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 봄에서 작가 김민수의 개인전 ‘아이의 언어’를 개최했다. 김민수가 봄에서 여는 첫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신작 드로잉 10여점을 선보인다. 아이의 언어를 닮아 천연하고 망설임 없는 선과 색, 그리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작업을 대하는 방법과 태도에 대한 작가의 고민과 성찰을 드러낸다.

김민수는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회화로 가져와 표현하는 방식과 태도에 관해 탐구하는 작가다. 현실의 세부를 관찰하고 사소한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며 삶과 시간, 감각과 그림의 근원적 관계, 궁극적으로 회화의 존재론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회화는 왜
김민수가 개인전 ‘아이의 언어’를 통해 신작 드로잉을 선보인다. 아이의 언어는 질서를 따르기보다는 불규칙하고 때로는 서사 없이 세계의 파편을 하나의 놀이처럼 이어 붙인다. 이 언어는 말보다 가깝고 개념보다 느리며 눈빛과 몸짓처럼 미세한 감각과 함께 전달된다.
이번 전시에서 김민수가 선보이는 드로잉의 선과 색이 의식의 흐름이 아니라 몸의 감각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종이 위에서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선, 우연함과 망설임마저도 지워내지 않은 태도가 묻어난다.
작가가 말하듯 “구겨진 종이를 꽃처럼, 찢어진 종이는 물결처럼” 바라보는 관점은 작품을 구성하는 물질성과 몸짓을 일종의 대화로 받아들이는 감각의 전환을 보여준다.
김민수의 드로잉은 언어에 관한 질문을 건넨다. 그러나 그 언어는 문법이나 의미론의 차원이 아니다. 아이처럼, 세계를 말하기 전에 먼저 감각하는 법을 배우는 일, 그리고 그 감각을 말이 되기 전의 상태로 머물게 하는 일이다.
신작 드로잉 소개
매체적 몸짓 기록
이번 전시의 작업은 바로 그 자리, 언어의 시작과 소멸이 동시에 존재하는 가장 여리고 열린 지점을 드로잉이라는 매체적 몸짓으로 기록한다. 김민수는 화면 앞에서 망설이지 않으며 오히려 그 망설임을 드로잉이라는 작지만 촘촘한 시간의 층위로 받아들인다. 이 선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가볍고 불완전하게 머무른다.
김민수가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의 제목은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악기가 되어버린 화살’ ‘그는 매일 나에게 숙제를 준다’ ‘우리가 만나는 곳’ ‘산으로 가는 이야기’ ‘아이는 가끔 나도 아이가 되길 바란다’ 등이다. 그는 “이번에는 작품의 제목이 유난히 길다”면서 “작품의 제목을 이루는 문장은 내가 아이들과 만났던 시간을 떠올리며 적은 메모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상한 이야기 속으로 나를 잡아 이끈다. 끝이 없는 동산을 계속 넘어가기도 하고 갑자기 물속에 풍덩 빠지기도 한다. 아이의 언어에는 일정한 속도도 없고 단단한 모양도 없다. 언제든 변할 준비가 돼있다. 나는 그곳에서 어른이 되기도 하고 아이가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봄 관계자는 “김민수의 개인전 아이의 언어는 어른과 아이의 말과 이미지, 선과 서사 사이의 경계를 흐리며 결국 우리가 세계를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다시 시작될 수 있는지 탐색한다. 여기서 드로잉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속도와 방향을 바꿀 준비가 돼있는 존재, 언제든 변할 준비가 돼 있는 감각의 장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존재하는가
이어 “김민수의 드로잉은 그 변화의 가능성을 조용하고도 명료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아이는 가끔 나도 아이가 되기를 바라고 나에게 숙제도 주지만 결국 우리가 만나는 곳은 이렇게, 아이의 언어가 그러하듯, 설명 없이도 도달하며 말보다 앞서 우리의 마음에 닿는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자료·사진=봄
<jsjang@ilyosisa.co.kr>
[김민수는?]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졸업(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2015)
▲개인전
‘어제, 오늘, 라이브’ 경기도미술관(2025)
‘고요한 밤, 함께 부르는 노래’ 오에이오에이(2024)
‘에세이’ 눈 컨템포러리(2024)
‘소금과 설탕’ 밀리미터 밀리그람(2023)
‘익숙하고 낯선’ 오에이오에이(2023)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