 듯 한 종이가 자매의 시신 곁에서 발견됐다.

아이들의 엄마인 박모씨는 유서에 “죽으려 시도했는데, 그도 여의치 않네요.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을 방치할 수 없어 용기를 내봅니다. 우리는 산정 호수에 빠져 죽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의 시신이 잘 거둬지길 바라면서 세상을 떠납니다”라고 남겼다. 유서는 부부가 아이들과 여행을 떠난 후 딱 9일 만에 남긴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유서 작성 후 4일 후 은행에 예금을 인출하러 박씨 부부가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또 며칠 후 의정부 한 은행에 다시 나타났다. 그렇게 박씨 부부는 현금을 인출해 농장과 산골 등을 오가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부부의 아이들은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의 생사를 묻는 사람들에게 “호주로 유학을 보냈다”고 둘러대며 자리를 피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이들은 야반도주를 하듯 머무르는 곳을 옮기며 아직도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 동반자살을 결심했다가 아이들만 버리고 자신들만 살아서 유랑생활을 이어나가는 박씨 부부. 이들은 극심한 생활고에 못 이겨 동반자살을 선택했지만 결국 죄 없는 아이들만 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주폭 부모, 아동에
구타·앵벌이까지

지난 2010년 이웃에 의해 신고접수 된 아동학대는 알코올 의존도가 심한 주폭 아버지에 의한 아동학대였다. 한 피해아동의 아버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아이들을 학대해왔는데, 부인이 가출하고 난 뒤 더 심해진 케이스였다. 그는 사건 당시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술을 마신 채 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그는 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벽에 수차례 찧게 했으며 술병으로 머리를 내리쳤을 뿐 아니라 들어서 바닥에 내동댕이쳐 실신하게 만들었다. 결국 아이의 머리는 3군데나 찢어졌고 피해 아동의 언니가 “살려 달라”고 이웃에게 애원하면서 마침내 폭행은 중단됐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에 구속된 그는 “내가 내 자식 때리는 게 무슨 죄냐”며 “애가 말을 안 들어서 그런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코올 의존 부모의 아동학대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해 6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의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했다. 홀로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던 백모씨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무차별 폭행과 욕설을 가했으며, 사건당일에도 술에 잔뜩 취한 채 약 4시간 동안 딸을 향해 욕을 쏟으며 배를 발로 차거나 뺨을 때리는 등 강도 높은 폭행을 일삼았다. 백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실토했지만 원인은 다른 데 있었다.

그는 1992년에 딸이 태어난 후부터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고 치부하며 신체·정서적 학대를 해왔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백씨는 자신과 너무 많이 닮아있고 고집이 센 딸이 싫다는 이유를 들어 무차별 폭행을 가했으며, 수시로 자신의 딸에게 “너는 내 자식이 아니라 남의 자식”이라고 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의 아동학대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바로 방임이었다. 방임하는 부모들은 빈곤 혹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끼니를 굶기거나 앵벌이를 시키는 등 파렴치한 행동들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고 있었다. 간혹 정신분열을 앓아 부득이하게 아이를 돌보지 못 하는 부모도 있지만 일반 부모들에 의해 방치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어린 형제가 부모에 의해 무차별 폭행에 시달린 후 방치된 사건이 있다. 3살 난 지민(가명)이와 형 지원(5·가명)이는 아빠와 계모랑 같이 살며 상습적인 구타와 방임에 시달려왔다. 지원이는 매번 온몸에 멍이 들 때까지 우산으로 맞았고 지민이는 생후 25개월에 몸무게가 10kg 안팎으로 또래보다 발육 상태가 나쁜 편이었다.

도가니 현실로…
장애아 학대 심각

두 형제는 하루에 제대로 된 한 끼도 먹어본 적이 없었고, 단지 부모의 스트레스 해소 도구로만 살아가야 했다. 영양실조에 심각한 빈혈까지 앓고 있었던 지민이는 결국 집안 욕실에서 넘어져 뇌사 상태에 빠져 버렸고 형 지원이도 부모의 반복되는 구타로 인해 실신상태까지 가게 됐다.

다른 사례로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아이를 쓰레기 더미에서 키우고 술값을 보태라며 앵벌이를 시킨 모진 엄마의 사례다. 남편과 이혼 후 알코올 중독증세가 더욱 심해진 이모씨는 5살 난 딸에게 온갖 욕설과 구타를 가하며 강제로 앵벌이를 시켰다. 물론 자신의 술값을 대기 위한 것이었다. 이씨는 전기도 끊기고 난방도 안 되는 쓰레기로 덮인 집에 아이를 방치한 뒤, 아이가 앵벌이 해온 돈으로 밖에서 술을 마시며 동네를 누볐다. 반면 이씨의 딸은 먹을 것이 없어 길가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으며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티며 생활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이웃들은 이씨를 아동학대로 고발하기에 이르렀고, 아이는 곧 엄마의 품을 떠나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다.  

장애아동에 대한 학대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애아동이 일반아동보다 다양한 유형의 학대를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2월, 경기도 김포시판 ‘도가니 사건’이 발생했다. 김포시의 모 장애아동복지시설 원장은 수년간 장애아동을 구타하고 굶기는 등 무차별 학대를 해오다 직원들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내용인 즉 원장 김모씨는 장애아동들의 뺨과 엉덩이, 손바닥 등을 나무 막대기로 때리고 끼니를 챙겨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오는 날 아이들을 시설 밖으로 내쫓아 장시간 비를 맞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씨는 아이들을 임의적으로 성인생활시설로 보내 학교에 등교시키지 않는 등 이상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장애아동들 유형별 학대도구로 전락
미·중 등 선진국 아동학대 상상초월

하지만 김씨는 경찰조사 도중 “재활교사 또한 장애아동들에게 학대와 폭언을 일삼는다”고 폭로했다. 재활교사들은 단순한 체벌일 뿐 학대는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조사가 깊숙이 들어가면서 재활교사들의 파렴치한 행위들도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재활교사들은 아동들에게 수시로 야간 시간 동안 2시간이 넘는 벌을 세웠으며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호소한 여아에게는 서서 소변을 보라고 나무랐다. 또한 하반신에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의 엉덩이를 발로 차며 빨리 가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너 참 싸가지 없이 행동한다” 등의 매서운 폭언도 멈추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과 영국, 중국 등 강력한 사법체계와 복지혜택이 잘 마련된 선진국에서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잔인하고 끔찍한 아동학대가 노골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대부분 친부모 혹은 계부모, 베이비시터 등이다.

대표적인 아동학대 살인사건으로 ‘브리아나 로페즈 사건을 들 수 있다. 이 아동은 생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친부모와 삼촌으로부터 무차별 폭행과 성적 치욕을 당했고 끝내 숨지고 말았다. 미국과 영국 전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브리아나 사건을 간단히 정리했다.

이유 불문
해외 아동학대

브리아나 로페즈는 지난 2002년 밸런타인 데이날 태어난 귀여운 여자아이로 첫돌이 되기 전부터 친부모와 삼촌에게 온갖 학대를 받아왔다. 브리아나의 친모와 친부, 삼촌은 재미로 아이를 하늘로 집어던져 그대로 바닥에 곤두박질치게 만들었고 아이가 울 때마다 온몸을 물어뜯어 상처를 냈다. 더 충격적인 점은 아이의 친부와 삼촌이 수십 차례에 걸쳐 100일도 안 된 브리아나를 강간한 것이다. 그러나 브리아나 친부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브리아나의 기저귀를 갈아준다는 핑계로 물티슈를 손가락에 감아 아이의 항문에 집어넣기까지 했다. 이후 브리아나는 세 어른들에 의해 매일 수차례나 천장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지는 고통을 받아야 했으며, 이 학대로 인해 갈비뼈 2개가 부러지고 두개골이 골절됐다. 또한 아이의 팔과 다리도 모두 골절됐고 시신경과 뇌 주변은 피로 흥건했다. 결국 브리아나는 태어난 지 반년도 안 돼 온갖 수모를 겪으며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미국 전역의 시민들은 분노를 참지 못 하고 가해자들을 향해 “짐승만도 못한 악마”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미국 텍사스 주에서는 판사 출신 아버지가 장애를 가진 친딸에게 가죽벨트를 이용해 무차별 폭행을 가하고 욕설을 퍼붓는 사건도 있었다. 장애 여아는 성인이 된 뒤 이 같은 고통을 미국 전역에 알렸고, 텍사스 시민들은 분노를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생후 17개월 된 남아를 친모와 계부가 무차별 폭행을 가해 척추뼈를 부러뜨리고 안면을 가격해 이를 먹게 했으며, 펜치로 손톱을 빼고 손가락을 자르는 엽기적인 아동 학대 사건이 버젓이 자행됐다. 이웃 나라 중국에서도 아이를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고 쇠사슬로 아이 목을 묶어 벌을 세우거나 줄을 목에 묶어 끌고 다니는 등 몰상식한 학대행위들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방임행위,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행위는 그 아동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혀 성장 후에도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그래서 아동학대는 가장 야만적이고 비열한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더구나 전 세계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는 아동수가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

아동학대의 영향은 한 세대로 그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폭언과 스트레스를 받고 자란 아이들이 중·고교에 진학하면 폭력성을 띠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즉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것. 최근 경제난에 서민가정이 무너지고 미혼모 가정이 늘면서 아동학대율은 증가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이 미흡한 상황이라 죄 없는 아동들은 어른들의 검은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도 학대를 받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학대 피해자가
훗날 가해자로

아동학대 처벌 수위를 높이고 피해 아동 격리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과 함께 심리 치료를 시행함과 동시에 아동학대 전문 취급기관과 인력을 늘리고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사회적 관심과 역량이 시급한 때이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