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안가와 텔레그램, 두 특검을 한 축으로 잇다

지난 28일 밤, JTBC <뉴스룸>에 나온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수사 지휘하던 중앙지검장을 삼청동 안가로 불렀다’ ‘김건희 여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느냐 문자’ 이 두 자막이 정치권을 다시 뒤흔들었다.

그동안 소문처럼 떠돌던 얘기가 구체적 날짜와 이름, 장소를 달고 튀어나왔다. 이 상황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김건희 특검과 내란 특검이라는 두 개의 수사선이 ‘권력 사유화’라는 한 점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영부인의 텔레그램, 검찰 인사의 시간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5일 김건희 여사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느냐” “김혜경·김정숙 여사 수사는 왜 이렇게 안 나가느냐” “김명수 전 대법원장 사건은 2년이 넘도록 왜 방치되느냐”라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 이후 수사 지휘 라인이 교체되고, 다른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는 반면, 정작 영부인 본인 수사는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방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자는 사소한 안부 인사가 아니다. 수사를 관장하는 장관에게 피의자 본인이 직접 자신의 사건과 정치적 라이벌들의 사건을 ‘패키지로’ 거론했다면, 그 자체가 이미 공적 권한과 사적 이해가 뒤섞인 신호다. 이 같은 메시지는 단순한 문의가 아니라 권력의 흐름을 흔드는 직접적 개입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그리고 이 신호를 받아 움직인 것이 누구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판단들이 이뤄졌는지가 바로 특검이 파고드는 지점이다. 영부인의 문의와 이후 수사 흐름의 변화가 맞물리며 특검은 대통령 권한의 사용 방식이 어디에서 비틀리기 시작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삼청동 안가, 출입기록이 사라지는 지점

JTBC 연지환 기자의 리포트에는 또 하나의 장면이 등장한다. 김건희 수사를 책임지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어느 날 대통령에게 불려 삼청동 안가로 들어갔다는 증언이다. 삼청동 안가는 대통령 기록과 별도의 공간이다. 청와대나 대통령실처럼 출입기록이 체계적으로 남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더 문제다.

만약 그곳에서 “배우자 수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고, “속도를 조절하라”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면, 그것은 단순한 면담이 아니라, ‘수사 외압’이자 ‘공권력 남용’의 한 장면이 된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JTBC 보도 직후 “기사 결론과 사실관계는 명백한 허위”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작 안가 호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지금 답변 못한다” “재판에서 말하겠다” “만났을 리가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 같은 모호한 답만 반복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다. 부인인지 유보인지 알 수 없는 이 어정쩡한 태도는, 의혹을 지우기보다는 오히려 짙게 만든다.

김건희 특검의 질문, 대통령의 권한은 누구를 위해 썼는가

김건희 특검법에는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한 사적 이익 추구’와 ‘대통령실의 수사 방해’가 수사 대상에 포함돼있다. 특검팀은 지금, 영부인의 명품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각종 로비·청탁, 이런 개별 사건을 넘어, 대통령 권한이 어디까지, 누구를 위해 쓰였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특검의 공식 활동기간은 현재 기준으로 다음 달 28일 종료가 예정돼있다. 수사팀 내부에서조차 ‘이대로 끝내기에는 수사 범위와 양이 너무 방대하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이유다.


JTBC 앵커 멘트처럼, “법을 개정해서라도 수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공론장에 올라온 상태다. 그만큼 특검이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검사와 장관, 조직 전체를 어떻게 움직였는가’라고 묻는 질문은 무겁다.

내란 특검의 질문, 계엄의 그림자 뒤에 무엇 있었나

반대편에는 내란 특검이 있다. 내란 특검의 출발점은 12·3 비상계엄과 국회 봉쇄 시도다. 이 특검의 질문은 “왜 계엄을 준비했고, 왜 국회의 표결을 막으려 했으며, 왜 특정 정치 세력과 관료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느냐”다.

최근 내란 특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당시 권력 핵심부를 향해 구속영장과 추가 기소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를 봉쇄하려 한 지휘 라인, 군과 경찰·정보기관·법무부·검찰을 한 줄로 세운 지휘 체계가 하나하나 드러나는 중이다.

여기까지는 내란 특검의 영역이다. 그런데, 양 특검의 수사 선이 어느 지점에서 교차하기 시작했다.

두 특검이 만난 지점: 김건희·박성재 라인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과 내란 특검은 지금 ‘김건희·박성재 라인 의혹’과 관련해 수사 범위를 두고 공식 협의에 들어갔다고 한다.

내란 특검은 박 전 법무부 장관의 계엄 가담 여부를 캐던 중, 김 여사와 박 전 장관 사이의 빈번한 연락 사실을 포착했고, 김건희 특검은 이 연락이 자신의 수사와 공천 개입 등 정치적 사안에 관한 청탁·논의였다는 정황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내란 특검은 김건희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김건희 특검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의 휴대전화 기록과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았고, 특히 박 전 장관과의 통화·문자 내역을 정밀 분석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어제까지는 한쪽은 ‘영부인 사법 리스크’를, 다른 한쪽은 ‘계엄과 내란’을 따로 파고들던 구조였다. 그런데 이제는 “영부인 리스크 방어가 계엄 구상의 동기와 얽힌 것 아니냐”는 의혹이 두 특검을 한 축으로 잇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분리된 법적 틀, 그러나 겹쳐지는 정치적 현실

물론, 법적으로 두 특검은 완전히 독립된 조직이다. 내란 특검 측도 “김건희 특검과 구체적 공조 단계는 아니고, 사실관계 확인 차원의 논의였을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 현실과 국민의 눈높이는 다르다. 영부인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문자, 그 자리에 있던 장관이 내란 혐의 수사 대상이 된 사실, 중앙지검장을 안가로 불러 수사를 논했다는 증언, 이 모든 정황이 계엄과 내란 수사 선 위에서 다시 읽히고 있는 지금, 국민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해, 계엄까지 검토한 것인가”

아직은 ‘의혹’이고 ‘정황’이다. 그러나 국가의 최고 통치행위였던 계엄 논의가 한 개인의 사법 방어와 겹친다는 의혹 자체가 이미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중대 사안이다.

검찰공화국의 마지막 시험대

윤석열정부는 스스로를 ‘법과 원칙의 정부’라고 불렀고, 야당과 언론은 그를 ‘검찰공화국의 상징’이라 비판해 왔다. 역설적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의 마지막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이 과거 권력의 사유화를 수사해 촛불 정국의 단초를 열었듯, 이제 특검과 사법부가 검찰 출신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 의혹을 수사하고 판단해야 하는 순간에 와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그래도 전직 대통령인데, 이 정도에서 정치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유혹이다.


만약 영부인 수사 방어와 계엄 구상이 실제로 맞물린 정황이 분명해지고도, 국론 분열이라는 명분 아래 책임을 비켜간다면, 그때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삼기점을 통과하게 된다. 그 지점부터 헌정 질서의 원은 더 이상 회복되기 어렵다.

안가의 어둠을 걷어낼 마지막 기회

삼청동 안가는 상징적 공간이다. 기록이 남지 않는 권력의 뒷문, 말로만 전해지던 정치의 음지다. 이제 그 안가의 어둠이 법정과 특검, 그리고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김건희 특검과 내란 특검은 지금 법적으로는 분리된 두 개의 수사팀이지만, 실제로는 한 가지 질문을 향해 나란히 나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누구를 위해 쓰였는가?”

이 질문에 우리가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촛불 이후로 나아갈지, 아니면 “그때 그런 일도 있었지”라며 역사의 발목을 붙잡힌 채 제자리 원운동만 반복할지, 그 갈림길에 서게 된다.

안가의 문을 여는 것은 특검의 몫이지만, 그 문 너머의 진실을 자기 눈으로 보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모인 곳에서, 우리는 비로소 권력 사유화의 삼기점을 넘을 것인지, 아니면 또 한 번 외면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국민이 던져야 할 질문

이제 공은 특검과 법원만이 아니라, 국민에게도 넘어왔다. 국민이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지만 날카롭다. “권력의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한 개인의 방패막이인가, 아니면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공적 기구인가?”

그리고 “사실이 드러났을 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가?” “계엄 구상에 참여한 정치인과 관료, 이를 부추긴 세력, 그리고 그 동기와 배후는 누구인가? 이 과정을 거쳐 우리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

대통령 권한 구조, 검찰·법무부의 지휘체계, 영부인의 공적 역할과 통제 장치. 특검 수사는 언젠가 끝난다. 그러나 정치와 제도의 개혁은 특검 이후에도 계속돼야 한다. 특검이 사실을 밝히는 과정이라면, 그 사실을 가지고 어떤 나라를 만들지 결정하는 건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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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