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대통령실이 친여 성향 유튜브 기반 온라인 매체 세 곳을 출입기자단에 새롭게 포함시키면서 언론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매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해 ‘고발뉴스’ ‘취재편의점’으로,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방송을 주로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이들 매체 3곳을 정식 출입기자단에 등록했음을 기존 기자단 간사에게 통보하며 각 매체 소속 기자 1명씩 총 3명을 대통령 일정과 메시지를 사전 공유하는 기자단 단체 대화방에도 포함시켰다. 이는 1인 미디어의 영향력 확대를 고려해 취재 문호를 넓히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들 매체 소속 기자들은 다른 대통령실 출입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실 브리핑 참여, 공지 수령, 공식 행사 동행 등의 취재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책임 있는 1인 미디어에게도 동등한 취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실제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동형TV 등의 유튜브 채널에 여러 차례 얼굴을 비춘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결정이 언론에 대한 감시와 견제보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목소리를 키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친명(친 이재명) 유튜버로 대통령실 출입기자를 잡도리하겠다는 거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나 깨나 이재명 대통령을 찬양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순도를 감별하며, 틈틈이 물건도 파는 친명 나팔수들이 이제 대통령 기자실에 활개를 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자실에 자리 잡고, 비판적인 질문을 하는 기자는 소위 좌표를 찍고, 질문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서 조리돌림하며 웃음거리로 만들 것”이라며 “대변인에게는 정부 홍보용 발언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서비스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에선 이미 대통령실 기자 및 몇 사람을 쇼츠로 편집해 조롱하고, 왜곡된 영상을 퍼뜨리고 있다”며 “국민과 언론을 바보로 안다. 그렇다면 보수 유튜버들도 출입을 허용하라. 3개 채널에 맞대응하려면 신의한수, 고성국TV, 펜앤마이크 등은 출입이 허용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이 논란으로 불거진 또 다른 이유는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 통상 중앙정부 기관에 신규 매체가 기자단으로 등록될 때는 기존 기자단과의 사전 협의를 거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런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등록을 통보했다. 또, 취재 문호 확대를 위한 것이었다면 공개적인 신청 공고를 내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이 과정 또한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특정 매체를 선별적으로 포함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 임의로 배제된 한국인터넷기자협회를 다시 인정하고, 그 소속 매체 중 등록 요건을 충족한 곳들을 등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 신청을 한 10여곳 중 규모와 보도 이력 등을 고려해 세 곳을 우선 선정했으며, 정치적 성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정치 성향이 아닌 해당 언론사의 취재 역량과 보도 실적 등 객관적인 요건에 따라 심사해서 출입 여부를 판단한다”며 제기되는 지적들에 대해 재차 일축했다.
이 수석은 “출입을 승인한 매체는 모두 정식 언론사로 등록된 곳”이라며 “취재 조직과 정상적인 보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유튜버 출입’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들어 대통령실 출입 관련 규정은 기존 기자단 및 외부 전문가들과의 수차례에 걸친 숙의 과정을 거쳐 전체적으로 재검토하고 개선했다”며 “취재력과 보도 실적, 공익성 등을 갖췄다면 보수 성향 매체도 동일한 기준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기자에 대한 조롱이나 비방이 발생할 경우, 그 행위는 엄정히 다루겠다”며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언론의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품위와 책임 있는 보도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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