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기적의 샷 ‘알바트로스’의 비밀

‘홀인원은 비켜라!’지금까지 국내에서 단 2건

국내에서 대회 중에 나온 공식 기록은 2006년 9월에 나온 그야말로 천운을 가진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 확률은 585만분의 1. 파4 홀에서 티샷을 한 번에 홀에 넣을 수 있는 확률이다. 다시 말해 파4 홀인원이다. 아마추어 골퍼의 파3 홀인원 확률이 1만2000분의 1인 것을 감안하면 수백 배는 더 어렵다. 아니, 대부분의 골퍼들에겐 꿈같은 얘기일 뿐이다.

85만분의 1 확률을 가진 대박 ‘알바트로스’
세계 최장 파4 홀 홀인원 기록은 447야드

정규 18홀 골프 코스의 경우 파4 홀이 평균 280야드 이상으로 세팅되기 때문에 드라이브 샷을 이 거리보다 짧게 치는 골퍼는 평생에 한 번 이런 기회조차도 잡을 수 없다. 물론 더블 이글인 알바트로스가 규정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파5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하지만 ‘파4 홀인원’은 정말 진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국내외 막론하고
알바트로스 희귀

대한골프협회(KGA)에 따르면 올 1∼7월까지 국내 골프장에서 나온 아마추어 골퍼의 알바트로스는 모두 10건이다. 그중에서도 파4 홀인원은 단 2건뿐이다. 이 진귀한 행운을 잡은 아마추어 골퍼는 나진성(53)씨와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문칠성씨다. 나씨는 지난 5월 경기도 하남에 있는 캐슬렉스 골프클럽 18번 홀(파4·310야드)에서, 문씨는 지난 2월 인천광역시에 있는 인천국제골프장 8번 홀(파4·330야드)에서 각각 기록했다.

캐슬렉스 골프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나씨는 회원은 아니지만 우리 골프장에서 파4 홀인원은 골프장 개장 40년 만에 처음”이라며 “앞 팀이 홀아웃하고 이동하다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골퍼들은 공이 핀 앞쪽 5m에 떨어진 뒤 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파4 홀인원은 3박자(300야드에 준하는 장타·프로 같은 정확성·운)가 따라줘야 하는 만큼 골퍼로서는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골프투어에서는 이런 기록이 자주 나올까. 그렇지 않다.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서는 국내 골프팬들도 잘 알고 있는 필 미켈슨(42)이 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PGA 투어의 공식 기록은 아니다. 미켈슨은 2003년 12월 미국 샌디에이고의 라호야 골프장의 1번 홀(파4·305야드)에서 난생 처음 기록했다.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그린 입구에 떨어진 뒤 세 차례 바운드되면서 홀로 사라졌다.

PGA 투어에서 가장 최근에 이 진귀한 행운을 경험한 선수는 브랜트 스네데커(32·미국)다. 이 기록도 공식 라운드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스네데커는 올 시즌 제141회 디 오픈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연습라운드 도중 16번 홀(파4·336야드)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바로 홀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 스네데커는 이 행운 때문인지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톱5 이내인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장 파4 홀 홀인원 기록은 1965년 10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미라클힐스 골프장에서 아마추어 골퍼 로버트 미테라가 10번 홀(파4)에서 작성한 447야드로 알려져 있다.

미테라가 친 드라이버 티샷은 때마침 불어온 시속 50마일의 뒷바람을 타고 그린 위로 떨어졌다고 한다.
국내 대회 중에 나온 공식 기록은 2006년 9월 한국청소년골프협회 주최 제1회 알룩스포츠배골프대회에서 박승균(당시 용인구성고2)군이 작성한 것이다. 박군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코튼 6번 홀(파4·307야드)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로 굴러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

부부·올케·시누이
동반 홀인원 겹경사

알바트로스 겸 파4 홀인원은 그렇다고 치고 지난 7월 말까지 홀인원을 기록한 국내 아마추어 골퍼는 1308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KGA에 따르면 골드골프장과 88골프장에서 각각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코리아골프장(45건)과 경주신라골프장(44건) 순으로 조사됐다. 최다 사용구로는 타이틀리스트가 586건으로 1위였고, 볼빅이 233건으로 2위, 캘러웨이가 101건으로 3위였다.


이색 홀인원으로는 지난 5월 전남 해피니스 골프장에서 기록된 부부 홀인원이다. 이 골프장의 회원인 김병휘(54)씨는 한 달 전 홀인원을 기념해 부인 최연숙(55)씨와 함께 라운드에 나섰다가 최씨 마저 홀인원을 하는 감격을 맛봤다. 또 뉴서울 골프장에서는 지난 5월 올케(남코스 13번 홀)와 시누이(남코스 17번 홀)가 동반라운드를 하다가 3홀 간격으로 홀인원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한편 지름 108mm의 작은 구멍에 단 한 번의 티샷으로 공을 넣어야 하는 홀인원의 확률은 사실 정확한 예측이 힘들다.

세계 각국의 기상 여건이 다르고, 골프장마다 거리와 그린 경사도도 차이가 있다. 골프다이제스트의 다양한 분석에 따르면 아마추어골퍼는 약 0.008%, 프로골퍼는 0.029%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각종 조건을 미리 계산해 결과를 도출하는 연역적 방법이다. 예를 들어 농구에서 자유투를 성공하기 위한 좌우 오차는 1.5도 안팎이다.

150야드 거리에서 아이언 샷으로 공을 홀인시키기 위한 좌우 오차는 1000분의 1도 안 된다.
자유투의 성공확률은 약 75%, 홀인원의 확률은 단순 계산으로 0.067%다. 여기에 공이 그린에서 굴러가는 속도와 굴곡 등을 변수로 더하면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0.008%, 즉 1만2000분의 1이라는 통계라면 1라운드에 4개의 파3 홀이 있을 때 홀인원은 3000라운드에 1번꼴이다. 적어도 1년에 200라운드를 해야 15년 주기로 홀인원의 행운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기네스북에는 실제 첫 실전라운드, 그것도 첫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가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65세 여성 운니 해스켈은 2009년 사이프러스링크스에서 소위 “머리를 올리러”갔다가 진기록을 수립했다. 그녀는 “모든 골퍼가 다 쉽게 (홀인원을)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연소 5세, 최고령 99세
통산 51회 기록도

최연소는 1998년 키스롱(5세)이라는 아이가 만들었다. 미국 미시간주 잭슨의 파인스골프장 4번 홀이다. 최고령은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 사는 오토 부처라는 할아버지(99세)다.

스페인 의라망가골프장 12번 홀에서 작성했다. ‘453m짜리’ 홀인원도 있다. 1995년 숀 리치는 잉글랜드 데번주 엑시터크리스토의 테인밸리골프장 17번 홀에서 453m 거리의 불가사의한 에이스를 터뜨렸다. 도그렉홀이어서 가능했다.

통산 51회나 홀인원을 작성한 ‘홀인원의 제왕’ 맨실 데이비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첫 기록은 11세 때다.

1967년에는 1년 동안 8개, 이후 1987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홀인원을 했다. 홀인원한 클럽도 다양하다. 웨지와 퍼터를 제외한 거의 모든 클럽으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홀인원보다 더 어렵다는 알바트로스도 10차례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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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