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힌’ 공흥지구 김건희 특혜 의혹, 사토장 세금 착복 전말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6.01.15 17:20:58
  • 호수 1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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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흙더미에 있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 관련 공소장 내용이 공개되면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이 재조명됐다. 핵심은 개발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가족기업 ESI&D가 개발부담금을 낮추려 허위 서류로 개발비용을 증액한 정황이다. 이 과정에 양평군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스아이엔디(ESI&D)는 사토(흙)량이 많고 운반 거리가 멀수록 공사비가 늘어난다는 점을 노렸다. 실제로는 약 1.9km 거리에 불과한 거리를 서류상으로는 18.5km 떨어진 곳으로 기재하고, 사토량을 부풀리는 등 내용을 조작해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개발비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22억 배임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지난달 24일, 전 양평군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 오빠 김진우씨, 전·현직 양평군 공무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씨가 대표로 있고 최씨가 설립한 이에스아이엔디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경기도 양평군 공흥리 일대에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해 약 800억원의 분양 실적을 올렸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을 축소·면제받아 지자체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개발부담금은 토지 개발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제도다. 개발이익이 크면, 그만큼 개발부담금도 커지는 구조다.


2016년 11월 양평군은 ESI&D에 대해 개발부담금 17억4800만원을 최초 부과했다. 그러나 두 차례 이의 제기를 거치며 3개월 만에 6억2500만원으로 줄었고, 2017년 6월에는 결국 ‘0원’으로 결정됐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양평군은 2021년 11월 뒤늦게 개발부담금 1억8700만원을 재부과했다. 그러나 특검팀이 다시 산정한 결과, 정당한 개발부담금은 약 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양평군의 부당한 부과 누락이 김씨 일가 기업에 이익을 주고 지자체에 손해를 끼친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개발부담금은 군수 지시로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02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공흥지구 특혜 및 조작 의혹과 관련해 자세한 공사 기간과 물량 조작 정황을 공개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14년 3월 이에스아이엔디는 양평군청에 공흥지구 개발을 위한 ‘사업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4월28일, 이에스아이엔디는 최씨 명의로 양평군청 생태개발과에 ‘공흥지구 도시개발사업 토사 반출 계획서’를 제출했다.

위성사진 속 유령 부지
양평군이 길 닦아줬나

이 계획서에는 개발 과정 시 발생하는 사토를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백안리’에 위치한 5개 필지(▲182-2 ▲192 ▲193 ▲613 ▲614)에 약 16만9000㎥의 사토를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지역은 공흥지구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아파트 준공 이후 제출된 ‘토사 운반거리 확인서’에서 사토 처리 장소는 갑작스레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운반 거리는 편도 1.9km에서 18.5km로 늘었다.

확인서만으로도 수정은 이뤄졌다. 애초 계획된 사업 기간은 2013년 2월1일부터 2015년 5월31일까지였는데, 2015년 7월18일부터 2016년 6월30일까지로 전체 기간이 16개월 증가하는 등 크게 변경됐다. 사토 운반량 역시 13만㎥에서 15만㎥로 증가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토 처리 비용은 왕복 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만일 이 ‘확인서’대로 15만㎥ 토사(110,000㎥ 토사+40,000㎥ 풍화암 추정)를 15톤급(13㎥ 적재량) 대형 덤프트럭으로 운반할 경우, 왕복 37km(편도 18.5km)에서는 회당 단가를 20만원으로 적용했을 때 총 200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필요 운반회수 약 1만회에 따른 계산 수치다.

반면 왕복 3.6km(편도 1.8km) 근거리에서는 동일 물량·동일 덤프트럭 기준으로 회당 단가 15만원으로 적용할 경우 운반비는 150억원 안팎 수준으로 줄어든다.

건설업계에서는 덤프트럭 운반비를 ‘근거리(10~20km) 12만~20만원/회, 중거리(20~40km) 18만~30만원/회’로 구간별 차등 적용하는 관행이 일반적이다.

왜 양평군은 당초 계획과 달라진 점을 몰랐을까?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진우씨 등은 개발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토사 운반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5월 김씨는 재단법인 B와 개발비용 산정 용역을 논의하면서 ‘토사 운반거리가 길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을 인지했고, 이후 관련 증빙 자료를 조작한 정황이 확인됐다.

운반 거리 미리 조작
서류상과 실제 달라

같은 해 8월 김씨는 공흥지구 토목공사를 담당한 주식회사 C 소속 차장에게 연락해 ‘운반거리 확인서’ 작성을 요청했다. C사 차장은 엑셀 파일 형태의 문서를 작성하면서 하도급업체 F사 명의와 인영(도장) 이미지를 첨부해 문서를 위조했다.

김씨는 위조 문서를 전달받아 공사 기간과 토사 운반량 등을 수정하는 데 관여했고, 이후 ‘토사 반입 확인서’까지 같은 방식으로 추가 작성한 뒤 2016년 8월 ‘개발비용 산정 보고서’에 첨부해 양평군청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행정 절차를 왜곡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23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수사기관은 최은순씨가 설립자이지만 사업 개시 이후 대표직에서 사임했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위성사진은 이 같은 조작 의혹을 뒷받침했다. 2011년까지 논이었던 백안리 일대는 2016년 사진에서 이미 성토가 이뤄지고 중장비가 투입된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서류상 기재된 퇴촌면 도수리가 아닌, 당초 계획대로 백안리에서 사토 처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백안리 토지 소유주 일가가 최은순씨 측근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토지 소유주 A씨는 양평의 한 지역신문 기자로, 그의 친형 B씨는 양평 일대에서 30년 넘게 기획부동산을 운영해 온 인물이다.

A씨는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김 의원에게 최은순·김건희 모녀를 소개하고, 양평군 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로비스트 역할을 한 당사자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최씨 모녀는 로비 활동의 대가로 A씨에게 급여 명목으로 약 2억4300만원을 지급하고, 법인카드를 제공해 약 594만원을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에스아이엔디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은 A씨에게 회사 자금이 지급된 점을 문제 삼아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진실 공방


지난 9일 공개된 특검 공소장에는 김 의원이 실무진에게 “개발부담금 민원을 요구한 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구체적 정황이 담겼다.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에서 심리 중이며,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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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