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은 올해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승, 대만여자골프(TLPGA) 투어 1승 등을 차지했다. L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하고 다승 등 2025시즌에 앞서 세웠던 거의 모든 목표를 달성한 황유민 역시 올해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정도로 만족스러워했다.

KLPGA 투어 시상식 등 여러 행사에 참석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황유민은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간을 쪼개 체육관과 연습장 등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그는 최근 LPGA 투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전략 세우기에 돌입했다.
전략 세우기
황유민은 “올해 잘했다고 해서 내년에 잘하는 게 아니다. KLPGA 투어를 떠나 L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는 만큼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보려고 한다”며 “2025시즌이 끝난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다시 경쟁 모드로 바꿔 내년도 준비를 잘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LPGA 투어 적응을 도울 ‘팀 황유민’ 구성도 마쳤다. 현지에서는 제임스 오(한국명 오승준) 코치가 황유민의 코스 공략, 쇼트 게임 등을 지도할 예정이다. KLP GA 투어에 데뷔하던 2023년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중근 캐디도 LPGA 투어 데뷔 시즌을 함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벤 그리핀 등을 지도하는 제임스 오 코치는 황유민이 지난해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US여자오픈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을 함께 준비하며 영리한 코스 공략의 중요성을 깨달은 황유민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무조건 공격’을 버렸다.
황유민은 “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들을 치르면서 코스 공략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무조건 투온을 노리고 핀만 겨냥했는데 이제는 코스의 지형을 사용하는 확률이 높은 골프를 추구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영리한 공략으로 많은 버디를 잡아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쇼트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도 공개했다. 황유민은 “LPGA 투어 대회는 다양한 잔디에서 열린다. 각 잔디에 맞춰 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하는 만큼 쇼트 게임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LPGA 투어를 거쳐 LPGA 투어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현지 캐디를 고용한다. 그러나 황유민의 선택은 달랐다. 3년간 호흡을 맞추며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중근 캐디에게 다시 한번 캐디백을 맡겼다.
국내서 호흡 맞추던 캐디 동행
미국에서도 적응 도울 예정
황유민은 “나와 가장 잘 맞는 캐디가 박중근 캐디이기 때문에 함께 가기로 했다. 코스에서 선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캐디인 만큼 내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힘을 합쳐 좋은 결과를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황유민과 박중근 캐디의 관계는 특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K 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 PGA) 투어 등에서 활약 중인 프로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자주 캐디를 바꾼다. 그러나 황유민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의리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KLPGA 투어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캐디를 바꾸지 않았다.
황유민은 “호흡이 잘 맞아서 그런지 단 한 번도 캐디 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만큼 박중근 캐디의 실력이 좋다”며 “분석력이 정말 뛰어난데 경기가 끝난 뒤 보완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LPGA 투어에서도 KLPGA 투어 때처럼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중근 캐디도 황유민의 LP GA 투어 적응을 최선을 다해 도울 예정이다. 박중근 캐디는 “나를 믿고 선택해 준 만큼 골프장 안과 밖에서 도움이 되는 캐디가 되고 싶다”며 “공부를 철저히 해 황유민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1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이 될 확률이 높은 황유민은 조급함을 버리고 새로운 무대에 녹아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계속해서 좋아지는 것”이라며 “60명만 나가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 등 몇 가지 목표가 있지만 적응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힘든 일들이 있더라도 씩씩하게 이겨내 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씩씩하게”
더 나아가 황유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드러냈다. “LPGA 투어 진출만큼이나 욕심 났던 목표 중 하나가 올림픽 출전이다. 2026년과 2027년 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2028 LA올림픽 국가대표로도 발탁될 수 있을 것 같다. 준비를 잘 해 다시 한번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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