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76)하림그룹-하림홀딩스-제일홀딩스-선진지주-농수산홀딩스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11.16 18: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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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명 두고 앉아서 '따박따박'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하림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878호 참조) 지난달 기준 총 62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하림그룹의 일감은 김홍국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인 '한국썸벧판매'와 '한국썸벧'에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두 회사 외에도 오너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하림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하림홀딩스' '제일홀딩스' '선진지주' '농수산홀딩스'등 그룹의 4개 지주회사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자회사 관리 명목

하림그룹은 계열사가 대기업 못지않게 많은 만큼 복잡한 출자구조를 띠고 있다. 재계에서 유일하게 지주회사가 4개씩이나 된다. 모두 지난해 1월 주력사업을 분리하고 설립된 지주회사들은 자회사들의 사업 경영지도 등 계열사 관리가 주된 사업목적이다.

주거래처 역시 계열사. 그렇다보니 당연히 내부거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90% 이상의 매출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2∼6명인데도 이를 통해 수십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선진사료의 배합사료 및 식육제품 부문을 인적분할해 선진에 양도하면서 출범한 선진지주는 계열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매출 90억3500만원 가운데 79억8600만원(88%)을 선진(79억2100만원), 선진한마을(5100만원), 팜스코(1400만원) 등 계열사들과의 거래로 올렸다.


제일홀딩스는 더 심하다. 물적분할 방식에 따라 제일산업의 축산용 배합사료제조 및 판매부문을 제일사료로 포괄이전한 제일홀딩스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99%에 달했다. 총매출 33억4600만원에서 제일사료(16억7000만원), 제일곡산(12억8500만원), 천하제일(3억9100만원) 등과의 거래액이 33억4500만원이나 됐다.

하림홀딩스와 농수산홀딩스의 내부거래율은 100%가 넘는다. 이는 공시자료에 기재를 잘못했거나 매출거래 누락 또는 이월 등의 이유로 추정된다. 여하튼 계열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존의 육계가공 및 사료제조업 등의 사업부문을 갖고 있던 하림을 분할하면서 설립된 하림홀딩스는 지난해 30억4400만원이 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하림(20억8900만원)을 비롯해 주원산오리(3억5400만원), 한강씨엠(3억3800만원), 그린바이텍(5900만원), 선진FS(4500만원), 하림유통(3000만원), 한국썸벧판매(3000만원), 한국썸벧(2900만원), 제일홀딩스(2600만원), 맥시칸산업(1900만원) 등이 일감을 퍼줬다. 당시 매출은 27억6900원이었다.

오너가 실질적 지배…재계 유일 4개 지주회사 
수십억대 매출 대부분 계열사 물량으로 채워

농수산홈쇼핑의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농수산홀딩스는 지난해 131억2200만원(매출 81억4200만원)을 계열사들과의 거래로 채웠다. 일거리를 준 곳은 제일홀딩스(67억5000만원)와 한국썸벧판매(35억원), 한국썸벧(15억원), 한강씨엠(10억원), 팜스코(6300만원), 선진(4500만원), 농수산홈쇼핑(4000만원) 등이다.

하림그룹 지주회사 4개사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늘려온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농수산홀딩스→선진지주'로 이어지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다. 김 회장은 자신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한국썸벧과 한국썸벧판매를 통해 많은 계열사들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썸벧은 한국썸벧판매가 100% 출자한 자회사다. 결국 두 회사 모두 김 회장이 소유한 사실상 개인회사인 셈이다. 한국썸벧은 하림그룹 출자구조의 첫 단추인 제일홀딩스(7.49%)를, 다시 제일홀딩스는 하림홀딩스(47.51%)를, 하림홀딩스는 농수산홀딩스(19.9%)를, 농수산홀딩스는 선진지주(49.26%)를 지배하고 있다.

한국썸벧판매의 경우 농수산홀딩스(16.97%)와 선진지주(6.95%) 주요주주다. 별도로 김 회장은 지배구조의 축인 제일홀딩스(7.36%)와 하림홀딩스(1.5%) 지분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4개사의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다.

계열사 간 출자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는 하림그룹은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이외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 또 자회사는 지주회사 및 손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서도 안 된다.

미완의 지주체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을 위반한 하림그룹에 대해 올해 말까지 처벌 유예기간을 부여한 상태. 하림그룹으로선 두 달 안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하림그룹은 '하림홀딩스-선진지주' '제일홀딩스-농수산홀딩스'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하림홀딩스는 지난 9월 선진지주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제일홀딩스도 같은달 농수산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4개사의 합병기일은 모두 12월26일. 합병 후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는 존속하고, 선진지주와 농수산홀딩스는 해산한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하림 4개 지주사 기부는?>

한 푼도 나누지 않는다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 선진지주, 농수산홀딩스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는 지난해 단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당시 각각 27억6900원, 33억46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선진지주와 농수산홀딩스도 사정은 같다. 지난해 기부금은 '0원'이었다. 당시 두 회사의 매출은 각각 90억3500만원, 81억42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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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일요시사>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