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주름잡은 현대·기아차 '베스트카 5'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26 16: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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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쫙 깔린 명품 국민차 '씽씽'

[일요시사=경제1팀] 올 한 해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내수침제, 신차효과 미비, 한-EU FTA, 한-미 FTA 및 수입차 업체들의 대규모 공세, 경쟁적인 신차 출시가 이유였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현대기아차는 선전했다. '국민차' 아반떼, 이를 위협하는 소나타, 유일한 경차 모닝, 국민 준대형차 그랜저, 최고의 디자인 K5 등 'BEST 5' 모델이 그 주역이다.

승용 및 SUV 차량 중 내수시장을 이끌고 있는 5개 모델은 현대차 3개, 기아차 2개 모델로 모두 현대기아차의 차종이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국내 자동차 업계를 이끈 5개 차종의 2012년 11월까지 판매실적은 43만4380대로 올 한 해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승용 및 SUV 차량 29개 차종 전체 판매 대수인 84만6273대의 51.3%에 해당할 정도다.

현대기아차는 차급을 뛰어넘는 우수한 상품성과 최근 주목할 만하게 발전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전 차급에 걸쳐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

명실상부 '국민차'
2013년형 아반떼

현재까지 연간 판매 1위 달성이 유력한 차종은 현대차 아반떼로 10만1000대(하이브리드 모델 포함)가 판매되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차'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아반떼는 지난 2010년 8월, 1.6 GDi 엔진을 탑재해 우수한 연비와 동력성능을 갖춘 것에 더해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인상적인 현대차만의 디자인 철학을 적용해 세대 구분 없이 큰 인기를 끌어왔다.


최근에는 지난 8월 2013년형 아반떼를 선보이며 동급 최초로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및 후방충격 저감시트를 전 트림에 기본 장착하고 오토크루즈 컨트롤,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운전석 통풍·히티드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고가의 편의·안전 사양을 대거 추가하고 디자인 요소를 개선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아반떼의 명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쏘나타는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85년 10월 출시된 이래 약 30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으로서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오고 있어 쏘나타라는 이름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아반떼 못지않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는 6세대 쏘나타로 지난 2009년 9월 출시 이후 연식변경과 엔진 및 일부사양이 추가되는 등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다.

차급 뛰어넘은 상품성…차급별 대표모델 시장 점령
수입차 대공세에도 꾸준한 인기로 내수시장 이끌어 

특히 지난 7월 출시된 상품성 개선 모델인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는 실내·외 디자인을 대폭 개선하고, 블루링크,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플렉스 스티어, 오토 크루즈 컨트롤, 통합 주행 모드 등 각종 첨단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쏘나타와 함께 국내 중형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아차의 대표 차종 K5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회장이 디자인한 작품 중 최고로 손꼽히는 디자인 강점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기존 세타II 엔진 대신 CVVL이 적용된 누우 엔진으로 교체해 출력과 연비를 향상시키고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편의·안전성을 강화한 2013년형을 선보여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외에도 쏘나타와 K5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21.0km/ℓ라는 뛰어난 연비를 달성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순수 독자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ps와 최대토크 18.3kg·m로 동급 최고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아울러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모터는 '30kW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를 적용해 최고출력 41ps, 최대토크 20.9kg·m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차'
고급차 대명사 그랜저

이와 함께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적의 변속 수행을 통한 연비 향상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감을 동시에 구현했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 쏘나타의 역동적 디자인에 미래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쏘나타 하이브리드만의 차별화된 스타일을 완성해 출시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고급차의 대명사 그랜저는 약 25년 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차'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1986년 1세대 그랜저 출시를 시작으로 1992년 뉴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2년 뉴그랜저XG로 변화를 거듭해 왔으며 지난해 1월에는 5세대인 그랜저HG를 출시했다.

그랜저HG는 최고출력 270ps, 최대토크 31.6kg·m로 세계 최고 수준 동력 성능·연비를 실현한 람다 3.0 GDi 엔진을 적용하고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의 첨단 사양은 물론 동급 최초로 9에어백을 기본 적용하고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 등을 적용해 최강의 안전성까지 갖췄다.

아반떼·쏘나타·K5·그랜저·모닝 '인기 폭발'

이어 지난 8월말에는 3.3 GDi 엔진을 탑재한 '그랜저 3.3 셀러브리티'를 출시, 최고출력 294ps, 최대토크 35.3kg·m 등 동급최강 동력성능을 확보하고 국내 최초로 운전석에서 차량 주변의 360도 전체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에쿠스와 제네시스에만 적용되던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그랜저HG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2월 대형차급에서는 기록적인 1만1481대 판매를 시작으로 5개월 연속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10만5690대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2013 그랜저'를 출시,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신규 디자인의 알로이휠을 적용해 디자인을 개선하고 ECM룸미러, 통합주행모드, 후방카메라 등 편의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는 한편 전자제어 서스펜션, 오토 하이빔 등 첨단 고급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여성 마음 사로잡는
대표 경차 모델 모닝


특히 주력모델인 2.4 모던 및 3.0 프리미엄의 경우 다양한 편의사양을 새로이 기본 적용했음에도 가격을 동결했으며, 최고급 트림인 3.3 셀러브리티의 경우 8인치 프리미엄 내비게이션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기존 기본 적용됐던 첨단 편의사양을 선택사양으로 변경, 가격을 낮추고 고객 선택의 폭을 합리화하면서도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CB), 오토 하이빔 등 일본계 고급 브랜드 차종에서도 보기 힘든 최고급 사양으로 무장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2012년 BEST 5에 이름을 올린 차 중 가장 체급이 낮은 경차 모닝은 지난 2004년 최초로 선보인 이래 지난해까지 내수 48만8761대, 수출 88만8137대로 전 세계 시장에서 총 137만6898대가 판매된 대한민국 대표 경차 모델이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는 11만482대, 올해 11월까지 8만6223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 당시 카파 1.0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82ps, 최대토크 9.6kg·m로 동급 최고 성능과 A/T 19.0km/ℓ, M/T 22.0km/ℓ로 동급 최고 연비를 갖추고 동급 최초 6에어백 기본 적용 및 VSM, 버튼 시동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적용해 경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주 고객층이 여성임을 감안한 다양한 요소들을 추가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닝에 적용된 4단 자동변속기 및 5단 수동변속기 최적 설계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션 오일 교환이 필요 없는 오일 무교환 변속기로 차량 관리의 편리함을 제공했다. 이 외에도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히티드 스티어링 휠, 원터치 세이프티 선루프, 운전석 대형 선바이저 미러&조명, 운전석·동승석 2단 조절 히티드 시트,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등 여성 고객을 고려,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편의 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올해 8월에는 컬러 추가 및 디자인을 개선하고 경제성과 안전사양을 보강한 '2013년형 모닝'을 출시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했다. '체리핑크' '아쿠아민트'의 신규 컬러를 추가하고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의 범퍼 그릴과 포그램프, 신규 디자인의 14인치 알로이휠을 적용해 독특한 개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글로벌시장 호평…눈 높아진 국내고객 사로잡아
5개 중 현대차 3개·기아차 2개 '윈윈 비즈니스'


또한 모든 트림에 ABS, 뒷좌석 3점식 시트벨트와 코너링 시 브레이크 유압을 제어하여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코너링 브레이크 콘트롤을 기본 적용해 경차급을 뛰어 넘는 최상의 품질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CVT변속기를 탑재하고 ISG를 적용함으로써 연비를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 '에코플러스 모델'을 추가했다.

최근 수입차의 공세가 심화되고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품질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게 됐다.

201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끈 BEST 5 모델들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그 상품성을 인정받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한 층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아반떼(해외명 엘란트라)는 올해 1월 미국에서 포드 포커스, 폭스바겐 파사트를 제치고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월 캐나다 자동차 기자협회가 발표하는 '2012 캐나다 올해의 차', 3월에는 남아공 기자협회가 뽑는 '2012 남아공 올해의 차'에 연달아 선정되며 세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쏘나타는 2월 미국 내 최장수 TV 자동차 프로그램 '모터위크'의 '2012 드라이버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패밀리 세단' 부문에서 각각 최고의 차량으로 선정됐고 최근 12월에는 중고차 가치 평가 전문업체인 '스트래티직비전'으로부터 '중형차 부분 최고 가치 1위'로 선정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 오토퍼시픽의 '2012년 고객 만족도 조사(VSA)'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 '고객 만족상'을 수상해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랜저(해외명 아제라)는 5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실시한 정면, 측면, 후방, 전복테스트 등 4개 부문 안전도 테스트에서 '2012 최고 안전 차량'으로 선정돼 안전성을 입증했다.

11월에는 미국 중고차 잔존가치 평가사인 ALG가 선정하는 대형차 부문 1위에 올라 미국 출시 1년여 만에 지난 4년간 대형차 부문 '지존'의 자리를 지킨 닛산의 '맥시마'를 꺾었다.

신차 아니어도
폭발적 반응

모닝(해외명 피칸토)은 3월 독일 자동차소비자협회(ADAC)가 뽑은 최우수 보유비용 모델로 선정된 바 있으며 11월에는 독일 최대 자동차 전문 미디어 아우토빌트가 발표한 '2013년 가치 챔피언' 최고 감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 자동차시장을 이끌고 있는 2012 BEST 5 모델은 12월 말까지 약 47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출신된 2013 그랜저는 신차가 아닌 연식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하루만에 900여대가 계약되는 등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반떼, 쏘나타, K5, 모닝 등 나머지 모델들 역시 신차효과가 강하게 지속되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실적이 떨어졌지만, 연식변경 및 상품성 모델을 출시하면서 꾸준히 고객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어 각 차급별 시장을 견인하며 2012년 '유종의 미'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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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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