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한국골프회원권의 어제와 오늘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1.12 11:45:04
  • 댓글 0개

“투기는 옛말, 이제는 이용가치다”

골프회원권은 1990년부터 시장에 유통되면서 전문적인 거래가 시작됐다. 그동안 골프회원권은 어떤 변모 과정을 거쳤을까. 1991년 설립돼 회원제 골프 활성화에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에이스피지수를 중심으로 골프회원권 20년사를 정리했다.

골프장 공급과잉, 대중화로 회원권 가치 하락
지방권, 수도권 비해 하락폭 미미 시세 지탱

에이스피지수는 전국 116개 골프장 176개 종목의 등락을 지수화한 것이다. 2005년 1월1일 기준 1000포인트가 기준이며 그 이전 지수는 해당 시점의 종목을 같은 방식으로 산출했다.

1990~1997년
회원권 거래의 태동기

회원권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허용됨에 따라 여가와 레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골프인구가 자연스레 늘었다. 당시에는 수요와 공급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 특정 소수계층의 거래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골프장이 하나 둘 늘어나고 골프 인구도 늘어남에 따라 시장은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997~2003년
외환위기 따른 침체 후 상승


1990년대 중반부터 점차 상승국면을 보이던 회원권 시장은 1997년 말 시작된 외환위기로 인해 하락세를 맞았다. IMF 구제금융에 따른 실물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은 것이 큰 원인이었다. 자금 확보가 급해진 법인들은 매물을 싼 가격에 내놓기 시작했으며 개인들 또한 극심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회원권 시세 곡선은 급락 추세를 보였다.

1999년까지 IMF의 한파가 지속됐지만 2000년 상반기 경기침체의 원인을 제공한 외환시장이 차츰 안정세를 보이면서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는 기술적 조정기를 거치게 된다. 2001년에는 경기종합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를 상향 돌파해 경기회복의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였고, 경기회복을 위한 저금리 정책이 시행되면서 높았던 금리가 다시 낮아지는 금융구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IMF 외환위기 시절 다량으로 나온 저점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했고 경기회복과 저금리라는 구조적인 배경은 골프회원권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을 원활하게 했다.

특히 IMF 외환위기 시절 한국인들에게 희망과 투지의 불씨를 지피게 해줬던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2003년 초 에이스피지수는 상승세로 전환돼 IMF 구제금융을 받기 이전 시점의 지수대를 회복했다.

2003~2008년
부동산 대책 반사이익 급등

2003년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시행됐던 제1차 부동산대책의 반사이익으로 시중자금이 부동산에서 주식이나 골프회원권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회원권 시장은 급등 후 숨고르기가 반복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2004년 7월 이헌재 전 부총리의 ‘골프장인허가 간소화’ 정책 발표로 골프장 공급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와 카드대란으로 인한 경기불안으로 시장은 다시 급락세를 탔다. 2005년 들어 인허가 간소화 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기술적 반등세를 보이다가 8·31 제2차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엔 회원권시장으로 대거 투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결국 2006년 3월 들어서는 투기적 매수세가 무차별적으로 유입돼 소위 ‘묻지마 상승세’라고 표현될 만큼 폭발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시중에 유통이 가능한 회원권들은 모두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오르기 일쑤였다. 이때 에이스피지수는 한 달 사이 무려 300포인트나 상승했다.

회원권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자 언론 등을 통해 시세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고점 매물의 출회가 늘어나 시장은 급락세로 돌변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2006년 7월 들어 시행된100인 이상 기업체의 주5일 근무제 영향으로 골퍼수가 증가해 다시금 상승국면을 맞았다.

2007년 주식시장이 급등하자 자산 가치가 크게 증가한 법인체들은 골프회원권 매입을 확대했다. 당시 법인 거래 증가율은 개인 거래 증가율의 3배를 상회했다. 이는 골프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과거 ‘술접대’ 문화에서 점차 ‘골프접대’로 바뀌어 골프와 비즈니스가 접목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인매수가 많은 고가 회원권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2008년 3월 에이스피지수는 1715포인트를 기록,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8~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세

2008년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극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혼란을 겪는 시기였다. 이때 회원권 시장의 흐름은 1998년 외환위기 시절 이후 최대로 ‘하향성 격동기’를 맞았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대기업들의 수출 호조와 정권교체 전후 경기부흥에 대한 정책적 기대감으로 고가대 이상의 고점 거래가 이어졌고 지역적인 개발호재로 인해 종목별 시세 상승폭을 높이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전반적인 ‘자산디플레이션 현상’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가을 시즌을 맞아 잠시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내 미국 월가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현실화되고 국내 자산시장의 환율 급등으로 인해 회원권 시장은 유례없는 폭락세를 연출했다. 2008년 하반기 에이스피지수는 네달 동안에만 무려 5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2003년 부동산 대책발표 이전 시점의 지수로 회귀했다.

2009년 들어서는 단기간의 폭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회원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반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 금융정책의 영향으로 상반기 에이스피지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상승세는 일단락되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기술적 조정기를 거치게 된다.

2010년~현재
개소세 감면 소식에 반등 기대

2010년부터 상승세를 엿보던 회원권 시장은 지속적인 대내외적인 악재에 부딪히면서 약세를 거듭하게 된다.
남유럽발 금융 위기가 투자심리를 억누르더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김정일 사망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됐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경기 하락과 일본 대지진에 따른 자연재해의 불운으로 매수세는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더불어 저축은행 사태와 건설사들의 PF부실채권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법인들의 자금경색과 수급상황까지 부정적인 과정을 거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내적으로는 신설 골프장이 대거 등장하면서 회원권의 희소성이 떨어지게 됐고 일부 부실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 기간이 도래하는 등 회원권 시장의 불투명한 전망이 계속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회원권 시장은 기술적 반등을 보이더라도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는 약세를 지속하게 됐다.

회원권 시장의 현재 흐름과 과거와의 큰 차이점은 투기 매수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금액대비 효용성이 높은 무기명회원권이나 주중회원권, 저가 회원권 위주의 실이용 목적에 가치를 둔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발표한 세법개편안에 전국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가 2년간 폐지되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향후 회원권의 이용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권은 2005년부터
수도권과 탈(脫)동조화

수도권은 2005년에 신설 골프장이 봇물을 이룬 반면 지방권은 그보다 일찍 2000년부터 신설 골프장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0년 당시만 해도 지방 골프장 건설비용은 수도권에 비해 3배 가량 저렴한 것이 현실이었다. 사업자들은 저렴한 비용에, 공급이 그나마 적은 지방에 골프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5년에 들어 2000년에 분양했던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지방권 회원권 시장이 침체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소정진 애널리스트는 “2005년 지방권 신규 분양시장마저 침체에 들어섬에 따라 분양가도 50%정도 하락했다”며 “기존 회원권 거래 덕분에 그나마 시세를 버티는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2005년 들어 수도권은 상승한 반면 지방권은 약세에 접어든 가장 큰 이유였다.

2005년 8·31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투자적 매수세가 회원권 시장에 몰렸지만 투자처를 찾던 매수자들의 시선은 수도권에만 몰렸다. 이 때문에 지방 회원권 시장은 실이용 목적의 매수가 주를 이뤄 시세 거품론이 제기됐던 수도권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지방권 에이스피지수는 영남권 694, 호남권 709포인트로 최저점을 기록했으나 수도권에 비하면 하락폭은 미미했다. 2010년 이후 지방권은 수도권과 달리 박스권 장세를 유지하며 꾸준히 시세를 지탱하고 있다.

소정진 애널리스트는 “지방권은 2004년 최고점을 찍은 반면 수도권은 이보다 4년 늦은 2008년이 최고점이었다”면서 “국내 회원권시장은 지방권이 수도권보다 선행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