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힌’ 공흥지구 김건희 특혜 의혹, 사토장 세금 착복 전말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6.01.15 17:20:58
  • 호수 1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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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흙더미에 있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 관련 공소장 내용이 공개되면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이 재조명됐다. 핵심은 개발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가족기업 ESI&D가 개발부담금을 낮추려 허위 서류로 개발비용을 증액한 정황이다. 이 과정에 양평군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스아이엔디(ESI&D)는 사토(흙)량이 많고 운반 거리가 멀수록 공사비가 늘어난다는 점을 노렸다. 실제로는 약 1.9km 거리에 불과한 거리를 서류상으로는 18.5km 떨어진 곳으로 기재하고, 사토량을 부풀리는 등 내용을 조작해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개발비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22억 배임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지난달 24일, 전 양평군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 오빠 김진우씨, 전·현직 양평군 공무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씨가 대표로 있고 최씨가 설립한 이에스아이엔디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경기도 양평군 공흥리 일대에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해 약 800억원의 분양 실적을 올렸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을 축소·면제받아 지자체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개발부담금은 토지 개발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제도다. 개발이익이 크면, 그만큼 개발부담금도 커지는 구조다.


2016년 11월 양평군은 ESI&D에 대해 개발부담금 17억4800만원을 최초 부과했다. 그러나 두 차례 이의 제기를 거치며 3개월 만에 6억2500만원으로 줄었고, 2017년 6월에는 결국 ‘0원’으로 결정됐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양평군은 2021년 11월 뒤늦게 개발부담금 1억8700만원을 재부과했다. 그러나 특검팀이 다시 산정한 결과, 정당한 개발부담금은 약 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양평군의 부당한 부과 누락이 김씨 일가 기업에 이익을 주고 지자체에 손해를 끼친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개발부담금은 군수 지시로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02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공흥지구 특혜 및 조작 의혹과 관련해 자세한 공사 기간과 물량 조작 정황을 공개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14년 3월 이에스아이엔디는 양평군청에 공흥지구 개발을 위한 ‘사업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4월28일, 이에스아이엔디는 최씨 명의로 양평군청 생태개발과에 ‘공흥지구 도시개발사업 토사 반출 계획서’를 제출했다.

위성사진 속 유령 부지
양평군이 길 닦아줬나

이 계획서에는 개발 과정 시 발생하는 사토를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백안리’에 위치한 5개 필지(▲182-2 ▲192 ▲193 ▲613 ▲614)에 약 16만9000㎥의 사토를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지역은 공흥지구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아파트 준공 이후 제출된 ‘토사 운반거리 확인서’에서 사토 처리 장소는 갑작스레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운반 거리는 편도 1.9km에서 18.5km로 늘었다.

확인서만으로도 수정은 이뤄졌다. 애초 계획된 사업 기간은 2013년 2월1일부터 2015년 5월31일까지였는데, 2015년 7월18일부터 2016년 6월30일까지로 전체 기간이 16개월 증가하는 등 크게 변경됐다. 사토 운반량 역시 13만㎥에서 15만㎥로 증가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토 처리 비용은 왕복 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만일 이 ‘확인서’대로 15만㎥ 토사(110,000㎥ 토사+40,000㎥ 풍화암 추정)를 15톤급(13㎥ 적재량) 대형 덤프트럭으로 운반할 경우, 왕복 37km(편도 18.5km)에서는 회당 단가를 20만원으로 적용했을 때 총 200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필요 운반회수 약 1만회에 따른 계산 수치다.

반면 왕복 3.6km(편도 1.8km) 근거리에서는 동일 물량·동일 덤프트럭 기준으로 회당 단가 15만원으로 적용할 경우 운반비는 150억원 안팎 수준으로 줄어든다.

건설업계에서는 덤프트럭 운반비를 ‘근거리(10~20km) 12만~20만원/회, 중거리(20~40km) 18만~30만원/회’로 구간별 차등 적용하는 관행이 일반적이다.

왜 양평군은 당초 계획과 달라진 점을 몰랐을까?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진우씨 등은 개발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토사 운반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5월 김씨는 재단법인 B와 개발비용 산정 용역을 논의하면서 ‘토사 운반거리가 길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을 인지했고, 이후 관련 증빙 자료를 조작한 정황이 확인됐다.

운반 거리 미리 조작
서류상과 실제 달라

같은 해 8월 김씨는 공흥지구 토목공사를 담당한 주식회사 C 소속 차장에게 연락해 ‘운반거리 확인서’ 작성을 요청했다. C사 차장은 엑셀 파일 형태의 문서를 작성하면서 하도급업체 F사 명의와 인영(도장) 이미지를 첨부해 문서를 위조했다.

김씨는 위조 문서를 전달받아 공사 기간과 토사 운반량 등을 수정하는 데 관여했고, 이후 ‘토사 반입 확인서’까지 같은 방식으로 추가 작성한 뒤 2016년 8월 ‘개발비용 산정 보고서’에 첨부해 양평군청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행정 절차를 왜곡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23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수사기관은 최은순씨가 설립자이지만 사업 개시 이후 대표직에서 사임했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위성사진은 이 같은 조작 의혹을 뒷받침했다. 2011년까지 논이었던 백안리 일대는 2016년 사진에서 이미 성토가 이뤄지고 중장비가 투입된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서류상 기재된 퇴촌면 도수리가 아닌, 당초 계획대로 백안리에서 사토 처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백안리 토지 소유주 일가가 최은순씨 측근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토지 소유주 A씨는 양평의 한 지역신문 기자로, 그의 친형 B씨는 양평 일대에서 30년 넘게 기획부동산을 운영해 온 인물이다.

A씨는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김 의원에게 최은순·김건희 모녀를 소개하고, 양평군 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로비스트 역할을 한 당사자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최씨 모녀는 로비 활동의 대가로 A씨에게 급여 명목으로 약 2억4300만원을 지급하고, 법인카드를 제공해 약 594만원을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에스아이엔디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은 A씨에게 회사 자금이 지급된 점을 문제 삼아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진실 공방


지난 9일 공개된 특검 공소장에는 김 의원이 실무진에게 “개발부담금 민원을 요구한 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구체적 정황이 담겼다.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에서 심리 중이며,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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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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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