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갈비뼈 뽑고 귀 자르고…별난 '이색성형' 천태만상

개성 살리다 외계인 된다

[일요시사=사회팀] 성형은 이제 자기관리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눈, 코 성형 등은 애교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성형이 대중들 사이에서 일반화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성형이 난무하는 와중에 일반적인 성형과 달리 이색 성형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칫 성형 중독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이색성형. 그 충격적인 실태를 공개한다.

“목둘레 축소하는데 얼마에요?”

요즘 성형외과 의사들이 받는 황당한 질문이다. 이처럼 성형부위는 시대가 변할수록 얼굴에서 보디라인이나 구체적인 신체부분으로 세부화 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방과 강남의 몇몇 성형외과병원들은 이색성형 기법을 도입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기막힌 성형
여기 다 있다!

이색성형을 꿈꾸는 사람들은 개성을 살리고자, 좋은 관상을 얻고자 혹은 연예인 같은 아름다운 몸매로 변화시키고자 성형외과를 찾는다. 다양하고 기막힌 이색성형. 종류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숨어있을까.

4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성형외과를 찾았다. 무릎성형을 위해서다. 몇 년 전 해외 톱스타 데미무어가 전 남자친구였던 에쉬튼 커쳐에게 잘 보이기 위해 4억원을 들여 20대 몸매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도됐던 적이 있었다. 그 중 데미무어의 무릎성형이 특히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바로 나이로 인해 쳐진 무릎살을 끌어올려(리프팅) 탱탱하고 탄력 있는 무릎을 만드는 성형수술이었던 것.


그러나 타인에 비해 비교적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었던 이 40대 여성은 무릎성형을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무릎수술의 경우 늘어진 피부를 절개한 후 살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는데, 추후 수술한 부위가 재생을 하면 흉터부위가 밝아지면서 눈에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 얼굴이나 복부와는 달리 무릎 주위에는 흉터를 가릴 수 있는 별다른 모발이 없어 서양인보다 비교적 피부색이 어두운 동양인에게 취약한 성형으로 꼽히고 있다.

여성들의 쾌재를 불러일으키는 이색성형의 종류는 이것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을 골반부위에 이식해 신민 아처럼 섹시한 골반라인을 만들어주는 골반성형, 보형물을 넣어 쇄골을 도드라져보이게 만드는 섹시 쇄골성형, 출산과 비만으로 인해 쳐지고 퍼진 엉덩이를 리프팅하거나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해 실리콘을 이식하는 기법인 힙업성형, 운동선수처럼 유난히 굵고 짧은 목을 보톡스를 이용해 근육을 축소시켜 얇고 길어보이게 만드는 목둘레 축소성형 등이 뭇 여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골반뼈·쇄골·무릎성형·요정귀 성형수술 유행
안구 미백·귓불성형·목둘레 축소 등 세분화돼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남성들은 대부분 배우 소지섭, 남성그룹 2PM 같은 야성적인 몸매를 탐내는 경우가 많아 인위적인 가슴근육성형과 복부 식스팩 성형 등에 현혹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슴근육성형은 성형만으로는 근육질의 울퉁불퉁한 가슴을 만들 수 없다고 알려졌다.

남성 가슴성형은 여성형 유방을 가진 부유방인 남성들에 한해서만 지방 흡입술을 이용해 일반적인 가슴을 만들어주는 성형일 뿐 근육질 가슴성형은 철저히 와전된 소문이었다. 식스팩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방송에서 식스팩 성형을 한 남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전문의들도 웬만하면 환자들에게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하면 장기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도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불교와 유교사상을 이어받은 아시아권 사람들의 경우 팔자를 고치기 위해 성형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귓불성형과 손금성형이 있는데, 이는 꼭 필요하지 않은 성형임에도 사람들은 재물복을 얻고자 혹은 사고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고자 성형을 시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귓불성형의 경우 관상학적으로 금전운을 좋게 만드는 넓은 귓불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취업난에 허덕여 돈 몇 푼으로 창업이라도 해볼까하는 심산에서 재물복의 상징인 두툼하고 넓은 귓불로 성형하곤 한다. 귓불성형은 자가지방을 이식하거나 귀 뒤의 피부를 들어 올리는 수술법을 이용해 도톰하게 만들 수 있다.


관상·주름성형도
선풍적인 인기

손금성형은 대부분 팔자를 고치려 20∼30대 젊은이들과 중년남성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전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100억 부자 할머니의 손금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할머니의 손바닥 중앙에는 일자선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고, 이러한 손금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손금과도 같다는 소문이 퍼져 ‘성공한 사업가의 손금’이란 명칭을 얻게 됐다.

손금성형은 손금에서 약한 부분에 의학용 실 등으로 선을 넣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시술 후 환자가 원하는 손금형태가 아니거나 부자연스러운 선 또는 삐뚤거리는 선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들은 손금성형을 만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주름은 온몸을 휘어 감는다. 눈가 주름은 물론이고 나이테를 말해주는 목주름, 심지어 손 주름도 배제할 수는 없다. 통통하고 예쁜 손을 갖고자 손등과 손바닥 성형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그러나 얼굴 주름을 펴는 것처럼 손 주름 성형도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손 주름 성형은 주름진 피부와 함께 근육을 팽팽하게 잡아당긴 뒤, 여분의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형식의 일반적인 주름제거 수술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 손의 경우 손등과 손바닥의 피부색깔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제거·봉합수술을 하면 흉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이 수술방식은 피하고 대신 손등에 지방을 이식해 손의 탄력을 생생하게 불어넣어주는 지방이식술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손바닥 성형도 손 주름 성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손바닥을 잘라내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절개수술 대신 대체로 손바닥 지방 흡입술을 이용한다.

두툼한 손바닥이 보기 싫어 손바닥 지방 흡입술을 받았다는 20대 유모씨는 “마른 외모와는 달리 솥뚜껑같이 무식하게 생긴 손바닥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 숱한 고민 끝에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손바닥 성형을 하게 됐다”며 “지금은 날씬해진 손바닥을 갖게 돼 콤플렉스도 사라지고 사람들 앞에서도 자신 있게 손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범접할 수 없는
기막힌 성형도

안구미백 성형은 성형마니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안구미백은 극도로 충혈된 눈이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눈 점, 습관적 술·담배로 누렇게 변색 돼버린 흰자위를 다시 하얗게 만드는 성형술이다. 이 성형은 다른 성형과는 달리 안과나 한의원에서 시술하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씨는 “컴퓨터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어 항상 모니터를 바라보는 습관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매일 눈이 충혈돼 있었다. 사람들이 눈병났냐고 물어볼 정도로 충혈이 심해 안구미백술을 선택하게 됐다”며 “시술 후 안구건조증이 동반됐다는 후기를 보면서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토끼눈보다 낫다는 생각에 바로 안구미백시술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출산 후 늘어진 유두를 원래 상태로 탈바꿈시켜주는 유두 축소술, 급격하게 불은 살을 단기간에 빼느라 선명하게 남겨진 튼살을 감춰주는 튼살 성형도 여성들의 위시리스트상에 올라와 있다.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 개성 넘치고 별난 성형이 인기리에 성행하고 있다. 발볼 축소성형과 요정귀 성형이 바로 그것. 해외, 특히 다국적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색성형이 먼지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예쁜 하이힐을 신기위해 멀쩡한 발볼 뼈를 제거해 발볼 축소 수술을 감행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엘프(요정)의 귀가 탐나 귀 끝이 뾰족한 엘프귀로 성형하는 엘프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엘프귀는 귀 뒤의 연골을 뺀 후 귀 끝에 이식해 만들어지는데, 일반 사람들은 그 귀를 보며 예쁘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외계인 귀로 평가한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효과 검증 안 돼 일부 병원만 시술
노력 않고 쉽게 선택해 중독 우려

바비인형 몸매가 부러워 갈비뼈를 제거한 여성도 있었다. 캐나다의 한 여성은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한 손에 잡힐 듯한 바비인형의 가는 허리가 탐나 자신의 갈비뼈 중 일부를 제거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인간이 소유할 수 없는 바비인형같은 허리다”라고 말하면서도 “갈비뼈를 제거하면서까지 바비인형이 돼야 했나. 몸매는 예뻐졌을지 몰라도 건강은 어떨지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일명 ‘도넛헤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마취 않고 이뤄지는 시술인 만큼 시술 장면만 봐도 끔찍하고 엽기적이다. 도넛헤드성형은 이마 한 가운데에 주사 바늘을 꽂은 뒤 식염수를 채워 넣는 시술이다. 식염수가 다 채워진 후 완성된 이마의 모형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이마 한 가운데는 움푹 파이고 그 외에는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마치 도넛의 형상처럼 보인다. 이 도넛헤드성형은 개성파 젊은이들이 쉽게 접하는 성형 중 하나로서, 인체에는 덜 해롭지만 성형 후의 모습이 꽤 혐오스러워 “얼굴 갖고 장난 하느냐”며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 내에서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지기간은 약 15일 정도라고 한다. 

연예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성형 열풍은 대단하다. 이색성형까지 생겨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색성형은 자칫 큰 부작용과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색 성형은 성형 부위 자체가 일반화되지 않은 세세한 부위이기 때문에 이를 시술·수술하는 병원은 전국에서도 몇몇 병원으로 한정돼 있고, 이색성형 경력을 가진 전문의가 국내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수술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강남의 모 성형외과 원장은 “미용성형 의학기술이 발전해가면서 성형부위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그러나 과장광고에 현혹돼 검증도 안 된 성형외과를 무턱대고 찾았다가 심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독특한 부위를 성형하고 싶다면 원하는 부위를 전문적으로 수술 혹은 시술하는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검증된 병원서
시술 받아야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이색성형도 개성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타인과 다른 매력을 살리고자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은 부분을 변화시키는 것과 달리 노력하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도 성형이라는 수단을 통해 단기간에 얻으려 하는 점은 문제가 있다. 전문의들은 무분별한 성형이 자칫 성형중독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을 살리거나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성형에 기대려는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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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