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슈> 한국의 주차 문제와 해결책 집중 분석

  • 일요봇 ilyobot@ilyosisa.co.kr
  • 등록 2025.07.07 15: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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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압축적인 경제 성장을 통해 놀라운 발전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주차 문제’는 우리 일상에서 빈번하게 마주치는, 도시의 혈류를 막는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좁은 도로, 부족한 주차 공간, 그리고 빠르게 증가하는 차량 대수는 주차를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삶의 질을 저해하고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심각한 문제로 만들고 있다. <일요시사>는 국내 주차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자 한다.

한국의 주차 문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 급격한 차량 증가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00만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인구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주차 공간 확보는 차량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둘째는 도시 구조의 한계다. 한국의 많은 도시는 고밀도 개발을 거쳐 형성됐고, 이는 좁은 도로와 부족한 대지 면적으로 이어져 주차 공간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한다. 특히 오래된 구도심이나 주거 밀집 지역은 주차 공간 부족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셋째는 주차 문화의 미성숙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주차, 불법 주차, 상습적인 지정 공간 침범 등은 부족한 공간을 더욱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다른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다. 이는 때때로 주차 시비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주차 문제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교통체증 심화다.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한 차량들이 도로를 배회하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이는 출퇴근 시간을 비롯한 도심 교통체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 사고 발생 위험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불법 주차 차량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지거나, 이중 주차 차량을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며 나아가 사회적 갈등 유발 역시 심각하다.

주차 공간을 둘러싼 이웃 간의 다툼, 상가와 주민 간의 갈등은 이미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 이는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사법 처리 부담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도시 미관 저해 및 환경 문제 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무질서한 주차는 도시의 경관을 해치며, 공회전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유발해 시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시민 사회, 그리고 개별 시민 모두의 유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단일한 해결책으로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영 주차장 확충 및 효율적 운영 등 주차 문제 해결의 큰 틀을 마련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도시 외곽이나 유휴 부지를 활용해 대규모 공영 주차장을 건설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교통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또, 도심 내 공영 주차장은 ‘주차장 건설 비용’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주차장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요금 체계 개선 및 스마트 주차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 정기권 할인, 인근 상권 연계 할인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신축 건물에 대한 주차장 부설 기준을 강화해 초기부터 충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도심 재생 사업이나 노후 건물 리모델링 시에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주차 공간 확보를 장려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주차장 부설 기준을 지역 특성(상업지, 주거지 등)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 과도한 규제는 피하고 필요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주차 문제의 현주소와 심각성
문제 해결 위한 다각적인 노력

또 스마트폰 앱 등을 활용해 개인 또는 상업 시설의 유휴 주차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주차 공유 플랫폼 구축 및 운영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 주차 공유 시 세금 감면 혜택 등을 통해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기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교통 유발 부담금 제도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단순히 부과 금액을 높이는 것을 넘어, 부담금 납부 대상 확대를 검토하고, 징수된 부담금이 실질적으로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이나 주차 공간 확보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

신도시 개발이나 기존 도시 재개발 시 초기 단계부터 주차 수요를 면밀히 예측하고 충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시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단순히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미래 차량 증가 추이와 주민들의 편의를 고려한 선제적인 계획이 중요하다.

기술 기반의 스마트 주차 시스템 도입 등 첨단기술은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또 실시간 주차 가능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운전자들이 헤매지 않고 바로 주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내비게이션 앱과의 연동, 가변 전광판을 통한 정보 제공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외에도 IoT 센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파킹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좋다. 예를 들어, 빈 주차 공간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예약까지 가능한 시스템, 주차 시간과 요금을 자동으로 정산하는 시스템 등은 주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로봇 주차 시스템이나 자동 주차 시스템 등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수직 주차장이나 기계식 주차장의 설치를 장려하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정기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안전성 확보는 기술 도입의 전제 조건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기술이 도입되어도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시민 의식 개선 및 주차 문화 선진화도 반드시 끌어 올려야 한다.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중교통 노선 확충, 배차 간격 단축, 환승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할인을 확대하거나 정기권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교통 안전 교육과 함께 올바른 주차 문화를 교육해야 한다. 불법 주차의 위험성과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주차 습관을 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 시민 캠페인 등을 통해 주차 질서 확립을 위한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에서 주민들 스스로 유휴 주차 공간을 서로 공유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지자체의 지원 아래 커뮤니티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다.

결국 주차는 단순한 공간 문제가 아닌 삶의 질 문제로 귀결된다. 한국의 주차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단순히 주차 공간 부족의 문제를 넘어 교통체증, 안전 위협, 사회적 갈등, 환경 문제까지 야기하며 우리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성공적인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과감한 정책 추진과 인프라 투자,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설루션 도입,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 개개인의 의식 개선과 적극적인 참여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주차는 더 이상 ‘개인의 편의’만을 위한 문제가 아니다.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다.

우리는 주차 문제 해결을 통해 도시의 숨통을 틔우고, 나아가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를 향해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욱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해당 기사는 구글 Gemin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기사로 <일요시사> 편집자의 교정·교열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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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