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케데헌’ 열풍 주역 이재

전 세계 사로잡은 천상의 목소리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 공개된 지 수 개월이 지났지만, 그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중이다. 이 열풍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골든(Golden)’을 만든 작곡가 겸 가수 이재다.

이재는 주인공 루미의 노래 목소리를 직접 맡고, 노래를 만들며 자신이 그려온 ‘K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골든’은 공개 직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8주간 1위를 기록했고,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같은 기간 정상에 올랐다.

최단 기록
글로벌 톱10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는 발매 2주 만에 재생 수 3억회를 돌파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 역대 최단 시간 기록으로 ‘글로벌 톱10’ 1위에 올랐다. 이재는 ‘골든’의 인기에 “하루 종일 울었다. 11살 때부터 꿈꾸던 일이었다. 어린 나에게 ‘우리가 해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작곡하고 직접 부른 ‘골든’은 작품 속 주인공 루미의 서사와 닮았다. 루미가 K팝 스타로서의 화려함과 인간으로서의 외로움 사이를 오가는 인물이라면, 이재 역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비슷한 감정을 느껴왔다.

이재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다. 부모의 직장 문제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던 그는 12세 때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했다. 당시 SM이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 등 대형 아이돌을 잇달아 데뷔시키던 시기였다.

이재는 외국 생활의 영향으로 발음이 유창했고, 영어 가창이 자연스러워 회사에서도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데뷔 직전까지 갔다가 수차례 무산됐다. 목소리가 낮고 톤이 어둡다는 이유였다. 당시 유행은 맑은 음색이었는데 이재는 낮은 톤을 가지고 있었다.

13세부터 22세까지 10년 가까이 연습생으로 지내며 수없이 테스트를 거쳤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연습생 동기 중에는 훗날 아이돌로 데뷔한 동료들도 있었다. 이재는 “어릴 땐 열심히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떨어질 때마다 상처를 받았지만, 결국엔 그게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결국 데뷔가 불발되며 이재는 연습생 생활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났다. 스스로를 “실패한 연습생”이라 부르며 음악을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음악산업을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작곡을 시작했다. 아이돌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됐다.

이재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와서 새벽까지 비트를 만들었다. 하루에 12시간씩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작곡가로 방향을 틀었다.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연습생 시절 습관처럼 쌓아둔 녹음 메모와 멜로디들이 곡의 뼈대가 됐다.

이재는 “가수를 못했다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때 음악이 나를 살렸다”고 회상했다. 작곡가로서 데뷔하게 된 건 작곡가 신사동호랭이가 EXID 정규 1집 수록곡 작업에 참여할 기회를 주면서다. 이 과정에서 하니의 솔로곡 ‘Hello’가 탄생했다.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해”
‘골든’ 인기 소감 밝혀

이재가 처음 주목받은 건 2019년이었다. 작곡가 앤드류 최를 만나 멘토로 삼아 지도받으며 SM 송캠프에 합류했다. 이때 탄생한 곡이 바로 레드벨벳의 ‘Psycho’였다. 해당 곡이 글로벌 히트를 하며 미국 레코드산업협회(RIAA) 골드 인증까지 받자, 이재는 업계 안팎에서 주목받는 작곡가로 떠올랐다.

‘Psycho’는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해외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이후 그는 트와이스, 에스파, 엔믹스 등 다수의 K팝 그룹과 협업하며 작곡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무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제 음악이 세상에 나오는 게 큰 기쁨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던 중 2020년, 지인의 추천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프로젝트를 제안받았다. 당시만 해도 감독 매기 강과 크리스 애펄헌즈, 그리고 음악 스태프 몇 명뿐이었으며, 대본조차 완성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재는 “시작할 때 5명 정도밖에 없었다. 감독님과 함께 음악의 방향을 잡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한국’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이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거의 없다. 어릴 때 미국 친구들은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이라고 했다. 그래서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콘셉트 단계부터 주요 장면의 사운드를 구상했다. 루미, 미라, 조이 등 세 주인공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구분해 표현했다. 루미의 곡은 힘 있고 서정적이며, 미라의 곡은 전자적이고 절제된 리듬을, 조이의 곡은 밝고 통통 튀는 사운드를 중심으로 했다.

“캐릭터의 감정이 곡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색을 정확히 그리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골든’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는데, 곡의 영감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이재는 “치과에 가는 길에 트랙을 받았다. 듣자마자 너무 좋았다. 머릿속에서 곡이 바로 완성됐다. 집에 오자마자 피아노 앞에 앉아 멜로디를 붙였다”고 했다.

당시 가사 속 ‘골든’이라는 단어를 반드시 넣어달라는 감독의 요청을 받았는데, 처음엔 부담이었지만 곡을 완성해가며 그 단어가 자신에게도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골든’은 완벽함이 아니라, 빛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였다. 연습생 시절 그 빛을 잃지 않으려 애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재는 주제곡 ‘골든’과 ‘Your Idol’의 작사·작곡뿐 아니라 극 중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의 파트를 직접 녹음했다. 루미는 낮에는 세계적인 K팝 스타, 밤에는 악마 사냥꾼으로 활약하는 캐릭터로, 이재는 자신의 과거 경험과 감정을 이 캐릭터에 이입하며 몰입했다고 전했다.

‘골든’의 가사는 내면의 빛을 깨워 자격지심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곡으로
전성기

물론 녹음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고음이 많았고, 루미의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돼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님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음역대라도, 캐릭터의 감정엔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결국 그 파트를 직접 부르게 됐다. 알았으면 (골든을) 그렇게 (어렵게) 안 썼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재는 “감독님이 제 목소리를 믿어줬다. 음악적 방향이 잘 맞았다. 루미의 목소리를 표현할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팝은 언어가 아니라 감정이다. 한국어 가사를 그대로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골든’의 후렴은 전 세계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특히 한국어 가사가 그대로 삽입된 후렴구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은 미국 싱얼롱 상영회에서 관객들이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 장면이 연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재는 “그 순간 너무 벅찼다. 한국어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골든’은 공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골든의 인기는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곡의 고음 구간이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로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챌린지’가 유행했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S.E.S. 출신 바다를 비롯해 다비치 이해리, 마마무 솔라, 엔믹스 릴리, 아이브 안유진, 소향, 에일리, 권진아 등 여러 K팝 가수들이 잇따라 커버 영상을 올렸고, 팬들 역시 ‘#골든챌린지(GoldenChallenge)’ 해시태그를 달며 참여에 나섰다.

이처럼 실력파 가수들의 커버가 이어지면서 곡의 화제성은 더욱 커졌다. 커버 영상이 바이럴되자 스트리밍 수가 급상승했고, 미국 외 지역에서도 ‘골든’의 인지도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케데헌> OST 전곡이 동시에 빌보드 ‘핫100’에 진입했고, ‘골든’은 8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북미 지역에서는 1700개 극장에서 ‘싱얼롱 버전’ 상영이 진행됐고, 1000회차 전석이 매진됐다. 영화의 수익은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OST가 빌보드 ‘핫100’ 정상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1958년 ‘더 칩멍크 송(The Chipmunk Song)’, 1993년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 2014년 ‘해피(Happy)’, 2016년 ‘캔트 스톱 더 필링!(Can’t Stop the Feeling!)’, 2022년 ‘위 돈트 토크 어바웃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에 이어 ‘골든’은 여섯 번째로 기록을 남겼다.

특히, 가상 걸그룹이 부른 노래가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음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가 곡 자체의 완성도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의 서사가 만들어낸 몰입감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너도나도
골든 챌린지

현지 언론은 “K팝이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시장을 뒤흔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재는 골든의 인기에 “미국인들이 한국어 가사를 흥얼거리는 걸 보니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케이팝뿐 아니라 ‘K’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재가 예술적 면모를 통해 골든을 탄생시킬 수 있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도 컸다. 이재의 과거 서사가 드러나면서 원로 배우 신영균의 외손녀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재는 할아버지의 예술적 DNA를 물려받아 대중문화를 접하면서 성장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무대에 대한 동경을 품었다.

신영균은 이재에게 늘 “노래도 연기다. 가사에 몰입해야 듣는 사람이 믿는다”고 말했다. 이재는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신 게 내 음악 철학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젊을 때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럼에도 늘 열심히 하셨고, 그 모습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도 ‘잘했어, 더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하신다. 그 진심 어린 한마디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가족들은 <케데헌>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가족들이 정말 좋아한다. 방마다 <케데헌> 포스터가 붙어 있다”고 웃었다. 특히 어머니의 반응은 남달랐다. “엄마는 제 얼굴 사진을 크게 인화해서 사인을 받으셨다. 벨소리도 ‘골든’으로 바꾸셨다. 전화가 울리면 다 제 노래”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이재의 음악 활동을 지켜본 유일한 관객이었다. 연습생 시절에도 새벽 연습이 끝날 때마다 문자로 “할 수 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짧은 격려를 보냈다. 이재는 “엄마가 항상 ‘안 된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할 수 있다’고 말해야 진짜 그렇게 된다’고 하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말이 제 인생의 방향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가족은 이재가 오랜 시간 음악을 놓지 않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10년 넘는 연습생 생활과 데뷔 실패의 순간마다 그를 붙잡은 건 가족이었다. 그는 “가장 힘들 때, 가족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엄마는 언제나 제 편이었다. 음악을 포기하겠다고 했을 때도 ‘네가 좋아하는 걸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감사해했다.

이재는 “<케데헌>의 루미가 동료들과 함께 노래로 세상을 지켜내는 것처럼, 제게 가족은 그런 존재였다”고 표현했다.

이재는 ‘골든’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헌트릭스 멤버 레이 아미(조이 역), 오드리 누나(미라 역)와 함께 미국 토크쇼 지미 팰런 쇼(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무대에 올랐다. 세 사람은 방송에서 폭발적인 첫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지미팰런쇼서 성공적 라이브
관객 기립 박수 이끌어내

이재는 지미 팰런 쇼 인터뷰에서 ‘골든’의 녹음 비화를 공개하며 뜻밖의 ‘귀신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녹음 중에 갑자기 스튜디오 볼륨이 조절되지 않아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그 순간 키가 큰 남자 귀신을 봤다”고 말해 현장을 놀라게 했다.

이어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노래를 녹음할 때 귀신을 보면 그 곡은 꼭 성공한다’는 한국 미신이 있다고 하더라”며 “결국 정말 잘 됐다. 그래서 그 귀신에게 고맙다”고 웃었다. 이에 MC 지미 팰런은 “앞으로도 더 많은 귀신을 만나길 바란다”며 농담 섞인 응원을 건넸다.

이재는 최근 한국에도 내한해 기자간담회에서 골든 멤버들과의 후일담을 풀었다. 이재는 레이 아미와 오드리 누나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처음 봤을 때부터 정말 조이와 미라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녹음할 때는 각자 따로 진행해서 실제로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일정이 겹쳐 세트를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다. 영화 속 캐릭터와 너무 똑같았다”며 웃었다.

이재는 “이 프로젝트를 5년 넘게 함께 하며 캐릭터의 말투, 성격, 감정선까지 직접 연구했고, 가사도 캐릭터의 시점에서 썼다”며 “그래서 두 사람을 봤을 때 이미 조이와 미라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오드리는 정말 쿨했다. 옷차림부터 말투, 표정까지 전부 미라와 닮았다. 반면 레이는 조이처럼 밝고 에너지 넘쳤다. 녹음할 때도 조이처럼 말하고 노래해서 별도의 디렉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며 “세 사람이 함께할 때야말로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현실로 옮겨진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재는 두 동료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아마 레이와 오드리가 없었다면 ‘골든’을 완성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목소리가 잠시 쉬었을 때 두 사람이 목에 좋은 걸 챙겨줬고, 녹음 전후에도 늘 따뜻하게 대해줬다. 현장에서도 정말 든든한 존재였다”며 “덕분에 지미 팰런 쇼 무대에서도 세 사람의 호흡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그 시너지는 음악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굉장히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재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한 결과였다”며 “세 사람이 함께한 무대가 ‘골든’의 메시지를 완성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는 ‘골든’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뒤,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감을 전했다. 그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그냥 작곡가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게 돼 낯설고 신기하다”며 “하지만 동시에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음악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재는 “그래미상을 꼭 받고 싶다. OST 부문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이번 곡은 의도적으로 팝스럽게 만들었다. 헌트릭스가 마치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데뷔한 그룹처럼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게 된다면 ‘오 마이 갓,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드디어 해냈어요. 한국 여러분 사랑합니다(I Did It, Korea I love you)’라고 말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희망적 가사
위로 멜로디

그는 ‘골든’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 “요즘 차트를 보면 멜로디가 뚜렷한 K팝이 많지 않다”며 “세상에 힘든 일이 많은 시기에 희망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 것 같다. 아마 모두에게 필요한 노래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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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